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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칼럼
  • 입력 2020.08.25 09:00
  • 수정 2022.12.26 17:58

[멘토리칼럼(9)] 한산, 삶기술학교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멘토리 제공)

따뜻한 환대 속에 한산면에 다녀왔습니다. 정혁 대표님의 “내리 돌봄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가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전 단연코 ‘인성’이라고 꼽으렵니다. “먹고 살려면 돈을 잘 벌어야지 무슨 인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비즈니스 외에 ‘타지에서의 삶’이라는 미션이 더 있는 지역에서는 주민들과의 교류가 비즈니스란 가치보다 위에 있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원주민들과 섞이지 못하면 지역에서는 살아가기가 힘듦을 넘어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역으로의 이주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이름처럼 한산한 서천군의 작은 도시 한산면에 자리 잡은 청년들은 장인들의 고령화로 사라질 수도 있었던 전통산업을 이어가며,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돌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제게 이런 모습은 너무나 감동이었습니다. 이런 청년 그룹은 처음 만났어요. 분명 청년들이 제대로 지역에 자리를 잡기 전에 주민들을 위해서 의미와 필요는 있지만 고된 일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과정이 분명 더 빠르게 지역에 자리를 잡게 해줄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계신 많은 분들이 청년들이 들어와서 마을도 활성화시키고, 애들 교육도 시켜주고, 일손도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하시는데 청년이 왜 그 지역을 살리러 가야겠습니까? 청년 혼자 살아가기도 힘들 텐데.

다만 청년들이 지역에서의 삶을 고민할 때 마을이 환영해주고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해준다면, 시키지 않아도 이렇게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고 다음 세대에 대한 지원을 생각합니다.

마을을 활성화시키러 오는 일꾼이 아니라, 지역의 주민으로 인정해주면 청년들은 어르신들이 원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마을에 가져다줍니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가 아니에요. 그냥 이게 먼저예요. 강요하지 않으면 다 합니다. 목포-서천-문경으로 이어지는 청년들의 씨앗은 각자의 색으로 잘 자라고 있었네요.

소도시에서 복작복작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면서, 이들의 이야기와 에너지를 어떻게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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