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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린 북콘서트(3)]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 지면중계③편

▶지난 8월 20일 로컬크리에이터 커뮤니티 <로컬크리에이터즈> 주최로 진행된 북콘서트 내용을 전합니다.
(이하 동영상 39:30부터의 내용을 읽기 쉽게 정리한 내용입니다.)

◇김현정: 저도 그 생각을 했던 게 뉴스나 언론에서 굉장히 말을 많이 하는 게 “코로나 이전 시대는 돌아오지 않는다. 언택트 시대다”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너무너무 컨택트한 사람이거든요, 컨택트 사업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과연 내가 컨택트를 유지하는 게 맞는 건가? 돌아오지 않으면 언택트로 가야 되는 건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을 하다가, 사실 코로나가 한참 심했을 때 저희 <지금의세상>이 타격이 거의 없었어요. 

그 이유가 동네 분들이 일부러 사러 오시거나 가까이 있는데도 택배 주문을 일부러 해주시고요. 요즘에도 좀 심해질 것 같다고 하니까 재주문을 해주시는 분들이 훨씬 늘어나셨어요. 그게 습관화가 되면서 코로나가 얌전해졌을 때 동네에 더 많이 놀러 오시더라고요. 그래서 혼란스러웠어요. 서점이 언택트로 가기엔 너무 한계가 많아서 도대체 어디에 균형을 맞춰야 되나 고민을 하면서 나의 라이프스타일까지도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나도 노마드로만 가야 되는 건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라이프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길까요?  

문제는 개인과 공동체의 균형을 찾는 노력
커뮤니티, 체험, 공감, 감성에 대한 욕구

◆모종린: 저는 뭐 인간의 이런 본능은 안 바뀐다. 우리가 멸종하는 한이 있어도 사람은 안 바뀐다고 생각해요. 심리학에서도 많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의 욕구라는 게 매슬로우가 얘기한 제일 중요한 게 안전, 그 다음에 물질, 그 다음에 자아실현, 자기표현인데 인간이라면 하이터치인 거죠. 커뮤니티라든가, 체험이라든가, 공감이라든가, 감성에 대한 욕구인데 지금까지 문제는 개인과 공동체의 균형을 찾는 노력이었는데 이제 기술 발전을 통해서 우리가 이런 거죠.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사회지만 커뮤니티나 공동체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거에요. 그렇죠? 

그런데 커뮤니티라든가 공동체는 지역 기반이 제일 중요한 거예요. 우리가 지방자치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꾸 커뮤니티 얘기할 때 온라인 커뮤니티 이런 걸 강조하는데 사실 동호회나 취미활동 차원에서는 온라인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사회에 새로운 경제주의 기회를 창출한다든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차원에서는 상권이라든가 지역이라든가 정치 공동체 차원으로 보더라도 무조건 로컬이 중요한 거죠. 

진행자 <지금의세상> 김현정 대표와 모종린 교수  (beLocal)

경제적 기회 창출, 민주주의 실천에도 공동체 차원에서 로컬이 중요

◆모종린: 자꾸 이걸 넘어가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일부 우리나라의 대기업이라고 표현할까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단기적으로 기회라고 생각하고 실제적으로 그쪽이 주가도 많이 올라가고 하니까 우리 본능에 안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자꾸 강요하는 거예요. 제가 6가지 라이프스타일을 쭉 나열했지만 그 사람들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뭔지 모르겠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아요? 하이테크 라이프스타일? 이런 거예요. 나랑 세계 사회에 아무 것도 없어도 되는 거예요. 동네도 없어도 되고, 도시도 없어도 되고, 나라도 없어도 돼요. 그런데 그게 정말로 그 사람들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인지. 그렇죠? 

그러니까 모든 걸 택배 배달하고, 택배 회사까지 만들어서 오면 나, 가족, 그 다음에 뭘 추구할 거예요? 친구도 커뮤니티도 온라인으로만 하고? 그러면 그게 어떤 라이프스타일인지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줘야 될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선호하는 사람들이 일부는 있겠지만 대중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되기에는 굉장히 반인간적, 반사회적이라고 생각해요.    

◇김현정: 그러니까 서점을 운영하면서도 사실 커뮤니티가 잘 될 수밖에 없는 게 그렇게 교감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걸 느꼈거든요. 그래서 로컬크리에이터들에게는 희망적인 이야기인 것 같아요. 우리가 가는 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로컬 중심으로 생각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교수님이 만나보신 로컬크리에이터들이 대체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살고 있다라고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이 친구들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의 마인드를 조금 더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탈산업화 사회에선 도시가 생산지역
4차산업혁명으로 문화창조산업 발전
문화창조산업은 도시산업이기 때문

◆모종린: 로컬크리에이터 분들 다수가 오프라인으로 도시에서 창업을 하신 분들이에요. 그게 뭐냐면 공간의 재발견. 제가 보기에 공간 창업에 3대 성공 조건이 있다면 커뮤니티, 콘텐츠, 공간인데요. 탈산업화 사회로 가면서 어떤 도시가 생산 지역이 된 거에요. 

우리가 산업사회에서는 생산은 어디서 하느냐. 공단에서 했어요. 그리고 서비스업 조금 있었고, 여기서는 주거 지역이었고, 소비 지역이었지 뭔가를 생산한다는 것은 우리 도시 일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제 앞으로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이 더 진행이 돼서 어떤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면 결국에는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돼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앞으로는 문화 창조 산업으로 고용 문제를 해결해야 돼요. 제조업이나 하이테크가 아니고요. 

그랬을 때 문화 창조 산업은 기본적으로 도시 산업인 거죠. 그래서 여러분들이 도시에서 기회를 찾은 거예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 골목 상권 현상인데 대도시 안에서도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자기 일뿐만 아니라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있다는 걸 깨달은 것 아니에요? 골목에서 여기도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그게 저는 아까 말씀 드린 하이테크에 대비되는 고감성 산업이라고 생각하고, 영역이 도시인 거죠. 

그러면 앞으로 우리가 해야 될 일이 이런 것 같아요. 우리 도시를 지켜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로컬크리에이터가 앞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거죠. 방배동 이 바깥의 지역이 어떻게 보면 ‘소상공인 도시’인 것 같아요. 제가 소상공인 도시라는 개념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소상공인들이 장사하기가 활동하기가 좋은 도시. 골목 지역인 거죠. 

모종린 교수  (beLocal)

“우리가 원하는 골목 도시를 달라!”
도시자체를 요구해야 한다

◆모종린: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일반 시민들이 같이 사는 동네. 그것도 거리에서. 유동인구를 많이 유발을 해서 소상공인들의 활동 사업 장소나 공간이 늘어나고, 주민 입장에서 이런 소상공인 시설이 번잡하고 시끄러운 게 아니라 창의적이 되고, 예술가 성향의 로컬크리에이터가 모여 있다 보면 그게 문화생활인 거예요. 커뮤니티 생활인 거고요. 그렇죠? 그러다 보면 주민의 기본 욕구와 소상공인의 기본 니즈가 일치돼 가지고 상생하는 그런 미래를 저는 생각하고 있고요. 

저는 그거는 어떤 기술이 들어와도 안 바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금 하시는 일이 굉장히 힘들겠지만 내가 원하는 도시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돼요. 제가 그랬잖아요. 기성세대나 정치인들 만나면 우리가 원하는 도시, 포틀랜드라고 표현하기 그렇지만 골목 도시, 이런 도시를 달라고 요구를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본적인 페이 시스템 같은 장기적으로 사소한 요구나 규제 완화 이런 것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도시 자체를 만들어달라고 정치권이나 기성세대한테 요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김현정: 저희도 맨날 가로등만 밝혀달라고 그랬지 직접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드는 그런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좀 궁금했던 게요. 그러면 교수님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건지가 궁금하더라고요. 

로컬크리에이터는 창의적 소상공인
우리 생태계를 지키려면 기존 소상공인과의 연대해야 한다

◆모종린: 제가 아까 답을 안 했는데 어쨌든 ‘힙스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여러분들 라이프스타일은 도시에서 미래를 찾으셨기 때문에 힙스터 도시, 소상공인 도시. 그런데 하나 결국에는 힙스터하고, 스타트업, 부동산 개발 사이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어떤 부정적인 인식이 있기 때문에 내가 소상공인이라고 공개적으로 인정을 안 하시는 것 같은데 그거는 모르겠어요. 그건 앞으로 우리가 다시 생각해야 돼요. 

제가 로컬크리에이터 정의를 할 때 보통 창의적인 소상공인이라고 하는데 결국에는 우리가 우리 생태계를 지키려면 소상공인이랑 연대해야 돼요. 거기서 새로운 기회가 있지 않나. 
 
◇김현정: 로컬 라이프스타일이랑 그리고 로컬까지 이야기를 해봤고. 또 코로나 시대까지 이야기를 해봤는데 혹시 교수님 또 다음 책이 나올까요? 궁금하네요. 신간 계획? 

◆모종린: 이미 원고 다 써 가고 있는데 제가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 세 단어로 시작을 했고, 세 단어가 우리나라를 바꾼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 지역을요. 골목길, 라이프스타일, 로컬인데요. <골목길 자본론>은 골목길에 대한 책이고, <인문학 라이프스타일 제안하다>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책이고, 로컬에 대한 책이 이제 나와야 되는데...

◇김현정: 지인 분들한테도 너무 선물하기 좋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방황하는 청춘들한테 이 책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대 초반 친구들이요. 무슨 일을 할까만 생각하는 친구들한테 더 넓은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변에 젊은데 방황하고 있는 친구들한테도 꼭 선물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요. 혹시 듣다가 궁금한 게 있다, 이걸 너무 묻고 싶었다는 게 있으면 이야기를 해주시면 마이크를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자 킨프롭 유준상 대표  (beLocal)

☞킨프롭 유준상: 읽으면서 저도 궁금했던 게 부르주아가 귀족에 대항한 반문화로새롭게 기득권층으로 정착한 계층으로 알고 있는데... 힙스터라든지 아니면 디지털 노마드 이런 계층들도 이 사회에 기득권화 될 수 있는 변화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봤는데, 혹시 그런 게 가능할 수 있을까요? 

탈산업화로 가면 압도적 지배력을 가진 계급이 나타나기 어렵다
노마드,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가 주가 되는 미래사회

◆모종린: 부르주아라는 게 사실은 산업화의 산물인 것 같아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의 산물이 되는 거예요. 경제 구조가 산업사회 구조로 이주되면 그런 지배 계급, 문화가 귀족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이런 탈산업화로 가면서 압도적으로 지배력을 가진 지배 계급이 나타나기가 어려워요. 

유일한 변수가 미국 같은 경우에 빅텍인데 지금 굉장히 미국 사회에서 걱정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어떤 새로운 유형의 지배 계급이 된다면, 이미 부르주아화가 됐다고는 생각하는데 그게 이제 위험 요소에요. 미국 사회에서 빅텍 문제의 독점 기업이 돼버렸잖아요. 노마드나 프리랜서라든가, 플랫폼 노동자가 주가 되는 미래 사회에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하면. 그런데 기업 자체도 위험해졌다고 그래요. 과연 기업이 필요한 조직인지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아요. 

플랫폼 안에서 자유롭게 사는 세상에서
특정 라이프스타일 그룹이 부르주아만큼 지배력을 확보할지는 미지수

◆모종린: 우리나라 대기업도 보면 기본적으로 기업이라는 게 스타트업 보육기관처럼 투자자가 돼 가지고 사내 스타트업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면, 기업 자체가 벤처 캐피탈 회사가 돼버리는 그런 미래에서 우리가 IT 인프라 차원에 빅텍 문제를 해결해야 돼요. 이걸 민간기업으로 두는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우리가 플랫폼이 어느 정도의 공공 영역이라고 부르기 좀 뭐하지만 어쨌든 독점 요소가 줄어들면 우리가 전부다 플랫폼 안에서 다양하게 자유롭게 사는 세상이 왔을 때 과연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그룹이 그런 부르주아만큼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6개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제가 설명했는데 지금도 공존하고, 경쟁하는. 서로 경쟁하기 때문에 산업사회로 돌아갈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탈산업화 사회에서는 한 그룹에는 그런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거라고는 생각을 하는데 또 그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기도 그렇죠. 
  
☞소호259 이승아: 로컬 푸드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을 때 주의해야 될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지 알려주세요.

대량생산, 대량소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로컬생태계가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해야

◆모종린: 결국엔 로컬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떤 자원을 중앙에서 한 산업이라든가, 60년대 시절에는 전략 산업이라고 그랬어요. 거기에 집중시켜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서 수출을 통해서 고용을 창출하는 게 전형적인 산업 정책이었는데, 말씀 드렸듯이 미래 사회에서는 그런 대량 생산, 대량 소비, 그런 생산 시스템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로컬 생태계. 그러면 우리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해결해야 되는 문제가 가장 큰 게 아무래도 인간 사회에서 음식이고, 식품, 그 다음에 에너지,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보기엔 로컬 경제 주축은 뭐라고 할까? 저는 로컬 푸드, 로컬 에너지, 우리가 얘기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제가 <골목길 자본론>에서 상권 기반 로컬크리에이터에 관심이 많았어요. 상권 기반으로 성장하기를 원했고 그래야지 지역이랑 상생하고 그런 상권이 도시 산업 생태계로 전환될 걸 믿어서요. 거기 주목하는 것에서 이 로컬 경제가 다양한 축으로 성장해야 될 게 뭐냐면, 중앙 산업이라든가 중앙 정부에 의존하는 이런 세상은 안 올 것 같아요. 

로컬푸드의 대중화 전략: 디자인, 상품화, 패션화

저는 로컬 푸드를 협동조합 이런 것 보다 프렌치 쿠진이라든가, 프리미엄 슈퍼마켓을 통해서 대중화 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사회 NGO 활동 같은 느낌보다는. 이 전략에 대해 비판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과연 대중화를 그렇게 시킬 수 있는지는 잘 모르고 여러분들 성향 자체가 로컬크리에이터니까 창의적이고 로컬을 힙하게 만드시는 분들이니까 로컬 푸드도 그렇게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디자인, 상품화, 로컬 푸드를 모든 면으로 패션화 시켜 달라 이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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