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리칼럼(15)] 충성! 계룡시, 지역선정 실패기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beLocal 승인 2020.09.15 09:10 의견 0
(멘토리 제공)

2015~2016년 멘토리가 프로젝트그룹을 시작했을 때 고향이 없는 청년들의 고민은 “어디서 하지?!”였습니다. 몇 번의 회의 끝에 위기 지역으로 가서 ‘여긴 위기 지역이 아닌 기회 지역이다’라는 인식을 주자는 야심찬 시도를 계획했고, 지역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나온 첫 번째 후보가 계룡시와 태백시입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법 도농복합도시 정책에 따르면 ‘군’이 ‘시’로 격상 될 수 있는 조건과 면이 독립할 수 있는 조건은 있지만, 격상.독립한 지자체가 조건 이하가 됐다고 해서 격하.재편입 되는 조항은 없습니다. (주민투표로는 가능합니다.)

그런 면에서 계룡시와 태백시는 지방자치법 7조 ‘인구 5만 이상’을 시로 규정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도시입니다. 태백시는 한 때 15만 인구가 살았던 황금기가 있지만, 계룡시는 시작부터가 특별해서 부담이 적었습니다. 계룡시는 국군 엘리트들과 이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주민들의 도시입니다. 주민들의 삶의 모습은 여타 군사도시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도시의 규모치고 아파트가 많기는 했지만 원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지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도시에서는 도시가 발전하는 만큼 원주민들의 삶이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지역의 자원을 발굴해 원주민들의 자녀들과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보통 농산어촌은 지명을 딴 학교가 명문교라고 불리지만 계룡은 계룡고가 아닌 용남고가 명문고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용남고에 군장교 자녀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계룡고로 가자!!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원주민과 군인의 자녀를 나누기 어려웠고, 농산어촌의 학교라고 불릴 수 없는 규모라서 아이들은 많은 경험이 있었고, 부모님의 관심도 컸습니다.

그동안 느낀 계룡만의 매력이라면 면세가로 간식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px시설을 일반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어서 면세가로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철수하는 날 한 봉지씩 쇼핑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계룡산이 있죠! 그 정기를 바탕으로 하는 온갖 도사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 재미있는 산을 잘 활용하려면 계룡산은 공주시의 자원이어야 할 것 같아요. 실제 관할면적도 더 넓고 계룡면이라는 지명도 있거든요. 하지만 계룡시는 계룡산을 브랜딩하거나 홍보 할 마음이 거의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골 때리는 특산물이 있습니다. 공식홈페이지에도 있어요. 바로 페리카나 치킨소스입니다. 페리카나 친킨 본사가 계룡에 있는데 그걸 지역의 특산물로 정한 거죠. 스웩이 있는 도시입니다.

그런데 이 외에는 딱히 재미있는 것도 관심 가는 것도 없었어요. 그동안 삶을 이어온 역사를 포장하고 앞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일을 하기보다는 행정을 위해 움직이는 인조도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계룡은 청소년들이 떠날 수밖에 없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유입이 되는 도시이기 때문에 인구감소 폭도 크지 않고 이 문제에 관심도 없습니다. 아마 이 도시는 계속 그렇게 떠나고 들어오고를 반복하면서 도시의 원래 목적을 유지하겠죠. 계룡은 계룡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쭉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계룡에서 복무하는 사람들과 가족들 그리고 그들을 위한 상권이 살아가는 도시입니다. 이 두 부류가 ‘잘 머물다 떠나는’ 도시로 브랜딩 하면 어떨까요? 이미 이런 방식으로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 어중간한 정착 정책 같은 건 과감히 버려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구 감소와 증가에 큰 관심도 없어 보여요. 그것보다 지상군 페스티벌에 더 큰 관심이 있을 거예요.

저희는 계룡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를 선정하기 위한 조건, 조사방법, 현장방문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도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었지요. 이렇게 우리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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