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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멘토리칼럼
  • 입력 2020.09.29 09:00
  • 수정 2020.10.02 13:43

[멘토리칼럼(19)] 보령시②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지역의 장점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멘토리 제공)

“소모적인 머드축제가 아닌 새로운 보령의 얼굴을 찾고 싶어요.”

저희는 기회라고 여겼지만 ‘보령=머드축제’라는 공식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머드축제기간만 되면 인디언 토템처럼 생긴 머돌이&머순이가 도배되고 후줄근한 주황색 티셔츠를 모든 시민들이 입고 다니는 것부터 불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불만은 보령을 ‘소모’한다는 점입니다.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환경’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머드축제에 사용되는 300톤가량의 머드는 간척지에서 퍼 와서 수개월의 가공을 거친 어찌 보면 인위적인 천연머드입니다. 이 공정이 청소년들에게는 우리 지역의 자원을 계속해서 소모하는 것으로만 느껴졌나 봅니다. 워낙 머드가 유명해서 다른 것들은 모두 숨어버렸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새로운 보령의 얼굴을 찾는 일을 시작해봤습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남포벼루

추사 김정희 선생이 애용한 벼루 3개 중 2개가 남포벼루입니다. 그리고 보령에는 3대째 이 남포벼루를 만드는 장인이 살고 계십니다. 산에도 올라가고, 장인과 대화를 나누며 “그래, 이거다!” 싶었어요. 500만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요.

◆21세기 관촌 수필

수능 단골손님인 관촌 수필은 보령 관촌마을의 이야기 입니다. 오래된 이 이야기를 현대식으로 재구성하면서 유튜브와 <휴먼즈오브보령> 매거진을 기획했어요. 준비과정은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내용 구성을 위해 관촌 수필을 펴고 모두가 절망했어요. 어려움을 뛰어넘는 노잼이었으니까요.

◆도자기 낚시단

언제나 그렇듯 골 때리는 아이디어는 하나씩 꼭 나오죠. 보령시가 위치한 서남해안에는 물고기보다 도자기가 더 많이 있다고 합니다. 조류가 강해서 많은 침몰선들이 바다 속에 아직도 가라앉아 있다고 해요. 그래서 배타고 나가 그물로 도자기를 낚는 상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실제로는 배멀미로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지만요.

만약 청소년들이 이 일들을 실제로 프로젝트로 만들고 고민을 이어가면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다면 어땠을까요? 이 밖에도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희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예산도 부족했고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가 참 힘들었어요.

보령시에서 가장 고민을 했던 것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저를 만났던 분들은 멘토리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거예요. 청소년들이 해보고 싶은 것들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동안 저희가 해온 일들은 어떤 프로그램은 아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그럴싸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희가 가진 장점을 잘 몰랐습니다. 자신감도 부족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을 만나고 내린 결론은, “우리가 잘 하는 거나 잘 하자.”

어쭙잖게 남들 흉내 내지 말고 우리가 가진 장점을 잘 살려보자는 결론을 내고 멘토리를 가다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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