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멘토리칼럼(22)] 봇물처럼 쏟아지는 지역 살이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멘토리 제공)

제주, 의성, 문경, 남해, 아산, 서천, 남원, 여수.

지역살이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쟁쟁한 플레이어들이 야심차게 준비했고 지원 규모도 상당합니다. 참가비 무료부터 집을 통째로 주기까지 하고 기간도 한 달에서 반년까지 다양합니다.

지역 살이 프로그램은 보통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곳에서의 쉼과 도전, 지역에게는 청년들의 유입으로 인한 지역 활성화가 목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봇물처럼 쏟아지는 이 지역 살이 프로그램의 성공과 실패는 이 두 대상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했는지를 조사하면 되겠지요. 청년들이 잘 쉬고 새로운 도전을 했는지, 지역은 경제든 인구든 뭔가가 활성화 되었는지 말이에요. 개인적으로 여기에 추가 되었으면 하는 지표가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입니다. 욕심이라고 표현한 것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어서입니다.

“도시(서울)의 청년들을 얼마나 빼왔는가?”

이런 프로그램의 타깃은 서울의 청년들이었으면 합니다. 도시와 어른들에게 로컬의 관심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지만, 농산어촌의 청소년들에게는 이 관심이 전혀 전해지지 않습니다. 저는 이 많은 지역살이 프로그램들이 그 지역의 청년들이 각자 자기 지역을 벗어나는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역을 도망치듯 떠나고 싶은 청소년들은 주변도시에서 제공되는 작은 기회만 포착돼도 바로 짐 싸들고 탈출을 해버립니다. 그래서 이런 프로그램들이 블랙홀처럼 주변 지역의 청년을 흡수하거나, 청년들이 기러기처럼 이동하며 로테이션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제 욕심이고, 지역의 청년들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는 아주 나쁜 생각입니다. 특히 제가 자주 말했던 지역의 청년들을 위한 기회가 없다는 면에서 이런 기회마저도 빼앗아 버리는 것은 엄청난 차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랙이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도시 청년과 지역청년을 위해 기회와 지원은 동등하지만 방법은 다르게 접근했으면 합니다.

(멘토리 제공)

어찌 되었든 욕심대로 서울의 청년들을 지역이 잔뜩 빼앗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빼앗아간 지역에서 서울 청년들이 잘 살아가고 지역의 청년들과 서로 협업하며 외부와 내부의 시각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모습을 보며 지역의 청소년들이 ‘아 우리 동네에서도 살 수 있겠구나’를 느꼈으면 합니다. 또래의 언니, 오빠, 형, 누나들이 열심히 도전하고 노력한 만큼 돈을 벌면서 즐겁게 삶을 이어나가는 모습보다 좋은 롤 모델은 없기에 저는 조금 욕심을 부리고 싶습니다.

8개 지역에서 청년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멋지게 포장되어 온 동네방네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우리가 사례로 잘 쓸 수 있도록 말이에요.

저작권자 © 비로컬ㅣ로컬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듭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