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목욕탕, 쉐어하우스, 홈워크 공간이 지역을 혁신하는 방법 -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8) 서울의 공유공간 ①탄: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beLocal 승인 2020.09.07 10:40 | 최종 수정 2020.09.24 15:38 의견 0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는 아버지를 도와 동네 목욕탕을 운영하던 중 1인가구를 위한 커뮤니티의 필요성,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공유공간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게 된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목욕탕은 건국대학교와 세종대학교가 있는 광진구에 자리 잡고 있어 학생 중심의 청년 1인가구가 많은 곳이다. 겉보기엔 15개의 쉐어하우스와 1개의 코워킹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 사업자처럼 보이지만, 외지에서 온 청년들이 마을공동체의 일원이 되게 만드는 소셜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로컬크리에이터다.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beLocal)

▶회사명을 <동네친구>라고 짓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이 동네에 살고 있기도 하고, 같이 일을 시작한 동료도 실제 동네친구여서 회사명을 <동네친구>라 지었다. 또 사업의 시작은 주거사업인 쉐어하우스였는데, 여기 들어와서 사는 입주자들이 정말 동네친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담았다.

▶2018년 2월 시작해 벌써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쉐어하우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아버지가 30년 가까이 공무원 생활을 하시다가 갑자기 동네 목욕탕을 하겠다고 하시더라. 살아본 적도 없는 동네의 친구 목욕탕을 인수해 목욕탕 사업을 시작하셨다. 나는 집안의 장남이었고 일을 도와드려야 하는 상황이 돼서 이 동네로 따라오게 됐다. 처음 2~3년 목욕탕 업무를 봤는데 그러다 보니 뭔가 해보려고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이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곳 광진구, 특히 화양동의 인구 중 70%가 1인가구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인구 구성에 비해서 주거 비용이 높은 편이더라. 당시에는 쉐어하우스도 많지 않았고 동네에 먼저 생긴 곳을 가보니 생각한 것보다 환경이 열악했다. 그래서 내가 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5호점까지 운영중인 <동네친구> 쉐어하우스  (출처: 동네친구 공식 블로그)

▶건대, 세종대 인근을 포커싱을 해서 15호점까지 운영하고 계신데, 노하우가 궁금하다.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처음부터 ‘타운형’ 쉐어하우스를 생각했다. 한 동네 안에 주거는 쉐어하우스에서, 업무는 홈워크 공간, 노는 건 모임공간에서 하는 식의 그림이다. 1인가구의 주거공간들이 대체로 좁은다보니 집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쉐어하우스 다음으로 홈워크 공간을 만들었다. 이 다음은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이렇게 모든 커뮤니티가 한 동네에 있으면 모든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어서도 있지만, 같이 사는 친구들이 정말 친해져서 같이 목욕할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쉐어하우스에 입주자에게 목욕탕 티켓을 드리는데, 나중에 멤버십으로 이 모든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끔 연결하는 게 목표다. 이런 커뮤니티 공간을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

▶지금 와 본 <홈워크> 공간이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공간인데, 쉐어하우스 입주자만 이용할 수 있는지?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지금 만든 홈워크 공간은 <동네친구>의 사무실로도 이용하고 있는데, 오픈형으로 만들어 입주자 외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일반 코워킹스페이스처럼 사업자등록도 가능하다. 특히 이 지역에 학생들이 많다 보니 취업 준비하시거나 공무원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 특성에도 맞춰 공간을 구성했다. 보통 카페에서 일하시거나 공부하는 분들이 많이 오신다.

원래는 이 공간을 모임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는데, 그건 다음 공간을 만들 때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은 인근에 카페나 전시공간들이 파트너가 되어주고 있어 우선은 그곳들을 잘 활용해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목욕탕과 쉐어하우스 업무를 병행하다보니 생각했던 것들이 좀 더디게 진행된 측면이 있었다.

<홈워크> 1호점 내부  (beLocal)

▶<동네친구>가 1인 가구 중심의 새로운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언제부터 구상했는지 궁금하다.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이전에 목욕탕을 하면서도 다양한 활동들을 시도했다. 옛날에는 목욕탕이라는 공간이 커뮤니티 라운지의 역할을 하지 않았나? 지금도 정기적으로 오시는 단골 분들을 보면 목욕탕에서 자연스럽게 모임을 가지신다. 카운터에서 6개월 정도 손님들을 관찰하면서 목욕탕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 뭐가 있을까 찾아봤다. 같이 휴게실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한강을 달리고 나서 목욕하는 모임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동네에 관심이 계속 생겼고, 자연스럽게 화양동에 1인 가구 청년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사실 청년에 대한 관심은 목욕탕을 운영하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집밥>이라는 밥먹는 커뮤니티 플랫폼 공동창업했다.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은 이때부터 많이 있었다. 이 시기에 <로컬스티치> 김수민 대표님도 만나고, <청춘여가연구소> 정은빈 대표님도 만나고, 성북동 문화공간 <17717>처럼 공간을 기반으로 활동을 계속 해오던 팀들도 많이 만나게 됐다. 그러면서 공간을 베이스로 한 커뮤니티 활동 사업에 관심이 생겼고, 목욕탕을 운영하면서 이런 관심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쉐어하우스로 이어진 것 같다.

<동네친구>의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  (출처: 동네친구 페이스북)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쉐어하우스 같은 경우 비즈니스 측면보다 커뮤니티에 좀 더 집중돼 있다고 생각한다. 공간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활동을 연결하려고 한다. 쉐어하우스 오픈 후에도 청 담그기, 문화예술 클래스, 경제관련 클래스 등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열고 반응을 살펴봤다. 학생 분들이 많다 보니 서로 모이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향후의 커뮤니티는 관심사나 취향 기반으로 하려고 한다. 그동안 시도했던 걸 기반으로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들 계획인데 올해는 입주자 분들 중에서 크루를 모집해 같이 만들어 가보려고 한다.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계획들은 아무래도 여러 한계가 있어서 우선 아까 언급한 주변 파트너 공간과 함께 협업해서 ‘화양위크’라든지 축제라든지 재미있는 것들을 해 볼 생각이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지역문화재단과 연결해서 동네 활성화를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풀어볼까 한다.

<홈워크> 1호점의 컨시어지를 제공하고 있는 카페  (beLocal)

▶창업 3년 차인데 쉐어하우스 15호점에 이어 홈워크 1호점까지 빠른 성장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몇 호 점까지 늘릴 계획인가?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홈워크는 올해 3호점까지 계획하고 있다. 쉐어하우스는 30호점이 목표였는데 아마 조금 축소될 것 같긴 하다. 아무래도 한 지역에 몰려있어 운영하는데 효율성이 좀 극대화 됐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로컬크리에이터로서 지역의 혁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동네친구> 강덕형 대표: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들,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해결해 나가는 게 로컬크리에이터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여기 홈워크를 만든 공간도 사실은 임대가 되지 않고 오랫동안 비어있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동네에 필요한 공간들과 서비스를 만들어 가니 건물주들이 좋아한다.

특히 건대 상권은 밤의 이미지가 강해서 유흥가로 여겨지는 부정적인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 청년들이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모임을 더 만들어 가려고 한다. 커뮤니티를 통해 동네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고 생각하면 거창하게 들리긴 하지만 로컬크리에이터가 지역을 변화시켜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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