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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로컬의시대
  • 입력 2020.09.24 23:45
  • 수정 2020.09.25 00:17

[로컬의시대] 로컬의 진화는 소통의 진화

(팟캐스트) [AoL 4회] 로컬의 시대: 로컬의 진화는 소통의 진화

로컬에서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가 <로컬의 진화>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책을 구입해 보시면 표지에 레이어드된 주황색 띠지에 ‘낡은 것과의 연대로 탄생하는 새로운 기회’라는 묵직한 문구가 지금까지 전개되어 온 로컬에 대한 다양한 담론들을 정리하는 ‘마침표’처럼 다가옵니다.

<로컬의 진화>는 본 연구팀이 지난 2월에 번역해 펴낸 <마을의 진화>에 이어지는 후속편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마을의 진화>가 일본의 산골 마을 카미야마의 혁신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 로컬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조명하고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면, <로컬의 진화>는 대한민국 로컬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현상을 종합하면서 로컬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로컬의시대> 네 번째 시간에는 3명의 저자 중 한 분이신 조희정 박사님을 모시고 대담을 진행했는데요, 책을 읽고 함께 대화하는 과정 속에서 “‘로컬의 진화’는 ‘소통의 진화’”라는 소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진행형의 로컬은 어디를 향해 가야할까요? 비로컬 팟캐스트 <로컬의시대> 지금 시작합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오늘은 <로컬의 진화>의 공동저자이신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조희정 박사님과 함께 합니다! 번역서 <마을의 진화> 후로 내신 책인데요. 약 100페이지로 현재 로컬의 상황을 짧고 굵게 담론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띠지에 쓰인 여러 문구 중에 첫 번째는 ‘로컬 벤처’, 두 번째는 ‘로컬 창업가’라는 키워드가 눈에 띕니다! ‘로컬 벤처’라는 단어가 색다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는 경상남도가 로컬 크리에이터 산업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광역 지자체거든요? 경상남도에 최근 나온 공고에도 ‘로컬 벤처’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요. 한동안 로컬 크리에이터 논의로 스타트업 얘기가 나왔었는데, 이젠 벤처의 성격으로 가는 것이 아닌지, 본격적인 산업화를 진단하는 책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조희정 박사(이하 ‘조’): 2000년대 초반에 인터넷이 나오면서 벤처 붐이 일었잖아요? 최근에는 소셜 벤처 개념이 많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있었고…. 소셜이 뭔지 생각했을 때, 여러 가지 파트 중에서도 로컬이라는 지역성을 반영하는 기회형 창업을 ‘로컬 벤처’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곧 나올 번역서의 저자이며 직접 로컬 벤처를 운영하는 마키다이스케가 자신이 일본에서 처음 만든 말이라는 얘기도 했죠. 방점이 로컬에 있어서 이 용어를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로컬을 지역 폄하 의미나 수도권의 변두리로서 얘기하고, 서울은 로컬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문제 때문에 ‘지역’의 의미를 제대로 공유할 때까지는 ‘로컬’이라는 용어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에게 이름이 있는 것처럼 연구자들도 자신이 뭘 하는지를 알아야 진도를 나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연구하면서 용어 문제가 계속 생기더라고요…. “로컬을 번역하면 ‘지역의’라는 뜻인데, 왜 굳이 ‘로컬’이란 말을 써야 하느냐?” 하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죠.

◇윤: 책에 이를 정리한 “로컬에 대한 5가지 편견”이라는 대목이 있어요.
첫 번째가 로컬을 기회의 땅이나 피난처로 보는 ‘로컬 낭만론’, 두 번째가 로컬은 촌스럽다고 보는 ‘로컬 폄훼론’, 세 번째가 로컬은 퍼주고 베풀어 주는 대상이라고 보는 ‘로컬 시혜론’, 네 번째가 로컬은 서울이 아닌 지역이라고 생각하는 ‘로컬 행정론’, 마지막이 외국을 모방하면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로컬 모방론’인데요. 저에게는 익숙했던 로컬을 좀 낯설게 보고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 이 책이 시론서이지만 가장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이 5개의 편견이에요~ 살면서나 로컬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오랫동안 느껴 왔던 부분이죠…. 로컬 폄하가 꼭 외부 사람으로부터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살면서 폄하하는 경우도 있어요. 잔잔하게 젖어 있는 패배의식 같은 것이죠….

저희 연구팀이 고민한 건 “저희가 접하는 여러 사례를 공통화해 그룹화하면 그 안에 어떤 편견이 작동하고 있을까?”와 “그 편견의 분위기를 전환시켜 보자!”였어요. 우리가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에 어떤 제한점이 있는지를 분위기 전환용으로 먼저 던져 보고 싶었어요!

◇윤: 저의 경우, ‘로컬 모방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우리가 미국 포틀랜드를 로컬의 성지처럼 생각하잖아요? 그리고 박사님께서 번역하신 <마을의 진화>에서도 나오듯이 일본도 우리가 지금 로컬을 바라보는 하나의 사례이고요…. 다른 나라의 선진 사례를 보고 우리도 따라 하면 된다는 생각, 우리에게도 곧 그런 시대가 올 거라는 너무 나이브한 생각을 가졌던 게 아닌지 반성했습니다!

‘로컬 폄훼론’도 와 닿았는데요. 제가 가끔 취재나 강연 시에 “왜 이 지방에 있는 청년들은 창업하려 하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받는데, 일단 시골로 갈수록 청년이 창업했을 때, “무능해서 창업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어요. “똑똑하고, 공부 잘하고, 능력 있으면 이미 대도시에 나가서 일자리를 잡지 않았겠냐?” 혹은 “거기서 사업해 성공하지 않았겠냐?”
자기만의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를 시작한 건데 그렇게 보지 않으니 지방에서 로컬 창업한 청년들 같은 경우에 자기도 모르게 주눅 들고, 자꾸 어른들 눈치를 보는 부분이 있죠.
 
◆조: 저희 연구팀이 번역하는 일본 사례에도 비슷한 스토리가 많아요~ 같은 걸 한다고 했을 때도 “와, 너 잘하는구나! 열심히 해!”라고 붐업해 주는 사회가 있는 반면 “왜 하는데? 너 뭐가 잘 안 됐구나? 그걸로 먹고 살겠니?”라고 말하는 사회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이건 계속 공회전하는 얘기죠….
그러니 만약 자신이 지역에서 창업했는데 주변의 시선이 따갑다면 이런 분류를 한 번쯤 믿어 보는 거예요~ “아, 저 사람은 로컬 폄훼론을 지녔구나…. 나하고 관점이 다르네?” 끝. 이렇게 좀 상쾌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윤: 책에서는 로컬로 가는 로컬 크리에이터 창업자들을 ‘로컬 창업가’로 칭하면서 그 유형을 ‘유턴형, 제이턴형, 아이턴형’으로 밝히셨습니다.

◆조: 그 부분은 책 분량이 짧아 축약해 정의한 부분인데요…. 예전과 달리 지금은 ‘로컬 벤처’를 기업이 창업할 때, 기업가와 소비자 외에 훨씬 많은 플레이어들이 얽혀 있어요. ‘유, 제이, 아이턴’ 하는 이주자, 계속 살던 주민, 잠깐 들렸다 가는 관광객이 있고, 그 창업을 지원하는 정부와 정부부처의 전달사항을 전달하는 중앙지원조직, 중간지원조직이 있고…. 여러 플레이어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일단 새로 움직이는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쓰다 보니까 ‘U, J, I턴’으로 쓰게 됐어요.

노인 은퇴 인구가 퇴임한 후에 별장으로 찾는 형태의 귀농, 귀촌이 아니라 한참 직장생활 하던 사람들이 돌아가는 현상은 새로운 현상이고, 한편으로는 세상이 굉장히 살기 힘들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이 ‘U, J, I턴족’이라는 인구이동 흐름에 대한 얘기도 일본에서 나왔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사회학 분야에서 인구이동 얘기할 때는 쓰는 것 같고요…. 
실제로 인터뷰를 하다 보니 U턴한 사람과 J한 사람, I턴한 사람의 스토리가 달라서 분류가 되더라고요? 일단은 이렇게 분류만 해놓고 나중에 종합적으로 창업 관련 플레이어들의 구조와 역할을 정리해 쓰고 싶다고 논의했었습니다.

◇윤: 일단 U턴족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조: ‘U턴’은 단적으로 고등학교 졸업하고 외지로 대학을 가서 직장생활을 주로 대도시권에서 하다 돌아온 사람들. 그래서 창업하는 데 필요한 퇴직금이 있는 한 30대 초중반 연령대의 고향에 익숙한 사람을 말해요~ 대학생활과 직장생활을 합치면 10년 이상은 떠났다 온 거기 때문에 아는 사람은 많지만 환경은 낯설다는 느낌이 있고, “누구의 아들딸”로는 불리지만 스스로 “과연 이곳의 주민이 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을 함께 갖고 있죠. 하지만 제이턴이나 아이턴족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있는 유형이에요.

‘J턴’은 로컬 출신이 다른 로컬로 가는 경우, ‘I턴’은 대도시에 살던 사람이 아예 귀촌, 귀농을 목표로 다이렉트로 내려가는 경우를 말합니다.

◇윤: 책에서 참 정의하기 어려운 “로컬이 콘텐츠가 되는 법”을 정의해 주신 대목도 있어요! 저희 <비로컬>에도 이 부분에 대해 문의하시는 분이 있거든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불국사, 석굴암, 다보탑처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로컬 콘텐츠였잖아요?

◆조: 맞습니다. 과거에는 로컬에 자원이 있으면 “관광사무소, 관광지 상품, 특산품” 하는 식으로 콘텐츠로 만드는 방법이 단선적이었죠~ 그러면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겠고, 얽힌 스토리를 들으면 찡하게 마음을 움직인다기보다는 그냥 “아, 여기 있구나…” 정도로 보는 사람이 소외되는 느낌이 있어요. 

그런데 로컬 창업자들이 지역에 와서 뭘 창업할지 보면 그 환경들이 되게 달리 보이는 거죠~ 태백산을 보고 초를 만들었다는 분도 계셨는데, 아무나 생각할 수 없는 아이디어잖아요? 그런 사례를 접하다 보니, “그냥 존재하는 자연자원, 사회자원에도 자기가 고민한 가치와 스토리를 잘 부여하면 듣는 사람도 단순 소비자가 아닌 수평적 관계를 형성해서 단순 방문이 커뮤니티 형성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 거죠.

책에서는 ▲부존자원 ▲발굴자원 ▲창조자원으로 구분했는데 “부존자원을 발굴해 발굴자원에 창조성이 생긴다!”는 단계별 발전 개념이 아니라 굉장히 융·복합적인 개념이이에요. 부존자원이 바로 창조자원이 될 수도 있고, 부존자원 플러스 발굴자원이 창조자원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부존자원과 ▲발굴자원 자체도 굉장히 자원화 안 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큰 관공서나 관광지 중 요즘 시대 흐름에도 안 맞는 곳도 많고…. 또 가치소비적인 부분에서 어떤 상품을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의 과정의 투명성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공정성과 로컬의 감수성이 얼마나 들어가는지의 부분을 복합적으로 반영하는 건 과거 산업사회의 자원 활용 방식과는 굉장히 다르다는 의미에서 이런 식으로 유형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윤: ▲부존자원 ▲발굴자원 ▲창조자원이 서로 순환적이고 유기적인 관계라는 말씀이시죠?

◆조: 그렇죠~ 그리고 그에 따른 창업자 유형도 다양할 것 같아요. ▲부존자원 ▲발굴자원 ▲창조자원을 동시에 다 가진 사람도 있고, 부존자원 발굴에 훨씬 더 의미를 두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고…. 책에는 주로 강원도 사례가 많이 나오는데, 그밖에 다양한 사례에서 상품을 생산하는 방법이 꼭 한 가지는 아니고, 이 다양성이 바로 로컬 창업자들이 가진 큰 힘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로컬 창업자들은 스토리를 입히기도 하고, 만들기도 합니다. 자신이 자원에 대한 의미를 납득해 가는 과정이 스토리가 되기도 하죠~ 또, 관심을 가지고 로컬을 보다 보니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을 수도 있고…. 로컬에서 그냥 살아온 사람은 못 느끼지만 새로운 단초 같은 걸 발견하기도 하죠. 우리가 ‘스토리’를 여러 가지 의미로 받아들이는데 결국은 삶의 과정이고, 맥락이고, 공감이고, 그 안에서 그 공감의 유대감이 형성되면 성공인 것이죠~ 그 매개체는 상품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 

결국엔 사람이 핵심이 되면 제일 좋은데 자본주의의 어느 상품도 사람이 드러나는 가공과정이나 판매과정, 제작과정을 갖지 않잖아요~ 사람의 노동은 다 숨겨져 있으니까. 그래서 “이건 어느 어르신이 어떻게 만든 무엇”이라는 전면적인 스토리는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아요. 억지로 없는 스토리를 만들 수는 없지만, 우리가 모르는 스토리가 많고, 그 스토리에 가치를 만들고 입힐 수도 있다는 것은 중요한 지점인 거죠!

◇윤: 책의 마지막 장 제목은 ‘소통의 진화’인데요…. 저에게는 “로컬의 진화는 소통의 진화다!”라는 느낌으로 읽혔어요.

◆조: 아까 로컬 창업 환경에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있다고 말씀드렸었죠? 그 플레이어 중 헌신적인 공무원이라든지, 열정적인 청년,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타지역 주민, 어깨를 두드려주는 동네 어르신 등이 있다면 판이 확 바뀌어요.

그러니까 이주자가 들어왔으니 주민들한테 떡 돌리고 인사하고 “할 일 다했다~”가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굉장히 다이나믹하게 형성될 수 있는 만큼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 태도가 있으면 타인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도 달라진다는 거죠! 어떤 관계에서든 단순히 일방적인 PR이 아니라 서로 소통이 잘되면 큰 시너지효과가 나잖아요~ 누군가 내가 하는 일을 응원해 준다고 느끼면 힘이 나기 마련이고…, 그런 식으로 하다 보면 “동업해 볼까?”까지 가는 거죠. 동업은 절대로 하는 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 정도까지 신뢰가 쌓이는 건 굉장히 좋은 관계가 되었다는 뜻이죠! 그러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에서 이 책을 ‘소통의 진화’ 이야기로 읽어 주시면 너무너무 고맙죠.

◇윤: 이 ‘소통의 진화’ 장은 젠트리피케이션 이야기로 시작해 시민 자산화 이야기로 이어져요.

◆조: 젠트리피케이션은 굴러들어온 돌과 박힌 돌 개념으로 상황을 이분법적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해결 방법이 없죠…. 힘 센 쪽이 이기는 거니까요. 이걸 갈등의 개념으로 볼 건지 소통의 개념으로 볼 건지가 굉장히 힘든 문제인데, “젊은 애들이 잠깐 들어와서 땅값, 월셋값만 올려놓고 무책임하게 떠나면 이 지역 망가지는 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어요…. 그러니 그런 부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할지, 오랜 설득을 통해 지역 사람과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노력을 할 건지를 고민해야겠죠. 그런데 소통이 없으면 갈등은 반드시 생겨요.

◇윤: 저는 전통시장 청년몰 사건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청년창업 활성화, 전통시장 활성화를 하겠다고 청년몰을 조성하고, 임대료 지원을 하는데 기존 상인들 입장에서는 어렵게 상권을 형성하고 지켜 왔는데, 쉽게 들어와서 대충 하다가 어려워지면 떠나 버리는 청년 창업자에 대한 반감들도 있거든요….

◆조: 창업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데도 문제가 있는 거죠. 사전에 지역 주민께 “이 지역에 정부 시책으로 이런 새로운 가게가 어떤 방식으로 들어올 거다”, “모르는 사람이 왔다갔다할 수도 있는데, 이 친구들은 이런 걸 하려는 사람들이다~”라고 현장에 가서 한 번이라도 설득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죠…. 어찌됐든 우리가 듣는 건 결과에요. “터줏대감 어르신들이 많은 올드 커뮤니티에서 뉴 커머를 쫓아냈다!” 마치 올드 커뮤니티 사람만 나쁜 것처럼요…. 그런데 입장 바꿔 생각하면 아무 정보도 없이 와서 시끄럽게 군다고 느껴지면 누구라도 싫겠죠.

우리는 언제나 결과만을 듣는데, 이때 “결과만이 사실일까?”를 생각할 필요가 있죠~ “과정에서 우리가 무얼 놓쳤을까?” 하는 부분들을…. 그래서 저희 연구자끼리는 로컬에서 일어난 갈등만 모아 “왜 사고가 발생했고, 누구의 잘못인가?”를 연구해 볼까 얘기하기도 해요.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다각도를 고려해야 하죠…. 아직까지는 과거 사회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과거 관행이나 올드 커뮤니티의 문화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 그 지점에서 바로 시민 자산화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신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조: 누가 생산해 준 것을 일방적으로 사는 관계는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잖아요?
물론 여태 마을 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이 있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지역이나 늘 힘들다며 소외감을 느끼는 지역들이 있는데 이것이 하나의 생태계로 죽 이어지는 환경…. 꼭 로컬 창업자가 아니더라도 마을 기업이나 사회적 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거고~ 그런 식으로 공동체성이 생기면 또 다른 형태의 사회 진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언제나 큰 조직에 속한 개성 없는 일부분이나 노동력으로만 대표되는데, “존재성, 존재 가치, 존재감 같은 것들이 결국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는 연구팀의 문제의식이기도 하니까요! 창업을 포함해 “좋은 삶의 질은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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