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청년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공유공간-<로컬랩커뮤니티> 김동환 대표

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11) 서울의 공유공간 ④탄: <로컬랩커뮤니티> 김동환 대표

beLocal 승인 2020.09.28 00:00 의견 0

최근 다양한 컨셉의 공유공간이 늘어나며 커뮤니티 형성과 활동 또한 다채로워지고 있다. 요즘 밀레니얼 세대에게 각광받는 ‘소셜 살롱’은 커뮤니티가 모이는 공간을 의미하기도 하고 공간과 상관없이 실용과 사교라는 느슨한 목적성을 갖고 결성된 커뮤니티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의 시작을 16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살롱’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귀족의 문화예술 공간에서 출발해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변모하며 혁명을 가능하게 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을 거슬러 올라가면 마을마다 차려진 ‘서당’이 지금의 ‘소셜 살롱’과 일부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초등교육기관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점점 활성화되면 마을의 지식인들을 위한 공유서재의 역할을 하면서 ‘서원’으로 발전해 지역사회의 학문, 사상, 정치의 구심점이 되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로컬랩커뮤니티>는 그 출발이 ‘서당’의 설립과 유사한 점이 있다. 자신의 출신학교 인근에서 교육서비스를 목표로 시작한 공유 작업공간이지만,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통해 이제는 청년, 문화·예술인들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되었다.

<로컬랩커뮤니티> 1층 카페에서 만난 김동환 대표  (beLocal)

▶<로컬랩커뮤니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로컬랩 김동환 대표: 대학원 석사 마치고 병역특례로 회사생활을 3년 했는데, 회사생활을 계속 하기보다 창업을 하고 싶었다. 자동차공학을 전공하고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쪽 일을 했다. 때문에 흔히 IT 서비스 창업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콘텐츠 없이 서비스만 만든다고 하니 껍데기만 만드는 느낌이었다. 생각 끝에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었고, 그 공간을 조금 더 확장하면 다 같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공간 창업을 하게 됐다. 2018년 3월 <로컬랩커뮤니티>를 시작했다.

▶이름을 <로컬랩커뮤니티>이라고 지은 이유가 있는지?

☞로컬랩 김동환 대표: 당시에는 로컬이라는 말이 그렇게 많이 퍼져있지는 않았던 때다. 그냥 일반적인 이름을 가지고 싶었다. 약간 이상적일수도 있지만, 무슨 일이든지 다 하고 싶어서 모든 부분을 아우를 수 있는 이름을 구상했다. 또 지역에서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꿈도 꿨다.

서울과학기술대와 가까운 경춘선숲길에 자리잡았지만, 최근 지역사회와의 거리를 좁히고 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공릉동 국수거리'로 확장이전했다. '공릉동 국수거리'는 지역주민에게는 더욱 친근한 장소이면서 로컬 랜드마크 스팟이라는 점에서 확장이전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beLocal)

▶노원구 공릉동에 자리하게 됐던 이유도 궁금하다.

☞로컬랩 김동환 대표: 대학 생활하며 지방에서 올라온 처지다보니 조금이라도 나에게 익숙한 서울의 지역을 선택하게 됐다. 회사생활을 상암동에서 하다보니 회사에서 가까운 망원동에 살고 있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서 공간을 만들었으면 가장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경험이나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두려움도 있었다.

모교가 있는 공릉동에는 교수님도 있고 후배들도 있어 조금 더 편하게 느껴졌다. 또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생각했던 게 교육이었기 때문에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경춘선숲길, 정확하게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문 앞쪽 건물 3층에 자리를 잡게 됐다.

▶그간 <로컬랩커뮤니티>에서 해왔던 일들은 어떤 것인가?

☞로컬랩 김동환 대표: 대학생들이나 지역 주민들를 대상으로 교육이나 커뮤니티 모임 같은 것들을 주로 했다. 아무래도 학생들은 저렴한 공간을 찾곤하는데, 그런 곳은 분위기나 여건이 좋다고 보긴 어렵다. 그래서 이 공간은 가성비를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다.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통해 깔끔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그런 환경에서 코딩, 드로잉, 드론 교육 등을 진행했다. 다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월회비 멤버십 등은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무리해서 따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마을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거주하던 망원동은 페이스북에 <망원동좋아요>라는 큰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자영업자나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을 광고할 수 있는 장이  형성 돼 있었는데, 공릉동에는 그런 커뮤니티가 없었다. 대학을 돌아다니며 직접 전단지를 붙이면서 공간을 홍보하다가 <망원동좋아요> 같은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입구 한쪽의 캠핑의자. 한뼘짜리 작은 공간이지만 '일과 쉼', '혼자와 여럿'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beLocal)

 

입구 다른 한쪽에 놓인 로스팅기기. 로컬 원두, 로컬 커피로 브랜딩할 과정이다. 카페 창업을 희망하는 시니어들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사회 민간기관과 협업해 인턴십의 기회를 제공한다. 주요 고객은 원두를 필요로하는 지역사회의 기관과 매장이다.  (beLocal)

☞로컬랩 김동환 대표: SNS를 찾아보니 <공릉동좋아요>라는 페이지가 만들어져 있었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에 계시는 분들이 운영진으로 많이 참여하는 커뮤니티였는데, 어느 날 마을회의를 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그걸 보고 여기에 참여해 이 페이지를 키우면 지역에서 <로컬랩커뮤니티>을 홍보하기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을회의에 찾아갔다. 이 일을 계기로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많이 알게 됐다. 우리를 다른 단체나 지자체에 소개를 많이 해주셔서 지금과 같은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생기게 됐다. 이런 일들이 이어지면서 노원구청 아동청소년과 청년지원팀과 <청년창업사관학교>라는 작은 캠프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역의 협동조합 이사장님들이나 활동가분들이 워낙 선한 마음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힘쓰고 계셔서 지역 내 커뮤니티 형성이 잘 됐던 것 같다. 지역에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드리고 꾸준하게 네트워킹하다 보니 나중에는 지역 내 문제들에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공간을 이전하기 전이었던 2019년 말에 지역 청년과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연말 파티를 <로컬랩>에서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들과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됐는데, 비록 일회성이었긴 하지만 그런 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로컬랩커뮤니티>가 자리잡은 곳은 오랫동안 상회가 있었던 자리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지나치게 될 것 같지만, 지역주민에게는 매우 친근한 장소다.  (beLocal)

 

이렇게 입구에 바짝 다가가 올려보아야 <로컬랩커뮤니티> 간판임을 알아챌 수 있다. 튀는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지역사회에는 없어서는 안될 공간을 제공하고 조화를 이루려는 마음이 담겼다.  (beLodal)

▶이번에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을 했다. <로컬랩커뮤니티>의 활동에도 전환점이 생긴 것 아인지?

☞로컬랩 김동환 대표: <로컬랩커뮤니티>의 공간을 함께 사용할 대상이 좀 더 넓어지면서 접근성을 높이고 싶었다. 앞서 언급한 마을회의에는 지역 내 45개 단체가 함께한다. 매월 열리는 회의에 30~40명 정도가 오는데 이 회의를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면서 마을과 느슨한 연대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주민들과도 좋은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이전에 있던 곳은 아무래도 학교 앞이고 학생들이 많이 오다보니 주민들이 찾아오는 걸 조금 부담스러워 했다. 3층에 있다보니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마을회의를 다니면서 지역 단체들을 만나러 다니다보니 공간이 닫혀있는 때도 많았다. 그래서 주민과 학생들 모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공간 이전을 계획하게 됐다. 

특히 예비사회적기업이 되면서 소셜임팩트 분야로 기술보증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좀 더 좋은 여건의 공간으로 이전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입주 공간과 공유 공간과 카페 등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일을 해보려고 한다. 또 새로운 공간을 만들면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말이 실감나기 시작했는데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다.

<로컬랩커뮤니티> 2층에 자리잡은 <소셜아트스팟>. 11명의 지역 아티스트들이 공동작업장 형태로 입주해 있다.

 

<소셜아트스팟> 내부모습. 건물 앞과 출입구에서 느낄 수 없던 이색장소가 펼쳐진다.  (beLocal)

 

<소셜아트스팟> 내부모습.

▶새롭게 이전한 공간에서 <로컬랩커뮤니티>이 진행하게 될 사업들이 궁금하다.

☞로컬랩 김동환 대표: 1층 카페공간은 커뮤니티 운영이 메인이고, 저녁 6시 이후에 여러 프로그램들을 진행 할 계획이다. 카페 공간을 바탕으로 하지만,  커피 판매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건 아니다. 일종의 멤버십 대신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공유 공간에 학생들이나 주민들이 찾아왔을 때 커피 한 잔 사마실 수 있고 그게 <로컬랩커뮤니티>의 운영을 도와줄 수도 있는 구조 정도로 생각했다.

또 이제까지는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이제 그 구조 안에서 판매가능한 것들을 고민해보려고 한다. 아직 개발 중이지만 로스팅 작업을 통해 '지역브랜드 원두'를 시도하려고 한다. 이미 가까운 카페 등에 소량 납품을 시작했는데  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지역사회 네트워크로 연대하는 단체들에게도 조금씩 납품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후에는 전국으로 판매되는 제품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

2층 공간은 노원구청과 함께하는 사업이 진행중이다. 총 11분의 지역 예술가분들을 선정해 입주 작가 공동 작업실을 운영중이다. 매월 말에 작업실을 공개하는 개념으로 '오픈 스튜디오 전시'를 여는데,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이곳에 방문해 예술가들과 소통하고 협업이 일어날 수 있게끔 하려고 한다. 이미 첫 전시는 <로컬랩커뮤니티> 오픈행사처럼 진행됐다. 200명 정도 모였는데  우리와 네트워크된 단체와 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하셨다. 서로 명함도 주고 받고 영감도 받아 가시는 걸 봤다. 이 지역 문화 예술은 <로컬랩커뮤니티>을 거쳐야 한다는 인식도 형성한 것 같다.

7월 30일~8월 1일 진행된 <소개전>.  월 1회로 계획하고 있는 오픈스튜디오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입주 아티스트들의 창작열과 지역 문화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출처: 로컬랩커뮤니티 페이스북)

 

7월 30일~8월 1일 진행된 <소개전>  (출처: 로컬랩커뮤니티 페이스북)

☞로컬랩 김동환 대표: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작업은 축제다. 예술가들과 함께 <레일로드 아트프로젝트>라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데 노원구 대표 축제로 키우려고 한다. <로컬랩커뮤니티>은 마을과 연계가 잘 돼 있기 때문에 장을 크게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역민들에게 청년예술축제로 소개하려고 한다.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개최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이 축제가 지속될 수 있도록 꾸준히 작업을 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앞으로 지역과 예술가분들의 연계점을 찾아내 지속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좀 더 큰 계획이 있다면?

☞로컬랩 김동환 대표: 청년들이 로컬에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이번 공간을 만들 때도 기술자분들이 해주셔야 할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부 직접 만들었다. 테이블도 재료만 받아와서 직접 도색하고 조립하고, 인테리어 전체를 대부분 스스로 했다. 여력이 안 되지만 네트워크된 분들과 협업해 웹페이지 작업도 직접 하고 디자인도 여러 일을 받아와서 직접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할 수 있는 일들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청년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들이 다양하다는 걸 직접 보여주고, 느슨한 연대 속에서 여러 협업을 이뤄 나가면서 하나씩 실험 해 보려고 한다.

(로컬랩커뮤니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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