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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로컬의시대
  • 입력 2020.10.18 11:56
  • 수정 2020.10.18 21:35

[로컬의시대] 로컬벤처 육성하는 경상남도에 주목한다

10월에 만나는 로컬의 시대. 10월 달 주제는 로컬벤처입니다. 낯선 듯 낯설지 않은 단어 로컬벤처. 로컬벤처 이야기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그리고 지금 현재 발생하고 있는 로컬벤처 논의는 어디쯤 와있는 걸까요? 또 실제로 로컬벤처를 육성하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저희 <비로컬>이 답변해드립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로컬의시대> 오래간만에 돌아왔습니다. 반갑습니다. <비로컬> 편집장 윤준식입니다.

9월 달 로컬의 시대는 저자 분들을 모시고 팟캐스트 녹음을 했었는데요. 9월 달이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팟캐스트를 위해서 어디를 찾아뵙거나 오시라고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책 홍보도 필요하시고 좀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여건 속에서 한 회에 한 분씩 모시고 두 차례 <로컬의시대>로 방송을 했었죠.

<로컬의 진화>의 공동저자 중 한 분이신 조희정 박사님 모셨고요. 또 <슬기로운 뉴로컬 생활>의 새사연 윤찬영 센터장님을 공동저자 중에서 한 분 모셨었죠. 자, 그래서 지난 회에는 책 소개라는 문화 콘셉트의 방송이었다면 다시 시사와 경제 문제로 돌아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방송으로 만나 봬서 매일매일 뵙는 분이지만 반갑습니다. 최근에 발제와 강연 등등으로 많이 바쁘셨는데요.

◆비로컬 김혁주 발행인(이하 ‘김’): 아무래도 이전에 로컬 얘기와 지금의 로컬 얘기가 좀 달라져서 더 많은 행사가 생기고 또 저희를 부르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을 좀 하게 됐는데요. 이전에 로컬은 창업 또는 새롭게 용기 있는 시도를 하는 분들의 얘기라면, 지금 2020년 후반부에 만들어지는 로컬의 담론들은 좀 더 사회적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이 좀 들거든요.

◇윤: 네. 아무래도 코로나19.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당면해서 그런 로컬크리에이터와 로컬에 대한 이야기들이 좀 더 심화되고 있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저희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한 것은 9월에서 10월 넘어오면서 로컬벤처라는 단어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동안 로컬벤처라는 단어를 썼던 데들 보면 로컬크리에이터 중에서 좀 더 기업화 되고 있는 곳에서 로컬벤처라는 표현들을 썼고요. 제가 내용을 더듬어보니까 사회적 기업 <안테나>가 로컬벤처라는 단어를 썼어요. 그 다음에 저희 로컬크리에이터 신에서는 잘 알고 있는 <빌드>도 로컬벤처라는 표현을 썼어요. 그 이전에는 로컬벤처라는 표현이 없었죠. 있다 하더라도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던 IT 기반의 벤처 업계에서 로컬벤처라는 표현을 더러 쓰기도 했습니다.

◆김: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스타트업이 해외에 많고 한국 스타트업은 잘 안 알려지니까 토종 기업의 의미로 좀 쓰셨던 것 같기도 해요.

◇윤: 그때는 로컬이라는 말이 국내에 도메스틱의 개념으로 쓰던 건데, 도메스틱이라는 말보다 보통 그럴 때는 글로벌, 로컬 이런 개념으로 로컬 기업이라는 얘기를 했고요. 저희 방송에서 몇 번 얘기했는데 ‘글로컬’이라는 말이 나오는 “우리의 것이 좋은 것이여” 그 얘기를 할 때 그러니까 로컬벤처에서 토종 벤처기업들을 표현할 때 로컬벤처라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등장하는 로컬벤처 얘기는 좀 다른 의미,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겁니다.

일단 9월 달 저희 방송 내용 중에 <로컬의 진화> 조희정 박사님이 로컬벤처라는 표현을 쓰셨어요. 실제로 <로컬의 진화> 책 안에 일본에서 등장한 로컬 기업들의 사례로 로컬벤처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고 또 후속 작업으로 로컬벤처에 대한 책을 펴낼 거라고 예고를 하신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그 얘기를 듣고 바라보니까 어느 틈인가 로컬 씬에서 로컬벤처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었다는 겁니다.

◆김: 저희가 쓰고 있는 로컬벤처라는 얘기는 이전에 이미 스타트업 창업 신에서 하는 여러 가지 의미들이 좀 담겨 있잖아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IT 기술 기반 회사들만 스타트업이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약간 경향이 달라지고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벤처 중에는 또 스타트업에서 발전해서 벤처 인증 받은 곳을 벤처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는 조금 더 모험적인 어떤 다른 영역까지 생각하고 있는 걸 벤처라고 부르는 좀 의미가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거든요.

◇윤: 네. 그리고 지역에 있는 중간지원기관들이나 이런 공공. 뭐라고 해야 되죠? 공공기관이라고 표현해야 되나요? 하여간 공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들이 로컬벤처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소셜벤처의 미니 버전을 로컬벤처라고 부르는 느낌입니다. 저희 비로컬 지난 7월인가요. 그때 다뤘던 것 중에 서대문구 사례를 보시면 로컬벤처를 육성하겠다고 얘기를 하는데요. 서대문구형 사회적 기업을 로컬벤처로 표현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 로컬벤처라는 단어가 다양한 의미, 다양한 느낌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탐방] 로컬 창업생태계 육성에 앞장서는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자치센터>
http://belocal.kr/View.aspx?No=854899

그런데 저희가 그 동안 자료들을 모아봤을 때 앞으로 나오게 될 로컬벤처 담론이 이러이러한 느낌으로 가는 듯한 그런 걸 저희가 포착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새롭게 논의될 로컬벤처 이야기를 저희가 맞든 틀리든 이번 10월 달 로컬의 시대에서 좀 다뤄보려고 합니다.

◆김: 아무래도 기사 검색을 해보면 로컬벤처랑 키워드가 중첩돼서 나타나는 게, 경남 소식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경남 자체에서 말하는 로컬벤처의 의미가 저희가 앞서서 말했던 거랑 약간 좀 방향이 다르지 않나 이런 생각도 좀 들고 있고요.

◇윤: 네. 저희가 경남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두어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 7월이었나요. 저희가 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강의를 하러 갔다 온 적이 있었죠. 그때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 수집에 대한 건 제가 강의를 했고요. 그 전날 김혁주 대표님께서 로컬에서 등장하는 여러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사례들을 강의를 하셨는데 그때 경남에서 로컬크리에이터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다른 것을 저희가 감지했어요.

◆김: 저희가 그 동안 논의했던 로컬크리에이터는 라이프스타일 기반으로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게 중심인 논의였는데, 경남에서는 라이프스타일 얘기보다는 경남에서 어떻게 창업할 거냐에 대한 고민이 좀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윤: 네. 그래서 경남형 창업의 형태로 로컬크리에이터 창업에 관심을 갖는 걸 봤고요. 그리고 지난번에 제가 또 통영에서 관광 플랫폼 관련해서 강의를 하게 됐는데 거기서 제가 로컬크리에이터 사례들을 쭉 이야기 하고 지금 현주소에 대해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통영에서 만났던 분들도 경남에서의 창업 형태로 로컬크리에이터형 창업을 궁금해 하시고 배우고자 하셨어요. 그래서 경남의 열기가 다르다는 것들을 느끼게 됐죠.

조희정 박사님하고 사적인 자리에서 대화할 때 로컬이라는 말은 굉장히 정치적인 단어라는 이야기를 쭉 설명해주신 게 있는데요. 그걸 다 전하기는 어렵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조희정 박사님을 다시 모셔서 얘기를 들으면 될 것 같은데, 사실 정치나 행정 쪽에서는 로컬이 되게 중요한 화두를 갖고 있는 건 맞습니다. 지방자치, 지방분권 이런 내용도 로컬하고 관련이 있거든요. 그런데 로컬 씬 안에서 얘기되는 로컬은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창업,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의 형태, 콘텐츠 이런 식으로 얘기가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치나 경제나 행정에 관해서는 별로 그렇게 눈 여겨 보지도 않고, 귀 기울이지도 않았던 그런 상황인 거죠.

◆김: 저희들끼리 만나면 항상 하는 얘기가 우리 중에 정치하는 사람 하나 나오면 좋겠다는 정도의 얘기만 해봤거든요.

◇윤: 네. 그래서 이번에 경상남도에서 진행되는 <로컬 민주주의>라는 콘퍼런스에서 로컬크리에이터 관련 섹션이 들어있다는 거죠. 단순한 민주주의, 그러니까 정치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지방정치, 지방분권 이런 것과 맞물려 들어가는 것 중, 지방의 산업인데 그 산업의 이야기로 로컬크리에이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경상남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찾아보니까 놀랍게도 경상남도가 2019년도부터 로컬크리에이터 산업 생태계를 경상남도의 어떤 산업 생태계와 동일시하고 있는 것도 저희가 발견을 하게 됐어요.

뉴스 트래킹 부분은 아무래도 제가 담당을 해야 되는 거라서 제가 쭉 찾아봤는데요. 2019년도 가을부터 경상남도에서 로컬과 관련된 구체적인 일들을 시작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경상남도가 로컬크리에이터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올해 있었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에서 경상남도가 사용하고 있는 워딩부터 차별점이 있어요.

올 상반기에 로컬크리에이터 140개 팀을 선발했는데요. 보통 이럴 때 각 지자체나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이 담당을 하거든요. 그런데 경상남도는 보도자료 발송처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아니에요. 경상남도에서 보도자료가 발표가 됩니다. 도에서 먼저 나온 거고 도 일자리 경제국장이 코멘트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도 차원에서 다루는 사업으로 포장이 된 거죠. 중앙 정부에서는 중기부가 하고 있는 거기 때문에 지역 창업을 담당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보도자료를 낼 줄 알았는데 경상남도 도청에서 나왔다는 거예요. 물론 이게 업무가 공조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될 수도 있지만, 코멘트가 경상남도의 일자리 경제국에서 나온 걸로 되어 있다는 것은 눈 여겨볼만한 거거든요?

◆김: 실제 진행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하지만 도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

◇윤: 그렇죠. 도에서 눈여겨보고 있고 이 사업을 후방 지원하고 있다는 뉘앙스인데요. 제목부터가 독특해요.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사업, 경남 스타트업 7개 선정” 여길 보면 로컬크리에이터를 스타트업과 동급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지역 혁신가, (지역) 사업자, (지역) 활동가 이런 게 아니라 스타트업이라고 딱 얘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자, 이 내용부터가 경상남도에서 로컬벤처의 어떤 조짐이 있다 이런 얘기를 해볼 수 있는 게 되겠죠.

뉴스 트래킹을 작년 가을부터 이렇게 쭉 해보면요. 경상남도의 특징이 뭐냐면 로컬크리에이터를 처음부터 특이한 이색 소상공인 형태로 다룬 게 아니라 경상남도의 경제 생태계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단계로 벤처 투자 생태계 조성부터 시작을 하게 됩니다. 지난 2019년도 9월 11일자. <세계로컬타임즈> 기사인데요. <세계로컬타임즈>는 <세계일보>의 자매지예요. 기사를 보면 “경상남도, 전국 최초 경남 벤처 투자 설립 업무 협약” 이게 무슨 내용이냐면 전국 최초로 도가 4억 원을 출자 하고요. 9개 기관과 개인이 출자를 해서 47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걸 선언한 거예요.

그렇게 해서 만든 투자회사가 <주식회사 경남벤처투자>인데요. 이 47억 중에서 <대한제강>이 28억 원을 출자를 했고요. 경상남도를 대리해서 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가 4억 원을 출자하는 형태로 해서 도 내에 벤처 생태계, 투자 생태계,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걸 이때부터 선언하고 조성하기 시작 한 거죠.

경남도, 전국 최초 경남벤처투자 설립 업무협약
http://segyelocalnews.com/news/newsview.php?ncode=1065625174658219

◆김: 보통 일본에서 이런 사례가 좀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국에 언제 생기나 했더니 이런 일이 벌써 벌어졌네요.

◇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그 당시 창업 벤처 성장 지원을 위한 200억 원 규모의 창업 투자 펀드도 조성하겠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이게 어디서부터 출발했나 보니까 민선 7기 도지사 공약, 그러니까 김경수 지사의 공약이었던 거예요. 큰 밑그림이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도지사가 창투사를 설립하는 투자 유치를 위해서 뛰었다”는 언급이 있어요. 도지사가 영업을 한 거죠.

이게 단순히 로컬크리에이터가 지역에 있는 혁신 창업가들을 어떻게 담아보겠다는 게 아니라 경상남도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새롭게 조성하겠다는 밑그림에서부터 출발을 하게 되는 겁니다. 계속 제가 말씀 드리겠지만, 이 위에 청년 창업을 또 얹어놓거든요? 그러니까 새롭게 도전하고 불굴의 의지로 도전할 수 있는 그런 밑바탕을 만들겠다는 것들부터 시작 했던 겁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경상남도에서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사업도 하게 됐는데 그건 잠시 후에 다시 말씀 드리기로 하고요...

계속 그 이후에도 이 창업 자금에 대한 내용들의 보도자료가 나옵니다. 한국경제 2019년 9월 16일자 기사를 보면, 조금 전에 말씀 드렸던 “47억 원의 펀드가 조성이 됐고 누가 얼마, 얼마 출자한다”는 내용과 함께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지원 받으려고 하고 이런 일들을 위해서 전문적인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 사업을 하겠다”, 그리고 “경남 테크노파크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유치하겠다” 이런 내용들이 쭉 나오거든요? 그러면서 맨 마지막에 경상남도 일자리 경제국장이 “창업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창업투자회사 설립하고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 등 부족한 창업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와요.

"창업 자금 마련해드립니다"…내달 경남벤처투자사 출범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19091626541

이게 2019년도 이야기거든요? 그러니까 창투사를 도가 만들고 창업을 지원하는 도내에서의 법을 만들고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어서 그런 창업자들이 모여서 활동할 수 있는 그런 공간 조성을 하겠다는 내용이 이미 2019년도 사업으로 진행이 돼서 지금까지 오고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한번 창업에 실패했더라도 재도전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경남형 재창업 지원사업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는 거예요. 이 사업이 어떻게 됐는지 제가 이건 더 구체적으로 안 찾아봤는데 이 내용만 봐도 경상남도가 창업에 대해서 진짜 마음먹고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재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경우는 많지가 않으니까요.

작년도 9월에는 이렇게 기사가 두 번 나오고 쓱 사라졌다가 올해 봄에 다시 경상남도에서 스타트업 펀드 기사가 또 올라오게 됩니다. <세계로컬타임즈> 6월 3일자 기사를 보면 “6월 2일 경상남도가 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초기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투자하는 50억 원 규모의 지 스트롱 혁신 창업 펀드 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경남, 초기 스타트업 자금난 해갈 나선다
http://www.segyelocalnews.com/news/newsview.php?ncode=1065625174662596

◆김: 어디랑 업무 협약을 한 거예요?

◇윤: 그 내용은 구체적으로는 안 나오고 있고요. 조금 전에 이야기 나왔던 47억 규모의 경남벤처투자회사와 비슷한 회사가 등장해요. 그러니까 “<한국벤처투자>에서 30억 원을 받고 그 다음에 <BMK 경남은행>과 <울산대 산학협력단>이 유한 책임 조합원으로 각각 3억 원을 출자했다”는 내용만 나와 있습니다. 2019년도 47억 원 외에 또 50억 원 규모의 펀드가 또 조성이 된 거죠.

이 펀드는 7년간 운영하면서 지역의 유망 창업 벤처기업을 집중 발굴해서 투자하겠다는 건데 이 내용 안에 ‘로컬벤처’가 언급되는 거죠. 대놓고 로컬벤처라고 쓰여 있는 건 아니지만 결국 경상남도 안에 있는 기업한테 투자하겠다는 말이고 즉 경남 와서 창업해라 이런 말이기도 한 거예요.

그리고 봄 지나고 여름이 끝나기 전에 8월 12일자로 경상남도에서 보도자료가 하나 나온 게 있는데요. 제목이 재미있어요. “하모펀드, 청년 창업가들에게 경남을 기회의 땅으로” 이게 경상남도의 나름대로의 레토릭으로 경상도 사투리 “하모!”에서 나온 건데 “하고자 하는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펀드”라는 거죠. 굉장히 청년스럽잖아요? 내용은 ‘경남 청년 임팩트 투자 펀드’에요. 저는 이 보도자료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향후 3년간 펀드 결성액의 70% 이상을 경남의 청년 지역가치 창작자, 괄호 열고 로컬크리에이터!”...

하모!펀드, 청년창업가들에게 경남을 기회의 땅으로!
http://www.gyeongnam.go.kr/board/view.gyeong?menuCd=DOM_000000104001003000&boardId=BBS_0000060&dataSid=41296915

◆김: 로컬크리에이터 전용 펀드가 나온 거네요.

◇윤: 네! (앞에서 이어) “...와 사회적 가치 기반 창업 기업, 괄호 열고 소셜 벤처에 투자할 예정이다” 여기서 또 깜짝 놀라는 업체명이 나옵니다. “출자자이자 공동 운영기관인 <MY 소셜 컴퍼니>”...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저희가 이 로컬크리에이터 관련된 팟캐스트를 시작한 게 올해 1월이잖아요. 1월 달 특별한 계기가 됐던 사건이 있습니다. 저희가 첫 번째 방송으로 2020년도를 예측하는 방송을 시작했는데, 그 시기에 강릉에서 <lit2020>(불을 밝혀라 2020) 행사가 있었잖아요? ‘로컬 임팩트’ 얘기가 그때 나왔어요. 그래서 소셜 임팩트 펀드 조성하는 투자자들, 엑셀러레이터 이런 분들이 강릉에 모여서 “로컬크리에이터들 대상으로 이제 로컬에 투자가 들어올 거예요. 로컬 임팩트들을 저희가 이끌어낼 거예요. 다들 같이 해봅시다” 이런 얘기가 있었죠.

[lit2020특집] (인터뷰) “로컬에 투자관심 높아져... 이젠 기업가치 돌아볼 때...”
http://belocal.kr/View.aspx?No=660639

◆김: 제가 강연 때마다 항상 말씀 드리지만 ‘로컬 임팩트’라는 말은 없는 말입니다. 이거 찾으시면 ‘국지성 호우’ 나와요. (웃음)

◇윤: (웃음) 어쨌든 국지성 호우처럼 그때만 얘기가 싹 나오고 사라진 것 같았는데 그 이야기가 그때 참여했던 기업 중 하나였던 <MY 소셜 컴퍼니>가 경남에서 로컬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펀드 조성을 하고 그것도 운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여기서 보이는 거죠.

통영시도 시 차원에서 여기에 출자를 한다는 건데요. 제가 조금 전에도 언급했지만 “통영에서 제가 강의를 했는데 통영이 분위기가 달랐다. 관광 산업 쪽인데 로컬크리에이터에게 배우겠다. 로컬크리에이터형 창업을 하겠다”는 내용들이 있었으니까... 제가 이 내용을 보면서 약간 소름이 끼친 거죠. 닭살 돋았죠. “아니, <MYSC> 등장해... 그 다음에 로컬크리에이터와 소셜 벤처를 동급으로 보고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겠다고 그래... 거기에 통영시도 등장해...” 또 여기 보도자료 맨 마지막에 코멘트는 김경수 도지사거든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펀드 운용을 해 달라!”

◆김: 이걸 도 차원에서 보자면 대통령의 발언하고 거의 같은 거잖아요.

◇윤: 그렇죠. 도에서는 그런 거죠. 그러면서 여기 뒷부분에 행사 참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 며칠 전에 거제도 다녀왔잖아요. 행사에 참석한 거제의 로컬 디자인 <섬도>, 로컬크리에이터의 코멘트도 들어가요. 그래서 “고향에 돌아와 지역을 보는 눈을 뜬 귀향 청년이 지역에서 뭔가 해보려고 할 때 열렬히 환영 받는 분위기로 바뀌면 좋겠다” 이런 코멘트가 여기 또 담겨있어요. 물론 보도자료기 때문에 조금 관에서 주도하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일단은 이 내용 자체가 굉장히 놀라운 내용이잖아요.

◆김: <섬도> 대표님이 원래 거제 분이시긴 했는데 바깥에서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서 공부도 하시고 경험도 하시고 다시 거제에서 일을 시작하신 내용들이 있거든요. 아무래도 진짜로 지역 창업에 대놓고 좀 생태계 조성하고 밀어주겠다고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

◇윤: 네. 지금까지는 경상남도의 투자 생태계 얘기까지만 나온 겁니다. 전체 생태계 중에서 투자 생태계 얘기만 한 건데... 그러면 경상남도는 로컬크리에이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이 내용도 저희가 지금까지 경험한 거랑 조금 다른 면이 있어요. 벤처스퀘어 작년도 7월 기사인데요. “경남 혁신센터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나선다” 이렇게 되어 있으니까 마치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중기부 지원사업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거랑 좀 달라요. 이거는 사업 규모는 작은데요. 우수 6개 팀에게는 100만원까지 상금을 지급한다는 형태네요. 경상남도의 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렇게 내용을 구성해서 실험적인 느낌이죠.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겠다는 말입니다.

경남혁신센터,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나선다
https://www.venturesquare.net/785745

◆김: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이 잘 모르실 수 있어서 첨언을 하자면 중기부에서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이 있고요. 각 창조경제혁신센터마다 새롭게 만들어가는 사업이 또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경남은 로컬크리에이터를 위해서 다른 프로그램을 또 만드셨다는 얘기인 거네요.

◇윤: 네. 그런데 “도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하는 건데 상금 100만원까지가 다야?” 이렇게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후속기사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뉴스경남>에 올라온 9월 5일자 기사인데요... 이 교육기간에 34개 팀이 참여했대요. 상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상금을 준다고 한, 계기가 중요했던 거예요. 경상남도에서 34개 팀이 교육에 참여를 해서 9월 달까지 교육 수료를 한 거죠.

경남혁신센터 ‘2019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사업’
http://www.newsgn.com/261761

그러면서 경상남도 최상기 센터장님 코멘트가 “경남에도 지역 특징을 잘 활용해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지역 상권이 살아나기를 바란다. 로컬크리에이터 양성에 앞으로 더 심혈을 기울이겠다”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대부분은 예의상 나오는 그런 발언으로 여기는데, 1년이 지난 2020년도에 비슷한 사업의 내용을 보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자, 비교해서 말씀을 드리면 올해 2020년 8월 11일자 기사예요. <경남도민신문>에 올라온 기사인데요. “경상남도가 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혁신적인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을 대상으로 2020년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되어 있거든요. 재미있는 게 2019년도에는 ‘로컬’ 띄우고 ‘크리에이터’인데 2020년은 붙여 쓰기 ‘로컬크리에이터’에요. 그러니까 이게 로컬크리에이터, 로컬크리에이터의 의미가 다르다는 걸 알고 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경남도,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지원사업’ 실시
http://www.gn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250036

그런데 전년도에는 상금 100만원이 최대였는데 다음해에는 20개 팀을 선발해서 맞춤형 교육과 컨설팅을 실시하고 우수 5개 팀을 선정해 팀 별로 2천만 원 정도의 사업화 자금을 차등 지원하겠다는 거예요. 중기부에서 하는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 사업이 3천만 원 정도에서 차등 지원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이게 적은 금액이 아닌 거죠.

◆김: 아무래도 공공기관의 자금 구조는 저희가 모르지만 어쨌든 의지가 강하다는 걸 느낄 수 있네요.

◇윤: 중기부 사업과는 별개로 5개 팀에 불과하지만 뭔가 굉장히 의지를 가지고 내용을 만든 겁니다. 여기도 담당자 코멘트가 재미있는데요. 김현미 도 청년정책추진단장이 “혁신적인 분야에 있는 청년 로컬크리에이터를 발굴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청년 유입을 촉진시키고 고부가가치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개발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어요. 여러분들 국토부 장관님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동명이인이에요. 아무튼 저희가 그동안 방송하면서 말했던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로컬크리에이터가 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건데요. 제가 왜 담당자 코멘트를 유심히 봐야 한다고 이야기 했느냐면 경남도에서 하고 있는 다른 내용과 또 겹치는 게 있거든요. 그게 뭘 의미하는지를 확장해서 봐야 하는데요.

“김경수표 청년특별도 밑그림”이라는 제목의 2020년 5월 6일자 <경남신문> 기사가 있어요. 이날 김경수 도지사가 경상남도 청년정책 시행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청년 정책위원회를 열어서 일터, 삶터, 놀이터라고 하는 3개 부분, 이 중 일터에 로컬크리에이터가 들어가고요. 일자리, 능력 개발, 생활 안정, 결혼, 권리 보호, 문화 참여, 혁신 등 9개 분야 126개 청년 정책 시행 계획을 심의 확정 했다는 거예요. 일터 부분 첫 번째가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지원’인데요. 그러니까 5월 달에 청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다음에 도 차원에서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사업을 하겠다는 내용이 8월 쯤 나오게 되고 거기에 청년 특별단장의 코멘트가 나온다는 겁니다.

김경수표 ‘청년특별도’ 밑그림은?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24640

◆김: 아직까지는 로컬벤처라는 단어보다 로컬크리에이터 중심의 얘기네요.

◇윤: 네. 그런데 이 내용들을 다 보다 보면 결국에 로컬벤처로 또 연결이 돼요. 경상남도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창업 생태계가 어떤 건지 밑그림이 막 보이잖아요. 청년 육성, 청년들의 창업, 청년 정착 이런 것들이랑 관련 돼 있다는 거죠. 아까 임팩트 투자 <MYSC> 얘기를 했는데 저희가 이쪽 분야 하면 또 잘 알려져 있는 엑셀러레이터 있잖아요?

<크립톤>이 언급되는 기사도 나옵니다. 이게 하모펀드랑 거의 같은 날짜에 나와요. 8월 11일자 <경남 도민일보>에 보면 경남의 엑셀러레이팅 참가 스타트업 모집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내용에 ‘고 투 경남 2020 엑셀러레이팅 지원사업’이라는 게 나오는데요. 도내 스타트업과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을 위한 사업이라고 얘기 하면서 <크립톤> 양경준 대표님이 등장을 해요. 이 프로그램 주관사가 <크립톤>인건데 경남형 엑셀러레이팅 안에 로컬크리에이터가 들어간다는 거예요.

◆김: 아, 그러면 지금까지 펀드 조성한 거랑 또 다른 트랙으로 하나가 더 생긴 거네요. 스타트업을 엑셀러레이팅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그 안에 결론적으로 로컬크리에이터가 들어있다.

◇윤: 네. 그리고 이것도 맨 마지막에 도 담당자가 코멘트를 하는데요. 도 일자리경제국장님께서 “일자리 경제, 세계를 놀라게 할 스마트 제조, 누구나 경남을 기억하게 할 로컬 콘텐츠, 지역 경제를 웃게 만든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라고 코멘트를 합니다.

◆김: 로컬 콘텐츠를 이렇게 적절하게 쓰시는 분 처음 봤는데.

◇윤: 경상남도가 뭔가 거대한 사고를 치려고 그런 거죠. 제가 경상남도가 청년특별도라고 했잖아요. 청년특별도를 만들기 위한 청년 정책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위원장이 김경수 도지사에요. 김경수 도지사 플러스 도의원 2명, 청년 정책 전문가 5명, 청년 단체에서 활동하는 청년 8명이 위원이 되는 청년 위원회가 돌아간다는 건데 이게 또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연결이 됩니다. 2019년도 10월 초에 있었던 일인데요. 경상남도에서 로컬크리에이터 발굴 양성을 통해 골목상권 활성화를 모색하겠다는 내용이에요. ‘경남을 디자인하다’라는 주제의 사회 혁신 연속 토론회에서 3번째 주제가 로컬크리에이터였습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로컬크리에이터가 광주를 대표하는 로컬크리에이터죠? 로컬 맥주와 브루어리의 대명사...

경상남도, 로컬크리에이터 발굴.양성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 모색
http://www.pedien.com/news/articleView.html?idxno=550484

◆김: 아, 우리 윤현석 대표님 다녀가셨구나. <무등산 브루어리>.

◇윤: 네. 윤현석 대표님이 그때 발제를 하셨거든요. 그것과 김경수 도시자가 청년 정책위원회에 사업이 연결이 된다는 내용이 여기서 연결이 또 됩니다.

◆김: 어쨌거나 한 2년 동안 쉬지 않고 로컬, 로컬크리에이터, 로컬벤처 또는 지역 창업. 그 다음에 청년 혁신에 대해서 끊임없이 도는 고민을 했다는 족적을 어느 정도 남긴 거네요.

◇윤: 네. 이게 참 재미있는 거죠. 도지사의 공약이 이 지역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펀드 조성이라고 했는데 그 펀드 조성 안에서 큰 역할을 차지한 게 로컬 스타트업과 로컬크리에이터라는 얘기입니다. 김경수 도지사 같은 경우는 그 동안 이제 정치 선거와 관련된 논란이 있어서 재판 등등으로 활동을 많이 못하셨어요. 그래서 거기서 좀 자유로워진 이때가 되니까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건데요. 물 밑에서 계속 작업을 하다가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와야 되긴 하지만 어느 정도 활동하실 수 있게 되니까 드라이브를 걸어서 경남 창업 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로컬크리에이터 얘기가 나온 거죠. 자, 이게 경상남도에서 로컬벤처 이야기의 담론을 주도하게 되는 그런 분위기로 오게 된 겁니다.

◆김: 그러게요. 경남의 경제적 기반 중 중요한 영역을 로컬크리에이터 영역으로 본다는 말이기도 하네요.

◇윤: 네. 그래서 저희가 긴급하게 지난주에 1박 2일 일정으로 거제도와 통영과 진주와 남해군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팜프라> 유지황 대표님, <공유를위한창조>의 박은진 대표님을 만나 팟캐스트 녹음을 했고요. 그 외에도 아주 재미난 지역의 로컬크리에이터 분들도 만나고 왔는데요. 그런 일정들을 보내고 와서 저희가 더 큰 확신을 갖게 된 겁니다. 그러면서 연상하게 된 게 저희가 지난 달 로컬의 진화 편에서 조희정 박사님이 말씀하셨던 로컬벤처와 저희가 만났던 <팜프라>나 <공유를위한창조>가 조희정 박사님이 언급했던 일본에서 먼저 이야기가 됐던 로컬벤처와 비슷한 면이 있다. 로컬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된 벤처 같은 느낌들이 있었어요.

◆김: 아무래도 저는 일본 사례랑 한국 사례는 아직은 좀 다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는 해요. 오늘 기사로 이렇게 덩어리를 압축 해보니까 경남에서 새로운 한국형 로컬벤처 담론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좀 드네요.

◇윤: 네. 일단은 <공유를위한창조> 같은 경우에는 많은 분들이 유휴 공간을 공유하는 그런 창조적인 일을 하시는 걸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저희가 가서 만나서 보고 이야기 들었던 건 거제도가 갖고 있는 아웃도어 자원들을 이용해 새로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공유를위한창조>가 로컬크리에이터로써 꿈꾸고 있는 내용이었다는 거예요.

◆김: 그렇죠. 조금 스포 해보자면 “본인들만 하지 않고 생태계를 조성해서 거제가 아웃도어의 성지가 되게 만들겠다” 이런 담대한 얘기를 하셨죠.

◇윤: 거제도의 자원이 바로 그거였던 거죠. 대부분 사람들 거제도 하면 조선소 생각하잖아요. 또 거제도가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큰 섬이니까 거기서 나는 해산물이라든가 농산물 생각하는데, 여기는 아웃도어 스포츠의 성지다. 온갖 아웃도어 자원들이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고요. 남해 <팜프라> 같은 경우는 ‘농촌이 소멸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주제에 대한 깊은 접근을 하고 있는 거죠.

◆김: 밖에서 봤을 때 <팜프라>는 되게 좀 가볍고, 디자인적으로 역량이 있는 크리에이티브 컴퍼니처럼 보였는데 현장 방문해보니까 세상에 무거운 수많은 과제들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하는 팀이더라고요.

◇윤: 네. 완전 스타트업이었어요. 사회 혁신을 위한 뭔가를 하고 거기에 대한 여러 가지 것들을 고안하고 농촌에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농촌의 보존도 중요하다고 해서 친환경 주택을 만들고요. <코부기>라고 부르는 이 주택도 2천만 원 정도의 자본으로 만들고 태양광 발전도 적용하고요. 몇 마디 얘기로 표현할 수가 없는 곳이었거든요. 청년 귀농귀촌센터가 아니었다는 걸 저희가 방문하고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대표적인 경상남도에 로컬벤처로 얘기할 수 있는 곳이 <공유를위한창조>와 <팜프라> 정도였는데, 그렇다면 일본에서 논의되고 있는 로컬벤처는 뭐냐...

◆김: 일본의 로컬벤처 논의는 저희보다 선행 연구 사례가 많고 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압축해서 정리를 해드리자면 지역이 붕괴되면서 시작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인구 소멸이라는 얘기가 아직 대한민국은 좀 먼 얘기처럼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올해부터래요. 2020년이 인구 소멸의 원년이랍니다. 이미 줄어들고 있다는 거죠.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그런 일들을 겪었어요. 그래서 ‘지역부흥협력대’라는 말까지 만들었죠. 한국 사례로 생각해보자면 서울시에 ‘넥스트 로컬’ 사업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청년들한테 지원 자금까지 줘서 지역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얘기를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했었던 거죠. 지역부흥협력대 대원을 뽑아서 지역별로 수요가 있는 곳에 보내거나 여러 가지 상황들을 만들었는데 지원금이 제법 괜찮았어요.

왜냐면 1인당 연봉으로 따지면 한 4천만 원. 활동 경비도 한 200-300만 원인데 합치면 한 2천만 원. 그러니까 다 합치면 총액이 6-7천만 원 되거든요. 이렇게 들으면 서울시 넥스트 로컬 사업 규모하고 비슷하죠. 아무래도 이제 일본 쪽 벤치마킹을 하셨던 것 같은데 수가 굉장해요. 서울에서 했었던 넥스트 로컬 사업은 상징적인 숫자였는데요. 한 2016년, 17년도에 지역부흥협력대 대원들 숫자가 거의 5천명에 가깝고요. 997개 자치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나와 있거든요.

그러면 지금 2020년이니까 훨씬 규모가 커졌겠죠. 지역부흥협력대라는 게 어떤 면에 있어서는 약간 농촌, 산촌에 국한된 면이 있긴 있어요. 무너져간다든지 없어진다든지 아니면 인적 자원이 없으니까 새로운 활력을 갖고 청년이 간다는 쪽에 가까웠는데, 재미있는 건 이 지역부흥협력대 때문에 일본에서 로컬벤처라는 말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지원금 받고 움직이는 단순한 논의 말고 우리 지역에 있는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우리가 창의적이거나 용감한 창업을 할 거냐에 대한 논의가 그 이후에 나타나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로 지역이 붕괴된 이후에 인구 소멸 때문에 위기가 온 다음에 정부가 나선 거죠. 그런데 그 이후에 단순히 사람만 올 게 아니라 지역 내에 어떤 자원이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우리 마을에 있는 살림 자원을 어떻게 활용해서 기업으로 만들 건지, 청년들이 함께 어떤 회사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돌아보는 상황들이 계속 만들어 졌다는 거고요. 그런 과정이 많아져서 어떤 마을이나 지역을 이루는 경제 기반을 위한 모든 산업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로컬벤처라고 부르고 있는 거죠. 돌봄 서비스나 IT 서비스도 있을 텐데 사라져가거나 없어진 것들을 다시 새롭게 만드는 재건 차원에서 로컬벤처가 나타났다는 거예요. 지역 자원을 활용해 움직이다 보니 로컬벤처협회까지 있더라고요.

정리를 좀 해보면 일본의 로컬벤처는 이유가 있어서 만들어진 거죠. 정부가 서울시 넥스트 로컬 사업 같은 걸 한번 했고,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데 단순히 지역에 지원금으로 보내고 도와준다는 게 아니라 그 다음 단계에 대한 논의 때문에 로컬벤처라는 말이 나왔다는 거예요. 우리가 스스로 회사를 만들자. 저희가 2년 동안 얘기해왔던 로컬크리에이터와 크리에이티브 스타트업 같은 논의랑은 조금 발생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윤: 정부가 주도한 사업을 지속 가능성의 문제로 다루게 되면서 등장했다.

◆김: 그렇죠. 대한민국은 이제 시작인데 어떻게 보면 일본보다 상황이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붕괴된 다음에 고민하는 게 아니라 붕괴될 걸 예측하고 로컬에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알아서 움직이고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저희가 만난 팀들을 훑어서 생각해보면 지역이 사라질까 봐 창업하신 분들은 별로 없었거든요. 지역에 자원이 있고 지역에서 새로운 일들을 꿈꿔볼 수 있고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창업이나 창직을 해서 회사를 이끌어가는 분들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일본보다 우리 상황이 좀 희망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경남에서 하는 얘기 자체는 일종의 죽음의 계곡이 올 것 같은 거잖아요. 흔히 말해 돈 다 떨어지고 우리 어떻게 하냐는 시점이 올 수 있는 걸 강력한 펀드로 건너뛰게 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도 나름 경남에 대해 관심이 가서 살펴보다 보니까 경남도에서 <공감>이라는 매거진을 도정 자료로 내시더라고요. 거기 매거진에 보면 인구 소멸 얘기가 나와요. 경남이 되게 심각하대요. 그래서 작년부터 올해까지 행정구역상 인구 소멸 자료를 보면 고위험군이고, 한 60몇%가 소멸할지 모른다는 급박함이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래도 경제, 공약 다 있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경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청년들의 창업과 경제 활동 그리고 창의적인 지역 자원 활용을 위해 로컬벤처라는 말씀을 하고 계신 게 아닐까 이런 생각도 좀 들고요.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지만 도립대학을 2개나 갖고 있다는 것도 나름의 앞으로의 방향성들을 갖고 있지 않을까.

◇윤: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도립대학을 2개나 갖고 있다는 것은?

◆김: 경남도가 96년 정도에 도에서 조례를 만들고, 도에서 직접 운영하는 대학을 만드셨더라고요. 그래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도에 있는 어떤 훌륭한 자원들. 청년들이 밖으로 유출되지 않게 기회를 좀 더 주겠다. 도 안에서 육성도 하고 여기서 경제적인 상황들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들을 아주 오래 전부터 갖고 계셨더라고요. 그래서 거창하고 남해에 대학이 하나씩 있어요. 남해가 관광자원도 굉장히 좋고, 자연자원도 좋잖아요.

거기에 이 펀드에 그리고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학교가 있으니까. 새로운 어떤 구조를 고민하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외부에서는 그냥 대한민국이 인구 소멸할지도 몰라 이런 고민을 해왔었는데 경남은 전반적인 조사를 다 끝내고 대책을 좀 세우고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는 내용은 정확하게 모르지만 살펴보다 보니까 2021년 1월에 경남 혁신센터라는 게 만들어지더라고요.

◇윤: 창조경제혁신센터랑 또 다른 거네요.

◆김: 네. 지역혁신센터가 이번 정부에 생겼는데 그 지역혁신센터도 아니고 또 전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도 아니고 그냥 경남혁신센터라는 걸 새로 만들기로 하신 거예요. 그리고 내용은 모르겠지만 신축 건물이 아니라 기존에 활용되던 건물을 다시 리노베이션 한 거거든요. 그래서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닐까. 그리고 이 펀드 조성과 로컬벤처와 지역 청년 창업 육성과 같은 수많은 논의들을 담을 그릇이 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갈 수 있는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일 수도 있겠어요. 솔직히 우려되는 것 중 하나가 이번 정부 들어오면서 국가에서 로컬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형태가 됐잖아요.

저를 만났던 분들은 들으셨겠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에 1인 창조 기업, 박근혜 정부 시절에 창조경제. 그 2가지가 합성된 게 지금 현재 정부에서 얘기하는 로컬크리에이터에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로컬크리에이터를 지원해야 되니까 어떤 근거가 나와야 되니까 어떤 유형의 창업자를 로컬크리에이터라고 우리는 말하겠다고 딱 일종의 정의를 한번 하고 가잖아요?

그 내용을 합쳐보면 이명박 정부 때 1인 창조 기업이랑 박근혜 정부 시절에 창조경제 얘기했던 것 합쳐서 소상공인 버전으로 바꾸면 로컬크리에이터 느낌이 나게 문서 작업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걱정되는 게 정부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들이 막 계속 춤을 추는 경우들이 있는데 지금 현재 로컬크리에이터에 관련된 내용도 그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좀 있었거든요.

조금 전에 경남 혁신센터 만든다고 그러셨는데 작년도에 로컬크리에이터 관련된 파트가 경남 혁신을 위한 그런 세미나 속에서 나왔던 얘기라는 점도 이거랑 매칭이 되는 면이 있고요. 재미있는 건 뭐냐면 지금 김경수 도지사는 현 여당인 민주당 쪽이잖아요? 그런데 가장 큰 현 야당 쪽에 정치인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하자는 말을 했었어요. 지금은 이 분이 의원이 아닌데 20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을 하셨던 분이거든요. 산청, 함양, 거창, 합천 지역구의 강석진 전 의원이에요. 이 분이 이번 총선 나오면서 공약 사항으로 로컬크리에이터 육성하자는 얘기를 했었어요.

◆김: 그러면 경남에서는 어떤 정치권의 어떤 이권이나 아니면 방향성 또는 정치적 문제 말고 일단 지역을 살리자 쪽으로 손을 잡기 시작한 거네요.

◇윤: 네. 어떤 면에서는 로컬크리에이터가 경상남도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육성해야 되는 그런 존재들이 됐는지도 모릅니다. 여기가 조금 전에 말씀한 인구 소멸 위협 지역 아니에요? 인구가 줄어드는 소멸 위기에 있을수록 로컬의 가치라든가 로컬의 콘텐츠의 소중함 그리고 로컬의 새로운 산업화에 대한 지역적 컨센서스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김: 그런데 어떤 면에서 저는 좀 재미있는 게 관점의 차이일 수 있지만 창조경제를 말했던 정부는 이게 뭔지 모르고 끝났고 이번 정부가 돼서 약간 뭔지 알아간다 정도의 얘기가 자꾸 나오고 있는 것 같네요.

◇윤: 네. 지금 로컬크리에이터 관련된 내용들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벌써 10년 넘게 뭔가 시도되어졌던 것들이 정책으로 올라온 거라고 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 저희가 긴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지만 단순 창업하고는 좀 다른 게 지역에 생겼다 정도의 얘기일 것 같고요. 경남이 말하는 경남형 로컬벤처는 진짜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투자자나 엑셀러레이터들이 직접 대놓고 밀면서 키워주는 마음으로 큰 프로젝트를 만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윤: 네. 경상남도의 인구 소멸이라고 하는 절박한 상황과 맞물려 들어가고 있는 좀 슬픈 상황이고 위기 상황이 느껴지기도 하지만요. 서울에 로컬이 있느냐, 없느냐 부터 여러 가지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서울 사람 입장에서 굉장히 부러운 그런 현상, 부러운 정책이라고나 할까요.

◆김: 혹시 내년도에는 이런 정보를 외부로 좀 더 펼치지 않을까요? 왜냐면 경남에 있는 창업팀들만 갖고는 이 정도 펀드를 다 해소를 못할 것 같은데요.

◇윤: 저희가 지금 너무 먼저 앞서서 설레발을 치는 것일 수도 있는데요. 이런 가설을 세워놓고 경상남도는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 하는 내용을 11월 로컬의 시대에서 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로컬벤처라는 말이 점점 더 회자되는 빈도가 늘어날 것 같은 조짐이긴 하거든요.

◆김: 경남은 진짜로 위기가 있나 봐요. 왜냐면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인구 감소 소멸 위기를 %로 하면 63.6% 기사가 있었는데 올해 10월 기사에서는 66.7%라고 나와요. 그러면 분명히 인구적인 변화라든지 지역적인 상황 변화들이 현장에 계신 분들은 느껴지실 거예요. 이게 단순히 “우리 돈 많아요. 우리 창업 해볼 거예요. 공약이에요.”가 아니라 “큰일 났어요.”라는 얘기를 하고 계신 게 아닐까..

◇윤: 위기 속에서 기회가 있다고 로컬 산업들이 활성화 되는 계기들이 여기서 막 나왔으면 좋겠고요. 저희가 그 동안은 강원, 제주, 충북 사례 위주로 말씀을 드렸는데 향후에는 강원도와 경남의 로컬크리에이터들과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그곳 소식들을 전해드릴 수 있는 계기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김: 저희가 인터뷰 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팀들이 어쩌면 경남에서 한 번 더 어벤져스처럼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윤: 네. 조만간 그런 계기가 있기를 바라고요. 자, 로컬의 시대 첫 방송 할 때, 2번째 방송할 때는 장관님 말씀을 강의하겠다고 시작을 했는데요. 지금은 저희가 경상남도에서 벌어질 일들을 예언하듯이 그렇게 해서 신흥 종교, 로컬교를 만든 듯 한 기분이기도 합니다.

◆김: 경남형 로컬벤처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봅니다.

◇윤: 네. 미리 예고를 좀 드리고자 하는데 11월에 만나게 되는 로컬의 시대에서는 경상남도 갔다 온 후기를 좀 들어보려고 하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내용들을 좀 다뤄볼까 합니다. 11월에는 더욱더 알찬 내용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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