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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기효 멘토리 대표
  • 멘토리칼럼
  • 입력 2020.10.23 15:00
  • 수정 2020.11.01 17:07

[멘토리칼럼(25)] 아파트와 전통시장과 젠트리피케이션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학창시절 오랜 시간 신촌에 있었지만 기찻길을 넘어 본 적이 없다. 멘토리로 처음 오게 된 멘토리 거점 동네 ‘가좌’는 ‘아수라백작’ 같은 느낌이었다.

‘흑과 백이 어우러져있는 동네’

내가 태어났을 무렵부터 있었을법한 낡은 간판들과 좁은 골목길, 그곳에서 매일같이 자리를 지키며 무언가를 깎고 다듬고 치우고 정리하는 노인들, 저 뒤로 보이는 10억 원에 육박하는 고층 아파트 단지에 밀려나고 있는 그들을 품고 있는 작은 시장통. 마치 무슨 벽이 있는 것 마냥 저 아파트 단지의 주민은 이곳으로 거의 넘어오질 않는다.

그렇게 가좌 주변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동네가 되었다. 노원구나 은평구처럼 서울 끄트머리도 아닌 지역에 6억대로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몇 안 되는 동네니까.

그렇다면 이제 여기 살던 노인들과 상인들은 모두 어디로 가야할까? 노인들은 자신이 살던 터전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노인인 상인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들이 불쌍하니 도와야한다는 논리가 아니다. 어찌 보면 이제 서울에서는 ‘평범한 시장 상인’이라고 우리가 알고 있던 보통의 삶 중에 하나인 모습이 사라지고 있는 것 아닐까?

앞으로 살아남는 것은 ‘스타 시장과 스타 상인’ 뿐이겠지. 아니, 아예 시장이 없어지려나? 민속촌 같은 느낌으로 상징적인 몇 군데만 남으려나? 하긴 나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딱히 살 만한 것이 없다. 현저하게 줄어든 사람들의 발걸음을 보니 참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겪고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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