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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특집(1)] 2부: 부산이 좋은 “모두의 잡지”-<다시, 부산> 박나리 대표

beLocal 승인 2020.12.28 15:56 | 최종 수정 2020.12.29 20:44 의견 0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재정의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비로컬의 마지막 이야기는 <로컬 리브랜딩>입니다. 우리가 이미 '로컬'이라고 인식한 자원에 크리에이티브를 담아 로컬을 새롭게 브랜딩 한 로컬크리에이터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부산의 이야기를 전하는 로컬 잡지 <다시, 부산>에는 여행자의 시선이 아니라 부산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시선이 담겨있습니다. 관광지로 많이 알려졌다고 생각한 부산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몰랐던, 소소하지만 꾸밈없는 진짜 로컬의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다시, 부산>에서 다루는 부산은 어떻게 리브랜딩 됐을까요? 콘텐츠 제작을 총괄하는 박나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1부: 나의 짝사랑 ‘부산’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다
2부: 부산이 좋은 “모두의 잡지”

부산의 맛집 정보를 담은 단행본 <맛있는 부산> (다시부산 인스타그램)

▶<다시, 부산>에 실리는 글들은 재능기부로 받는 원고들이다. 공개원고 주제가 항상 ‘부산’이다. 말 그대로 ‘부산’에 대한 이야기라면 전국 어디에서든 원고를 보낼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만약 그렇다면 부산이 나의 로컬인 사람이라면 전 세계 어디에서든 참여 가능한 것인 셈이다.

☞다시부산 박나리 대표: 그렇다. 부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쓴 부산에 대한 글이면 된다. 다른 주제를 선정해보기도 했는데 결국은 부산에 관한 글이 가장 좋았다.

같은 해운대여도 내가 본 것과 남이 본 것이 다르다. 보통 잡지는 한 번 다룬 장소는 다시 다룰 수 없지만 우리는 몇 번씩 나가기도 한다. 지난 호에 감천문화마을 나왔는데 이번 호에 또 나간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봤으니까 다른 사진과 다른 장소가 된다. 그러니까 똑같은 장소가 매호 나와도 매번 다른 이야기가 된다. <다시, 부산>이 ‘부산’이라는 같은 주제로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건 우리가 쓰는 게 아니어서 가능한 것 같다.

주제는 ‘부산’ 하나지만 내용은 꽤나 다채롭다. 독자들이 좋아했던 원고중에 부산에 살고 있는 ‘새’에 관한 원고가 있었다. 직접 찍은 사진들과 짧은 글로 구성된 원고였는데 이런 재미있는 내용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또 최근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이 쓴 원고도 당신들이 쓴글이 책에 실렸음을 신기해 하고 좋아해주셨다. 이런 일들도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기고로 글을 받으니 좋은 점은 누구든 글이 실리면 이건 내 잡지가 된다는 점이다. 내 친구의 글이 실리면 “내 친구 글 볼래?” 이렇게 된다. 그러니 <다시, 부산>은 부산을 좋아하는 모두의 잡지가 되는 거다.

▶부산의 로컬을 가장 로컬스럽게 입힌 건 <다시, 부산>이 교과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사실 유명 잡지사처럼 스폰서가 붙는 것도 아닌 독립 출판물인데다가 이렇게 독자적인 콘텐츠를 담았는데도 5천원으로 시작했다, 꽤나 파격적인 가격이다.

☞다시부산 박나리 대표: 사실 적정 가격을 몰랐다. 내가 얼마면 이 걸 살까 고민했을 때 커피 한 잔 값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만약 비용이 5천원을 넘어가면 광고를 받든지 해서 어떻게든 가격을 맞춰보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해보니까 사실 5천원은 꿈의 가격이고 마이너스가 되는 가격인 거더라. 그래서 1호 만들고 나면 안해야지 했다.

그런데 2호는 부산 음식 영화제에서 콜라보레이션을 하자고 연락을 주어서 이어지게 됐다. 원래는 안한다고 거절을 했었는데, 인쇄비를 주겠다고 하더라. 그럼 이것만 하고 폐간이다 했는데 3호는 온천 축제에서 연락이 오고 4호는 또 음식 영화제에서 다시 연락이 오면서 그렇게 이어졌다. 6호부터는 지금 일하는 에디터들이 도와주겠다고 합류하면서 이어지게 됐다.

사실 매 호 폐간을 꿈꾸었다. 책을 내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전혀 모르고 시작했다. 뭔지 몰라서 용감했다. 원고가 모이지 않으면 책이 안 되고, 내가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라 남의 글을 고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리워드도 고민해야 하고, 포장해서 배송 나가는 전 과정을 다 해야 하니 매번 끝이 없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니어서 쉽지 않았다. 물론 폐간을 꿈꾼다는 게 정말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만약 <다시, 부산>을 찾아주는 독자들이 없다면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다시, 부산>이 이어지는 건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궁금해 하고 좋아해줘서 가능한 것 같다.

<다시, 부산> 9호와 함께 발행된 부산 맛집 웹진 <탐식보도>는 비매품으로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면 리워드로 받을 수 있다. (beLocal)

▶매번 폐간을 생각했을 정도인데, 어떻게 보면 <다시 부산> 홍보를 따로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다시부산 박나리 대표: 신비주의 콘셉트다. 어차피 관심 있는 사람은 찾아서 보게 된다. 판매망도 전국이 아니니까 아는 사람만 아는 잡지, 수집하고 싶은 잡지였으면 했다. 이번 호를 보면 지난 호를 갖고 싶었으면 좋겠다. 사실 그래서 우리는 과월호 문의가 정말 많은데 가끔 이벤트로 보내드리거나, 프리마켓 혹은 행사에서 오프라인 구매는 가능하지만 우편판매는 하지 않는다. 이번에 사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뜻으로 펀딩에 더 집중하도록 한다. 그래서 이 잡지 전 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그게 자랑이 되고, 다음호를 기다려 주시기도 한다.

그동안 언론 홍보나 이런 걸 안했던 이유는 대부분의 인터뷰가 <다시, 부산>이라는 잡지가 뭔지를 궁금해 하기보다 그 잡지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시, 부산>은 이 잡지가 계속 나오기를 바라면서 부산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같이 만드는 책이다. 에디터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지만 잡지 제작에 도움을 준 수많은 분들이 있다. 이 잡지가 계속 이어지려면 만든 사람이 부각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에서도 콘텐츠를 연결해서 잡지를 만들어보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잡지에 대해 잘 모르고 시작하다보니 창간호로 끝이 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로컬에서 커뮤니티가 없고 공간이 없는 분들이 잡지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데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

☞다시부산 박나리 대표: 그런데 차라리 잡지에 대해 잘 몰라도 좋은 것 같다. 나도 사실은 미술기자였지 않나. 잡지 보는 건 좋아했지만 만들어 본 적은 없었다. 오히려 아는 사람이 만들면 뻔하고 틀에 박힌 잡지가 나오는 것 같다. 모르는 사람이 해야 새로운 잡지가 나오지 않을까. 나도 잡지를 안 해봤기 때문에 이런 이상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만약 루트를 알았으면 잡지 가격을 5천원으로 정하지도 않았을 거고 잘 몰랐으니까 기업들을 설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잡지를 낼 때는 혼자 하면 안 되고 함께 할 사람을 찾아야 한다. 많이 모여야 아이디어가 생긴다. 그런데 모인 사람끼리만 좋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잡지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야지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매번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잡지를 내기도 전에 검증을 받는다.

또 기획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 없이 묶어 낸다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축제 끝난 다음 가볼 수 있는 맛집” 이런 식으로 기준을 정했다. <맛있는 부산> 책 낼 때도 “몇 년 이상 된 집일 것” 이런 식으로 내부적인 10가지 기준이 있었다. 지속적으로 하려면 지역마다, 도시마다 그 매력과 특색을 살린 기준과 기획이 필요하다.

로컬에서는 진정성도 중요한 것 같다. 사람을 설득하고 마음을 얻어야지만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작은 도시들은 몇 개 안되는 활동반경에 서로 다 알고지내는 사람들이 엮여있다. 로컬에서는 진정성이 정말 중요하다.

부산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부산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다시, 부산>에는 진짜 부산의 이야기들이 담긴다.

▶창간준비호부터 어느덧 9호까지 꾸준히 책을 내게 됐으니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맛집 정보들을 모은 <맛있는 부산>과 맛집을 웹툰으로 연재한 <탐식보도>도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았나.

☞다시부산 박나리 대표: 우리의 1순위 목표는 “당장 이번 호를 어떻게 낼 것인가?”다. 잡지 제작이 처음이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는데 사람들을 만나서 하나씩 이야기 하다 보면 해결 방법이 찾아졌다. 택배를 보낼 때도 처음에는 계약 회사가 없어서 택배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고민을 듣고 기업들이 “우리 회사에 와서 포장 하라”고 해주셨다. 택배 포장도 부산기업들을 한번씩을 다 돌았다. 그러니까 <다시 부산>은 정말 판매처, 독자, 에디터, 제작자의 경계가 없고 모두가 모여서 만드는 잡지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열려있다. 우리 디자이너는 지금 <짠>이라는 술 잡지를 준비하고 있다. 나는 거기서 막내 에디터로 활동한다. 서로 돕는 거다. 초반에 다시부산 기획회의를 할 때는 아예 오픈을 해서 누구나 와서 회의를 볼 수 있게 했다. 잡지를 해보고 싶다거나 에디터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사람들이 많이 왔고 끝나면 한두 시간씩 질문을 하고 가는 대학생들도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안 하지만 잡지를 만드는 일에 있어서 참여를 원한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본인이 섭외하려면 잘 안 되는 인터뷰를 우리가 섭외해줄 수도 있지 않나. 본인이 원하는 역량만큼 도와드릴 수 있다. 다만 페이가 없어서 문제이긴 하다. 이 부분은 개인의 판단에 맡기겠다.(웃음)

12월 특집으로 <다시, 부산>의 부산 리브랜딩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창간 준비호, 그러니까 0호부터 시작한 <다시, 부산>은 이번에 9호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9호에는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다고 하는데요. 기획으로는 그동안 <다시, 부산>의 표지를 그려준 부산 작가들의 인터뷰를 실었다고 합니다. 또 부산의 맛집들을 엮은 책 <맛있는 부산>에 이어 부산 맛집을 소재로 한 웹툰 <탐식보도>가 책으로도 나왔습니다. <탐식보도>는 비매품으로 <다시, 부산> 9호 펀딩에 참여하면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 막 9호가 나온 참이지만 10호, 11호 또 그 다음호에는 부산의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부록으로는 어떤 기업들이 어떤 제품들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다시, 부산> 9호 크라우드펀딩 링크https://happybean.naver.com/crowdFunding/Intro/H00000017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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