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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 인터뷰
  • 입력 2021.01.13 13:05
  • 수정 2022.05.16 23:35

[탐방] 자연의 진심을 담아요 - "해밀당" 최고야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NEXUS LOCAL 2020

<해밀당>은 달콤한 벌꿀을 소재로 한 F&B메뉴를 제공하는 카페로 보이지만,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며 농촌의 환경문제를 누구보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공간입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청주 문의면으로 과감히 귀촌해 양봉에 도전한 최고야, 도해밀 부부는 수해와 병충해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후변화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농촌문제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인식한 뒤로는 상품을 생산할 때 최소한의 포장재를 사용하고 작물을 기를 때 친환경적인 재료들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품 포장 과정에서 스티커 사용을 줄이고, 택배 포장에서는 비닐 사용을 최소화 하고, 제품 용기는 재사용 가능한 것을 씁니다. 또 친환경 상품 개발을 하거나 마을환경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죠. 농촌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고 싶은 <해밀당> 최고야 대표는 우리 함께 농촌의 환경을 지키자고 말합니다.

<해밀당> 최고야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해밀당> 이름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해밀당> 최고야 대표: 남편 이름이 ‘도해밀’이에요. 이름에 ‘꿀 밀(蜜)’자가 들어가니까 가게 이름도 그렇게 지어보자고 해서 ‘갖출 해(該), 꿀 밀(蜜), 집당(堂)’이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단순히 꿀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여기서 파생되는 일들을 하는 회사로 키우자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해밀’은 순 우리말로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뜻하는데요. 순우리말 뜻이 좋아서 아버님이 남편 이름으로 지으신 건데, 호적 신고하면서 한자가 필요해 맞춰 넣었던 ‘꿀’이라는 의미가 이렇게 운명으로 다가올 줄은 몰랐죠.

<해밀당> 최고야 대표와 도해밀님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경기도 안산에 사시다가 청주 문의면으로 귀농하신 건데, 계기가 있었어요?

◎<해밀당> 최고야 대표: 아버님이 사업하시다가 한 30년 전에 이 동네가 청정지역이라고 생각해서 땅을 사놓으셨대요. 그러다가 아버님 몸이 안 좋아지셔서 이 동네에서 관사처럼 쓰시려고 집을 지으셨다가 이곳 생활을 통해 건강이 좋아지는 걸 느끼시고는 아예 정착을 하셨어요. 그리고는 취미로 농사도 지으시고 양봉도 시작하셨거든요. 그런데 개체가 점점 늘어나서 꿀 뜨는 시기마다 저랑 남편이 내려와서 꿀 뜨는 일을 도와드리곤 했어요. 마침 그 때 남편이 커리어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사업을 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귀농하고 싶다고 했어요.

<해밀당>이 위치한 청주 문의면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해밀당> 최고야 대표: 저한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여서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018년에 남편이 먼저 내려와서 양봉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1년 해보고 아니면 다시 돌아오자는 생각이었죠. 저도 오고 가며 동네를 둘러보니 어릴 때 잠깐 4년 정도 살았던 시골 동네 생각도 나고, 우리 아이들도 이 동네에서 자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2019년 2월에 다 같이 내려오게 됐어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아버님을 도와서 농사일도 하고 꿀도 따고 했던 게 귀농 연습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해밀당> 최고야 대표: 취미로 농사짓는 것과 판매는 정말 달라요. 우리 먹을 건 품질을 생각하고 기르는 게 아니라 농약을 안 하고 키우는 거잖아요. 판로도 없고요. 그러니까 저희가 내려왔을 때는 맨 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양봉을 하는 데에도 사건 사고가 많았어요. 2018년도 남편이 귀농했던 첫 해는 말 그대로 망했어요. 진드기 피해로 날개 없는 벌이 태어나고 그랬거든요. 남편 퇴직금이랑 다 투자했는데 정말 속상했죠. 그 때 제가 일을 하면서 남편이 먼저 내려갔던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우리가 첫 해에 바닥을 보았으니 더 이상의 바닥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었죠.

<해밀당>의 양봉장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해밀당> 최고야 대표: 그 다음 해에는 다행히 채밀량이 좋아서 ‘꿀 뜨는 재미가 이런 거구나’ 했는데요. 올해는 또 수해가 있었잖아요. 50년 만에 온 흉년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에게 200~250군이 있었는데 여름 장마 끝나고 나서 다 병에 걸려서 100~150군 밖에 안 남았어요. 벌이 작은 곤충이고 입에서 입으로 꿀을 전달하다보니 병에 취약하더라고요. 장마가 오니까 땅에서는 개미들이 막 올라오고요. 나방이나 진드기 같은 벌레들도 벌통 안으로 몰려들어요.

벌통을 살펴보는 최고야 대표와 도해밀님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양봉만 하시는 게 아니라 테마카페이자 공방으로 <해밀당> 카페도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카페가 지역 앵커스토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내부 공사도 하시던데 새로운 계획이 있으세요?

◎<해밀당> 최고야 대표: 카페는 올해 1월부터 시작했어요. 원래는 꿀을 온라인 판메만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양봉장으로 찾아오기 시작하니까 저희가 응대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아이들도 오는데 벌침이 위험해서 ‘안전’에 대한 걱정이 생겼어요. 손님을 맞이할 장소가 필요해서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카페가 목적은 아니었고 손님 맞으면서 꿀을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정보도 소개하자는 마음이었죠. 손님들은 그냥 카페로 인식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앞으로 교육 공간으로서 <해밀당> 공간의 정체성을 확립해 보려고 공사를 시작했어요.

<해밀당>의 양봉장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해밀당> 최고야 대표: 제가 양봉을 하면서 기후변화를 온 몸으로 체험했거든요.
기후변화가 환경오염과 밀접해요. 농촌에서는 쓰레기를 그냥 막 태워요. 폐비닐 수거함도 차를 타고 7~8분을 가야 나오거든요. 그런데 거기까지 가서 버려야 하는 필요성을 못 느껴요. 제가 살고 있는 문의 시내에도 분리수거함이 없고요.

농사를 한다고 땅을 파보면 어느 밭이든 비닐이 엄청 많이 나와요. 옛날엔 비닐이 썩는데 몇 백 년 걸린다는 지식도 없었고 비닐을 땅에 묻는 게 거름이 돼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엄청 놀랐어요.

그런데 농사를 하는 분들이 기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해요. 그래서 환경에 대한 인식 교육이 필요하고, 우리가 편리하게 분리수거 등을 할 수 있게 지자체 도움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매장 한 켠은 ‘제로웨이스트’ 숍으로 쓰면서 워크숍을 진행하는 장소로 만들려고 공사를 하고 있어요.

꿀 용기를 병으로 만들어서 재사용 가능하게 만든 건 사실 주부의 마음이었거든요. 쓰레기가 덜 생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그런데 기후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나니까 <해밀당>을 통해서 어떤 활동을 할 때 환경 문제와 연관 지어서 더 깊게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에 관한 정보를 주면서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해밀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 (충북창조경제혁신세터 제공)

◆ <해밀당>을 환경운동 본부이자 교육장으로 만드시려는 계획이네요. 참, 문의면 <내안의 BOOK> 이소연 대표, <촌스런> 안재은 대표와 함께 ‘문국지’라는 크루로도 활동하고 계시죠? 문국지의 “#문의 하실래요?”라는 로컬투어 프로그램으로 지역 소개하는 일을 하시잖아요? 멤버들과는 어떤 인연으로 만났는지, 어떤 일들을 함께 하시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해밀당> 최고야 대표: 문국지 멤버들도 다 타지에서 왔거든요. 이소연 대표는 학부모로 처음 만나 서로 외지인이라는 공감대로 친해졌고요. 얼마 지나니까 주변 분들이 안재은 대표랑 잘 맞을 것 같다고 소개해주고 싶어 하더라고요. 재은씨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제가 궁금하다고 가게로 왔어요.

두 번째 왔을 때 커피 말고 술 한잔 하자고 하면서 친해졌어요. 이 대표랑 안 대표는 원래 알던 사이였고요. 어느 날 충주의 <천연염색 바른> 양재형 대표님이 저희를 보고 “‘삼국지’처럼 ‘문국지’라고 팀을 만드세요.”라고 했는데, 저희가 너무 괜찮다고 바로 역할을 정했어요. 제가 관우, 이 대표가 유비, 안 대표가 장비를 맡았어요. 그리고는 안 대표가 제안을
해줘서 저와 이 대표가 안 대표의 법인인 <촌스런>에 이사로도 들어갔어요.

<해밀당> 최고야 대표와 도해밀님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해밀당> 최고야 대표: 앞으로 저희는 서로 협업하는 관계로 갈 것 같아요. 아직은 구체적인 일들이 정립되지는 않았어요. 세 사람이 환경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 서로 건설적인 대화가 너무 잘 통하더라고요. 공통적인 관심사가 있어서 기후 변화를 주제로 뭔가를 같이 해보려고 해요. 그런데 각자 원하는 일과 스타일이 다르니까 서로 맞춰가면서 면장님, 주민자치위원회, 상인연합회 등 지역분들과도 협의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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