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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 인터뷰
  • 입력 2021.01.18 13:00
  • 수정 2022.05.16 23:36

[탐방] 청년 예술가들의 플랫폼 - "우주개구리"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NEXUS LOCAL 2020

충주도청과 청주향교를 이어 일명 청주 ‘향리단길’이라 불리는 청주 향교길은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거리입니다. 부존 콘텐츠인 청주향교와 충북문화관이 거리의 정체성을 형성했지만, 청년 아티스트들을 위한 자리는 부족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도 저 높은 우주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의미를 이름 속에 담은 <우주개구리>는 향교길 갤러리 운영을 통해 청년 아티스트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우주개구리>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흔치 않은 케이스인데, 조별과제 하다가 시작했어요. 청년예술가로서 예술 활동을 학교 밖에서 하려니까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새로운 공간, 도전적인 분위기를 원했는데 조금 달랐어요.

이대로라면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것 같은데, 우물 밖을 나가서 우주까지 뛰어오르는 개구리가 되자는 의미로 <우주개구리>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처음에는 팀원들이 이 이름을 싫어했어요. 세 명이서 시작했는데 나중에 여덟 명, 열다섯 명까지도 갔다가 이제는 실질적으로 둘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대학생 동아리로 시작한 건데, 이제는 사업체가 되었네요.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지역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어요. 크루의 목적을
좀 뚜렷하게 만들기 위해 예술로 뭔가 해보자 해서 여러 가지를 해봤어요. 그 중에 충북시민재단에서 처음 하는 LG 로컬밸류업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가치를 발굴하고 사회문화를 해결하는 걸 교육적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이었거든요. 교육을 들어보니 사회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우주개구리>도 사회 문제에서 시작한 거라서 그 문제를 정말 해결해보자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어요.

로컬밸류업 프로젝트에서는 향교거리를 전시장으로 꾸미는 일을 기획했어요. 향교거리에 있는 많은 카페들을 다 연결해서 사람들이 커피도 마시고 디저트도 먹으면서 작품 볼 수 있게 하자는 의도로 카페를 예술 공간으로 꾸미는 프로젝트를 했어요.

<우주개구리>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예술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특별한 공간, 미술관 같은 곳을 가야지만 볼 수 있으니까 “나 그런 거 볼 줄 몰라.” 하고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카페는 일상 공간이니까 편하게 예술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프로젝트를 해봤어요. 그 때는 사업체 형태라기보다 열정으로 똘똘 뭉쳐서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분위기였거든요.

우리끼리 뭉쳐서 같이 하는 일이 의미도 있고 좋더라고요. 주변에서도 청주에 그런 활동을 하는 팀이 있냐면서 용기를 많이 주셨어요. 저는 미술을 전공해서 작가로 활동하다가 <우주개구리>가 사업체 형태가 되니까 병행하기가 어려워서 <우주개구리>와 공간 운영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주개구리>x ROOM122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룸122>이라는 <우주개구리>의 공간 이야기도 궁금해요.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2019년 8월에 공간을 만들었어요. ‘룸’이라는 이름은 방이라는 뜻도 있지만 ‘채워야한다’는 의미도 있어요. 저희가 모일 곳이 없어서 카페를 전전하며 다니다가 각자 사비를 모아 이 공간을 마련했어요. 그래서 의미가 있죠.

처음부터 전시장은 아니었어요. 서울에는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전시하는 곳도 많고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잖아요. 주변 주민 분들은 관심을 가져주긴 하지만, 청주에는 아직 전시를 보는 문화가 자리 잡지는 않은 것 같아요.

<우주개구리>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이 공간을 만들고 보니 비슷한 공간이 청주에도 몇 개 있더라고요. 취미로 작업하는 분들도 전시를 하시거든요. 기성 작가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누구나 할 수 있는 전시공간은 없는 것 같아요. 뭐랄까, 자유롭게 쓸 공간이 없는 것 같아요. 여기는 깨끗하게 정제된 미술관과 다른 매력이 있죠. 이 가게 주인어른도 집을 직접 지으셔서 구조도 요상하고 엄청 단단하거든요. 그게 매력인데, 이런 낡은 분위기를 선호하는 작가들이 많아요. 그래서 실험적인 전시도 할 수 있어요.

주로 청년예술가 분들이 여기서 전시를 많이 해요. 전시가 없을 때는 문화클래스를 하기도 해요. 청년 작가들이 클래스를 운영해서 이윤을 가져갈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를 만들어보고 있어요.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향교거리에 공간을 만든 이유가 있어요?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여기가 문화예술거리라서 그런 것도 있어요. 앞에 당산공원도 문화재거든요. 청주향교도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곳이잖아요. 여기가 ‘청주문화재야행’을 하는 거리인데, 그걸 보니까 갤러리가 어울리는 거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주야행’하기 전에는 온 거리에 음악이 다 울려 퍼져요. 주변에는 복합문화살롱이라고 <가람신작>도 있고 영상 작업하는 <대성비디오>도 있어서 저녁 되면 불빛이 번쩍번쩍 해요. 행사가 있으면 무료 음악회도 열리고 카페들도 안에 들어가 보면 작품이 조금씩 있어요. 요즘에는 충북문화재문화관에서 전시 보고 내려오시면서 “어, 여기도 전시가 있네?” 하면서 오시기도 해요.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작년 겨울 ‘펍크롤’ 행사를 하신 건 어떤 활동이었어요?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저희가 어떤 활동을 할 때 예술이 예술로만 있는 게 아니라 뭔가와 연결된 예술을 계속 만들려고 했거든요. 예술도 이렇게 사용할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어서요. 도시재생 예술이라고 하면 '벽화'만 떠올리잖아요. 그래서 다른 시도로 도시재생 커뮤니티도 했었는데 ‘펍크롤’도 그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카페가 다 개성이 있듯 펍도 펍만의 개성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 분위기와 어울리는 청년작가를 매칭해서 거기에 맞는 작품을 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우주개구리>가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작업한 벽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도 시설 담장에 벽화도 그리셨죠?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한 일이에요. 이 공간에 힘을 주어서 거리를 예술로 도시재생해보자고 생각해서 사업 지원을 했는데 사업비 안에서 진행이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도 해보고 싶은 욕심에 도청에 연락을 드려서 협의를 하고 결국 추가 지원을 받아서 할 수 있었어요. 작업 하던 당시 장마철이 겹쳐서 여러 번 다시 그려야 했어요.

이 작업 하면서 저희가 이 공간에 더더욱 녹아들었던 것 같아요. 주민분들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고요. 그림 그리고 있으면 누구냐고 물어보셔서 “저희는 전시 공간을 운영하는 <우주개구리> 이고, 예술하는 사람들이에요.”라고 소개할 수 있는 기회도 됐거든요. 이 거리에 정착하는 계기도 된 것 같아요.

<우주개구리>가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작업한 벽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계획이에요?

▶<우주개구리> 이다현 대표: 로컬 안에서의 예술 생태계가 굉장히 좁다고 생각해요. 기성작가들의 네트워킹은 잘 되어 있지만 막 시작하는 청년작가들은 낄 수가 없어요. 작가를 배출할 수 있는 대학의 과가 다 통폐합되고 그래서, 또래 작가들이 애초에 없어요. 충북의 작가들도 타 지역으로 나가기도 하고요.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걸 깨트리고 싶었어요.

아직 저희가 이 공간에서는 수익을 못 내고 있어요. 그런데 앞으로도 큰 돈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다른 일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희가 <비채커피>에서 아트프린트를 전시했었어요. 사람들이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데 너무 비싸니까 어렵잖아요. 그래서 아트프린트로 소장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어요. 또 펀딩도 준비해보고 있고요.

클래스(교육)랑 벽화 부분도 고민해보고 있어요. 아마 이것저것 해보면서 계속 바뀔 것 같아요. 다만 청년예술가와 협업하는 뿌리를 계속 가지고 가면서 송출하는 방식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돈도 벌어야 유지도 되고 그래서요. 청년예술가들에게 재능 기부하라는 게 아니라 제대로 페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나 에이전시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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