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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 인터뷰
  • 입력 2021.01.21 13:00
  • 수정 2022.05.16 23:38

[탐방] 연결로 만들어 가는 도시 마케팅 플랫폼 -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NEXUS LOCAL 2020

단양 두산마을 해발 600m. 패러글라이딩에 반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카페 <카페산(CAFE SANN)> 앞마당에서는 매일 형형색색의 패러슈트가 하늘을 수놓습니다.

<단양에 반하다> 홍정환 대표는 단양이 지닌 지형적 조건 덕분에 발달하기 시작한 패러글라이딩 레포츠를 고객경험에 기반한 힙한 액티비티로 변신시키며 비즈니스 성공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역 내 사업자들을 연결하며 단양의 소상공인들을 여행 컨시어지 플랫폼으로 변화시켜가고 있습니다.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제공)

◆ 단양에서 <패러에 반하다>를 시작하신 이유가 있나요?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단양은 비행 조건이 좋은 도시에요. 패러글라이딩은 바람으로만하는 무동력 스포츠이기 때문에 바람이 부는 방향이 중요한데 단양은 1년 365일 중 300일이 넘는 날을 비행할 수 있거든요. 패러슈트에 몸을 맡기고 해발 600m 고도에서 내려다보이는 단양의 절경은 누가 보아도 예술이에요.

<카페산>이 위치한 두산마을은 원래 화전민이 살던 동네에요. 화전민들이 곡괭이로 길을 만들어 마을을 조성했고 그 꼭대기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된 거죠. 아버지가 단양에서 패러글라이딩 파일럿으로 일을 하고 계셔서 자연스럽게 이 공간을 알게 됐어요.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제공)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그때만 하더라도 패러글라이딩 동호회만 즐기는 스포츠였거든요. 익스트림 스포츠로 매니아들만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그런데 이 패러글라이딩을 일상 속으로 가져오고 싶더라고요.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말이에요. <카페산> 대표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패러글라이딩도 하면서 카페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어요. 그렇게 건물 기둥만 덩그러니 있던 자리에 <카페산>을 만들고 그 앞마당에서는 패러글라이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러에 반하다> 사업을 시작했죠.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제공)

◆ <카페산>과 단독제휴를 하시면서 산에 있는 이색카페가 아니라 패러글라이딩을 즐기시는 분들이나 레저사업 하시는 분들에게 컨시어지 서비스를 하는 공간이 되도록 유도하신 거네요. 다른 업체들도 <패러에 반하다>를 통해서 이곳으로 오게 된 건가요?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패러에 반하다>가 패러글라이딩을 사업화 한 첫 번째 주자는 아니에요. 다만 이전에는 스포츠 자체를 홍보하기보다 알음알음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였죠. 어떻게 하면 일반 손님들에게도 패러글라이딩을 알릴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레저 업계로서는 최초로 네이버 쇼핑몰에 진출했습니다.

당시에는 쿠팡과 같은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수수료 부담이 있었거든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로 진입하면서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더 질 좋은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죠. 패러글라이딩이 대중화 되면서 저희 주변으로 여러 업체들도 많이 생긴 상황입니다. 지금은 단양에 13개 정도 업체가 있어요.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제공)

◆ 요즘 패러글라이딩 할 때 고프로로 촬영해주거나 비행장면을 찍어주는 게 일반적인데, 그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게 홍 대표님이시라고요?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패러글라이딩을 찾는 손님들이 점점 늘어나서 관찰을 하다 보니까, 손님들이 이 먼 곳까지 와서 패러글라이딩만 하고 돌아가는 거예요. 단양이라는 지역에 볼거리도 먹거리도 많은데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고객들을 더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그리고 하늘을 나는 즐거움에 어떤 부가 서비스를 붙이면 편의를 더 높일 수 있을까 생각했죠.

저는 ‘진득이 마케팅’이라고 부르는데요. 고객이 나에게 와서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모든 케어를 하겠다는 마음이죠. 그 과정에서 감동을 받을 정도로 서비스를 하고 싶었어요. 일단 활공장까지 픽업 서비스를 해주고요. 비행이 끝나면 <몽상관> 대표를 섭외해서 자연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어줬어요.

그리고 그 사진을 현장에서 인화도 할 수 있게 했어요. 쑥스럽지만, 저희가 했던 서비스들이 다른 패러글라이딩 업체들의 롤 모델이 되었죠. 저는 다른 업체들이 저희 상품 카피를 해도 좋았어요. 그래야 전체 시장이 커지잖아요.

패러글라이딩에 참여한 고객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홍정환 대표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제공)

◆ 이제는 제휴 업체가 카페만 있는 게 아니던데요? 주변 레포츠나 숙박업소도 연계해서 소개하고 계시더라고요?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손님들을 더 머무르게 하려면 패러글라이딩 외에 단양의 이곳저곳을 보고 가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변 상권들을 연계하기 시작했죠. 가까운 상권뿐 아니라 ATV, 래프팅 등 거리가 있는 업체들이더라도 단양을 소개할 수 있는 곳이라면 직접 찾아갔어요. 수수료를 받는 게 아니라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제휴를 제안했어요.

돈 번다고 먼지만 일으키는 사업자가 아니라 항상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람이고 싶었거든요. 제가 외지 사람이다 보니 지역에 들어와 사업을 한다는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어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마을 주민들 농사도 도와주고 다른 패러글라이딩 업체도 도와주면서 함께 상생하려고 노력했어요. 나중에는 제 진심을 다들 알아주시더라고요. 제가 제안한 제휴에 동참해 준 소상공인 분들이 있었기에 저도 성장할 수 있었던 거죠.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제공)

◆ 어떻게 보면 지역 소상공인분들까지도 마케팅을 다 해주신 셈이니까요. 도시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역할을 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단양에 반하다>라는 프로그램도 하셨더라고요.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정말 이제는 지역에서 굉장히 많은 광고를 의뢰하셔서 현수막부터 상세페이지까지 정말 마케터가 된 것 같아요.(웃음) 이렇게 점점 연계되는 곳이 늘어나니까 도시 자체가 연결이 되더라고요. 그렇다면 도시 마케팅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단양에 반하다>라는 이름으로 도시를 연계하는 일을 시작했어요.

꼭 패러글라이딩을 하지 않더라도 단양에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플랫폼을 이용해 즐겁게 놀다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단양을 소개하는 가이드북과 영상을 만들었어요. 책자를 만들 때는 수익금으로 5% 정도를 적립해 ‘사랑의 쌀 나누기’로 기부도 했습니다.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제공)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처음에는 그냥 지역을 알리는 쪽으로만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 때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프로그램에 로컬크리에이터로 참여하면서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대화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어요. <패러에 반하다>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이후 나아갈 길에 대한 영감도 얻었죠. 그러면서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화 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문경에서 <문경에 반하다>라는 프로젝트로 도시 마케팅을 하고 있어요.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제공)

◆ <패러에 반하다>를 하시고 1년 반 정도 만에 <단양에 반하다>를 하고 2020년에는 <문경에 반하다>로 프랜차이즈화까지 된거니까, 성장 속도가 정말 빠른 스타트업이 된 것 같습니다. 다음 행보도 궁금하네요.

◎<단양에반하다> 홍정환 대표: 우선은 패러글라이딩이 가능한 도시를 위주로 해서 전국으로 <OO에 반하다>로 프랜차이즈화 되면 좋겠습니다. 패러글라이딩 가능한 지역 환경과 전통시장 같은 주변 인프라도 갖춰진 도시들 위주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포항 쪽에도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조성되고 있거든요. 이런 도시들을 다 한다면 갈 길이 멀죠.

단양에서 저와 함께 하는 크루가 있어요. 예를 들면 <몽상관> 대표님이 업체 사진촬영 해주면 제가 스마트스토어 상세페이지를 만들어 드리고 특산물 제휴할 때는 <림, 느린감성가게> 대표님이 마케팅 해주시는 식으로 서로 협업을 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도시 안에서 서로 연계가 잘 되면 귀농, 귀촌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도 제안할 수 있을 거예요. 나중에는 <로컬에 반하다>라는 주제로 전국 마케팅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도시 마케팅을 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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