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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 인터뷰
  • 입력 2021.01.21 13:15
  • 수정 2022.05.16 23:38

[탐방] 청년 커뮤니티가 지방도시를 부흥시킨다 - "몽상관" 유영찬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NEXUS LOCAL 2020

“실현성 없는 헛된 꿈꾸는 사람을 몽상가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실현성이 없어도 꿈은 꿀 수 있잖아요. 상상은 자유니까. 실현성 없는 그 꿈, 여기서 해보자는 뜻이에요.”

‘꿈 몽(夢)’, ‘생각할 상(想)’, ‘객사 관(館)’.

꿈꾸고 생각하는 공간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을 상상하고 있는 빡빡이 사장님이 있습니다. 단양에서 흑백사진관 <몽상관>을 운영하는 유영찬 대표 이야기입니다.

최근 레트로 열풍으로 흑백프로필 사진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몽상관>은 단양에 최초로 생긴 흑백사진관으로, 다른 사진관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밀레니얼에게 살 곳과 일할 길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몽상관> 유영찬 대표 (유영찬 대표 제공)

◆ 충남 논산이 고향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단양에서 사진관을 차리고 정착하시게 됐나요?

▶<몽상관> 유영찬 대표: 처음에는 사진관을 하려고 단양으로 온 건 아니었고요. 열심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여행을 다니다가 단양에 한 번 왔었거든요. 그 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랑 유대관계가 생겼는데 저한테 게스트하우스를 임대해서 매니저를 해보라고 권유하시더라고요.

안 그래도 제주도에서 생활할 때 민박을 운영해보고 싶었던 생각도 있어서 고민하다가 단양으로 오게 됐죠. 그런데 그 게스트하우스는 중간에 사장님이 바뀌면서 일이 틀어져 잘 안 됐어요. 어릴 때 아버지가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셨거든요. 어린시절이 사진으로 기록돼 있는 거죠. 그래서 저도 사진을 배워보고 싶어서 첫 월급 탄 걸로 카메라를 사고 10년 정도 취미로 했어요.

게스트하우스 한다고 홍보 할 때 숙박하면 매니저가 무료로 스냅 사진을 찍어준다는 콘셉트로 마케팅을 했었거든요. 그게 어떻게 보면 취미에서 직업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몽상관> (유영찬 대표 제공)

▶<몽상관> 유영찬 대표: 게스트하우스 그만 두고 나올 때 <패러에 반하다> 홍정환 대표가 손님들 사진 찍어주는 시스템을 만들고 같이 일해보자고 했거든요. 그렇게 패러글라이딩 매니저 일을 시작하게 됐죠. 그리고는 ‘단양에 반하다’라는 프로젝트로 <썸데이 게스트하우스>, <더샵 게스트하우스>, <패러에 반하다> 이렇게 세군데 업체가 힘을 합해 단양 홍보 영상을 만들었어요.

그러다가 패러글라이딩 매니저 일을 그만두고 산티아고 순례를 떠나려고 했는데요. 그 때 단양군에서 청년 창업 지원 사업 공고가 난 거예요. 제가 단양에 1년 반~2년 살면서 단양지역 소상공인들하고 많이 친해졌어요. 그러면서 단양이라는 지역이 더 좋아지더라고요. 주변에서 사진을 상업적으로 해봐도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사람들이랑 금방 친해지는 능력이 있고 상대 성향에 빨리 맞추는 것 같다고요. 그게 능력이니까 사진관 해보라고요. <패러에 반하다> 할 때도 리뷰에 사진 이야기가 정말 많았어요.

<몽상관> 유영찬 대표 (유영찬 대표 제공)

▶<몽상관> 유영찬 대표: 생각해보니 제가 사람을 만나면서 대화하고 그 사람을 기록해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런 제 성향이 사진관하고 잘 맞더라고요. 손님들이랑 유대 관계도 쌓고 사진으로 기록도 남겨주고요. 그래서 사진관 중에서도 어떤 콘셉트로 할까 고민했는데요. 그 때 한참 유행하던 게 레트로 사진관이었는데 돈이 많이 들더라고요. 보니까 단양에 흑백 사진관이 없었어요. 그래서 흑백 사진관 콘셉트로 기획서를 냈는데 그게 됐어요. 그리고선 산티아고 순례를 떠났죠. 돌아와서 공사를 마무리 하고 사진 공부도 더 하고 준비를 좀 더 해서 2020년 1월에 오픈했어요.

<몽상관> 유영찬 대표가 촬영한 사진 (유영찬 대표 제공)

◆ 영화 같은 이야기네요. 그런데 오픈 시기가 코로나와 맞물리는데 힘드셨겠어요.

▶<몽상관> 유영찬 대표: 코로나 터지며 예약된 20팀이 모두 취소되는 거예요. 곧 끝나지 않을까 생각하며 제주도로 한두 달 정도 떠나 있었어요. 그런데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코로나를 극복해보자고 마음을 다잡고 단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진관에 소품도 더 채워놓고 레트로 분위기도 만들어보고요. 손님들이 오시면 사진을 찍기 전에 제 소개를 하면서 제 라이프스토리를 쭉 말해줘요.

게스트하우스 운영할 때 손님들 응대한 것처럼 한 건데요. 손님들이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저랑 만나는 시간은 짧지만 그 시간만큼은 재미있고 유쾌하고 좋은 기록과 추억을 남겨주자는 마인드로 일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일이 질리지 않고 재미있더라고요. 꼭 사진관이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 가도 이런 마인드는 응용이 되는 것 같아요.

‘빡빡이 사장님이 운영하는 흑백 몽상관’이라고 홍보했는데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온라인 마케팅을 할 때 충주, 영주, 제천, 원주 이렇게 주변 도시들도 키워드로 잡았어요. 반경 1~2시간 거리에 있는 분들도 드라이브 할 겸 오실 수 있게 유동인구로 잡은 거죠. 그래서 제 손님들은 관광객이 95% 이상이에요. 또 SNS 로 손님들이랑 소통하다보니까 저랑 사진 찍으려고 오는 손님도 생기고요. 이제 주말에는 무조건 예약이 꽉 차고 있습니다.

<몽상관> 유영찬 대표가 촬영한 흑백사진 (유영찬 대표 제공)

◆ <패러에 반하다>에서 하는 <단양에 반하다> 플랫폼도 함께 하신다고 들었어요.

▶<몽상관> 유영찬 대표: <단양에 반하다>로 좋은 플랫폼을 만들어서 능력있고 똑똑한 청년들이 단양으로 와서 좋은 콘텐츠 기획하고 일 할 수 있게 일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 수 있게끔요.

<몽상관> 운영 일수를 조금 줄이고 콘텐츠를 만들려고 해요. 함께 할 크루를 모을 생각입니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맥시멈이 있어요. 그런데 주변에 좋은 사람을 두면 나도 그 사람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어요. 그래서 단양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한 명씩 데려 오고 싶어요.

저는 단양에서 크루를 모으고 싶은데 막상 단양 사람들은 여기를 나가고 싶어 해요. 그래서 단양에 와서 정착하고 단양을 홍보하려고 하는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한테 단양은 사업 소재가 무궁무진한 동네거든요.

<몽상관> 유영찬 대표가 촬영한 사진 (유영찬 대표 제공)

▶<몽상관> 유영찬 대표: 내가 생각한 걸 조금만 입혀도 굶어 죽지는 않는 동네에요.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사진 작가, 콘텐츠 기획자, 글쓰는 작가 이런 분들이 와서 단양에서 살고 싶다고 해요. 저도 같이 하고 싶은데 일단 공간도 필요하고 또 그들도 이곳에서 돈을 벌 수 있어야 정착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모두 같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제부터 만들어 가려고요.

그래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로컬크리에이터 프로그램 참여한 것도 좋은 사람들 만나고 싶어서 참여한 거거든요. 그렇게 크루가 모이면 제가 가져오는 일 중에 자기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에 자유롭게 참여하게 하고 싶어요. 미디어 채널을 활성화해서 일자리 창출을 하고 싶은 게 가장 커요. 그렇게 크루가 모이면 나중에 잠깐 문 닫고 다른 지역에 가는 거죠.

<로컬 인사이트 트립 in 충주>에 참가한 유영찬 대표 (사진출처: 꽃마PnC)

◆ 관광 플랫폼으로 기능하면서 일자리도 창출하는 플랫폼을 하고 싶으신 거네요. 일종의 ‘지방도시 부흥단’ 같은 느낌이에요.

▶<몽상관> 유영찬 대표: 조그만 회사 하나 차려서 문경, 제천, 영월 이런 지역에 가서 3~6개월 장기로 살면서 지역을 잘 알아보고 도시 연계 시스템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시골 마을은 정보도 중구난방이고 제공이 잘 안 되는 곳이 많거든요. 장기로 지내면서 시골길도 걸어보고 카페도 가보고 하면서 동네 뭐가 유명한지 특징이 뭔지 체험하고, 소상공인 분들이 겪는 애로사항이 뭔지도 들어보고요. 만약 지자체와 함께 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그럼 더 빨리 진행 될테니까요.

제가 여기저기 여행하면서 만난 인연들이 많아요. 제가 사람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이 능력자들이 참 많아요. 나중에는 단양보다 더 시골로 들어가서 저랑 뜻이 맞는 친구들이랑 같이 우리들만의 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뭐랄까 꿈이지만, 청년문화공간 같은 걸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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