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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로컬맥주
  • 입력 2021.01.31 14:35
  • 수정 2021.11.18 12:31

[로컬맥주(7)] 1부: "로컬사이더리 <댄싱사이더> 창업기" - <댄싱사이더> 이대로 대표

로컬맥주 특집 팟캐스트로 만나는 로컬크리에이터는 충북 충주의 <댄싱사이더> 이대로 대표입니다.

<댄싱사이더>는 충주가 가진 보배인 수자원과 과일을 원재료로 운영되는 '로컬사이더리'입니다. 보통 곡물로 만든 술을 'Beer(맥주)', 과실로 담은 술을 'Wine(와인)'으로 부릅니다. 이 때문에 사과를 원재료로 주류를 생산하는 <댄싱사이더>를 맥주와 같은 주종에 놓고 보는 건 애매할 수 있지만, 대표적인 크래프트비어 전시회인 KIBEX 등 크래프트비어 씬에서 <댄싱사이더>의 제품을 볼 수 있기에 로컬맥주의 범주에 놓았습니다.

미국에서조차도 흔치않은 사이더에 대한 도전, 마니아들을 '댄서'라 부르며 소통하는 커뮤니티 문화 등은 크래프트 정신으로 크래프트 문화를 형성해가는 전형적인 로컬맥주의 특성을 보여준다 여겨졌고, 미국에서 사이더를 공부해 충주에 정착해 사이더리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행하는 로컬크리에이터의 특징을 보여주기에 이번 특집의 일부로 편성했습니다.

1부: 로컬사이더리 <댄싱사이더> 창업기 - <댄싱사이더> 이대로 대표
2부: 문화 콘텐츠로 정착해가는 크래프트 정신 - <댄싱사이더> 이대로 대표

2021년 1월 <비로컬> 특집 주제는 "로컬맥주"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살고 싶은 곳에서 추구하는 로컬크리에이터의 정신은 크래프트비어를 만드는 로컬 브루어리의 크래프트 정신과도 유사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통상 수제맥주, 크래프트비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지만, 기존의 의미 속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의미를 찾기 위해 "로컬맥주"라는 주제로 로컬트렌드를 탐사하는 기획입니다.

<댄싱사이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오늘은 충주의 로컬크리에이터, 충주의 로컬 브루어리 <댄싱사이더> 이대로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우선 현재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댄싱사이더> 이대료 대표(이하 '이'): 저는 인천에서 태어난 경기도에서 자랐는데 2018년 서울에서 일을 하다가 충북으로 내려왔어요. 2013년도에 미국 유학을 하는 중 애플사이더라는 술에 대해 알게 됐어요. 당시 ‘애플사이더’가 미국에서도 크게 주목 받고 있지는 않았어요.

◆비로컬 김혁주 발행인(이하 ‘김’): 주류가 아니에요?

▶이: 미국에서도 주류가 아니었다가 2010년 이후 크래프트 애플 사이더를 제조하는 업체들이 많이 나타나며 알려졌는데요. 저와 같은 학교를 다닌 친구들이 보스턴에서 창업을 했어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던 중 ‘애플사이더’에 대해서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애플사이더’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웠던 것 같아요.

◇윤: 수제 맥주 붐이 일기 전, 세계맥주 붐이 있었잖아요. 전에는 ‘OB맥주’, ‘크라운맥주’ 밖에 없던 때 해외 여러 브랜드 맥주 맛을 보기 시작했죠. 그때 ‘써머스비’라는 맥주를 마셔보고 ‘이게 뭐지?’라고 했거든요.

‘써머스비’ 덕분에 “사과가 들어 있는데 이게 왜 맥주지?”란 말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보통 ‘사이더’라 하면 ‘칠성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로 생각했는데 원래 ‘사이더’는 ‘사과로 담근 술’이라는 의미로 들었거든요. 대표님은 어떻게 사이더의 매력에 빠지시게 된 건지?

<댄싱사이더> 이대로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이: 저는 술이 몸에 잘 받지 않아서 자주 마시진 않고 맛을 느낄 수 있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을 좋아하는 편이예요. ‘애플사이더’라는 술은 2013년쯤 친구 회사에서 제조한 술이라 처음 맛보게 됐어요. 처음 마셨을 때 과일 맛이 진하게 느껴졌고, 과일을 그대로 담은 느낌과 맛이 새로웠고, 좋았어요.

홈파티에서 ‘애플사이더’를 처음 마셨을 때 ‘기존에 마셔보지 못한 제품이네, 이런 게 또 있을까?’했어요. 미국엔 다양한 사과 품종이 있는데 여러 사과 품종이 블랜드된 즙을 주류 안에 그대로 담아 넣은 맛에 매력에 빠진 것 같습니다.

◆김: MZ세대처럼 문화적 다양성을 기반으로 본인을 나타내거나 소비하는 계층이 늘어나면서 지역에 기반한 새로움 얘기를 하면서 브랜드가 각광 받고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대표님도 새 것을 만들어내신 게 아닐까?

<댄싱사이더> 애플사이더 (출처: <댄싱사이더> 인스타그램)

▶이: <댄싱사이더>를 시작하기 전까지 5~6년간 고민을 했어요. “‘애플사이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왜 한국에는 아직까지 없을까?” 생각을 많이 했고 이걸 사업으로 풀어냄에 있어서도 “다른 플레이어들 혹은 다른 큰 회사들이 왜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을까?”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시작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댄싱사이더> 창업은 2018년도 9월에 충주에서 저와 공동창업자 이렇게 2명으로 시작했어요. 창업 전 자료 조사 및 사업의 영감을 찾아 미국 동,서부 시장을 탐방했어요. 한국에서는 제품 카테고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어요. 사과 와인 제조를 시작한 선배님들은 계시지만 저희가 추구하는 저도수에, 과일 향이 진하게 나는 ‘애플사이더’는 한국에 없었어요. 국내 사과가 맛과 당도가 높은 편이라 그 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기술적으로 이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충주로 내려가게 됐어요.

<댄싱사이더> 애플사이더 (출처: <댄싱사이더> 인스타그램)

◆김: 사과가 있는 쪽으로 가신 거예요?

▶이: 한국에서 사과 주산지로 경북 지역이 많았는데, 일단 충주가 위치적으로도 좋았고, 충주 사과도 유명했어요. 그리고 지인이 충주에서 투자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충주에도 저희 같은 회사가 생기면 독특하면서 새로운 영향력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충주로 가게 됐어요. 와서 보니 충주가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도시더라고요.

◇윤: 지난 10월 19일 <로컬 인사이트 트립 in충주>라는 행사가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주최로 진행됐는데 행사를 진행했던 곳이 <비채커피>였어요. 그때 백준하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인터뷰 내용 중에 충주의 주류산업에 대한 소개가 있었어요. “충주는 물이 좋다. 그리고 다양한 과실과 농산물이 나온다. 이게 충주의 자원이다. 그래서 충주는 주류회사들이 들어오기 아주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김: 저도 평소에 그 점이 궁금했어요. 다양한 주류회사들이 왜 충주에 모일까? 대한민국이 물 다 좋잖아요. 그런데 왜 충주로 오는 걸까요?

◇윤: 남한강의 맑은 물이 술 맛을 좋게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물로 과실 농사가 이루어지잖아요? 그래서 충북의 술 맛이 특별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저희가 로컬 주류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취재했던 곳이 ‘레돔 시드르’로 알려진 <작은 알자스>인데, 신이현 대표님이 “충주에는 사과와 포도가 같이 나오기 때문에 와이너리 하기에 굉장히 좋은 곳이다. 그래서 사과 와인, 포도 와인 2가지를 할 수 있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어요.

<로컬 인사이트 트립 in 충주>에서 소개된 <작은 알자스>에 '레돔 시드르'
(사진출처: 꽃마PnC)

◆김: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니 충북에 있는 로컬 주류업체들을 소개하는 “사과하십시오”와 충북의 다양한 회사를 소개하는 영상이 있는데, <댄싱사이더>가 있다는 얘기가 새로움으로 다가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윤: 전통주 소개 콘텐츠에서도 충주의 주류를 소개하고 있는데 충주 주류의 다양성에 반한 거죠. <로컬 인사이트 트립 in충주>에서도 전통주 분야는 ‘청명주’, 와인 분야는 <작은 알자스>의 ‘레돔 시드르’가 있고, 로컬브루어리로는 <블루웨일 브루어리>가 있었는데, 재미있는 건 <댄싱사이더>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김: 사람들한테는 낯선 장르인데 새로움으로 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윤: 사과를 베이스로 한 ‘사이더’는 그 동안 없었던 거라 굉장히 참신했고 새롭게 파고드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댄싱사이더>의 ‘댄싱’에 브랜드를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김: 오늘 대표님 명함 받아보니 로고도 사과를 들고 춤을 추는 것 같은 모습이어요.

▶이: 회사명, 브랜드명을 지을 때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표현하고 싶었어요. ‘애플사이더’라는 카테고리가 거의 없다 보니 제품명, 브랜드명에 사이더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해서 일부러 ‘사이더’라는 단어를 넣었어요.

사이더 앞에 ‘댄싱’을 넣은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요. 일단 춤이라는 장르가 틀이 정해져 있지 않고, 누구나 자기만의 춤을 출 수 있다는 점 등 정답이 없잖아요? 그리고 춤은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젊은이들, 어르신들에게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요소이자 우리가 추구하는 세상인 것 같아요.

술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로써 너무 경직되어 있는 문화로 인해 파티 문화도 경직되어 있는 걸 느끼게 되어서 스스럼없이 편하게 다가가고, 내가 마시고 싶은 술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댄싱’이라는 단어를 넣었어요.

<댄싱사이더> 애플사이더 (출처: <댄싱사이더> 인스타그램)

◆김: ‘댄싱사이더’ 캐릭터 또는 주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의미의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이: 새로운 주류이지만 분위기와 문화, 주류 카테고리 안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성... 21세기에 추구할 수 있는 좋은 가치들을 저희 회사 브랜드의 코어 밸류로 잡고 움직이고 있어서 그 부분을 전면에 두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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