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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로컬의시대
  • 입력 2021.02.23 19:27
  • 수정 2021.02.23 21:18

[로컬의시대] 포스트코로나 시대, 로컬의 새로운 화두 "ESG"

(팟캐스트) [AoL 10회] 포스트코로나 시대, 로컬의 새로운 화두 "ESG"

코로나 백신이 도입되고 있지만 로컬도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시대를 넘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뭐가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는 뉴노멀의 시대의 ESG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ESG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게 로컬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두 달 반만에 팟캐스트로 돌아온 김혁주 발행인이 여러분께 설명해드립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설 지나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화두가 있어서 저희가 이번 <로컬의 시대>에는 ESG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작년 2020년 중반 이후로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에 대한 담론이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았는데요, 특기할 만한 게 있었다면 <한겨레>가 1월 1일부터 1월 21일까지 11회 연재로 다뤘던 “새해 연속 기고: 11개의 질문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이게 포스트코로나와 위드코로나에 대한 내용을 석학과 전문가들의 특별 기고를 통해서 풀었거든요?

흥미로운건 경제나 경영이라든가 먹고사니즘에 대한 이야기들은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즉 그러다 보니 로컬에 대한 이야기도 극히 제한되게 나와요. 로컬크리에이터들한테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는 그렇게 있는 것 같지가 않았거든요? 오늘 저희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ESG란 이야기를 해보면 이게 서로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요.

◇윤: <한겨레>의 “11개의 질문” 연재에서는 인문학적인 내용들을 계속 다루고 있습니다. 근원적인 문제로 가고 있어요. 첫 번째 꼭지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자주복지 생태국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두 번째 ‘지구의 역습’을 이야기하면서 “탄소 중립은 불가능하다, 경제 체제를 바꿀 때다” 지금까지가 우리가 알고 왔던 자본주의 경제 체제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세 번째는 “큰 정부 시대” 정부가 재정 지출들을 막 늘려서 경기를 부양시키려고 노력을 하잖아요? 정부의 영역이 커지고는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것 지금 코로나 때문에 어디를 가든지 QR코드 찍고 연락처를 남기고 있는데 국민이 통제되는, 시민이 통제되는 조지 오웰의 <1984년>에 나오는 ‘빅브라더’는 나오면 안 된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거죠.

그리고 ‘노동의 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면서 해고와 또 저소득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문제와 부의 불평등 문제에 대한 이야기들 이런 것들이 쭉 나오고 있습니다. 도시에 대해서도 팬데믹에 강한 도시 이야기를 하면서 ‘15분 도시’ 어젠다가 여기서도 등장을 하고 있죠.

◆비로컬 김혁주 발행인(이하 ‘김’): 그렇죠, 최근 서울시장님 공약들이 비슷하죠.

◇윤: 이런 형태의 연재들로 이어져 가는데요. 재미있는 건 맨 마지막 연재 11편이 젠더와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젠더 문제가 포스트 코로나랑 무슨 관련이 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지구와 여성이 중심이 된 에코 페미니즘의 세계로 가자”는 마지막 이야기로 이 연재가 끝을 맺고 있어요.

◆김: 새로운 키워드네요.

◇윤: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형이하학적인 경제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근원에 있는 인간의 내면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냐? 그러면 인간들이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이냐, 무엇을 찾고자 하는 것이냐? 이런 방향으로 위드코로나 시대의 어젠다가 흘러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반면, 로컬은 지금 코로나 때문에 다들 매장이 영업이 안 되고, 방문 오셔야 할 분들이 못 오게 된 어려운 상황 속에 처해 있거든요?

◆김: 사실 다른 데를 돌아볼 여력이 없죠. 지금은 어떻게 극복할까, 언제 끝날까, 예방 접종은 언제 시작되나 정도의 이야기들로 한 6개월은 지내왔던 것 같아요.

◇윤: 그리고 이번 해도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에 대한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는데 다들 올해 백신이 등장을 했기 때문에 올 하반기쯤 되면 살 길이 열리지 않겠나 라는 특별한 기대감 없이 막연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생태국가 이야기를 하고 빅브라더 이야기, 에코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고 탄소중립 선언 이야기를 해도 이게 로컬에 있는 수많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에게 크게 '어느 나라 이야기예요?' 라고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 것 같아요.

◆김: 아무래도 올해 체감적으로 다가오기엔 어려운 말들인 것 같아요. 내 매장을 계속 운영할 수 있을까?, 고객들은 계속 찾아올까? 또는 배달에 특화된 뭔가를 설계할까? 같은 작은 얘기들 위주로 가게 될 상황들이 너무 많죠.

◇윤: 그런 상황인데요. 김혁주 발행인이 새로운 키워드를 하나 들고 온 게 있습니다. 그게 바로 ‘ESG’입니다.

◆김: 요즘 온갖 매체들하고 조금 관심 있는 분들, 특히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는 ESG 이야기 많이들 하시거든요? 이야기는 많아지고 있는데, 우리에게 와닿게 이야기하는 건 아직 쉽지 않은 이야기인 것 같고요.

제가 고민을 조금 해보다가 애니메이션 보면 “범인이 어떤 트릭을 쓰는지 알게 됐어” 같은 순간이 오잖아요? 그런 날이 왔습니다.

‘ESG’가 환경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 이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건데 우리한테 직접 피부적으로 와닿는 건 애플과 삼성이 앞으로 휴대전화에서 충전기 패키지 빼기로 했다. 그러면서 “고객을 위하고 환경을 위해서 우리는 충전기를 뺍니다” 이런 이야기를 한 걸로 “가격은 그대로인데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너네를 위해서 뺀 거잖아?”라며 한동안 조롱의 대상이 되었거든요.

삼성은 애플이 빼니까 용기를 내서 충전기를 빼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한동안 많이 있었거든요, 새 전화기 나올 때마다 마다 그 이야기 나올 것 같고... 일종의 조롱이 돼면서 “노트북 샀는데 충전기가 있어요, 애플이 그래도 아직은 그렇게 나쁜 기업은 아닌가 봐요” 이런 인터넷 밈까지 나왔는데, 이 이야기들을 쭉 거슬러올라가니 결국에는 환경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이라는 ‘ESG’ 키워드 안에서 뭔가 움직여야 하는 흐름들이 있었던 거더라고요.

◇윤: 일단 이해를 돕기 위해서 ESG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면 ‘ESG’는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화두에서 계속 이어져 나온 거고요. 환경을 의미하는 E(Environmen), 사회 S(Social), 지배구조를 의미하는 G(Governance)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약칭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은 재무적 성과가 아니라 비재무적 성과에 대한 기준이라는 겁니다.

◆김: 신기한 기준이죠. 어떤 면에 있어서는 제가 보기에는 조금 어느 정도 기업의 구조를 갖추고 그다음에 여유 자금이 있고 적어도 윤리에 대해서 고민을 할 만한 여유가 있는 회사들끼리는 할 수 있는 얘기들인데 저희처럼 정말로 생활에 밀착돼서 '오늘 수입이 어떻게 될까?, 내일은 괜찮을까?' 하기에는 그런 기업들이나 로컬 크리에이터가 고민하기에는 먼 단어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 거죠. 그래서 제가 애플하고 삼성 이야기를 예로 들어 봤어요.

최근에 ESG 자체로 로컬하고 어떤 관련이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결국에는 생길 수밖에 없는 게 그동안 일종의 큰 회사들이나 아니면 사회 공헌 자체를 고민하는 분들이 로컬과 함께 로컬 창업 육성프로그램 또는 로컬 자제를 활성화하는 또는 지역을 재생하는 프로그램으로 같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 ESG 안에 결국에는 이 이야기가 들어가게 돼 있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SK가 군산에서 로컬라이즈 프로그램을 진행했잖아요? 너무 좋았던 게 뭐냐 하면 여기에 지원한 팀들이 성공할 때까지 5년 이상 미뤄주겠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들려왔었거든요.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하게 됐을까? 이게 단순한 사회 공헌은 아닐 텐데...

◆김: 최근 기사를 검색해봤더니 SK 최태원 회장님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추대되셨더라고요. 그리고 이분이 부회장단을 꾸리는 데 전부 다 ESG 경영을 말하는 분들인 거예요. 기사를 더 찾아봤더니 SK가 회사명을까지 바꾸면서까지 “앞으로 SK는 ESG 경영으로 간다”고 선언을 했기 때문에 큰 그림 속에서 결국에는 로컬도 맞닿아 있는 거라는 촉이 오기 시작한 거죠.

찾아보시면서 K-POP부터 농협, 건설, 조선, 편의점 등 온갖 세상의 많은 분야들이 갑자기 ESG 경영을 도입하고 있고, 심지어는 <This is game>이라고 하는 게임 웹진에도 “요즘 게임 회사가 확률을 속인다. 사람들이 돈만 쓰게 만들고 이게 도박이랑 다를 게 뭐냐”라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는데 그 내용 속에 ESG가 들어 있어요. 그러니까 투명한 경영.

그래서 그동안 사회에서 이야기해왔던 어떤 윤리적인 얘기라든지, 인류가 보편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함께 나아가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마도 차츰차츰 3월부터는 ‘ESG’라는 포용적 단어로 대치되지 않을까?

“좋은 일을 해야지. 고객하고 상생해야지!” 또는 “우리 회사는 직원을 위해서 좋은 복지를 해야지”라는 수많은 좋은 얘기들,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ESG’라는 단어로 치환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점점 들더라고요.

◇윤: “도대체 ESG가 뭐야? 그래서 뭐야?” 이렇게 얘기하실 것 같거든요. ‘E-환경(Environmen)’는 기후변화 영향, 사업장 환경오염 물질 저감, 친환경 제품 개발 이런 내용이 ‘환경-E’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그 다음 ‘S-사회(Social)’에 해당되는 것은 인적 자원 관리, 산업 안전, 하도급 거래, 제품과 서비스의 안정성, 공정 경쟁 이런 것들을 의미하는 거고요.

‘G-거버넌스(Governance)’는 ‘지배 구조’라고 직역이 되는데 조금 더 넓은 의미를 갖는 거죠? 주주의 권리, 이사회의 구성과 활동, 감사 제도, 배당 등의 요소가 조금 더 선진화돼야 한다 이런 내용들을 의미하고 있는 거거든요?

이게 기존에는 저희가 알고 있는 개념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 얘기하는 CSR하고도 관련 있고요. 지속 가능성, 공유 가치 창출, 기업 시민 의식 이런 것들과 관련이 있는 내용들이었던 겁니다. 돈버는 거랑 전혀 상관없는 내용인 거죠.

◆김: 문제는 이걸로 앞으로 돈 벌겠다고 다들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이걸 모르면 펀드도 조성이 안 될 거고 이거를 모르면 기업이 윤리 경영을 할 수 없을 거고 이거를 모르면 재개해서 순위도 바깥으로 밀려날 거라고 공포를 하고 있다는 거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출처=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윤: 원래는 탄소 문제랑 관련 있었어요. 툰베리라는 소녀가 등장해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그때와 ESG 이야기가 나올 때가 궤를 맞물려 가고 있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부터 ESG 이야기가 나왔던 내용이 있더라고요?

◆김: 우리가 잘 몰랐을 뿐인 거지, 정부에서 매년 기업들이 얼마나 노력을 해왔나에 따라서 매년 연말 시상식도 하셨더라고요.

◇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렇게 모르고 있었죠? 정부는 이미 시작을 하고 있었는데 정부에서도 별로 알려주지를 않고 있었고.

◆김: ‘ESG’라는 특정 단어를 민 건 얼마 안 된 것 같고요. 특히나 소셜미디어에서는 작년 말,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주제가 나오면서 “앞으로는 ESG다” 쪽으로 점점 키워드가 뭉쳐 있던 것 같고요. 특히 이번 설 전후로 소셜 벤처 논의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지속 가능 경영’이라든지 수많은 얘기 속에 “ESG가 앞으로 화두가 될 거다”라는 이야기가 시작되었어요.

◇윤: 이게 이제 생태계 문제랑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재 저희가 팬데믹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중국에서 출발한 코로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시대적으로 보면 함께 나온 이야기가 “환경 문제와 관련 있다. 지금 빙하가 다 녹고 있다. 선사 시대의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바이러스가 북극과 남극의 빙하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었잖아요.

결국은 이 팬데믹 현상이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고도성장에 대한 반성을 불러일으킨 거고, 그다음에 환경의 파괴와 환경의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가 되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생태계와 관련이 있는 거야!” 이렇게 생각이 되면서 조금 더 거시적인 착한 경영을 필요로 하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이 된 것이 아니냐?

◆김: 큰 그림에서 ESG라는 이 단어에 대한 생각을 해봤거든요. 복합적이기는 하지만 이게 아주 최상위까지 올라가면 약간 정치, 국제 정치 이런 것과 관련 있지 않을까? 독재를 하고 있거나, 강압적인 전체주의를 하고 있는 국가는 ESG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겠더라고요. 환경 이야기도 어려울 거고 사회 공헌 이야기도 당연히 어려울 거고요. 윤리 경영이라는 이야기는 당연히 나올 수 없겠죠.

제가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아무래도 사회가 전반적으로 이렇게 갈 것 같다. 예전에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또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독재하고 민주주의” 이런 싸움들을 했다면 이제는 환경 보호, 사회 공헌, 윤리 경영 할 수 있는 편과 사정상 좋든 나쁘든 간에 못하는 쪽으로 국제 정치가 갈리고 그 밑에서는 기업들이 갈리고 또 그 밑에서는 지역이 갈리고 또 개인이 갈리지 않나. 그래서 이것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고, 못하는 사람은 누구고 라는 일종의 편가르기가 시작됐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정치적인 얘기를 떠나서라도 어쩌면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 이후로는 이 두 가지 축을 놓고 계속 얘기하지 않을까? “내가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또는 “ESG의 어떤 요소를 내가 갖고 있냐” 쪽으로 점점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나 생각할 수밖에 없고요.

또 작은 규모로 들어와 보니까 태양 에너지 또는 디지털 이런 이야기들로 오면서 우리 사회 공헌 안에 소셜 안에는 로컬 이야기가 결국에는 들어 있더라고요. 좋은 가치를 이야기하는데 결국에는 로컬크리에이터랑 또 로컬과 맞닿아 있다고 보게 되는 거거든요.

가끔 인터넷에 움직이는 짤 보시면 큰 지구부터 가장 작은 세포까지 이렇게 들여다보는 이미지와 같은 상황들이 연상되는데, 지금은 뭔가 로컬에 와 닿아 있지 않지만, 3월 이후 대한민국 전체가 ESG 이야기를 시작할 것 같고 그랬을 때 ESG 중 ‘S’에 해당되는 로컬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 거냐가 앞으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 조금 지나간 이야기들을 하게 되면 이와 비슷한 일을 저희는 이미 겪었어요, 10여 년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터졌을 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2007년, 2008년에 이렇게 일어나면서 우리나라에도 미국발 외환 금융위기, 외환위기가 왔었잖아요? 그게 좀 극복이 되기 시작하던 시기가 바로 2009년, 2010년인데 그때 우리나라에서 화두가 되고 열풍을 일으켰던 게 바로 CSR이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러면서 “이게 왜 중요하냐면 앞으로 국제 무역을 하는데 ISO2600을 지켜야 해! 그게 CSR을 이야기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그때 나온 논리가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지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는 수출을 해야 먹고 살잖니? 그런데 이제는 ISO26000이 없으면 수출울 할 수 없대! 그러니까 우리는 그렇게 가야 된대!”라는 그런 조금은 강제적인 논리가 나왔던 거죠. 이미 사람들은 착한 소비를 시작했던 거고 착한 기업을 밀어주고 싶었던 겁니다.

◆김: 특히 <파타고니아>나 <벤엔제리스>같은 기업들...

◇윤: 우리나라 맥주 역사에서 <하이트맥주>가 등장하던 당시가 <OB맥주>와 <크라운맥주>가 난타전을 벌이고 있을 때였거든요. 업계를 선도하고 있던 <OB>가 <크라운>에 밀리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뭐냐 하면 페놀 파동... 두산그룹의 공장에서 오염물질이 상수원에 들어가게 된 사건에서 시작된 건데, 그 여파로 사람들이 두산에서 만들었던 <OB맥주> 불매를 시작한 거예요.

그 틈을 타서 <크라운맥주>가 “우리는 더 깨끗한 물을 쓴다”고 “150m 암반 천연수 하이트!”라고 마케팅을 해서 <OB>를 무찔러버린 사건이 벌어진 거예요.

사람들은 이제 악한 기업을 팔아주지 않고자 하는 거고 반면 착한 기업은 밀어주겠다가 맥주 전쟁에도 등장을 한 거였어요. “오염물질 내놓는 너희 회사의 맥주 안 마셔! 그런데 우리한테 좋은 물 갖고 만들어 내놓은 맥주는 팔아줄게!” 이런 문화가 그때 맥주 안에도 있었던 거거든요.

◇윤: 그런 것처럼 그런 일반적인 소비문화가 정착이 된 걸 기반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거죠. 그 10년 후 버전이 지금의 ‘ESG’가 될 수도 있는 건데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나오고 나서 그때부터 대두되게 된 이야기가 양극화 해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요. 정치에서는 경제 민주화라는 얘기로 이렇게 이야기가 더 퍼지게 됐고요. 그러면서 사회적 경제라고 하는 용어가 등장을 하게 됐고요.

그러면서 소셜 벤쳐까지 등장을 하게 됩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 벤처에서 펀딩이 들어가게 되고요. 대기업이 지원을 하기에도 되고요. 코워킹을 해서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등장한 거거든요.

소셜 벤쳐는 돈을 벌어들이는 벤쳐가 아니란 말이죠? 물론 돈을 벌어들이는 데도 있지만 사회적 기업이나 소셜 벤쳐들은 그런 자기들이 갖고 있는 소셜 미션을 달성하고자 하는 건데 그런 착한 데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등장을 하게 되고 대기업들이 거기를 밀어주게 되는 그런 새로운 형태의 생태계가 등장을 하게 된 겁니다. 저는 이게 로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 지금까지 편집장님 이야기는 한 10년 이상 되는 시간이 축적된 이야기들이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겪으면서 또 콘텐츠에 민감한 세대가 결국에는 로컬의 지향성을 갖고 태어나거나 움직이거나 활동하고 있거든요.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요.

제가 굉장히 재미있는 포인트를 하나 발겼했는데, 저희가 항상 로컬크리에이터나 로컬 창업이나 로컬 브랜드에 관심을 두면서 중소벤쳐기업부가 어떻게 뭔가 움직임을 갖고 있는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데 얼마 전에 유튜브를 통해서 발표된 중소벤쳐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의 지원사업을 보면 ‘ESG’가 없었어요.

그런데 엊그제 다시 찾아봤더니 중소벤쳐기업부의 모든 설명하는 문서들에 ‘ESG’가 등장합니다. 조금 더 관심을 두는 건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로컬크리에이터랑 관련해 대기업과 로컬크리에이터가 협업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ESG 경영에는 결국에는 ESG 수치를 높여야 하는 평가기관도 벌써 있더라고요. 이것을 단번에 높이려면 쉽지가 않은 거예요. 시간도 필요하고 그다음에 직원 교육도 필요하고 그리고 이사회도 외부에 투명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수치를 그러면' 어떻게 외부에서 높일까?'라고 살펴봤더니 로컬 크리에이터 또는 소셜 벤쳐하고 협업하고 수치가 올라가겠더라고요.

그룹 <BTS> (출처=BTS 공식 인스타그램)

◆김: 이건 제가 추측하는 건데 ‘ESG’를 도입하기가 아직 어렵거나 준비 기간이 많이 필요한 중견 기업들은 앞으로 로컬과 손을 잡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는 거죠. 다 같이 살아야 해요. 진짜 코로나 문제도 올해까지 장기적으로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잖아요?

정말 일종의 전쟁을 치르고 있고, 사람들이 다치고 힘든 와중이지만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 전쟁이 끝나면 가족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을 거야” 또는 “못 만났던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같은 희망이 ‘ESG’라는 새로운 용어로 쓰이는 게 아닐까?

그리고 이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한 가지는 이런 거였어요. 연예 기사를 봤는데 “‘아미’는 원래 ‘ESG’를 말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온갖 좋은 이야기들을 굉장히 많이 했고, ‘아미’들이 <BTS>를 통해서 전 세계 팬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해봤잖아요? 윤리 경영도 알고 환경을 지키자는 BTS의 수많은 일들에 동참하기도 했었고. 아마도 <BTS>가 ‘ESG’의 수혜주가 되지 않을까?

어쨌거나 ‘ESG 테마주’라는 게 벌써 생기기 시작했고 ‘ESG 펀드’라는 게 2천 억, 3천 억씩 조성되기 시작한 걸로 봐서는 “결국에는 전반적인 흐름을 타고 가고 있구나” 또는 “이 코로나 시국을 어떻게 타개할 거냐, 아니면 희망을 줄 거냐?”에 대해 ‘ESG 경영’이라는 걸 통해 뭔가 한쪽으로 의견을 합치고 있지 않나 계속 생각하게 된다는 거죠.

◇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MZ 세대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서브프라임 사태를 겪으면서 성장해온 세대가 바로 ‘밀레니얼 세대’들입니다.

CSR 어젠다가 나오는 상황에서 경제 생활을 한 세대이기 때문에 MZ 세대의 소비 패턴이라든가, 그들의 사고방식이라든가, 뭔가를 생산해내고자 하는 창의성을 보면 어떤 형태로 ESG가 풀어져 갈지를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예상을 해봐요. 그래서 가설처럼 던져보고 싶고요... 재미있는 건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과 MZ세대의 생각이 로컬크리에이터들의 경제적 세계관과 유사하거든요?

◆김: 로컬크리에이터 대부분이 MZ 세대의 콘텐츠에 반응하는 사람들이고, “신나고 재미있어하는 걸 어떻게 지속할까”로 창업하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관련이 있겠죠.

◇윤: 그런 의미에서 밀레니얼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한 번 다뤄보겠습니다, ‘ESG’랑 어떻게 상관있는지 연관성이 나올 것 같아요.

◆김: 한 가지 요소는 다 갖고 있어요. 환경 보호가 있든지 사회 공헌이 있든지 윤리 경영이 있든지 뭐 한 가지씩은 다 갖고 계시죠. 2010년 이전부터 UN이 끌고 왔던 테마를 봤더니 결국은 지속 가능성 이야기였거든요. 그런데 이 지속 가능성이라는 걸 구체화시키면 ESG가 된다는 느낌도 많이 들고요.

◇윤: 꼭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ESG와의 상관관계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거든요? 지금 나오는 ‘ESG’ 이야기는 교과서적인 생산자 입장에서 하는 말 같은 느낌이 있다고나 할까, 혹은 정책 입안자 느낌인데 이게 우리의 삶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느낌들이 많아요. 그게 라이프스타일에서는 어떻게 풀어져 가는지 ‘ESG’와 꿰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파타고니아> (출처=파타고니아 코리아 페이스북)

◆김: 저도 요즘 소비하는 패턴을 생각해봤는데, 비윤리적인 경영을 하는 특정 브랜드는 편의점에서 고르지 않는다든지, <파타고니아>처럼 환경 보호나 미래의 가치를 생각해서 지속 가능성을 생각해서 생산한다든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또는 약자를 돕는지에 따라 소비하고 있거든요. 이것들이 합쳐지면 결국에는 로컬에서 새로운 브랜드들을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윤: 꼭 ‘ESG’와 딱 바로 맞아 떨어지는 논리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들이 왜 거기 가서 그거를 하고 있나? 왜 그래야만 하는가? 이런 것들에 대한 실마리가 나오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큰 발견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김: 제가 한동안 크리에이티브 팩터 이야기를 1년 정도 했었잖아요? 로컬크리에이터나 로컬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 심지어는 투자 받고 로컬 스타트업이라 부르는 그런 다양한 영역으로 가시는 분들은 알게 모르게 공통 요소가 있는데, 태어날 때부터 원래 그런 거라는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태어날 때부터라는 걸 너무 추상적으로 말해왔던 거죠. 어떻게 구체화할까 고민했는데 오늘 편집장님이 말씀하신 어떤 시대의 영향을 받은 세대의 출현 그리고 환경 자체가 그렇게 조성된 상황에서 성장한 사람들 이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 같고요.

저희가 올해 새로 미는 단어가 있잖아요. ‘뉴 로컬’ 이게 어떤 뜻이냐 하면 그동안 로컬 이야기를 해왔는데 전통적인 개념의 로컬을 갖고 계신 분들의 반발이 굉장히 심하기도 했고 또는 개념이 너무 혼재돼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씀들을 많이 하셔서 그러면 오늘 저희가 나눈 얘기 속에서 ‘뉴 로컬’이라는 새로운 정의가 되지 않을까 같은 생각들이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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