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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로컬맥주
  • 입력 2021.02.27 09:00
  • 수정 2021.03.10 21:04

[로컬맥주(14)] 1부: 에너제틱한 부산을 닮은 맥주-“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고릴라 브루잉>은 외국인 대표님들을 필두로 해외 트렌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협업을 통해 로컬의 문화적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브루어리입니다. 특히 지난 2020년 4월, 부산의 <베르크 로스터스>와 커피를 활용한 사워 맥주를 생산했는데요. 부산에 있는 두 로컬크리에이터의 이야기가 맥주라는 음료에 담겨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커피 사워맥주라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낸 <고릴라 브루잉>과 <베르크 로스터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1부: 에너제틱한 부산을 닮은 맥주-“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2부: 협업을 통해 로컬문화의 외연을 확장하다-“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3부: 지역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다 - “베르크 로스터스” 김석봉 대표
4부: 생동감 넘치는 라벨링과 유쾌한 맛

비로컬 2월 특집 주제는 1월과 마찬가지로 "로컬 맥주"입니다. 1월에는 '크래프트 정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2월 로컬맥주 특집에서는 크래프트비어 문화가 로컬브루어리를 통해 어떻게 문화로 정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beLocal 이상현 에디터)

▶<고릴라 브루잉>, 이름이 참 독특합니다.

☞<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두 대표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이미지는 강렬함이었습니다. 외국인, 한국인 모두 부르기 쉬우면서도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힐 수 있는 이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는데요. 그 때 떠오른 게 ‘고릴라’였습니다.

부산은 사실 국내 여행지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지역이잖아요? 전국에서 부산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떠올리면 부산의 활기찬 에너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부산의 여름 바다를 떠올리면, 시원한 바다와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연상되죠. 부산 사람들 성격 또한 화끈하고 시원시원하고요. 이런 요소들이 밝고 강인하고 항상 어디 뛰어다닐 것 같은 ‘고릴라’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릴라 브루잉>에서는 어떤 맥주를 만들고 있나요?

☞<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크래프트비어를 어려워하는 분들의 진입장벽을 낮춰줄 수 있는 맥주와 <고릴라 브루잉>에서만 만들 수 있는 독특한 맥주, 2가지 라인을 나누어 생산하고 있어요. 마시기 편한 맥주는 ‘고릴라 IPA’, ‘부산 페일에일’, ‘대한민국 페일에일’ 등이 있습니다. 저희가 IPA 시리즈를 많이 출시했는데, 일반적인 IPA보다는 쓴맛을 줄여 수제 맥주를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드시기 쉽게 만들었어요.

일반적인 맥주가 아니라 특색있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실험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배럴 에이징 숙성, 컬래버레이션 등을 통해 고릴라만의 색깔을 담은 맥주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흑맥주를 예로 들면 일반 흑맥주와 다르게 배럴에서 1년 정도 숙성하고, 감귤이나 코코아를 넣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죠.

<고릴라 브루잉>의 로고. 부산의 활기찬 에너지와 고릴라의 생동감이 닮았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beLocal 이상현 에디터)

▶<고릴라 브루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저희가 <고릴라 브루잉>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시기는 2015년이었어요. 폴 에드워드 대표님께서는 원래 2010년 경에 <갈매기 브루어리>를 처음 세우셨거든요. <갈매기 브루어리>에서 나오신 뒤 지금 공동대표를 하고 계시는 앤디 대표님과 함께 <고릴라 브루잉>을 만드셨습니다.

폴 대표님께서는 영국 분이라서 아주 어릴 때부터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먹는 게 익숙하시다고 해요. 맥주를 만드는 것도 좋아하셨지만, 맥주를 만들어서 자신이 즐기는 것을 더욱 좋아하셨습니다. 폴 대표님께서 처음 크래프트비어 산업에 뛰어들 때만 해도 한국은 ‘라이트 라거’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거든요. 맥주 맛이 다소 단조로웠기 때문에 대표님께서 만드신 맥주가 한국의 소비시장에 잘 먹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셨습니다.

처음에는 광안리 끝자락인 민락동에서 브루펍 형식으로 시작했어요. 당시 부산에서는 생소한 형태였는데, 이를 친숙하게 여기는 외국인들이 주로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맥주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외국인들은 자신들이 익숙한 문화를 찾고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셈이죠.

처음엔 외국인 고객들에게 반응을 얻기 시작하다가 점점 일반인들에게도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없었던 새롭고 재미있는 문화를 체험해보고 싶다는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이국적인 문화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맥주를 통해 벌일 수 있는 이벤트, 지역과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를 중점적으로 진행하면서요.

<고릴라 브루잉>에서 주최한 비어요가행사. <고릴라브루잉>은 맥주와 문화적 행사를 연결해 맥주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사진출처=고릴라 브루잉 인스타그램)

▶설명을 들어보니 <고릴라 브루잉>이 해외 맥주 문화를 소개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해외는 우리나라보다 오랜 맥주 역사를 지닌 만큼 국제적인 이벤트들도 많이 진행되고 있어요. 저희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를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연간 계획을 세워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마시는 맥주가 아니라 맥주가 지닌 문화성을 함께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죠.

국내에서 맥주는 그냥 하나의 술로 인식되지만, 외국에서는 맥주가 라이프스타일의 일부에요. 퇴근하고 집에 가기 전에 가까운 펍에서 맥주 한 잔 마시고 돌아가는 게 일과고, 주말에는 강아지와 공원에서 산책하며 맥주 한 잔을 즐기기도 합니다. 크래프트비어는 이렇게 모든 삶에 녹아 있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외국의 맥주 문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것은 맥주 생산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펍은 외국인 손님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그분들은 자신들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좋아하시거든요.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시거나 외국문화를 즐기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벤트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고릴라 브루잉>에서 만든 다양한 맥주들. 고릴라를 캐릭터로 포스터작업을 진행해 브루어리만의 특색을 살렸다. (beLocal 이상현 에디터)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나가시는 데에는 고릴라만의 특별한 ‘크래프트 정신’이 기저에 자리 잡고 있을 것 같아요.

☞<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우리가 이렇게 부산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부산 수영구, 특히 광안리 주민분들이 계속 찾아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로컬의 도움으로 지금의 고릴라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들과 소통하며 공존할 방법들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로컬푸드를 활용해 맥주를 만드는 방법을 고안하고 있어요. 김해 쌀을 활용한 라거를 만드는 것도 그런 측면과 궤를 같이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역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일단 우리 자체도 쉬지 않고 재미있는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들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릴라는 실험정신을 가지고 다양한 맥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항상 100% 완벽한 맥주를 만들 수는 없지만, 크래프트 비어를 얼마나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지 앞장서서 보여드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죠. 이런 것들이 우리의 ‘크래프트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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