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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로컬맥주
  • 입력 2021.02.27 09:10
  • 수정 2021.03.10 21:28

[로컬맥주(14)] 3부: 지역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다-“베르크 로스터스” 김석봉 대표

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고릴라 브루잉>은 외국인 대표님들을 필두로 해외 트렌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협업을 통해 로컬의 문화적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브루어리입니다. 특히 지난 2020년 4월, 부산의 <베르크 로스터스>와 커피를 활용한 사워 맥주를 생산했는데요. 부산에 있는 두 로컬크리에이터의 이야기가 맥주라는 음료에 담겨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커피 사워맥주라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낸 <고릴라 브루잉>과 <베르크 로스터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1부: 에너제틱한 부산을 닮은 맥주-“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2부: 협업을 통해 로컬문화의 외연을 확장하다-“고릴라 브루잉” 김경아 매니저
3부: 지역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다 - “베르크 로스터스” 김석봉 대표
4부: 생동감 넘치는 라벨링과 유쾌한 맛

비로컬 2월 특집 주제는 1월과 마찬가지로 "로컬 맥주"입니다. 1월에는 '크래프트 정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2월 로컬맥주 특집에서는 크래프트비어 문화가 로컬브루어리를 통해 어떻게 문화로 정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부산 전포동에 위치한 <베르크 로스터스> (beLocal 이상현 에디터)

▶<고릴라 브루잉>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크래프트비어를 만드셨더라고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베르크 로스터스> 김석봉 공동대표: <고릴라 브루잉>과 저희의 브랜드 정체성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움직임의 행동양식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죠. 그 안에서 무질서한 게 아니라 질서 있는 흐름이 존재하는 방식이요. 자유분방한 분위기랄까요? 내가 재미있어야만 일을 추진한다는 점도 닮았더라고요.

양조를 하는 브루어리도 있지만, 커피를 내리는 브루어리도 있거든요? 브루어리를 통해서 맥주와 커피가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사워맥주인 ‘베이비 사워’를 만드셨고, 최근에는 진한 맛의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선보이셨는데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두셨나요?

☞<베르크 로스터스> 김석봉 공동대표: 커피 맥주를 떠올렸을 때 모든 사람들이 연상하는 맥주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커피향이 나는 맥주’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게 ‘기네스’같은 스타우트 계열이죠. 그런데 커피는 다양한 향을 지니고 있어요. 커피의 섬세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든 맥주가 ‘베이비 사워’에요. 신맛이 나는 원두를 사워맥주와 접목해 커피맥주지만 커피맥주 같지 않은 스타일을 만들어내었죠. 처음 출시했을 때는 향과 맛이 모두 톡 쏠 정도로 시큼해서 놀랄 정도였습니다. 대중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극과 극으로 나뉠 정도였죠.

사워맥주와 달리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좀 더 다양한 커피와 맥주 향을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추어 진행했습니다. 영국에서 배럴을 수입해 맥주를 만들기로 했죠. 그래서 도수도 13도 정도로 높였고 후미에는 럼주 같은 풍미를 첨가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맥주 모두 같은 원두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대신 블렌딩 비율을 다르게 했죠. 커피는 섬세한 음료이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만으로도 그 맛이 크게 바뀝니다. 첫 번째 맥주에 비해 두 번째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고릴라 브루잉>과 <베르크 로스터스>의 두번째 컬래버레이션 맥주 '임페리얼 스타우트' (사진 출처 = 베르크 로스터스 인스타그램)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베르크 로스터스> 김석봉 공동대표: 일단 기술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커피를 주로 다루다 보니 저희는 알코올과 관련된 지식이 전무했습니다. <고릴라>가 추구하는 맥주의 개성에 커피를 추가했을 때, 소비자의 호응까지 이끌어내는 맥주를 만들어내는 것이 어려웠죠. 기술적으로 잘 모르다 보니 컬래버레이션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고릴라 브루잉> 역시 원두를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으시다보니 아마 맥주와 커피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베르크 로스터스>는 주문대에서 <베르크>의 원두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beLocal 이상현 에디터)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컬래버레이션이 계속 이어졌어요. 서로 합이 잘 맞았던 걸까요?

☞<베르크 로스터스> 김석봉 공동대표: 부산이라는 로컬을 기반으로 움직인다는 공통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두 업체가 함께 일하면서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 시너지를 느껴서 계속 함께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마음이 잘 맞기에 진행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1~2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새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함께 일하면서 시너지를 느끼셨다고 했는데요. <고릴라 브루잉>과의 작업을 통해 <베르크>에 일어난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베르크 로스터스> 김석봉 공동대표: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는 경험치가 쌓인 것 같아요. 그동안은 커피를 기반으로 블렌딩을 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이고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면, <고릴라>를 통해 맥주로도 커피를 소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고릴라>가 지닌 조직 문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고릴라>는 고객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잘 아는 브랜드였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친근’까지 나아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고릴라>를 통해 고객에 대해 새롭게 깨닫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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