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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로컬창업
  • 입력 2021.03.29 16:54
  • 수정 2021.11.18 11:08

[로컬창업(2)] 밀레니얼의 특성⓷ 세상을 움직이는 가치는 '진정성'이라 여기는 세대

로컬에서 창업하는 사람들-시장의 중심이 된 밀레니얼 4부

“돈쭐을 내주다”라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돈+혼쭐”이 합쳐진 단어로, 정의로운 일을 하는 기업이나 가게의 물건을 소비해준다는 뜻입니다. 얼핏 보면 부정적인 단어처럼 보이지만, 밀레니얼의 소비방식을 잘 담아낸 신조어입니다. 온라인을 통해 홍대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어려운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내어준 이야기가 알려진 적이 있는데요. 이에 감동한 사람들은 “이렇게 훌륭한 가게가 있다니, 돈쭐을 내주겠다”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가게를 후원했고, 주문이 폭주한 나머지 잠시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기업들은 옳은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광고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회성에 그치는 메시지는 소비자에게 울림을 주지 못합니다. 밀레니얼은 메시지에 진정성이 담겨있는지 아닌지를 가려내고 오히려 거짓된 이야기를 전하는 기업에 매몰차게 등을 돌립니다.

1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세대, 밀레니얼을 알아보자
2부: 밀레니얼의 특성? '간단'하고 빠르게, 많은 정보를 얻고 싶은 세대
3부: 밀레니얼의 특성? 내가 하는 모든 것에서 '재미'를 찾는 세대
4부: 밀레니얼의 특성? 세상을 움직이는 가치는 '진정성'이라 여기는 세대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에 등장하는 3가지 키워드 ①‘간단하거나’ ②‘재미있거나’ ③‘정직하거나’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고 빠르게 정보를 얻고 있는 밀레니얼을 분석하고, ‘재미’를 쫓아가는 밀레니얼을 살펴본 데 이어, 이번 회에서는 진정성에 가치를 두고 있는 밀레니얼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런 고찰은 밀레니얼이 창업하는 이유를 알아가는 데 좀 더 적절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사진출처: Pixabay)

◆ 기업, ESG에 눈을 돌리다

비로컬은 지난 2월 23일 팟캐스트 <[로컬의 시대] 포스트코로나 시대, 로컬의 새로운 화두 “ESG”>를 통해 ‘ESG’가 가져올 로컬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다룬 바 있습니다. ‘ESG’란 환경을 뜻하는 ‘E; Environment’, 사회를 의미하는 ‘S;Social’, 마지막으로 지배구조의 ‘G;Governance’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단어입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화두에서 이어져 나온 이야기로, 기업의 가치를 재무적 성과로만 평가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대기업들은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LG는 상장회사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만들어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NH농협은행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적도원칙에 가입했습니다. 기업들만 ‘ESG’에 맞추어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회사들도 ESG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남양유업은 기업에 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출처: 남양유업 인스타그램)

기업이 ‘ESG’에 눈을 돌리게 된 데에는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착한 기업을 돕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좋다고 해서 물건을 사지 않습니다. 제조하는 기업이 지닌 좋은 방향성을 응원하고, 해당 기업의 상품 소비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지요.

한동안 온라인에서는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습니다. 대리점에 갑질을 하고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죠. 오뚜기는 직원의 정규직 채용,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으로 ‘갓뚜기’라는 애칭을 얻으며 소비자에게 사랑받았다가 최근 미역 제품 일부에 중국산 미역을 섞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곤욕을 치른 바 있습니다. 기업의 행동과 가치관에 따라 사람들의 소비심리도 전환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예시입니다.

화이트 불편러들은 주로 SNS를 활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다른 이들의 공감대를 얻어내고 있다. (사진출처: Pixabay)

◆ 화이트 불편러들의 ‘미닝아웃(meaning out)’

‘화이트 불편러’들은 주로 SNS에 자신들의 생각을 담은 메시지를 업로드해 기록을 남기거나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기도 합니다. 화이트 불편러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적, 정치적 신념을 드러내며 활동하는 것을 ‘미닝 아웃(meaning out)’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미닝아웃은 단순히 SNS 상에서 드러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소비시장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20일부터 28일까지 강남 복합문화센터에서 ‘제로웨이스트’ 페스티벌을 개최했습니다. 페스티벌에는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알맹상점>, 버려지는 마스크를 활용해 가구를 만드는 김하늘 작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이야기를 큐레이션한 독립서점 등이 참가했는데요.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에 동참하는 사람들이나 기업들이었습니다.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사람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를 상징하는 강남을 오가는 사람들이 ‘제로웨이스트’라는 새로운 이슈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환경을 지키려는 참여 기업들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화이트 불편러’라고 하는 것이죠.

<알맹상점>은 환경이슈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이다. <알맹상점>은 환경을 소중히하고, 이런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얻고 있다. (사진출처: 알맹상점 인스타그램)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경을 먼저 생각하고, 환경 보존이라는 가치를 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자체, 도시재생지원센터들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추어 제로웨이스트, 업사이클링과 관련된 클래스나 주민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페미니즘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사회 부조리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많은 사람이 새로운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하죠.

앞서 언급한 <알맹상점>은 환경운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화이트 불편러들에게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알맹상점>은 다양한 업체의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모아놓고 파는 상점입니다. 세제, 샴푸, 바디로션 등을 친환경용기에 담아놓고 판매하는데, 각자 가져온 용기에 담아야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라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에 이런 수요도 생기지 않았을까요?

아디다스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남지않는 소재로 스탠스미스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얻어냈다. (사진출처: 아디다스 인스타그램)

◆ 진정성,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에너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은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구성해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며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앞서는 가치는 바로 진정성입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기업이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를 보여주면 사람들도 반응합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은 ‘환경을 소중히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2020년 미국 뉴욕에서 환경을 우선시한 포럼을 개최하며 ‘무브 투 제로’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제로 탄소’, ‘제로 폐기물’을 목표로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지닌 제품들을 생산했습니다. 아디다스는 해양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제품을 생산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환경보호 움직임에 사람들은 지지를 보내며 제품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냈습니다.

나이키는 다양한 환경이슈, 사회 이슈에 관심을 보이며 사회 캠페인을 진행하며, 이를 제품과 연관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나이키 인스타그램)

LG전자의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이렇게 좋은 물건을 홍보하지 않는다”, “마케팅팀이 일을 하지 않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홍보와 마케팅으로 제품을 판매하려 하지 않고, 좋은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소비자가 정직한 선택을 하게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신호였습니다. 좋은 가전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진정성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지요.

지금의 소비는 ‘가성비’가 아니라 ‘가심비’에 맞추어져 있다고들 말합니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인데요. 이제는 금액이 아니라, 금액을 넘어서는 자신의 만족에 따라 소비를 하는 경향성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소비자가 정하는 금액은 천차만별로 변화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울릴만한 진정성이 있는 브랜드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소비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밀레니얼 세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X세대 이후 등장한 밀레니얼은 더 간단하고 재미있는 것, 마음을 울리는 진정성에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며, 기성세대와는 확실히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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