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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로컬창업
  • 입력 2021.04.09 17:13
  • 수정 2021.04.12 17:59

[로컬창업(6)] 소비를 통해 자신을 규정하는 밀레니얼

로컬에서 창업하는 사람들 5부

밀레니얼은 편리함을 추구하고, 재미있는 것에 열광하며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때로는 의견표출, 때로는 소비로 말이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위해 창업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밀레니얼이 ‘나다움’을 찾기 위해서 전개해나가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창업을 하기도 하고, 나를 규정하기 위해 소비를 촉진하기도 합니다.

1부: 소비를 통해 자신을 규정하는 밀레니얼
2부: 로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밀레니얼

◇ 밀레니얼의 나다움 찾기 게임, ‘레이블링 게임’

여러분들은 혹시 ‘레이블링 게임’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트렌드 코리아 2021>에는 ‘자기 정체성을 특정 유형으로 딱지를 붙인 뒤, 해당 유형이 갖는 라이프스타일을 동조하고 추종함으로써 정체성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게임화된 노력’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댓글이나 연예 기사 제목에 간혹 <블랙핑크 제니, 깜찍고혹 인간 샤넬>이라던가 <수지, 인간 디올> 등 연예인을 명품에 빗대어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명품으로 규정하는 현상이 레이블링 게임 사례를 단편적으로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영역이 철학, 심리학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철학은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어디에서 왔는가?’를 고민하며 발달한 학문입니다. 하지만 밀레니얼은 생각으로만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지 않고 소비패턴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고 있습니다.

소비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개인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에 따라 소비하는 분야, 방식이 달라집니다. 이미 지난 3월 3편의 기사를 통해 편리한 것, 즐거운 것, 진솔한 것들에 가치를 두고 소비를 하는 밀레니얼의 행동양식을 살펴본 바 있는데요. 기성세대들은 밀레니얼이 수입에 비해 지출을 많이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젊은것들은 아낄 줄 몰라”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밀레니얼은 이 소비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하기도 합니다.

브랜드 소비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내가 누구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자신에게 잘 맞는다 생각하는 브랜드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환경을 사랑하기 때문에 파타고니아와 같은 친환경 브랜드를 구매한다’가 아니라 ‘파타고니아와 같은 브랜드를 구매하는 모습을 보니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이다’라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죠.

와디즈는 소비자와 시장의 근접성을 고려해 성수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중이다.
(사진출처: 와디즈 인스타그램)

“나에게 필요한 가치에는 지갑을 엽니다”

2017년 1월 29일 연합뉴스는 <크라우드펀딩 단골 투자자는 ‘30대 남성’>이라는 기사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분석했습니다. <와디즈> 플랫폼에서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던 투자자들 가운데 30대가 전체 3,324명 중 1,459명이었으며 43.9%에 달했습니다. 또한 남성 투자자가 2,377명으로 71.5%를 차지했습니다.

이들이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와디즈 관계자는 기사를 통해 “혁신 기업이나 IT기업, 문화콘텐츠 등이 크라우드펀딩을 시도하다 보니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연령, 성별의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정착된 가치나 분야보다는 새로운 가치,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에 올라오는 제품과 투자분야는 다양합니다. 식품, 생활용품, 애완동물처럼 소비재에 투자하는 방식도 있지만 주식, 채권처럼 직접적으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다양한 가치,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의 가능성을 돈으로 투자하는 셈입니다.

가치 투자가 아니라 물품으로 제작되는 경우, 나의 흥미와 재미를 끌어당기는 물품을 구매해보기도 합니다. 돈으로 환산되지 않아도 그 순간 재미를 채워주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인 듯합니다.

◇ 구매에서 구독으로, 성장하는 구독경제시장

가치를 돈으로 구매한다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구독경제’는 더욱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구독경제’란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신개념 유통서비스입니다.

<넷플릭스>, <왓차> 등 OTT 서비스가 대표적인데요. 전 세계 영상물을 내 TV,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주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디즈니 역시 기존 OTT 프로그램에 공급하던 자사 콘텐츠들을 회수하고, 디즈니 자체 OTT 프로그램인 <디즈니플러스>를 공개해 수많은 디즈니 콘텐츠를 한 곳으로 모을 계획입니다.

OTT 서비스는 단순히 흩어진 정보를 모아 큐레이션 한다는 개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자체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었던 마블 캐릭터의 뒷이야기를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체콘텐츠는 기존 구독자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매력 포인트가 됩니다.

여성창업, 구직시장을 겨냥한 <헤이조이스>는 다양한 콘텐츠와 실제적인 솔루션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여성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출처: 헤이조이스 인스타그램)

구독경제 시장이 점점 확장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구독경제는 다양한 경험을 빠르고 쉽게 체험하기를 원하는 밀레니얼과 함께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구독경제는 이제 속옷, 밀키트, 구직 등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창업 커뮤니티를 구독하기도 하는데요. <헤이조이스>는 여성의 커리어, 창업과 관련된 문제를 고민하며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유료로 진행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욕구를 잘 파악하고 있고, 여성들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 모임, 콘텐츠등을 제공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의, 식, 주를 해결하는 데 돈을 소비하지 않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 소비시장을 넓힌 셈입니다. 가치를 소비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축적하고, 그 에너지를 이용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 것이죠.

밀레니얼에게 소비는 구매의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습니다. 소비는 단편적인 의미에서 입체적인 의미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소비를 통해 자신을 규정하고, 자신의 가치 실현, 또다른 생산을 위한 수단 등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뤄나가는 과정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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