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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로컬창업
  • 입력 2021.04.15 17:11
  • 수정 2021.04.20 18:06

[로컬창업(7)]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갑니다, 로컬크리에이터

로컬에서 창업하는 사람들 8부

모종린 교수는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를 통해 로컬 비즈니스에 주목하고, 로컬 비즈니스를 이끌어나갈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컬크리에이터는 어떤 사람일까요?

1부: 생활권 중심의 도시, 로컬 비즈니스에 주목하다
2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갑니다, 로컬크리에이터

중기부가 로컬크리에이터를 표현한 BI를 만들었다. (중기부 제공)

◇로컬크리에이터, 하고 싶은 일을 살고 싶은 곳에서 하는 사람들

모종린 교수는 로컬크리에이터를 “골목상권과 같은 지역시장에서 지역자원, 문화, 커뮤니티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소상공인”으로 정의합니다. 이들은 지역에서 식음료, 숙박, 카페 등 전통적인 골목 산업에 해당하는 비즈니스를 하면서 동시에 디자인, 미디어, 소셜벤처, 문화기획 등 지역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사업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만 본다면 지역에서 사업을 해나가는 소상공인과 로컬크리에이터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는데요, 둘 사이의 차이점은 지역성, 문화성, 창조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입니다. 지역 소상공인은 지역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 정의할 수 있지만, 단순한 비즈니스 활동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 나아가 지역을 재해석해 ‘로컬’의 의미부여를 하는 사람을 로컬크리에이터라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아닙니다. 선진국에서도 도시재생사업자, 소셜 벤처 등 한국의 로컬크리에이터와 유사한 새로운 창업자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모 교수에 따르면 로컬크리에이터에게 지역에 온 이유를 물었을 때 공통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살고 싶은 삶을 살기 위해” 지역에 정착한 것입니다. 이 말은 바로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에리히 젤리히만 프롬(1900년 3월 23일 ~ 1980년 3월 18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태인이자 독일계 미국인으로 사회심리학자이면서 정신분석학자, 인문주의 철학자이다. (사진출처: 위키백과)

◇끊임없이 ‘자기다움’을 고민하다

로컬크리에이터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은 끊임없이 ‘나다움’을 고민합니다. 어떤 일, 어떤 행위가 나를 더 나답게 만드는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에서는 ‘소유적 나다움’과 ‘존재적 나다움’으로 구분해 줍니다.

사실 소유와 존재에 대한 고민은 미국의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회심리학적 시각으로 현대인들의 소외 양상을 살피고, 인간이 참다운 자기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심한 학자입니다.

특히 자본주의사회는 인간소외를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사실을 언급하고, 이를 뛰어넘어야 인간 개인의 내면과 사회구조가 동시에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소유냐 존재냐>를 통해 인간의 삶의 방식을 ‘소유적 실존양식’과 ‘존재적 실존양식’ 2가지로 나눕니다.

‘소유적 실존양식’은 소비를 할 수 있는 돈, 권력, 지위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삶의 방식을 말합니다. ‘존재적 실존양식’은 경험하고 터득하는 것들을 누리며 사는 삶의 방식입니다.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찾아가는 삶을 말합니다.

모종린 교수는 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일과 기술로 나다움을 정의하는 ‘사회적 나다움’, ‘소유적 나다움’과 자신이 그리고 싶은 이야기를 고민하는 ‘존재적 나다움’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로컬크리에이터들은 ‘존재적 나다움’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들은 내가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다른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는 삶, 그들이 원하는 삶의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합니다.

서울과 대도시는 이미 기성세대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서,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로컬을 찾아 떠납니다. 이들에게 로컬은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세계이자 자유롭고 독립적인 공간입니다.

이미소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은 귀농귀촌을 결심한 밀레니얼 세대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로컬을 형성해가는 단면을 보여준다. (출처: 이미소 페이스북)

◇‘나다움’을 찾기 위해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아나가다

‘나다움’은 현대 사회, 특히 특히 개인 브랜딩이나 마케팅에서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모 교수는 <창업과의 브랜딩>, <나음보다 다름>, <다움, 연결, 그리고 한명> 등 다양한 책을 소개하며 ‘다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키워드는 밀레니얼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밀레니얼은 자신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세대이기 때문에 진정성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들은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SNS를 바탕으로 폭넓은 관계가 형성되었다면 지금은 넓은 관계보다는 좁고 깊은 관계를 원합니다. 이를 <[로컬 창업(7)] 생활권 중심의 도시, 로컬 비즈니스에 주목하다>편에서 딥택트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보다 주요한 것은 나와 깊은 관계를 맺는 한 사람이 중요합니다.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의 협업도 늘어났습니다. 이들은 스스로 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찾아나서고, 자신들이 원하는 시점에서 관계를 마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라이프 트렌드 2020>이라는 책에서는 이를 ‘느슨한 연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간소개 <라이프 트렌드 2020 : 느슨한 연대 Weak Ties> (beLocal)

모종린 교수는 ‘나다움’을 추구하는 로컬크리에이터는 내가 가진 콘텐츠를 다른 사람들과 ‘느슨한 연대’방식으로 협업하기가 훨씬 쉽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내가 속해있는 커뮤니티에 창의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죠.

이들은 계속해서 자신이 꿈꾸는 좋은 삶을 확고한 철학으로 만들어나갑니다. 그들의 삶은 산업사회에 대안을 제시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죠. 그는 이런 라이프스타일의 전환 바탕에는 탈물질주의가 있다고 말합니다.

모 교수는 2020년에 펴낸 저서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를 통해 탈물질주의 가치에 따라 역사를 기반으로 부르주아,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 등 여섯 가지 유형의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플리마켓 <마켓 움>은 어떻게 보면 손지민 대표의 취향을 구매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마켓 움>은 로컬이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의 무대임을 보여준다. (<마켓 움> 인스타그램)

특히 “18세기 이후 라이프스타일의 역사는 문화와 생활이 민주화되는 과정”이라며 “소수 귀족과 자본가가 강요하던 부르주아 문화에서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의 도전을 받아 그들의 세력이 약화되는 역사”라고 강조합니다. 한편 지금 로컬크리에이터는 이 여섯 가지 유형 중 하나의 삶의 방식을 선택해 로컬 브랜드를 창업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탈물질주의는 최근 밀레니얼 소비, 밀레니얼 트렌드와 관련되어 자주 회자되고 있습니다. 짧게 정의 해 탈물질주의는 “경제적·물질적 안정을 중요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 자기 표현, 삶의 질 따위의 비물질적 가치관을 추구하는 경향 또는 관념 체계”를 말합니다. 이런 경향성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단순히 트렌드나 산업의 발전이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관의 변화가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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