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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창업(10)] 나주 건축물에 새 숨결을 불어넣다 - <돌빛나무> 최현찬 대표

(인터뷰) 밀레니얼 로컬크리에이터의 창업 이야기 7부

beLocal 김혜령 에디터 승인 2021.04.23 08:47 의견 0

<돌빛나무>는 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건물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무형의 문화까지 연결되는 지역의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인테리어 회사입니다. 최현찬 대표는 연남동 힙플레이스를 유럽식 석회 미장방식으로 시공하다가 지난해 여름, 담양으로 내려왔는데요. 우연히 방문한 나주에서 도시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견하고 나주로 거점을 옮기려 하고 있습니다. 나주를 청년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외부인이 궁금해서 찾아오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크루들과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입니다. 최현찬 대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크루 <오키키빌더스>는 나주의 빈집을 소개하고 리모델링해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돌빛나무> 최현찬 대표 (beLocal 이상현 에디터)

▶<돌빛나무>라는 이름을 들으니, 햇빛이 들어오는 숲 속 풍경이 연상됩니다.

☞최현찬(돌빛나무 대표, 이하 최 대표) : <돌빛나무>는 회사 이름처럼 자연의 재료인 돌, 나무, 그리고 햇살을 담은 인테리어 공간을 꿈꾸는 회사로 작년 8월에 설립했습니다. 유럽식 석회 미장 공사를 주력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서 포카리스웨트 광고를 보면 파란 지붕에 흰색 석회 벽이 도드라지잖아요. 그런 풍의 인테리어를 주로 시공하고 있습니다.

▶도심이 아니라 담양에서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최 대표: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담양으로 내려왔습니다. 제가 담양으로 내려온다고 하자, 제 주변 친구들은 ‘경치는 좋지만 살기는 어려운 동네’라며 걱정했어요.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가 없고, 서울에서 누리던 문화생활을 할 수 없어서 금방 서울로 올라오게 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시골로 내려가고 싶었던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돌빛나무>는 유럽식 석회 미장 공사를 주력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 돌빛나무 인스타그램)

▶보통 시공은 의뢰인을 따라 진행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또 시공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돌빛나무>가 원하는 것들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이 많이 되었겠어요.

☞최 대표: 기존 인테리어 시공업체처럼 의뢰가 들어오면 그분들의 스타일에 맞추어 공사를 진행했죠. 공간의 재료와 구성을 먼저 제안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대로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건축 리모델링을 하는 회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곳에 내려온 것이 아니어서,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이곳에 펼쳐나갈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상상하는 일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모아 크루를 결성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지금은 <돌빛나무>가 나주의 빈집을 리모델링 하면, 각자 분야에서 활동하는 크루들이 협력해서 무형의 문화까지 연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지역의 먹거리나 취미 생활 등 여러 기반이 이어지는 거죠. 그러면 외부인들도 여기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이곳에서 펼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면서 가까워진 친구들, 저를 포함한 4명과 함께 하고 있어요. 4명 모두 <돌빛나무>라는 이름이 의미는 좋은데 촌스럽대요.(웃음) 앞으로는 ‘오키키빌더스’라는 이름으로 크루 활동을 하려고 해요. 훗날 무슨 일을 하든지 ‘빌더스’라는 단어를 붙여서 분야마다 점점 확장해 나갈 계획이에요.

<돌빛나무>는 자연물을 활용한 인테리어와 소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돌빛나무 인스타그램)

▶지금 담양에서 인테리어와 관련된 의뢰는 많이 들어오나요? 또, 나주로 사업지를 옮길 구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최 대표: 서울 연남동의 와인 바 같이 수도권에서 의뢰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주로 수도권에서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 지역은 서울과 트렌드가 다르기 때문인지, 아직 먼저 연락이 온 적은 없어요.

지금은 담양에서 사업을 하고있지만, 나주로 본거지를 옮기려고 합니다. 담양은 이미 관공서에서 빈집 현황을 조사하고, 리모델링을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에요. 관공서가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주인과 연결해주면 저희가 연락을 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집주인과 연락해보면 집주인이 대부분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그 집을 상속을 받은 자녀들인데, 집 파는 걸 귀찮아해요. “그거 얼마나 한다고, 저희 안 팔아요.” 하고 끊어요. 백 채가 넘는데 단 한 곳도 성사가 되지 않았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사업이 적극적으로 전개되지 않아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이 들어오는 대로 서울에서도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돌빛나무> 최현찬 대표 (beLocal 이상현 에디터)

제가 혼자 힘으로 진입해서 무언가 이루어낸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우연치 않게 나주에 왔는데 여기서는 우리가 꿈꿨던 일을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나주는 아직 도전하고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요. 나주로 거점을 옮기려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돌빛나무>의 향후 계획이 궁금하네요.

☞최 대표: 돌빛나무가 원하는 바는 지역의 공간들을 자연 재료로, 시간의 의미가 담긴 이 시대의 멋진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이에요. 그 리모델링을 누구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지역에 살고 싶어 하는 스스로가 하는 거죠.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내가 내 집은 내가 만든다. 스스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서 스스로가 살아갈 수 있는 문화적 기반까지, 또 직업까지 연계하는 그런 공간, 그런 프로젝트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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