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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3)] 1부: 자금 사막에서 흐르는 강 '와디즈' - 황인범 이사

BELOCAL 이연지 에디터 승인 2021.06.01 10:00 | 최종 수정 2021.06.03 11:34 의견 0

로컬에서 만들어진 상품과 다양한 액티비티가 활발히 거래되는 비즈니스의 장으로서 크라우드펀딩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라이프스타일에 투자하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의 대표주자 <와디즈>는 2019년 1,400억, 2020년에는 2,000억 원의 펀딩이 이뤄졌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회에서는 <와디즈> 황인범 이사를 만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와디즈>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여기는 로컬 트렌트 미디어 <비로컬>입니다. 안녕하세요. 비로컬 편집장 윤준식입니다.

●비로컬 이연지 기자(이하 ‘이’): 안녕하세요. 비로컬 에디터 이 기자입니다.

◎윤: 오늘은 판교 <와디즈> 본사의 황인범 영업 총괄 이사님 뵈러 왔습니다.

◆와디즈 황인범 이사(이하 ‘황’): 안녕하세요.

(사진: BELOCAL 이상현 에디터)

◎윤: 특별히 저희가 이번에는 ‘로컬 펀딩’. 크라우드펀딩 플랫폼과 로컬 비즈니스의 연관성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와디즈>는 거의 크라우드펀딩의 대명사가 돼 버렸어요. 그러다 보니 각종 트렌드 저널이라든가 매체에서도 크라우드펀딩과 관련된 게 있으면 다 <와디즈>에서 가져온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아요. 이른바 업계 TOP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위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와디즈>가 크라우드 펀딩에 있어선 가장 건수라든가 매출액이 많이 잡히고 있는 거죠?

◆황: 맞습니다. 저희가 한 달에 지금 기준으로는 펀딩 프로젝트들이 천 개 정도가 진행되고 있고요. 앞으로 더 많은 프로젝트를 쉽게 오픈할 수 있게 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냉정하게 지금 아주 잘하고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지만,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윤: 항상 기업 소개하실 때 보면 <와디즈>의 “‘와디’가 ‘사막이 흐르는 강’이다.”라고 하는 굉장히 멋진, 시적인 표현으로 회사 소개를 하세요. 그런데 ‘와디’가 건천이거든요. 평소에는 하천의 형태가 아닌데 우기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그때 하천이 형성되죠.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도 그런 형태이고요. 그래서 여름철에 홍수가 나고 그러는 건데요. 제가 너무 무미건조하게 “건천입니다.” 이렇게 말을 해버리기도 했지만, <와디즈>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한 번 <와디즈>에 대해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황: 와디즈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저도 너무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막에서 흐르는 강.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그 와디가 대단히 소중한 존재라고 해요. 아주 자주 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존재인 거죠. 물을 조달하거나 생활을 잘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고, 여러 가지 필요한 것들이 있을 텐데 그 안에 와디는 반드시 있어야 할 수단인 거에요.

제가 봤을 때는 창업 시장이 한 6~7년 전? 혹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아주 좋아졌다고 보여요.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도 많아졌고 점점 좋아질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가 <와디즈> 창업자는 아니지만 2011년도에 창업하신 두 분이 만드는 과정들을 계속 보고 오랫동안 해오다 보니, 창업 환경에서 어떤 누군가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이더라고요. 그리고 방법은 늘어났다고 하지만 기준은 여전히 스트릭 하고요.

그런데 이미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창업자금 혹은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으로서 크라우드펀딩이 자리를 잡은 케이스가 있어요. 창업자들에게 불모지 같은 자금 조달 영업에서 대한민국에서는 <와디즈>가 사막의 강으로, 흐르는 강을 많이 만들어보자고 해서 <와디즈>라는 ‘여러 개의 와디’라는 의미를 담았죠.

아까 제가 한 달에 천 개의 프로젝트가 열린다고 했는데 혹자는 “그 정도면 많이 한 거 아니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전국의 창업자들은 수억 명, 한 달에도 수만 개의 법인이 태어나거든요. 그 사람들이 모두 다 <와디즈> 고객은 아니겠지만, 누군가 <와디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 할 때 그들을 위해서 저희가 온전히 창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을 위해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앞으로도 계속 집중하고 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와디라는 어원으로부터 출발한 <와디즈>라는 브랜드는 저희가 이 일을 함에 있어서 굉장히 원동력이 되고, 근간이라고 볼 수 있겠죠.

사막에 흐르는 강이라는 뜻의 '와디' (사진: BELOCAL 이상현 에디터)

◎윤: “<와디즈>가 창업 환경에 필요한 강물이 되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비즈니스 영역으로 가면 돈줄이 막히는, 조금 어르신들 용어론 ‘돈맥경화’라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기업들이 창업을 하거나 새로운 기술 개발을 하는 것들에 두려움을 많이 갖고 있는데 <와디즈>가 펀딩 플랫폼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고요.

그런 펀딩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결합되어져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새로운 형태의 창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실제로 저희가 3월에 ‘로컬 창업’에 대한 내용을 계속 다루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것 중의 하나가 크라우드펀딩과 같은 플랫폼 이야기였어요.

그러니까 로컬 창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또 어떻게 라이프스타일 창업이 이루어지는가. 밀레니얼의 창업은 어떤 속성을 갖는가.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 과정 속에서 밀레니얼들이 새로운 형태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게 가능한 이유는 거기에 맞는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도구가 있고 새로운 장이 있기 때문이라는 접근을 해보게 됐거든요.

그게 바로 펀딩. 크라우드펀딩인 거죠. 크라우드펀딩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대부분 사람들이 크라우드펀딩을 ‘클라우드(cloud)’라고 하기도 하는데 구름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크라우드는 군중을 의미하는 ‘crowd’인 거죠?

◆황: 크라우드 펀딩은 “C.R.O.W.D.” 크라우드. 군중, 대중. 이런 의미에서 대중들이 펀딩 자금을 조달한다는 뜻이죠. 쉽게 말하면 돈이 필요하면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죠? 다 해주진 않겠지만요. 그 대출 심사를 하는 사람은 그 은행의 창구에 계신 분일 수도 있고, 은행의 지점장일 수도 있겠죠? 창업자들에게는 자금을 조달해주는 데 있어서 심사 주최가 은행원, 혹은 전문 지식을 갖춘 투자자들, 이런 사람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죠.

그런데 크라우드펀딩은 자금 조달 주체인 군중, 대중이 어떤 산업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지식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창업자의 이야기나 창업자가 새롭게 만들어 내는 제품이나 그의 도전에 어떤 공감을 했을 때, 혹은 정서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거나 기대를 할 때 그 심리가 의사 결정의 기준이 돼요.

자금 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전통 금융이 있고, 대안 금융이 있다고 하면 크라우드펀딩은 대안금융에 속하죠. 이 둘의 차이점은 심사의 주체가 다르다는 거고요. 한 사람이 심사하느냐 여러 사람이 다양한 기준으로 심사하느냐는 차이가 있죠. 그러니까 하나의 펀딩을 봐도 재밌어서 할 수도 있고, 멋있어서 할 수도 있고, 정말 응원하고 싶어서 할 수도 있고. 각기 다른 기준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기준을 삼고, 심사를 해서 펀딩을 하는 거거든요. 전통 금융과는 구조 자체가 완전 다르죠.

◎윤: 그러면 “크라우드펀딩에서 구매행위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매가 아니다.”라는 말씀이신가요?

◆황: 과거에는 구매행위가 아닐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소비 패턴이나 서비스의 발전 등으로 변화가 많이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와디즈는 가치 소비, 이런 거 아니었어요?” 이렇게 표현하시는 분들 되게 많거든요. 그런데 시대도 바뀌고 흐름도 바뀌고 <와디즈> 사이즈도 바뀌었어요.

제가 항상 <배달의 민족>과 비교하는데요. <배달의 민족>이 처음 시작했을 때 즈음에는 전단지를 온라인으로 보여주는 형태의 서비스였어요. 그런데 점점 그 전단지가 온라인으로 들어오면서 메뉴가 생기고, 결제가 가능하게 되었고, 배달이 가능하게 되었죠. 뉴스에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다 들어왔고요. 그리고 플랫폼이 되면서 <배달의 민족>이 제공하는 서비스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죠. 이어서 <쿠팡이츠>라는 서비스도 생겼고요.

그러니까 <와디즈>가 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이란 산업도 초기에는 국내에서 영화 창작들이나 크리에이트 한 영역에서 작게 시작했거나 혹은 사단 법인이나 재단 법인 혹은 구호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후원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한 펀딩 프로젝트가 많았다면, 그 시기에 해외의 <킥스타터(Kickstater)> 같은 곳에선 이미 많은 제조업자들이 펀딩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킥스타터>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보니 글로벌에 도전하는 게 쉬운 게 아니잖아요? 한국에서도 제조나 하드웨어 창업이 활성화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시기에 창업자들이 “자금 조달을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때 국내에는 <와디즈>가 있었던 거죠. 2014년도까지는 <와디즈>에 창작이나 혹은 후원에 가까운 영역의 펀딩들이 많았지만, 시장이 커지고 그 시장의 수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주체가 바뀌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제조업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패션, 푸드, 홈 리빙, 뷰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뭔가 새롭게 하는 사람들이 <와디즈>에 펀딩을 하게 되는 거죠. 시장이 바뀐 거예요.

<와디즈>가 확장하면서 공급자들도 달라지지만 저희가 부르는 ‘서포터’라는 펀딩 주체 영역도 바뀌는 거예요. <와디즈> 회원 숫자가 점점 늘어나잖아요? 과거에는 회원들이 후원을 기반으로 들어왔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제조를 보고 들어온 분들, 혹은 먹거리를 보고 들어오는 분들, 로컬의 크리에이터들을 응원하고 싶어 들어오는 분들처럼 다양해지면서 350만 명 정도의 회원이 형성됐어요. 그럼 350만의 회원이 보는 관심사가 되게 다양해지겠죠? 그러다 보니까 서비스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변형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와디즈>에서 이뤄지는 소비 행태가 일반 구매에 가깝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소비의 형태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와디즈> 황인범 이사 (사진: BELOCAL 이상현 에디터)

◎윤: 조금 전에 ‘가치 소비’를 언급해주셨어요. 그런데 초창기 <와디즈>에서 창작자를 후원하고 지원하는 펀딩을 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라 오만가지 상품 다 들어와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가치 소비가 아닌 것처럼 조금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 여러 라이프스타일 소비를 보면 가치 소비, 착한 소비의 경우로 넘어가고 있거든요. “내가 비싸지만, 원산지가 분명한 걸 사서 먹고 싶어. 그런데 그게 나를 위한 것도 있지만 이런 제조를 하는 제조업자를 내가 후원함으로써 이런 제조가 활성화되기 때문이야.”라는 의미인 거죠. 대표적인 게 <와디즈>에서 펀딩을 했던 <토민>이 그런 케이스죠.

◆황: 저는 좀 생각이 다른데요. 가치 소비라는 것과 착한 소비라는 게 공급자가 깨끗하고, 좋은 걸 써서 혹은 국내 물품을 써서 만들어 준 제품을 소비하는 게 착한 소비의 행태가 아닌 것 같아요. 이제 그 소비, 그런 행위 자체가 ‘가치’와 ‘착한’이란 말을 붙여서 표현하기에는 너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가치 소비, 착한 소비는 2014년에서 2016년 정도? 예를 들면 소셜 벤처들이나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죠. 구매를 하면 그 기업이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거나 기부하는 형태로요. 그런데 지금의 소비자들은 그 가치도 느끼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오히려 생각하고 있어요.

아까 MZ세대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 나름대로 MZ세대들의 창업을 하는 기준을 보면 그 사람들이 하나같이 일상의 어떤 불편함이나 사회에서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들을 비즈니스로 풀어가는 사람들이거든요. 어떤 사람은 패션을 되게 좋아하는 사람인데 “가죽 재킷은 왜 이렇게 맨날 비싸? 실제로 그렇게 비싸지 않은데?” 이 편견을 깨고 싶은 게 본인의 미션이었던 거에요.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깔창 생리대 사건’이 있었는데 맨날 이슈가 되지만 없어지질 않아. 하지만 관심도는 푹 떨어져 있어. 깔창 생리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좋은 질로 만든 생리대를 꾸준하게 팔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겠다”라고 생각해서 우리가 생리대 제작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 공개하는 제품을 출시해보겠다는 식으로 창업을 해요.

어떤 크고 작은, 혹은 일상에서 불편하거나 정말 사회에서 해결해주지 못한 큰 어려움들을 이미 담고 있는 사람들이 창업을 하고 <와디즈>에서는 이런 거에 공감하고 비슷한 세대의 사람들이 펀딩을 하고 있는 단계이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에겐 이런 펀딩이라는 소비 행위가 공급자와 소비자가 봤을 때 일맥상통하는 거예요. 공급자가 풀어내는 방식이 소비자에게는 매우 익숙한 상황인 거죠.

◎윤: 그게 <와디즈>에서는 그냥 소비인데요. 이걸 더 멀리 제삼자의 시각에서 보면 이게 가치 소비인 거거든요. 왜냐하면 이런 상품이 집 앞에 있는 동네 마트에는 없어요. 그런데 <와디즈>엔 있어요. 그러니까 <와디즈>에선 일상인데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일상이 아니라 특이한 거죠.

◆황: 그럴 수 있겠네요.

◎윤: 그런 면에서 <와디즈>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소비를 리드를 하는 걸 수도 있고요. <와디즈>가 만드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단순히 어떤 대안 금융 형태의 플랫폼이 아니라, 제가 방금 말씀드린 가치가 내재되어 있는 무형적 플랫폼인 겁니다. 그런 어떤 의식을 재화를 주고, 공급하고, 돈을 주고받는 형태로…. 뭐 그런 플랫폼이죠.

그래서 이사님은 “아니, 그건 당연한 거예요!” 이렇게 얘기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지금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해서 대두되고 있는 가치 소비라고 하는 게 일상이 되는 곳이 <와디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바꿔말하면 그런 비즈니스 실현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전에는 비즈니스를 구현할 수 없었어요. 예를 들면 아까 말씀하셨던 제품들 있잖아요? 그것을 실제 제품화하려면 시제품을 만들어서 양산 단계로 가야하고, 양산을 하게 되면 그 제품이 전국의 유통망에 깔려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나 이런 것들이 어마어마하다는 거죠. 특정 제품을 전국에 있는 문구점에 깔겠다고 해도 2만 개 이상의 물량을 만들어야 문구점에 1개씩 들어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문구점에서 반응이 좋아서 발주가 들어오면 10만 개가 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자금이나 방법 문제가 생기는 거죠.

특히 초보 창업자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 러브콜이 들어와도 그다음 후속 작업을 못 이어가는 거예요. 초기 창업자들한테는 계속 산 넘어 산인데 하나의 산을 넘으면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는 일들이 벌어지는 겁니다. 자, 그런데 이게 와디가 모여있는 <와디즈>에서는 가능하게 되는 거죠. 특이한 게 일상이 되는 그런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이제 로컬 얘기로 좀 넘어와 보겠습니다. 제가 황 이사님을 처음 뵈었던 게 2020년 1월에 강릉에서 있었던 ‘lit2020행사’거든요? 그때 패널로 로컬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펀딩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어요. 그중 지금도 제 기억에 남는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사용법을 모른 채 펀딩을 받겠다고 온다. 와디즈가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온다.”고요. 그러면서 더 심각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규제를 넘어서는 뭔가를 해보려고 오셨는데 본인 지역에 걸려있는 규제가 뭔지 몰라서 결국 서비스화되거나 상품화되지 못한다.” 이런 얘기까지 해주셨거든요.

이게 사실 ‘lit2020’에 오셔서 로컬이 어떻게 더 확장될 수 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도 벌 수 있는지 얘기를 해주셔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원론적인 얘기만 하다 가신 케이스가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굉장히 아쉬웠거든요. 그때 말씀하셨던 숫자가 있었습니다. “2019년 따져보니 와디즈에서 1,400억 정도가 펀딩이 됐다”면서 “여기에 적지 않은 영역이 로컬에서 온 거다”라고 하셨거든요.

[lit2020특집] (포토) 세션 3: “로컬크리에이터,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다”
http://belocal.kr/View.aspx?No=654642

<와디즈> 캐릭터 '진국이' (사진: BELOCAL 이상현 에디터)

●이: 1,400억이라는 펀딩이 이루어졌는데 그중에 상당 부분이 로컬에서 왔다는 건 이사님이 뭔가 보신 게 있으셨단 거잖아요? 저희 <비로컬>과는 그 행사에서 처음 <와디즈>가 접점이 생긴 거지만, 그 전에도 이미 와디즈 안에서 로컬에 대한 접점을 느끼고 계셨던 거고, 5년 정도를 로컬을 주목했다고 하셨어요. 로컬을 어떻게 주목하게 되셨나요?

◆황: 일단 저는 주변에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누군가는 진짜 잘 알아보고 잘 준비를 해서 남들보다 빠르게 시작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단 뭔지 모르고 그냥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제가 ‘ㅣit2020’행사에서 명함을 정말 많이 받았고, 이메일을 모두 보내드렸는데 답장을 하나도 못 받았어요. 그 의미는 “언젠가는 해야지”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케이스일 거예요. 제가 그때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을 링크로 보내드렸단 말이에요. 어려운 거죠. 그런데 실제로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펀딩을 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펀딩을 남들처럼 성공하는 게 어려워요.

이미 <와디즈>는 적어도 전국의 모든 창업자들이 쓰는 서비스 혹은 전국의 모든 창업자들이 “무언가 새롭게 도전할 때 펀딩이라는 거 언젠가 한 번 해야지” 혹은 창업자라면 내 주변에 한두 다리만 건너면 펀딩한 사람들은 무조건 있는 시대가 되었단 말이에요. 그런 측면에서 전국 각지에서 펀딩을 진행하겠다고 새롭게 들어오는 기업들만 한 달에 수천 건이 된단 말이죠? 그런 팀들이 지금도 와디즈에서 펀딩을 하겠다고 신청을 하시고, 저희 프로세스를 밟고 있는 상황이란 말이에요. 그럼 기업들이 다 서울, 경기도, 수도권에만 있냐? 그렇지 않다는 거죠.

제가 한 5년 전 제주도에서 스타트업을 하신다는 분들이 모여서 하는 총회를 갔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만난 창업자들의 모습은 제가 서울에서 만난 창업자들의 모습이 아니었어요. 그냥 동네 가게나 마트 혹은 시장에 가면 계신 분들이었죠. 그 모습을 보고 “맞아. 저런 분들이 사실 우리 주변의 창업자고, 앞으로 창업은 저분들처럼 일상화될 거야.”라는 걸 느꼈죠.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정말 많은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있는데 아까 편집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최적의 툴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었어요. 당시에는 <와디즈>가 아주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제주도에서 펀딩 성공한 사례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 100분 앞에서, 그러니까 100개 기업이겠죠? “제주도에서 펀딩 성공한 5개 사례 소개드릴게요. 그 중 하나가 <카카오패밀리>입니다” 이런 식이었어요.

그런 분들이 하나하나 사례가 되니까 더 잘하는 기업이 나타나고 더 잘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죠. 그러면 그 노하우가 전파되죠. 교육이 되는 거예요. 그렇게 한 3년을 하니까 이제는 제가 제주도에 가지 않아도, <와디즈>가 제주도에 가지 않아도, 자생적으로 펀딩을 하는 문화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펀딩이라는 건 정말 좋은 정보들로 학습을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가 어려워요. 우리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사람들로부터 펀딩을 받아야 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생산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생산을 해서 잘 보내주고, 고객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서 그 다음 뭔가를 새롭게 시도할 때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스노우볼 효과가 있는 거거든요.

편안한 분위기의 <와디즈> 판교 본사 (사진: BELOCAL 이상현 에디터)

●이: 2019년에 로컬 기획자를 뽑는다고 하셨었잖아요. 그럼 혹시 그게 이 맥락에서 같이 이어졌던 건가요?

◆황: 맞아요. 강릉, 부산, 울산, 경북, 경남, 전남, 전북, 전국에 “제주도에 내려가 만났던 사람들이 다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때 ‘로컬의 미래’라는 책을 읽었거든요. 책을 읽고 “오, 내가 생각했던 걸 이 책에서는 이미 다 적어놨네. 내가 느낀 바를 여기 책에서 이미 가르쳐주고 있었네.”라는 걸 느끼면서 로컬에 계신 창업자분들이 정보에 굉장히 목말라 있다는는 걸 확신했어요. 그래서 제가 ‘로컬의 미래’에서 읽은 감명 깊었던 구절을 가지고 어떤 사람들을 찾는다고 했죠. 이게 어떤 의미냐면요...?

◎윤: 딱 잘라 말하면 ‘로컬크리에이터’!

◆황: 맞아요! “모든 창업자 다 찾습니다”에요. 가게 하시는 분, 치킨집 하시는 분, 뭐 하시는 분. 다 로컬크리에이터에요. 그때 로컬크리에이터라는 용어가 막 생겨나기 시작한 때였던 걸로 제가 기억을 하는데, 저도 깜짝 놀랐던 게 브런치에 글을 써서 페이스북에 공유를 하나 했을 뿐인데 제 브런치 통계를 보니 2,000건이 넘게 공유가 됐더라고요.

●이: 사람들이 그만큼 관심이 많았던 거죠.

◆황: 그때 대략 400~500팀이 정보를 입력해주셨거든요. 정말 힘들었어요. 두 달 동안 모든 분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전국을 다니면서 찾아가고 온라인으로 만나기도 하고요. 요건이 안되는 팀들은 요건을 정해달라고 하기고 하고, 강의 링크도 다 보내드렸어요. 그렇게 인연을 맺은 팀들이 지금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주요 로컬크리에이터 분들도 계시고요.

<와디즈>가 물줄기를 내는 서비스라면 우리 한반도 지도를 보면 그 물줄기가 서울, 수도권에만 있어야 하는 게 아니잖아요? 서울에만 있는 건 한강이죠. 그런데 전국을 다니려면 더 깊숙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 가본 지역들을 올해 많이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직은 뾰족하게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5월쯤 춘천에 있는 15개 팀의 펀딩을 동시에 열 기획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집중적으로 3주간 멘토링을 하고 있고요. 이런 사례를 계속 늘리려고 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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