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컬 에디터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관점의 팟캐스트 <사당이야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이수역을 중심축으로 돌아본 사당과 방배 로컬 이야기를 전합니다.
○비로컬 이연지 기자: 지금까지 ‘방배4동’에서 시작해 ‘사당2동’을 둘러보았고, 이제 더 아래쪽인 ‘사당1동’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비로컬 이상현 기자: <이수자이> 아파트 아래쪽 ‘사당로30길’ 초입부터 끝까지 쭉 내려갔는데요. 아파트 왼쪽에 요즘 핫한 ‘쯔양’이라는 먹방 유튜버가 연 <정원분식>이 있어요. 그곳에서부터 <죠샌드위치>까지 걸어서 우회전한 다음 길을 따라 쭉 내려왔습니다.
☆비로컬 김혜령 기자: <정원분식>은 대기가 길어 아직 못 가봤지만, 사람들이 줄 서있는 모습을 보니 앵커스토어 역할을 해서 다른 가게도 함께 활성화될 여지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원분식>이 생기기 전에 <부엌쟁이>라고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맛집도 이 동네의 앵커스토어 역할을 했죠. 그 옆의 스시집에도 사람이 많이 찾아와서 “여기가 나름 사당, 이수의 앵커스토어가 몰려있는 곳이구나!”라는 인상도 받았어요.
○비로컬 이연지 기자: 로컬크리에이터들을 취재하면서 늘 느끼지만 골목에서 앵커스토어의 역할이 중요하죠. 그렇게 직장인들이 많이 갈 법한 음식점들을 지나 계속 가다 보니 지은 지 오래된, 오랫동안 이곳에 자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의 가게들이 나왔어요.
◎비로컬 이상현 기자: 누가 봐도 90년대 만들어진 느낌을 주는 <농부쌈밥> 간판은 처음부터 눈길을 사로잡았죠! 초록색 간판이 정말 인상적인데, 그게 끝이 아니라 내려가면서 간판 색이 더 다양해졌어요.
○비로컬 이연지 기자: 지나가면서 제 눈에 띈 가게는 <븟다>에요. “한국 술집(코리안 펍)”이라고 홍보하는, 한국 전통주들을 모아 판매하는 가게 같았는데, 오래된 가게 사이에서 지은 지 얼마 안 된 티가 나는 세련된 가게라 궁금했어요. 오후에 탐방해 못 가봤지만, 다음에 꼭 가보려 합니다.
그렇게 계속 내려오니 주택가 느낌이 많이 났죠. 곳곳에 빌라가 있고,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었어요. “담배 판매”라고, 마트에 붙어있었을 것 같은 오래된 간판도 보였습니다.
☆비로컬 김혜령 기자: “1970, 80년대 생긴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오래된 세탁소도 눈에 들어왔죠. 상대적으로 사람도 차도 적어서 “조용한 동네”라고 생각했는데, <전주 전집>에 가까워질수록 사람이 조금씩 늘더라고요!
○비로컬 이연지 기자: 맞아요. 이 구역은 <전주 전집>에 가까워질수록 점심 식사를 할 만한 가게가 많아서 직장인이 꽤 많이 보였는데요. 11시 반~1시 사이에 바쁘게 방문하시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독특하게 별로 없던 차도 이 시간엔 많아졌죠.
대체적으로는 주택가에 가까운 골목이고, 중간중간 공간 대여하는 곳이나 동호회 장소가 있어서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프랜차이즈보다는 개인이 오랫동안 운영해온 느낌의 가게들이 많았고, <어나더더블유>라는 개인이 글을 쓰고, 출판하도록 도와주는 독립서점도 눈에 들어왔어요.
◎비로컬 이상현 기자: 이 길에서는 사이사이 전국이 다 느껴졌어요. <호남 식당>, <광주 식당>, 옹심이를 파는 <강원도 식당>, <남원 추어탕>도 있어요. 그게 이 골목의 독특한 분위기인 것 같아요!
○비로컬 이연지 기자: 지금 저희가 돌아보는 ‘사당1동’이 과거 호남분들이 많이 이주해 자리 잡은 지역이라고 편집장님이 설명해준 적이 있잖아요? 모두 호남에서 오신 건 아니겠지만, “여러 지역에서 모이다 보니 다양한 지역의 음식이 한곳에 몰렸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쪽 골목 탐방에서 제일 유명하다고 생각한 앵커스토어는 <지금의 세상>이라는 독립서점이에요. 김현정 대표님이 저희 팟캐스트에 출연하시기도 했는데, 오늘 저희가 메인으로 잡은 골목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지금의 세상> 기준 안쪽 골목은 1인 가구가 엄청 많죠.
이렇게 쭉 일직선으로 내려오면서 본 구역은 “프랜차이즈보다는 오래 장사한 분들이 많다”라는 느낌이었죠. 그런다 <BHC 치킨>을 기준으로 오른편으로 돌았는데, 여기서부터는 조금 느낌이 달라지기도 해요. 그렇다고 프랜차이즈가 있는 건 아니지만, 오묘해요.
◎비로컬 이상현 기자: 네. <전주 전집>을 기준으로 골목 분위기가 바뀌는데 여기서부터는 2층짜리 상가 주택이 많아요. 우리가 흔히 아는 80~90년대 지어진 못생긴 콘크리트 주택이나 90년대에 와서 리모델링하면서 빨간 벽돌이 붙은 상가 주택이 많아져서 그런 느낌을 받는 게 아닐까?
☆비로컬 김혜령 기자: 제 생각에는 여기서부터 작년쯤 “간판 정비사업”이 진행된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가는 술집이 몰린 골목도, 생활권 골목도 아닌, 애매한 지점의 가게들이 모여서 나오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저희가 갔을 때 정비사업했던 가게 중에 술집도 꽤 많았고, 세탁소도 있었죠. 카페나 네일숍을 운영하는 분도 계셔서 많이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가게가 이렇게 많지만 젊은 사람이 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가게는 없었던 것도 특징이에요.
○비로컬 이연지 기자: 떡집, 횟집까지 정말 모든 업종이 다 있을 것 같을 정도로 다양했죠. 제가 “오묘하다”고 표현한 이유가 정비사업을 해서 간판은 다 최신식인데, 건물이랑 간판 아래로 보이는 가게 전경은 굉장히 오래된 느낌이어서,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보이면서 느껴지는 이 골목만의 분위기 때문이었어요.
☆비로컬 김혜령 기자: 간판 정비사업은 외관상 사람들이 지나갈 때 “통일감 있고, 깨끗하네?” 정도의 이미지만 줄 뿐이지 가게와 건물 아래쪽 분위기까지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저는 여기에 노포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비로컬 이연지 기자: 이 공간을 쭉 내려오면서 저희는 공통적으로 “사람이 없다”고 느꼈고, 밥집으로 오기에 괜찮은 곳이 간간이 보였지만, “직장인이 많은 것도, 주민이나 학생이 많은 것도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중간에 있는 마트에도 <사계 시장>과 비교하면 사람이 없어서, 이쪽은 “저녁에 술이나 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비로컬 이상현 기자: 이쪽 뒤로는 단독 주택과 빌라가 많아서 퇴근길에 들러서 술을 마시거나 마트에 들러서 사 가는 정도의 느낌이었죠.
☆비로컬 김혜령 기자: 순대 국밥집이 조금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보통 순댓국은 아저씨들이 퇴근길에 혼자 소주 한잔하거나 친구랑 둘이서 “순댓국에 소주나 한잔하자!” 하며 가는 느낌이라 “저녁에 혼자나 둘이서 방문하는 가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비로컬 이연지 기자: 다채로운 건 또 계속 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프랜차이즈 느낌의 가게들이 다시 나오죠. 저도 사당역 부근에서 술 약속을 잡으면 항상 가는 구역이 있는데, 바로 이 아래쪽으로 가면 나옵니다.
◎비로컬 이상현 기자: 이 근방에서 술 약속을 많이 잡는 구역은 ‘동작대로1길’인데, 사당역 8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있죠. 이번에 저희가 탐방한 구역은 이 메인 스트릿에서 한 블록 뒤쪽이다 보니 저희에게도 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나!
○비로컬 이연지 기자: 저희가 다녀온 골목을 기준으로 사당역으로 가까운 쪽은 저녁 식사나 회식 등 술자리 할 만한 유흥가 느낌의 가게가 많아요. 이 골목을 기준으로 사당역에서 멀어지는 ‘사당1동’ 더 안쪽으로는 오히려 주택가가 엄청 많아지는 느낌이고요. 어떻게 보면 “생활권이라기 애매한데 그렇다고 놀 만한 거리도 아닌 듯한, 유흥가와 생활권 사이에 껴있는 골목” 느낌이 그래서 형성된 게 아닌가….<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