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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글 이연지 | 사진 장군
  • 뉴스
  • 입력 2021.11.17 17:29
  • 수정 2022.12.26 17:23

[자유도, N개의 가능성(2)] 공주에서 상상을 펼치는 청년들

커뮤니티 디자인 매니지먼트 기업 ‘퍼즐랩’은 청년, 주민, 개인의 관심사를 연결해 새로운 모임과 프로젝트를 만들고 공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공주 제민천 일대에서 커뮤니티 디자인을 하는 회사다. 이를 통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던 공주 원도심 지역에 예술가, 기획자, 교육자, 창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이주하는 마을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공주청년마을 ‘자유도’를 진행했다. 공주에는 어떤 청년들이 다녀갔을까.

[자유도, N개의 가능성(1)] 일상을 디자인하고 미래를 제안하다

[자유도, N개의 가능성(2)] 공주에서 상상을 펼치는 청년들

[자유도, N개의 가능성(3)] 소도시 제민천에서 일하고 사랑하고 노는 방법

지난 11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공주 원도심 제민천 일대에서 열린 공주 청년마을 성과보고전 ‘자유도, N개의 가능성’에서는 참여 청년들의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럼과 세미나도 열렸다. 많은 사람들이 침체되었던 공주 원도심에 어떻게 청년들이 정착하기 시작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마을과 관계를 맺었고, 어떻게 또 다른 청년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는지를 궁금해 했다. ‘퍼즐랩’은 청년마을 ‘자유도’에 관한 이야기부터 소도시에서 청년들과 함께 지내는 그들만의 방법을 포럼과 세미나를 통해 전달했다.

많은 청년들이 공주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고 그 결과를 공유했다.
많은 청년들이 공주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고 그 결과를 공유했다.

◆공주에서 상상하고 행동하는 청년들

로컬 디자인 프로젝트 성과 전시는 “청년, 공주에서 상상하다”를 주제로 열렸다. 청년 리빙랩 프로그램인 ‘로컬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5주간 공주에서 머무르며 지역에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제안하고 실험했던 청년들의 프로젝트 결과를 전시 형태로 꾸몄다.

“공주 청년마을 참가자의 시선에서 공주를 바라보고 공간에 귀를 기울여본다”는 취지를 담은 이 전시는 마주안 한옥에서 열렸다. ‘자유도’ 참가자 송서울님을 비롯해 다양한 참가자가 자신의 시선으로 담은 공주를 사진, 일기, 제품 등으로 표현했다.

또한 ‘사운드 퍼퓸’의 ‘오드 콜로뉴’ 첫 번째 시리즈로 음악을 통해 공간과 오브제를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공간 곳곳에는 음악과 함께 작품에 어울리는 새소리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등이 들려왔다.

다양한 프로젝트가 전시된 마주안
다양한 프로젝트가 전시된 마주안
다양한 프로젝트가 전시된 마주안
다양한 프로젝트가 전시된 마주안
다양한 프로젝트가 전시된 마주안
다양한 프로젝트가 전시된 마주안

독립서점 ‘블루프린트’에서는 “로컬 매거진 퍼블리싱”을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됐다. 전국 로컬 매거진을 모으고, 올해 말 발행 예정인 공주 청년마을 ‘자유도’ 매거진도 엿볼 수 있는 시간으로 목진태 편집장과 편하게 질문과 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의 장도 마련됐다.

팝업스토어 ‘크림’에서는 언론에 비친 ‘자유도’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 전시했다. 또한 ‘갤러리L’에서는 ‘자유도’에 참여한 청년들을 인터뷰한 전체 이야기들을 담았다.

‘크림’, ‘업스테어스’, ‘버드나무빌’, ‘마주안’, ‘금강관’, ‘갤러리L’에는 ‘자유도’ 전시를 관람하는 참가자들이 각 공간에서 느낀 점을 질문 카드에 적을 수 있도록 했으며 공간별로 스템프를 찍어 모으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퍼즐랩'의 교육장 '금강관'에서 세미나가 진행됐다.
'퍼즐랩'의 교육장 '금강관'에서 세미나가 진행됐다.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법

공주청년마을 성과보고전 ‘자유도, N개의 가능성’ 1일차에는 ‘자유도’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공유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자유도, 마을에서 함께 성장하는 법”을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퍼즐랩’ 이병성 이사가 ‘자유도’ 진행 결과를 공유했다. 또한 세미나에는 ‘공주 콜렉티브’라는 느슨한 연대로 묶여있는 ‘블루프린트북’ 목진태 대표, ‘이퀄컴퍼니’ 김기석 대표, ‘곡물집’ 천재박 대표가 함께 했으며 프로그램 참가자인 공지수, 유희재, 정세원님이 참석했다.

공주청년마을 ‘자유도’를 브랜딩한 ‘곡물집’ 천재박 대표는 “개개인의 자유의지와 자유를 가지고 추구할 수 있는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자유로 발현되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브랜드에 담았다”며 “청년마을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주어진 조건 하에서 가치있는 변화를 제안하고 그 약속을 지켜낼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고 ‘자유도’가 탄생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청년이 모여 자신이 하고픈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효율을 생각하는 지금의 비즈니스 트렌드가 정답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효율보다는 효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 청년마을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얼마나 대화하고 제안하며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정도를 항상 고민하자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퍼즐랩’ 이병성 이사는 “우리는 청년마을을 진행할 때 협동조합의 형태가 아니라 ‘공주 콜렉티브’라는 이름으로 느슨하게 마을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서로 협력했다”며 “지난 6개월 간 참가자들에게 마을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던 커뮤니티를 연결해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가 하고 싶은 것들을 이 곳에서 발견하고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연결하는 길을 만들고 싶었다”며 “언제 오더라도 커뮤니티가 환대를 해주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고, 각자의 영역에서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한 번의 경험 이후 재방문하는 청년들이 많았다”고 성과를 공유했다.

또한 “어떻게 마을과 사람이 같이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기에 마을과 연결되면서 스스로 성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설계했다”며 “‘공주 콜렉티브’라는 파트너들과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하면서 마을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는 ‘청년마을이 궁금하다’, ‘마을 파트너 및 참여자 소감’을 주제로 자유 토론시간을 가졌고 마지막으로는 ‘자유도, 청년마을을 통해 얻은 것과 달라진 것’, ‘자유로운 사람들이 함께 성장하는 마을이 되기 위해’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누며 실제 체험기들을 공유했다.

'자유도'는 단순한 체험뿐 아니라 실제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연결고리를 늘 만들어둔다.
'자유도'는 단순한 체험뿐 아니라 실제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연결고리를 늘 만들어둔다.

◆소도시의 미래, 청년

‘자유도, N개의 가능성’ 둘째날에는 ‘로컬 전성시대-당신의 자유도는 몇 도인가요?’라는 포럼이 열렸다.

‘퍼즐랩’ 권오상 대표의 진행으로 이뤄진 포럼에는 김정섭 공주시장, 윤찬영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이하 새사연) 센터장, 황석연 행정안전부 서기관, 이용원 도시생활연구소장, 음성원 도시건축전문작가가 참여했다.

먼저 각각 ‘공주의 미래, 청년에 있다’, ‘뉴로컬 전성시대-지역에서 대안을 찾다’, ‘청년마을 사업의 성과와 발전방향-슬기로운 로컬생활에 도전할 청년을 찾습니다’, ‘로컬 코워킹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이주사례와 제언’, ‘로컬 지향의 시대, 로컬 라이프의 다양한 형태와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주제로 생각을 발표했다.

이후에는 앞선 발표들을 바탕으로 소도시의 미래에 대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공주에서의 활동이랄까 움직임이 작은 날갯짓 같을 수 있지만, 앞으로 더 큰 태풍이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며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된 공주이지만, 청년들의 활동이 꾸준한 흐름을 만들고 있어 앞으로의 미래는 우리가 생각한 몇 년 전의 공주보다는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실험하고 고기 잡는 법을 같이 모색하고 커뮤니티를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며 “혁신은 청년에서 나올 수밖에 없기에 지역의 미래를 청년들이 더 잘 이끌어나갈 수 있고 지역이 지속가능하도록 행정과 전문가 집단과 현장의 청년들이 모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윤찬영 새사연 센터장은 “로컬에 관심을 가지기 이전 사회 혁신을 연구했는데, 우리 사회의 문제들의 해법이 로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청년들을 뒷받침해주고 임팩트 투자사들도 로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 시점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로컬을 살리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협력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눈뭉치로 시작한 ‘퍼즐랩’의 시도가 기존의 커뮤니티를 만나 커지고 새로운 청년들이 들어오며 더 큰 뭉치가 되어 이제는 어느 정도 지속가능한 단계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아직까지는 갈 길이 더 멀지만 다양한 방법을 찾아가며 모두가 노력할 때 비로소 로컬의 전성시대가 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포럼에서는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황석연 행정안전부 서기관은 “동네가 재미있어지려면 재미있는 사람들이 살아야 하고 동네가 젊어지려면 젊은 사람들이 살아야 한다”며 “청년들이 와서 동네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것을 지역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년과 마을이 함께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것이 ‘청년마을’ 사업이었고, 앞으로의 지역활성화 전략은 청년이 머물 수 있는 빈집을 제공하고, 주민들과 협력할 수 있도록 해주며 실패해도 괜찮은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다음해부터는 3년 간 지원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고 청년들에게 도전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용원 도시생활연구소장은 “코워킹스페이스는 이용자들의 커뮤니티 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공간”이라며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을 찾아가는 것에 큰 니즈를 가지고 있고 그렇기에 우리나라 지방 도시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빈집이나 유휴공간을 활용해 소셜 벤처를 키우는 역할을 하는 공간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지역에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느냐도 중요하다”며 “코워킹스페이스를 찾는 사람들은 시설을 원하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원하는 것이기에 코워킹스페이스라는 공간이 지역에서 만들어야 할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성원 도시건축전문작가는 “공주가 인재들이 좋아하는 장소를 만들고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보여주면서 브랜드로서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퍼즐랩의 권오상 대표가 지역으로 와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고 기업가적 지향성을 띄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장소의 제약이 사라진 시대이기에 로컬의 힘이 담긴 내러티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공주는 퍼즐랩과 함께 플레이어들이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상 퍼즐랩 대표는 “청년마을 사업을 통해 공주에 왔다가 퍼즐랩에 채용된 친구가 이번 로컬디자인 행사의 PM을 맡았다”며 “공주에서는 행정뿐아니라 지역에서도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공주를 지속적으로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함께 해주시기에 변화하는 것”이라며 “포럼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고 다음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지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민, 전문가, 청년, 행정의 연결은 공주청년마을 '자유도'에서 중요한 포인트다.
주민, 전문가, 청년, 행정의 연결은 공주청년마을 '자유도'에서 중요한 포인트다.

‘퍼즐랩’이 처음에 시도했던 것은 ‘연결’이었다. 지역 주민과 외지인의 연결, 주민과 주민의 연결, 청년과 마을의 연결 등 자유롭되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연결지점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공주청년마을 ‘자유도’에 집약되어 하나의 결과물로서 성과를 나타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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