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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 N개의 가능성(3)] 소도시 제민천에서 일하고 사랑하고 노는 방법

글 이연지 | 사진 장군 승인 2021.11.17 17:32 | 최종 수정 2021.11.18 11:19 의견 2

커뮤니티 디자인 매니지먼트 기업 ‘퍼즐랩’은 청년, 주민, 개인의 관심사를 연결해 새로운 모임과 프로젝트를 만들고 공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공주 제민천 일대에서 커뮤니티 디자인을 하는 회사다. 이를 통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던 공주 원도심 지역에 예술가, 기획자, 교육자, 창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이주하는 마을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공주청년마을 ‘자유도’를 진행했다. 공주에는 어떤 청년들이 다녀갔을까.

[자유도, N개의 가능성(1)] 일상을 디자인하고 미래를 제안하다

[자유도, N개의 가능성(2)] 공주에서 상상을 펼치는 청년들

[자유도, N개의 가능성(3)] 소도시 제민천에서 일하고 사랑하고 노는 방법

‘퍼즐랩’이 진행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했던 청년들. 그 중에는 공주에 정착하기로 한 청년도 있고, 언제든 다시 공주를 방문하고 싶은 청년도 있고, 마을의 커뮤니티에서 일을 하게 된 청년도 있다. 다들 ‘어쩌다 보니 공주를 방문했다’면서도 ‘사람을 만나 정착했다’고 입을 모은다. 소도시에 정착하게 된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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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원도심에서는 기존의 커뮤니티와 새로운 커뮤니티가 어우러지고 있다.

◆소도시 청년들의 삶

허미정, 김민지, 박진서, 오가영, 진예은, 조상희, 최나영 일곱명은 ‘퍼즐랩’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공주에 정착하게 됐다. 이들은 공주에서의 가능성을 본 것도 있지만 나 개인이 존재해야 삶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공주에서 그런 삶을 실현하고 있다.

허미정, 김민지, 박진서, 오가영, 진예은님은 ‘퍼즐랩’에서 일을 하고 있다. 허미정님은 전북의 한 소도시에서 2년간 살다가 올해 봄 ‘퍼즐랩’의 프로그램을 참가한 것을 계기로 공주에 정착했다.

김민지님은 ‘가가책방’을 시작한 연인을 따라 공주를 놀러왔다가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으며 2년째 공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퍼즐랩’에서 기획일을 같이 하며 공주 제민천의 컨시어지 역할을 하고 있는 ‘가가상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박진서님 역시 지역살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럼에도 공주는 너무 멀어 두 번 방문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한 달 후 공주로 이주해 누구보다 활발하게 제민천 일대를 누비고 있다. 막내이지만 이번 ‘자유도, N개의 가능성’에서 PM으로 엄청난 활약상을 보여줬다.

오가영님은 친구를 따라 공주에 왔다가 청년마을 ‘자유도’를 신청했고, 두달 전 공주에서 본격적인 소도시 삶을 시작했다. 지금은 ‘퍼즐랩’이 만든 청년 팝업 공간인 ‘크림’을 운영하고 있다.

진예은님은 리빙랩프로그램에 참여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러 왔다가 불과 얼마 전부터 ‘퍼즐랩’에 합류했다.

조상희님은 ‘자유도’ 참가자로 공주를 방문했다가 ‘곡물집’을 운영하고 있는 ‘어콜렉티브그레인’에 스카웃 돼 즐겁게 일하고 있다.

최나영님은 공주에 살고 있는 친구의 추천으로 지역살이 프로그램을 체험하러 왔다가 머물게 됐다. 지금은 스페인 타파스 바 ‘08001바르셀로나’를 오픈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공주에 자리잡게 된 계기는 ‘프로그램’이다. ‘퍼즐랩’의 각기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해 공주라는 소도시를 탐험할 기회가 있었고 그 안에서 나 자신의 삶과 원하는 것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다음으로 중요하게 작용했던 건 ‘커뮤니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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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서의 삶을 공유하는 청년들


“커뮤니티에 속해있다는 것 만으로도 ‘내가 존재하는구나’, ‘나로서 가치가 있구나’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이 정말 좋았고 이들과 함께 살고 싶었다. 사람이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건 정말 새로운 경험이다.”

‘결’이 맞는 사람들과 쌓은 추억은 공주를 다시 방문하게 되는 이유가 됐다. 지역살이를 했다고 해서 모두가 공주에 정착하고자 마음 먹은 건 아니다. 하지만 공주에서 연결된 사람들은 정착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진심’을 다해 관계를 맺었다. 그렇게 남은 추억은 자연스럽게 공주를 다시 떠올리게 했고, ‘결’이 맞는 사람이 보고싶어 다시 오게 했다. 그러다가 공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었을 때 비로소 정착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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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공주 곳곳을 탐험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자유도’를 통해 얻은 것

청년마을 ‘자유도’ 참가자 곽아롬님은 청년리빙랩 로컬디자인프로그램을 통해 공주를 알게 됐다. 프로젝트를 실험하기 위해 방문한 공주에서 지역 주민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경험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공주에서 일상 속 낭만을 찾을 수 있었어요. Remember와 Romantic을 합쳐 ‘리맨틱’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요. 사진을 찍고 그 장소에 어울리는 향기를 결합하는 일을 시도하고 있어요. 공주의 공산성, 제민천의 사람들에게서는 그만의 감성이 있거든요. ‘나의 낭만이자 모두의 낭만’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사진 작업을 보여주고 싶어요”

곽아롬님은 공주에서 만난 청년들, 지역 주민들과 앞으로도 꾸준히 소통하며 제민천과 관련된 가구 작업 등도 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가지게 된 공주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공주에서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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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기로 공주를 방문한 청년들은, 어느새 소도시의 매력에 빠져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그리게 된다.

또 다른 참가자인 유희재님은 지난해부터 공주 원도심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모임에 참석하면서 커뮤니티를 접했다.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걸 좋아하는 그는 지역체류 프로그램 로그인공주와 DIT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후에는 로컬디자인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공주라는 지역과 원도심에서 제가 해보고 싶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이 과정에서 저의 틀을 깨면서 다른 청년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습니다.”

공주에 덜컥 스페인바를 연 최나영님도 ‘자유도’ 참가자다. 스페인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퍼즐랩’에서 일하던 친구의 소개로 지역살이 프로그램 소도시 모험로그에 참여하게 됐다.

가벼운 마음으로 공주를 방문했던 그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새롭게 공주를 발견했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가능성도 찾아낼 수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고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공식처럼 느껴지는 빨리빨리의 한국과 다르게 공주 원도심에서는 ‘나만의 속도’를 찾을 수 있었다.

“공주 원도심에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로 했어요. 프로그램을 탐색할 때 원도심은 저녁에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걸 발견했어요. 저는 스페인에서 경험했던 ‘저녁에 사람이 모이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스페인 타파스 바 ‘08001바르셀로나’를 통해 그런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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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팝업 공간 '크림'

소도시에서의 삶을 꿈꿔본 적 없음에도 공주 원도심을 둘러보며 자신을 발견하게 된 청년들. 그리고 그 안에서의 느슨한 연대와 비슷한 결의 사람들을 만나며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를 가졌다는 건 이들의 공통점이다. 공주에 정착을 하든 하지 않든, 청년들은 공주 원도심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고 마을이라는 개념을 다시 돌아본다. 그리고 그런 청년들을 통해 또 다른 청년들이 유입된다. 앞으로 공주 원도심 제민천 일대가 얼마나 다양해질지 기대가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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