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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지난 특집
  • 입력 2020.03.17 11:15
  • 수정 2020.03.23 21:13

[3월특집(1)] 로컬 플랫폼을 찾아서... ①편

[비로컬 팟캐스트-7회 1부] 로컬, 새로운 시대정신① "커넥트 BTS, 커넥트 LOCAL"

3월 첫 팟캐스트는 <커넥트 BTS> 전시를 다녀온 프로참석러 남위안, 객원 에디터 김기자와 함께합니다. K-POP의 영역을 아득하게 넘어선 BTS와 BTS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팬클럽 아미를 통해 물리성적 한계를 뛰어넘은 로컬과 로컬 플랫폼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BTS의 공연이 취소되고 BTS 팬들이 티켓 값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기부 행렬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팬이 아니었던 저도 ‘ BTS 참 대단하다, 위대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이번 주제를 BTS로 특별 편성했습니다. 행사가 취소되기 전에 발 빠르게 DDP에서 열렸던 BTS 전시회를 보고 오신 남위안님께서 전시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로컬크리에이터 남위안(이하 '남'):  네. Connect BTS라는 제목의 전시회인데요. 이 전시는 BTS를 주제로 진행된 서울, 뉴욕, 런던,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다섯 개의 도시와 22명의 현대 예술가를 연결하는,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글로벌 프로젝트 전시예요. 전 세계에서 BTS의 가치나 철학에 공감하는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전시 내용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남: BTS의 인권에 관한 철학들에 공감한 아티스트들이 작품들을 전시했는데요. 핵심 키워드는 ’커넥트’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국경과 언어, 문화의 한계를 넘어서 전 세계를 연결시킨 그런 프로젝트임과 동시에 전 세계 아티스트들이 방탄소년단의 철학으로 하나가 된 것에 엄청난 의미가 있었던 전시였습니다.

◇윤: 객원 에디터 김기자님께서도 BTS 전시회 취재를 하고 오셨는데요. 왜 예약제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을까요?

▲객원 에디터 김기자(이하’김기자’): 일단 DDP 공간 자체가 그리 넓지 않은데 그 공간 중에서도 일부만 사용했기 때문에 공간이 무척 협소했고요.  주요국가 다섯 개국의 아카이브 전시를 중심으로 해서 세 작품 정도가 크게 공간전시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가 없는 전시였어요.

◇윤: 공간전시는 조금 낯선 개념인데요. 공간 전시는 어떤 류의 전시였나요?

△남: 관객이 공간에 들어가서 체험해볼 수 있는 현대미술 작품으로 그린, 옐로우, 핑크라는 작품이 있었어요. 작가가 색과 빛을 이용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 연결점을 만들려는 의도로 만든 작품이었는데요. 이 작품은 구역마다 색깔이 있는 안개를 발사해서 원통형의 비닐하우스를 채우고, 한정된 인원만 공간에 들어가서 체험을 하는 방식이었어요.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인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시 관람을 예약제로 운영해서 인원의 제한을 둔 게 아닐까 싶네요.

◇윤: 비닐하우스와 안개라… 상상이 잘 안 되는데요. 그게 현대 예술의 새로운 조류인 건가요?

△남: 조금 덧붙여 설명해 드리자면 다다이즘의 ‘삶을 예술로 살자.’아 같은 운동으로 인해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큰 간극이 좁혀지는 현상이 발생했는데요. 대중들의 반응을 크게 이끌어 내지는 못했어요. 그러다가 앤디워홀이 등장하면서 대중적인 소재를 다룬 팝아트 작품이 인기를 얻었죠. 방탄소년단의 전시 역시도 대중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대중 예술과 순수예술의 벽을 허물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로컬 김혁주 발행인(이하 ‘김’): 요즘 미술품 옥션의 새로운 이슈 중 하나가 ‘세대 간의 다른 예술품 선호’에 대한 건데요. 지금까지는 보통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이 ‘대중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작품에 큰 의미를 부여’해서 소유했다면 지금은 BTS 아미처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작품에 투자하겠다.’라는 계층이 나타났다는 거죠. 이 현상으로 인해 예전 작품의 가격들은 떨어지고 그래피티나 대중문화 등과  콜라보한 예술 작품들이 옥션에서 굉장히 높은 가격대로 거래가 되고 있데요. 가치 중심적인 소비라던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경계가 점점 허물어져 가고있는 거죠. 아무래도 그런 맥락에서 BTS의 활동도 예술과의 콜라보로 콘서트에서 전시까지 확장된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윤: 전시 이름이 ‘CONNECT, BTS’였는데요. 그렇다면 CONNECT와 BTS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김기자: BTS 자체가 사실 예술, 문화, 철학 이런 세계관, 사고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이들이 앨범 작업을 하거나 곡을 쓸 때 그런 것들에 대해서 영감을 굉장히 많이 받거든요. BTS가 가진 사상과 접점을 만들어 본다는 의미에서 커넥트 BTS 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김: 전 BTS가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BTS만트라’(mantra: 산스크리트어로 깨달음을 위한 주문) 라고도 하잖아요. ‘love yourself’, ‘speak yourself’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누구든 부끄럽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에 대해서 당당하게 이야기해라.’라는 시대정신을 담는 의미 있는 역할을 BTS가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김기자: 또한 BTS 앨범을 계속 보면 본인들의 성장기를 담고 있어요. 본인들의 어렸을 적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성장하는 과정을 앨범으로 풀어내고 있거든요.

△남: 이런 파편들을 이어봤을 때 ‘마블 시리즈’ 같은 서사가 있는 것 같아요. 대하소설이나 ‘마블 시리즈’가 한 부분만 봤을 때는 중요한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다 연결해서 봤을 때는 그렇지 않잖아요.

◇윤: 혹시 김기자님은 아미들을 만나서 취재해본 적이 있나요?

▲김기자: 친구가 아미입니다. ‘융의 영혼의 지도’, ‘데미안’ 등 방탄소년단 내에서 관심을 갖는 책을 사기도 하고 문화와 예술 현상 관련된 전시를 보러 가기도 하더라고요.

◇윤: 그러면 아미들이 BTS가 재해석한 기존의 철학과 예술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봐도 되겠네요.

▲김기자: 그렇죠. BTS가 원작을 재해석하면 아미들은 원작인 책을 구입하기도 하고 원작이랑 BTS의 작품을 비교하면서 새로운 산물을 낳기도 해요 참 재미있죠.

◆김: 아미의 연령분포도 예전과 달라졌어요.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도 아들이나 딸을 따라 진입하셔서 BTS의 철학에 매료되시는 거예요. 이렇게 세계관이 공유되다 보면  ‘BTS 라이프스타일’이 새롭게 생기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윤: 그렇다면 ‘CONNECT, BTS’는 이런 시대정신을 담아 특별히 기획된 전시다. 라고 볼 수 있겠네요. BTS와 아미가 리액션을 일으키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시선에서 보면 이번 아미의 기부로 시작되어 이어진 기부행렬도 리액션인 거고요. 이렇게 시대정신의 흐름을 만드는 게 바로 BTS의 ‘팬덤 현상’, ‘아미 현상’이 아닌가 싶어요.

▲김기자: 이게 크리에이터가 가진 굉장한 영향력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BTS의 선한 영향력으로 인해 세계평화가 발현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김: BTS의 앨범 활동을 보면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팬들하고 상호교류하는 방향으로 가사가 변해요. BTS의 크리에이티브에 아미가 함께 해야만 세계관이 완성된다고 스스로 선언하고 있거든요.

△남: 저는 인류 자체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세계관을 음악에 결합해서 글로벌한 콘텐츠를 만들어낸 것이 BTS가 이루어 낸 굉장한 성과라고 생각하는데 국내 언론은 BTS를 케이팝, 한류 문화 정도의 수준으로 축소해서 다루고 있는 것 같아요.

▲김기자: 기존 아이돌 음악은 한국사회에 국한된 시대 비판을 담고 있었는데 BTS의 음악에는 그 시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코드들이 숨어있어서 세계로 퍼지기가 훨씬 유리했다고 생각해요.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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