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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지난 특집
  • 입력 2020.03.17 11:25
  • 수정 2020.03.23 21:20

[3월특집(1)] 로컬 플랫폼을 찾아서... ②편

[비로컬 팟캐스트-7회 1부] 로컬, 새로운 시대정신② "DDP ,서울의 로컬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비로컬 3월 첫 팟캐스트는 게스트 남위안, 객원 에디터 김기자와 함께합니다. 물리성의 한계를 뛰어넘은 로컬과 로컬 플랫폼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 2부에서는 크리에이티브와 로컬콘텐츠를 돌아보며 DDP를 다룹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1부에서 한국이라고 하는 특수성과 세계라고 하는 보편성의 이야기를 했는데요. 한국에 특수성과 보편성도 BTS와 아미로 가니까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네요.

◆비로컬 김혁주 발행인(이하 ‘김’): 한국은 테스트베드 역할을 굉장히 잘하잖아요. 반응 좋고 리액션 세고요. 한편에서는 한국의 문화적 다양성이 납작하다고 하지만 BTS와 아미를 보면 다양성을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한국 아미의 매뉴얼이 해외 아미의 매뉴얼이 되고 있기도 하거든요.

◇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미들의 세계관이 궁금해지는데요. 아미들에게도 그들만의 세계관과 정신세계 즉 아미들만의 로컬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로컬크리에이터 남위안(이하 '남'): 아미들은 문화가 지역적 특성을 뛰어넘어서 이어지는 느낌에 굉장한 감동을 받는 것 같아요. BTS 별명이 떡밥 아이돌이래요. 만드는 콘텐츠 속에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고요. 통신자가 수신자에게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하는 기존 매스미디어의 구조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로의 변화가 있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 살펴보면 인터넷 게시판 문화와도 닮은 것 같아요. 한국은 시스템에 메인 글이 있고 그 밑에 코멘트가 달리는 Bulletin Board 시스템이거든요. 근데 재미있는 건 전 세계의 아미도 BTS가 신곡을 발표하고 나면 코멘트를 달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로 인해 새로운 팬덤현상, 소비문화, 자신들만의 지침들이 생기고 있기도 하고요.

◇윤: 그렇다면 그러한 것들도 일종의 로컬로 볼 수 있을까요?

◆김: 저희 비로컬은 물리성을 뛰어넘은 로컬이 존재한다는 급진적 로컬론을 주장하고 있기도 하잖아요? 그동안 로컬에 논의가 지역, 지방이었는데 조금 더 확장해보니 나만의 라이프스타일하고 맞닿아 있는 지점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로컬에 관한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 대부분은 ‘하고 싶은 일을 살고 싶은 곳에서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셨던 분들이에요.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 생태계를 구성해서 유지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선 아미도 로컬을 만들고 있다. 또는 창조적으로 뭔가 구성하고 있다. 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커넥트 BTS> 전시가 열렸던 DDP. 지난 겨울 열렸던 <DDP 라이트> 사진.  (출처: DDP 홈페이지)

◇윤: 그렇다면 아미들이 가지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일까요?

▲객원 에디터 김기자(이하'김기자’): 일반 팬들이 겉의 것들 예를들 어 ‘그들이 몸이 탄탄하다.’, ‘얼굴이 잘생겼다.’, ‘춤을 잘 춘다.’와 같은 것을 소비하고 있었다면, 아미들은 이 정도 수준을 넘어서 BTS가 가진 세계관이나 사상을 공감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거죠.

◇윤: 저는 콘서트 티켓 가격이 꽤 비쌀 거 같은데 아미들이 취소 티켓값을 기부하는 것을 보고 놀랐거든요.

△남: 아미들은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내 눈앞에서 본다는 것보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연결되는 것을 중시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콘서트가 아니더라도 기부와 같은 행위로 연결될 수 있는 거죠.

◇윤: 그렇게 보면 지금 로컬에서 로컬크리에이터에 거는 기대와 수준이 비슷하네요.

◆김: 그렇죠. 로컬 크리에이터는 자기가 바라보는 로컬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 가치관을 전달하고 싶어서 지속가능성을 찾으며 비즈니스적으로 발달하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BTS가 걸어온 길하고 유사성이 있지 않나 생각도 좀 드네요. 

◇윤: 그럼에도 아직 아미들의 로컬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있다면 아미 로컬의 성지는 어디라고 할 수 있을까. 와 같은 궁금증들이 풀리지 않네요.

◆김: 아미는 이미 로컬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구글에 검색해보면 아미에 가입하는 방법을 질문하고 있는 글들이 엄청 많아요. 어떤 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가입이 될 수 있느냐를 묻는다는 것은 그들만의 로컬이 명확히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지 않을까요.

▲김기자: 이들의 로컬은 어디인가? 라고 봤을 때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다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특별한 플레이스를 두고서 결집을 하기보다는 그 자체만으로 공감을 가지고 그 자체를 재생산하면서 또 다른 로컬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김: 라이프 스타일 이야기를 잠깐 해야 할 것 같은데요. 한국은 9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이야기가 처음 나왔어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인정하게 된 지가 얼마 안 된 거죠. 전 세계적으로 내가 소중하다는 말을 외치기 시작하면서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세계관을 이야기하게 되었고, 탈물질주의 사고가 퍼져 나가게 되었어요. 정리해보자면 아미와 BTS 관계는 탈물질주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어떤 특수성이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이분들의 움직임이 탈물질주의 사회에서 크리에이티브는 어떻게 작동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윤: 저희가 오늘 BTS로 출발해서 아미로 가면서 로컬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데요. 요즘 로컬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 없이 랜드마크만 만들면 그것이 곧 로컬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더러 만나게 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커넥트 BTS라는 전시가 열렸던 DDP 공간은 로컬로 볼 수 있을까요?... 원래 그 지역의 지명이나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세계화 가능한 명칭이 지하철 노선도 안에 들어가는데 얼마 전 기사를 보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뒤에 DDP를 병기하겠다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지금 DDP가 들어오게 된 건데 역사성이 없는 DDP를 역사 이름과 함께 병기한다는 게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김: 50년 역사가 들어간 운동장 이야기에 중점을 둘 거냐 아니면 DDP 개발을 하면서 밑바닥에 조선시대 성곽 터가 있다는 이야기에 중점을 둘 거냐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

▲김기자: DDP에 상징성이나 아이덴티티를 어디서 찾을 거냐가 이슈가 될 것 같은데 박원순 시장이 시드니의 빛 축제처럼 지역사회 랜드마크로 여겨질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DDP에서 미디어파사드 쇼를 했어요. 물론 유명한 작가를 고용해서 예술성도 뛰어나고 화려했지만, 과연 이게 DDP와는 어떤 상관이 있는가? 에 대한 의문점이 드는 콘텐츠였거든요.

△남: 민세희 미디어 아티스트님이 총괄 감독을 한 작품인데 시민들한테 동대문 역사운동장이나 동대문 근교에서 찍었던 사진과 자료들을 수집해서 건물 외곽에 쏘는 미디어 파사드 프로젝트를 전개한 것이었지만 저 또한 이게 과연 로컬이라고 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은 듭니다.

◇윤: OO리단 길이 지방에 형성되는 것을  보면 서울에서 주목받는 것들을 카피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잖아요. 같은 맥락에서 박원순 시장님이 서울에 빛의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신 것은 좋으나 서울의 로컬을 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세계의 미디어 파사드 쇼를 카피하는 형태가 되면 서울의 역사가 될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서울의 로컬이 촌스러워질 수 있다는 점이 조금 우려되네요.

◆김: 결국에는 BTS랑 DDP가 로컬과 어떤 연관성이 있냐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저는 콘텐츠 때문인 거 같아요. DDP 자체는 계속해서 맥락이 생기고 있기는 해요. 흔히 부동산 업계에서 ‘장소의 행사를 쌓는다.’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행사로 인해 건물의 성격이 생기는 거죠. DDP는 항상 그런 일들을 해. 이런 톤의 행사가 들어와. 그런 행사를 쌓아 가는 거 자체가 성공했다고 보고요. 문제는 저희가 앞으로 DDP를 어떤 역사적 맥락으로 해석할 거냐. 어떤 로컬 콘텐츠 맥락으로 해석할 거냐에 대한 부분인 것 같아요. 로컬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있고 로컬에 대한 논의를 바꾸려는 분도 많이 있으니 앞으로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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