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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지난 특집
  • 입력 2020.03.27 18:35
  • 수정 2021.04.13 16:58

[3월특집(3)] 로컬에서 진화하는 코리빙·코워킹 공간 플랫폼

[비로컬 팟캐스트-9회] 로컬씬 Next Step, 플랫폼2: 로컬스티치, 로컬 플레이어 멤버십

3월은 "로컬씬 Next Step, 플랫폼"을 주제로 로컬트렌드의 넥스트스텝,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로컬씬 스타트업을 만나고 있습니다. 코리빙, 코워킹을 통해 로컬 생산자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는 창의적인 도시 사업가 <로컬스티치> 김수민 대표님을 만나서 로컬 플레이어 멤버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로컬스티치> 김수민 대표. 반려견 이름도 '스티치'다. (로컬스티치 제공)

◆비로컬 김혁주 발행인(이하 ‘김’): 오늘 <로컬스티치> 소공점에 방문했는데요. 이곳 말고도 다른 매장도 운영하고 계시고, 주상복합 사업도 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차근히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로컬스티치 김수민 대표(이하 ‘김수민’): 저희 회사는 도시에서 창의적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살면서 일하는 공간이고요. 현재 지역 상권 형성이 어렵고 임대료 자체가 너무 올라서 스몰 비즈니스하시는 분들이 많이 없어지셨어요. 저희는 이런 상황일수록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해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창업을 하시는 분들이 저희가 운영 중인 공간 안에서 적은 리스크로 시도하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요. 이런 아이디어에 투자자분들이 공감을 해주셔서 저희 쪽에서 전체 매장 관리 즉 커뮤니티 매니저 역할을 해드리고 스몰 비즈니스를 원하시는 분들이 외부 입점하시는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일종의 샵인샵 개념이군요.

◆김: 같은 목적으로 하나의 공간을 같이 활용한다는 맥락에서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공유주방 개념과도 비슷한 느낌이 들거든요. 지역창업자, 로컬창업자가 사무를 보거나 샵을 열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해주는 일종의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수민: 제가 2011년에 처음 창업을 해봤었는데 그 때는 지금보다 비용부담도 덜하고 시도하는 게 생각보다 쉬웠거든요. 근데 지금은 땅값도 비싸지고 창업의 문턱이 높아진 것 같아요. 그런데도 최근 2~3년 사이에 공간을 시도해보려는 니즈가 늘어나고 있어서, 그분들이 지속가능성을 가져야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자주하고 있고, 어떻게 판을 짜야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고심하고 있어요.

◇윤: 2011년에 창업을 하셨다면 올해로 10년차시네요. 그동안 겪어 오셨던 창업과정 좀 이야기해 주세요. 강산이 변하는 10년을 채우셨는데 어떤 창업과정을 겪어오셨기에 이런 복합형 공간을 구상할 수 있었을까?

▲김수민: 인문대 출신이었는데 20대 늦은 나이에 건축으로 전공을 바꿨어요. 나이가 있다 보니 취업을 통해 차근차근 경력을 쌓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2학년 때 간판을 고쳐주는 작업실 겸 가게를 시작했어요. 점점 일이 늘고 공유 주방이나 소셜다이닝 브랜드 등으로 사업의 영역이 확장되다보니 <로컬스티치>를 하게 되었어요.

◇윤: 대표님의 창업일대기만 들어도 새로운 비즈니즈를 하려는 분들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겠네요.

◆김: 호텔도 하셨잖아요?

▲김수민: 본래 <로컬스티치>는 일종의 숙박업 형태, 동네호텔이었어요. 2012년도 당시 비즈니스 호텔 허가를 많이 내주던 시기였는데, 비즈니스 호텔을 하기에는 돈이나 여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작은 여관을 고쳐서 운영하는 쪽으로 시도한 거죠.

<로컬스티치> 소공점의 베이커리존. 샵인샵 형태로 입점가능한 정책을 갖고 있다. 스몰 비즈니스 창업자들이 위험부담없이 <로컬스티치> 매장에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beLocal)

◇윤: 스테이 같은 건가요?

▲김수민: 네 맞아요. 가지고 있던 자본에 정부재단에서 받은 사업개발비를 보태서 여관을 예쁘게 고친 커뮤니티 호텔 1호점을 열었어요. 2년 정도 되었을 때 매출은 어느 정도 나오는데, 호텔에 묵은 손님들이 동네에서 소비하는 상황이 생각보다 활성화되지 않았고 서비스가 다양하지 않아서 서비스 만족도도 딱히 높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들로만 피봇을 하게 되었죠. 그게 <로컬스티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김: <로컬스티치>라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김수민: <로컬스티치>라는 이름은 동네호텔 사업을 할 때 지었던 건데, 동네 분들이랑 사람들을 엮어서 한땀한땀 비즈니스를 만든다는 의미이고요. 다양화된 창업 시장에서 개인의 이해관계를 디테일하게 조율하며 비즈니스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 보면 볼수록 <로컬스티치>의 멤버십이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도 플랫폼의 규모가 점점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수민: 내부 멤버십을 어떻게 오프라인에서처럼 쫀쫀히 유지할까에 관심이 많아요. 지금 400~500명의 멤버들과 매니저들이 1:1로 소통하며 스킨십하고 있고, 서로 친하게 지내서 입주 멤버끼리의 협업이 활발한 편이어요. 그래도 오프라인만큼 더 활성화시키고 싶어 백업하는 시스템을 고민하며 준비 중에 있어요.

◆김: 혹시 몇 호점까지 늘려가실 생각이신가요?

▲김수민: 사실 저희 비즈니스가 저희가 전대 사업이잖아요. 건물주랑 투자자분이 계시고 입주자가 있는 거예요. 이런 구조는 대규모 영업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거든요. 그것을 사업 이전에 우선적으로 인지했고, 지점의 목표이익을 넘어선 추가이익은 입주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돌려주는 구조로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무한대로 지점을 늘려가고 싶어요.

◇윤: 원도심의 빈 건물을 활성화하는 사업같은걸 보면 관이 개입하거나 주도하는 형태거든요. 투자자를 언급하신걸 보면, 민간 차원에서 민간자본을 가지고 정말 치밀하게 계산기를 두드려서 해보겠다는 이야기잖아요? 투자자들하고 어떻게 연결이 되시고 어떻게 설득을 하셔서 작업을 하신건가요.

▲김수민: 아뇨, 저희는 주로 민간이랑 진행했어요. 프로젝트 단위로 오래된 건물을 찾는다는 광고를 조그맣게 붙인 후 문의를 인바운드로 받아서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는 식으로요. 가서 상황을 듣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고요. 프로젝트마다 건물을 사서 하는 게 아니라 부동산 관점에서는 부동산을 운영하는 거에 더 가깝거든요. 건물주 분에게 투자를 요청드리는 경우가 많고요, 운영자로써 책임운영을 해야 하니까 일부 매칭해서 같이 투자합니다. 그렇게 한 다음에 로열티에 따른 수익배분을 입주한 창업자나 운영자나 건물 가지고 계신 분들과 나눠 갖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로컬스티치>가 2년간 준비해 2013년 오픈했던 동네호텔. (로컬스티치 제공)

◇윤: 인구 30만 이하의 지방도시 같은 곳으로 <로컬스티치>가 가면 어떨까요? 그런 곳에도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은 재능있는 1인가구 청년들이 있는데 결집할 곳이 없거든요. <로컬스티치>와 같은 공간이 지방의 소도시에서도 먹힐 수 있을까?

▲김수민: 어려운 문제이기는 한데 사실 저희가 주로 도심인프라, 땅값이 높은 곳에서 통하는 비즈니스예요. 땅값이 낮은 곳은 부동산 관점에서 보면 주상복합이나 샵인샵 형태보다 고깃집을 하는 게 더 괜찮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저희가 아니더라도 지자체의 지원이나 여러 가지 방식으로 원도심에 (이런 공간이) 생겨야 한다는 생각은 해요.

서울의 천만 인구가 1년 12개월을 서울에서만 사는 게 아니라 일부 개월은 지방에 가서 살 수 있는 구조가 제일 이상적인 그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관점에서 다른 도시들을 보고 있는 거죠. 저희는 돌아다니면서 사는 구조에 관심이 많은데, 2년 전만 해도 돌아다닐 수 있는 구조가 개발자나 디자이너처럼 데스크 기반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주로 많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입주하시는 창업자들이랑 작업을 해 보니까 다른 종류의 직업군에서도 이런 게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쉐프나 바리스타 등 저희가 운영하는 포맷이 있는데, 여기서 일하던 바리스타가 “내일은 나 제주도가서 일하고 싶어”라고 했을 때, 제주도에 가서 똑같이 커피를 타더라도 자기의 일상이나 수익구조에 크게 무리가 없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제일 미래의 목표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자유롭게 사는 것 자체가 장기간으로는 안정적인 부동산을 만드는데 굳이 도움이 된다고 한건 아닌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생각해보니 10년차가 됐는데 10년 동안 도움을 되게 많이 받았어요. 제일 처음 창업했을 때는 작은 프로젝트를 해나가면서 실패도 많이 했고요. 근데 그 과정 덕분에 많이 컸다고 생각해요. 많이 시도해보고, 다른 플레이어들과 협업해보는 것이 모두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되게 재미있는 사람들(*로컬크리에이터를 지칭)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기회를 살리는 것은 다 같이 고민을 해봐야 나오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고민들을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하면 잘 되겠죠.

<로컬스티치> 소공점 (be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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