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프로참석러 남위안의 좌충우돌 로컬탐험기 - <상하이, 항저우> 2부

[비로컬 팟캐스트-번외편 01회] 2부: 남위안 - 샹하이, 항저우

남위안의 좌충우돌 로컬 탐험기, 윤준식 편집장이 함께 담아봤습니다. 크리에이티브가 넘치는 개인이 로컬크리에이터로 발전하기 위해 겪어온 다양한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 비로컬 팟캐스트 스핀오프를 시작합니다. 스핀오프 에피소드는 로컬크리에이터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두 번째 일정도 상하이에서 계속된 건가요?

▲프로참석러 남위안(이하'남): 네, 두 번째 일정도 상하이에서 진행을 했는데요... 제가 아까 <차이나브릿지>라고 100명이 모여있는 단톡방 말씀 드렸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지역에 계세요. 북경에도 있고 상하이에도 있고. 그래서 가끔씩 광저우에서 번개를 하는 모임이거든요?

◇윤: 아, 그 단톡방이 우리나라 안에만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중국 안에 계시는 분들까지 있는 거군요.

▲남: 네. 중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 그런 모임이고. 트레바리에서 중국 쪽에 관심 있는 모임들에서 조금 더 열정을 가지신 분들이 모였고. 저처럼 멤버들이 자기들이랑 결이 맞는 사람들을 하나 둘씩 이제 초청을 하는 거죠. 제가 아까 모임 들어갈 때 소개를 했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랬더니 “상하이에 오시나요? 그러면 저희 회사에도 한번 놀러 오세요”하시더라고요. 그 회사 이름이 <바이트 댄스>였어요.

◇윤: 댄스요?

▲남: 네. 제가 춤사위 말씀 드렸잖아요. 그래서 “아, 여기는 또 어떤 춤사위를 하는 회사인가” 그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틱톡>은 아시죠?

◇윤: 네. <틱톡> 알죠.

▲남: <틱톡>이 <바이트 댄스>의 계열사입니다. <틱톡>이랑 계열사들이 소속되어 있는 글로벌 넘버원 회사였더라고요.

◇윤: 아, 그래요? 무지 큰 회사네요.

▲남: 네. 여기 상하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친구였던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글로벌 넘버원 회사를 탐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죠. “감사합니다. 저희 한 7명 정도 되는데 점심 때 방문하겠습니다”라고 답하고 저희 멤버들끼리 방문을 한 거죠. 그 친구가 상하이 <틱톡>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 사람이었어요. 구내식당에서 같이 밥도 먹고, 사무실도 같이 둘러보고 그렇게 했는데 밥이 또 굉장히 잘 나오더라고요.

◇윤: 구내식당인데요??

▲남: 네. 구내식당인데 뷔페 같이 게찜도 나오고 굉장히 직원 복지가 잘 되어 있더라고요. 탁구장도 있고, 농구장도 있고. 회사에서 나가기 싫게 만들어 놨더라고요. 그렇게 모든 것을 갖추고 이제 회사에서 일을 밤새도록 시키는. 어떻게 보면 모든 걸 제공하고 집에 안 간다고 하더라고요.

◇윤: 그러니까 구글같은 회사가 참 알고 보면 악한 회사인 거예요! 회사 안에 목욕탕까지 넣어 가지고 회의도 목욕하면서 하고 그런다 잖아요. 굉장히 노동자를 착취하기 위한 여러 가지 도구가...

▲남: 네. 아주 너무 좋게 만들어 놨더라고요.

◇윤: 그래도 부럽네요.

▲남: 네. 저도 부럽더라고요. <틱톡> 본사 견학을 마친 후에 저희는 에어비앤비에 묵었어요. 슈퍼 주류 코너로 가서 주류 탐방을 한번 해보자 해서 여러 가지 바이주들, 고량주를 종류별로 골라서 숙소로 들고 가서 저희의 주량 테스트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윤: 그런데 중국은 술이 세잖아요? 기본 35도 이렇게 되니까.

(출처: 충칭 강소백 홈페이지)

▲남: 35도는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밀고요. 패키지가 예뻐서 산 고량주가 있는데 이 고량주 이름이 <강소백>이에요.

◇윤: 사람 이름 같은데요?

▲남: 네. 들어본 적 있을 거예요. 이 고량주 회사가 밀레니얼들한테 판매를 하기 위해서 마케팅적으로 만든 그런 고량주고요. <강소백>이 사람 이름이라고 했잖아요?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이름이에요. 인기 있었던 남자 주인공 이름을 따 가지고 밀레니얼한테 타깃팅을 해서 우리는 젊은 사람들이 고량주를 안 마시는 그런 편견을 깨겠다고 나온 바이주고요.

◇윤: 중국에서도 고량주는 젊은 사람이 잘 안 마셨군요?

▲남: 그렇죠. 좀 아저씨들이 마실 것 같고 도수도 높고. 그런데 의외로 마셔보시면 이 고량주가 뒤끝도 없고 깔끔하고 빨리 취하기 때문에 빨리 집에 갈 수 있습니다. 지지부진하게 도수 낮은 것 마시면 1차, 2차, 3차 계속 가잖아요.

◇윤: 그런데 빨리 깨는 게 있어서 요령껏 마시면 고량주 가지고도 오래 마실 수 있어요.

▲남: 아, 그런가요?

◇윤: 네. 제가 아저씨거든요?

▲남: <강소백> 같은 경우에는 알리바바에서 계속 판매 1위를 하고 있어요.

◇윤: 거기서는 전자상거래로도 술을 팔 수 있군요.

▲남: 네. 그래서 이제 보통의 술이 40도, 50도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 최근에 출시됐던 <진로이즈백> 그것처럼 굉장히 부드럽고 라이트한 맛으로 홍보를 했어요.

◇윤: 도수도 낮은 것 아니에요?

▲남: 40도 정도, 낮죠.

◇윤: 낮은 거군요? 그게?

▲남: 고량주 중에서는 좀 낮은 편이죠. 또 고량주만의 매력이 있거든요.

◇윤: 좀 타 들어가는 그 느낌 속에서 또 뭐가 오잖아요.

▲남: 네. 뭐가 많이 오죠. 또 이 <강소백> 고량주의 특징은 패키지를 보시면 소비자가 직접 패키징을 한 거예요. 되게 신선하죠? 요즘에 밀레니얼들이 끌리는 것은 관여도에 따라서 구매가 결정이 된다고 해요. 우리나라 비슷한 예로 <메로나>... ‘올때 메로나’ 아시죠? 그게 한번 인터넷에서 짤로 돈 적이 있는데 동생한테 보내려던 메시지를 택배 아저씨한테 잘못 보내 가지고 ‘올때 메로나’ 했는데 택배 아저씨가 진짜 메로나를 사왔다는 걸로 되게 유명해졌는데... 이것을 메로나에서 잘 활용을 한 거예요. 그래서 진짜 패키지에 ‘올때 메로나’를 새겼어요.

그랬더니 아, 밀레니얼들이 “<메로나>라는 브랜드는 우리 얘기를 참 잘 들어주는구나, 되게 재미있다”해서 메로나 매출이 올라갔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여기 <강소백>도 소비자가 직접 문구를 작성해서 올릴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요. 그것을 SNS 채널에 올려놓으면 마케팅 담당자가 선택해 가지고 그것을 직접 패키징으로 자기 얘기를 만들어요.

◇윤: 매번 그런 식으로 해서 패키지가 계속 변경돼서 나온다고요?

▲남: 네. 그래서 보면 이 패키지가 하나가 아니라 굉장히 다양하게 있거든요. 자기 얘기가 거기에 실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거죠. 그래서 요즘에 저희 SNS 작가들 많잖아요. 그런 감성적인 문구 같은 것. 그런 것을 새긴 패키지가 밀레니얼들을 겨냥을 해서 <알리바바>에서도 계속 지속적으로 1위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실제로 젊은 층들이 고량주를 구매하는 비율이 굉장히 많이 올라갔다고 하거든요.

◇윤: 그거 외에도 다른 술도 많이 드셨을 것 같은데 가장 인상적인 건 <강소백>이었다?

▲남: 네. <강소백>이 가장! 그리고 <강소백> 중에서도 복숭아 향이 굉장히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복숭아 맛 <강소백>이랑 같이 이렇게 저희의 주량을 테스트하는 아주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호호수에서 펼쳐진 공연 <인상서호> (프로참석러 남위안 제공)

◇윤: 그렇게 해서 두 번째 날 밤이 끝난 건가요? 세 번째 날은 어디로?

▲남: 그 다음은 항저우로 넘어가게 됩니다. 항저우에는 ‘서호’라는 호수가 굉장히 유명해요. 그래서 서호를 둘러보고 상하이가 일본으로 치면 도쿄 같은 느낌이면 항저우는 교토 같은 느낌이에요. 우리나라라면 경주. 고즈넉하고 전통적인 거리도 있지만 조금 걸어 나가면 명품 거리나 이런 것도 있는. 그래서 실제로 항저우는 브랜드들이 런칭을 앞두고 테스트베드로 시험을 해보는 그런 도시에요.

◇윤: 일단 항저우가 굉장히 역사가 긴 도시거든요? 2200년 된 도시로 알고 있고요. 진시황 때부터 있었던 도시니까.

▲남: 맞아요. 또 <동방견문록>에서 마르크폴로가 “항저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했었고, 또 중국 사람들도 노후를 보내고 싶은 도시 1위로 꼽는다고 해요. 대학 때 잠깐 항저우에 1년 정도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부유하신 분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라서 제가 평생 한국에서 본 외제차보다 더 많은 외제차를 항저우에서 본 것 같아요. 항저우에서 제일 유명한 서호는 인공호수에요. 중국에 4대 미녀가 있는데 서시만큼 아름답다는 데서 따 가지고 서호라고 하더라고요. 서시의 ‘서’를 따서 만들어진 이름이고.

여기에서 하는 굉장히 유명한 공연이 있습니다. 장예모 감독이라고 베이징 올림픽 할 때 들어보셨죠? 개폐회식 총감독했던 예술 감독인데 이 감독이 서호를 배경으로 공연을 합니다. 낮에는 무대 장치가 서호 밑에 들어와 있고요, 밤이 되면 그 무대 장치가 올라와요. 배우들이 그 물 위에서 자연을 배경 삼아서 하는 공연인데 항저우 가실 기회가 있으시면 정말 강력 추천해드립니다. 너무 아름다워요. 배우들도 굉장히 많아요. 여기에 동원된 배우들이 100명이 넘었던 것 같은데 그 배우들이 물 위를 거닐면서 하는 공연이 ‘인상서호’라고... 인상서호 공연 티켓팅을 해서 낮에는 서호 근처를 돌아보고, 저녁에는 공연을 보았습니다.

◇윤: 조명도 들어가고 되게 멋있겠네요. 서호를 그러면 밤에 가신 거예요? 낮에 가신 거예요?

▲남: 낮에도 둘러봤어요. 서호 근처에 명품 거리가 있거든요. 그래서 하이엔드급 명품이 다 입점이 되어 있는데요. 놀랍게도 <라인 프렌즈>매장도 있습니다.

◇윤: 거기서는 그게 명품이에요?

▲남: 명품 몽블랑, 몽클레어, 에르메스 매장 사이에 우리의 자랑스러운 <라인 프렌즈>가 입점되어 있습니다.

◇윤: 좀 뭔가 안 맞는 것 같은 기분이긴 한데, 어쨌든 명품으로 취급 받는다고 그러니까 기쁘기는 하네요.

▲남: 네. 중국 사람들도 굉장히 아기자기한 <라인 프렌즈>를 좋아하더라고요.

◇윤: 그러면 시장조사까지 거기서 진행이 됐겠네요. 명품 거리도 있으니까.

▲남: 항저우에 굉장히 예쁜 친구들이 많아요. ‘왕홍 버스’도 있다고 그래요. ‘왕홍 버스’라고 써 있는 버스는 아닌데... 촬영할만한 장소가 많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모델급의 왕홍들이 버스를 타고 그리로 가는 거죠.

◇윤: 그러니까... 명품이라든가, 패션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발달되어 있다 보니까 그런 업계 종사자들이 그곳에 많다?

▲남: 특이점은 카페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카페를 공간을 이용하러 많이 가잖아요. 커피를 마신다기보다는 앉아서 작업도 하고 이러려고 밥 한 끼 분의 비용을 지출을 하는데 거기는 워낙에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테이크아웃이 기본이에요. 그리고 만약에 거기에서 앉아서 뭔가 작업을 하고, 사진을 찍으려면 공간 이용료를 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한 팀만 이용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몇 팀을 받는 거죠. 공간이 넓기 때문에 동시에 그 공간을 이용을 하면서 동선이 겹치지 않게 쇼핑몰에 들어가는 사진을 찍는다든가 아니면 개인 SNS에 올릴 컨셉 있는 사진을 찍는다든가 해서 공간에 대한 이용료를 따로 받더라고요.

◇윤: 그러니까 우리가 뭐 거실 대용이나 이동 사무실처럼 카페를 쓰는 그런 개념과 달리 거기서는 스튜디오처럼 활용이 되고 있더라는 거네요.

▲남: 네. 그래서 저도 생각을 하면서 아, 우리나라도 다 바뀌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특이하게 또 카펫 회사가 공간을 카페처럼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자기네들의 새로운 디자인도 홍보를 해야 되고 하니까 그 카펫을 아예 스튜디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도록 그렇게 꾸며놨어요. 카펫을 여러 군데 이렇게 펴놓는다거나 해서.

◇윤: 왕홍들이 오면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는 거군요.

▲남: 그래서 카펫 회사의 사무실인데 그 사무실을 포토 스팟으로 이용료를 받고 부가 수익을 올리는 거죠. 제품 홍보도 되고, 이용료도 받고.

◇윤: 조금 신기하고 이색적이네요. 그러니까 같은 듯 다르네요. 아까도 말씀하셨던 건 쇼핑몰, ‘몰링’이라고 그러셨나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 용어였는데 그런 것처럼 우리랑 같은 걸 갖고 있으면서 다르게 활용이 되고 있는 거군요.

▲남: 네. 역시 중국 사람들은 돈 버는 데는 좀 태생적으로 감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알리바바> 본사가 항저우에 있어요. <알리바바> 본사에 견학을 가서 사무실도 구경을 하고...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알리바바 대학>이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제 외부 업체 외주를 준 형태인데요. 강의하는 강사님들이 따로 계세요. 그래서 마치 <배달의 민족>의 <배민 아카데미>같이 <알리바바>에 입점 되어 있는 상인들, 판매자들을 위한, 판매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잘하기 위한 강의들이 <알리바바 대학>에서 진행이 되고 있었는데 제가 갔었던 날도 이 강의가 있는 날이어서 굉장히 운 좋게 들어가서 강좌도 들어봤습니다.

<항저우 컬쳐 앤 크레이티브 인더스트리 엑스포> (프로참석러 남위안 제공)

◇윤: 네. 항저우 일정 계속 따라가고 있는데요?

▲남: 그 다음에 항저우에도 <메종 상하이>같이 큰 행사가 있었어요. 우리나라 말로 하면 ‘문화창조산업 박람회’인데요. 영어로는 <항저우 컬쳐 앤 크레이티브 인더스트리 엑스포>라고 하네요. 이 페어가 13년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매년 주제가 있는데 2019년도의 주제는 ‘창조적 도시, 연계된 세계’.

◇윤: 왠지 로컬, 저희 <비로컬> 주제에 맞는 거네요.

▲남: 그렇죠. “각각의 개성이 있는 로컬들이 연결돼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진행된 엑스포였고요. 굉장히 여러 개의 나라들이 참여를 했어요. 나라마다 자기의 개성이 담긴 공예품이라든가 디자인품을 들고 와서... 아프리카, 일본, 한국, 이태리, 프랑스 등 400여개 외국 단체와 기업이 엑스포에 참여를 했대요.

◇윤: 여기도 굉장히 큰 규모였나요? 하루 만에 돌아볼 수 없는?

▲남: 네. 굉장히 넓었어요. <메종 상하이>는 인테리어 쪽 박람회였다면 항저우는 문화 산업에 대한 박람회였기 때문에 중국 각 지역에 있는 미술관에 굿즈들 있죠. 그런 굿즈들이 시안, 상해 등 각 도시에서 오고 각각의 미술관마다 부스를 가지고 굿즈를 전시를 해 놓았어요.

굿즈를 정말 좋아하는 저로써는 한자리에서 이걸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하고, 저의 남은 잔고를 다 털어버리고 왔습니다. 여기에 또 실질적으로 제가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한 행사에 참여하고 난 후에 생각을 해보니까 아, 창조경제센터에서 하는 일이 뭔가 이 페어에서 한 일이랑 되게 유사한 면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지금 창경에서도 로컬크리에이터들을 다 모아서 딱히 프로그램을 진행을 하지 않더라도 그 로컬크리에이터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는 것만으로도...

◇윤: 시너지가 나죠.

▲남: 그렇죠. 각각의 시너지가 나는데 여기 회사도 이 박람회에 참여한 옆 부스들이랑 협약을 맺기도 하고요. 이 엑스포가 전세계적으로 참여를 한다고 했었잖아요. 400여개 부스가 있죠. 그래서 북한에서도 참여를 했었거든요. 저는 북한 사람들을 처음 만나 봤어요. 그래서 인삼주랑 국립 동물원에서 나온 호랑이주를 제가 사왔습니다.

◇윤: 상표가 호랑이지 호랑이를 담지는 않았을 것 아니에요? 호랑이를 담가서 술을 만든. 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데.

▲남: 무슨 뼈로 만들었대요. 이게 약으로 먹어도 되고, 발라도 되고. 신빙성은 많이 없지만 아직 그냥 제가 기념으로 간직하고 있는데 중요한 날이 오면 한 병 까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북한에서도 참여를 하고, 베트남에서 목공예 같은 걸로도 많이 참여를 하고 해서 저한테는 아주 눈이 호강하는 그런 페어였어요.

◇윤: 공예는 전공을 하셨고, 또 관련된 일도 하셨으니까요.

▲남: 네. 현대적인 굿즈로 이 옛날 디자인을 가지고 와 가지고 판매성을 좋게 하고, 브랜딩을 하는 것도 참 참고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페어에서 부대 행사로 열렸던 세미나도 말씀 드리려고 하는데요. 이 세미나는 동양 디자인이 어떻게 하면 이 현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우리의 것이 어떻게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건데요.

방탄 사례랑 비슷하게 생각을 해볼 수도 있는 사례인 것 같아요. 내용이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저희가 내린 결론은 동양 디자인의 본질을 발견하는 것. 그 본질 안에서 새로운 것을 부여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드는 것. 그렇게 결론을 내렸거든요. 본질에 집중하되 거기에 새로움을 부여하는 것. 그게 결론이었던 것 같아요.

◇윤: 맞아요. 보면 왜 그 양식이라는 게 다 다르잖아요. 우리 경복궁 가서 볼 때랑 중국의 자금성을 볼 때랑 이게 처마의 각도라든가 이렇게 규모의 크기 말고요. 처마가 죽 지붕에서 뻗어 내려오는 이 곡선이나 이런 게 중국과 한국의 차이가 있는데. 그리고 또 일본 건축물 보면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거든요.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굿즈 (프로참석러 남위안 제공)

▲남: 또 하나 인상적인 섹션이 있었는데요. 우리나라도 도시재생, 그리고 전통시장 리뉴얼 이런 게 요즘에 관심사잖아요. 여기서도 중국의 전통시장을 리디자인한 디자인 그룹에서 자기네들의 사례를 사진 자료와 함께 발표하는 섹션이 있었어요. 전통시장을 다시 디자인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디자이너들이 직접 한 달 정도 상인으로 직접 판매를 진행을 했다고 해요.

◇윤: ‘한 달 팔기’를 해본 거군요.

▲남: 네. 컨셉 사진인지, 진짜 사진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분은 정육점 사장님, 어떤 분은 생선 파시는 분, 과일 파는 분 이렇게 해서 컨셉을 가지고 전통시장 앞에서 각 디자이너들이 사진을 찍었고, 실제로 판매를 해보시면서 그 상인 분이 느끼실 만한 어려움, 불편함 이런 걸 반영을 해 가지고 디자인을 하신 거예요. 와, 이거 되게 신박하다 했었던 것은 잡곡류 판매하는 그런 가게를 뭐라고 하죠? 쌀이랑 뭐.

◇윤: 쌀 파는 데는 싸전이라는 원래. 싸전이라고 원래 우리말이 싸전인데요. 쌀전 해서 싸전입니다. ‘ㄹ’이 탈락해버려서 싸전이 되는 건데.

▲남: 정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에요.

◇윤: 요즘은 그냥 ‘마트’라고 합니다.

▲남: 마트. 그러면 잡곡 마트를, 그런 싸전 리뉴얼을 한 사례가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요즘 어린이들이 이런 것을 잘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엄마랑 어린이랑 손잡고 왔을 때 어린이들의 흥미를 돋울 수 있게 보리쌀, 옥수수 이런 것을 소포장을 해 가지고 굉장히 예쁘게 한 벽면에 붙여놨어요. 어떻게 보면 학습장이 되는 거죠. 그래서 아, 이거는 쌀이 이렇게 생긴 거야, 보리는 이렇게 생겼어 알 수 있게. 또 샘플처럼 그걸 가지고 갈 수 있게 해줬어요.

◇윤: 공장에서 쌀을 생산하는 걸로 아는 아이들이 있었대요. 벼에서 쌀이 난다 이렇게 생각 안 하고요.

싸전 리뉴얼 사례 (남위안 제공)

▲남: 그래요. 그리고 또 하나 되게 재미있었던 것은 과일 가게. 요즘에 카페도 어딜 가든 인스타그램에 필요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팟이 있어야 잘 된다고 하잖아요. 여기도 바나나 하나를 사더라도 굉장히 예쁘게 포장을 해주는 거죠. 바구니나 아니면 비닐, 투명한 비닐이 사진 찍었을 때 굉장히 예쁘게 나오게 패키징을 새로 해서 사람들이 조금 더 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한 경우도 있었고요. 또 시장 전체적으로 브랜딩이 될 수 있게 각 상점의 앞치마를 디자인을 한 패키징도 있었어요.

패러디 같이 슈프림 로고를 재미있게 해 가지고 각각의 상인들한테 나눠줘서 뭔가 어떤 시장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 “아, 이런 앞치마를 매고 있으면 이건 망원시장이야” 이런 식으로 사람들한테 각인이 될 수 있게 앞치마 작업도 굉장히 예쁘게 해서 통일을 시켰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어디든지 사람들 인상에 각인을 시키려면 이렇게 브랜딩이나 패키징이 중요하구나 했고요. 단순히 또 예쁜 것보다는 그 상인들이 판매를 했을 때 동선이나 이런 것도 고려를 했더라고요. 생선가게 같은 경우에는 좀 더 생선들을 신선하게 보관하고 판매할 수 있는 동선으로 다시 디자인을 한다거나 오방색을 이용해서 여기는 어떤 가게라는 그런 이미지를 사람들이 멀리서 봤을 때도 이해하기 쉽도록 심미성과 사람들의 편리성도 다 고려를 해 가지고 전통시장을 리뉴얼을 했어요. 실제로 리뉴얼 전보다 사람들의 이용률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피드백이 있었대요.

◇윤: 굉장히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오늘은 항저우랑 상하이까지만 이야기를 좀 나눠보고요. 다음에 또 시간이 되시면 오셔서 그 다음 중국 방문 이야기를 또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남: 저도 이번 기회에 또 작년에 갔다 온 얘기를 하니까 다시 돌아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네요. 아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윤: 네. 오늘 코로나 특집이라고 그래야 될까요? ‘대신 가드립니다’의 대가이신 우리 남위안님 모시고 항저우와 상하이 산업시찰을 다녀왔는데요.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고요. 또 이런 시간 한번 마련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남: 짜이찌엔.

저작권자 © 비로컬ㅣ로컬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듭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