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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지난 특집
  • 입력 2020.04.16 04:10
  • 수정 2020.04.21 22:04

[4월특집(1)] 플랫폼으로 리뉴얼하는 로컬 커뮤니티&공간 - 공장공장 ②편

[비로컬 팟캐스트-12회 1부] 1/3 로컬의 진화: 공장공장 ②

4월은 로컬의 진화: 새로운 행보를 보이는 로컬씬 플레이어들을 만났습니다. 오프라인 빌더에서 온라인 빌더로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고 있는 공장공장을 만나서 목포에서 시작하는 로컬씬의 변화를 함께합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1부에서는 우리 박명호 공장장님 창업 일대기와 <공장공장>과 <괜찮아 마을>의 시작 스토리를 나눴습니다.

◆비로컬 김혁주 발행인(이하 ‘김’): 김: 저는 러시아 소설 읽는 기분이었어요. 해외도 나갔다가 여기도 돌아왔다가...

◇윤: 되게 버라이어티했어요. 전국을 돌고 그걸로 끝인가 했는데 제주도 갔다가, 치앙마이 갔다가 다시 목포로 가는...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2017년 6월 6일에 목포에 가자마자 살기 시작했다는 소설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혹시 6월 6일을 특별히 기념하고 계신가요?

◎박명호 공장장(이하 '박'): 원래 하지 않았었는데 올해부터는 좀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원래 저희가 창립기념일이라고 칭할만한 날이 없었어요. 어느 시점을 기념해야 할지 모호하더라고요.

◇윤: 맞아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따지면 오토바이를 렌털한 날이 창립기념일일 수도 있겠네요.

◎박: 그게 너무 모호해서 저희가 올해 1월에 120페이지 정도 되는 사업 계획서와 연간일정을 정리하면서 6월 6일을 창립기념일이라고 정하게 된 거예요.

◇윤: 그렇군요. <공장공장>이 목포에 정착한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한데 좀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박: 일단은 <한량유치원> 목포 버전도 준비했었고 6월 6일부터 목포살이를 위해 무진장이라는 공간을 고치기 시작했어요. 저희가 전남에 연고가 하나도 없어서 밥벌이를 위해 서울 일과 제주의 일도 해야 했지만,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서 저희 같은 사람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채용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팀을 구축하고 나니 팀원들이 타지 청년으로 여겨지고 지역에 연고도 없어서 <공장공장>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지역과 연결할 수 있는 하나의 브랜드나 사업이 필요했어요.

◆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지역경제 생태계가 있는 거니까요.

◎박: 네 그래서 무언가 지역과 연결고리가 있는 활동을 만들기 위해 방법을 찾다가 나라장터에서 지금의 행정안전부 용역을 발견하게 돼요.

◆김: 아~ 그렇게 되셨던 거구나.

◎박: 그래서 <공장공장>이라고 하는 것이 행정안전부 프로젝트 전과 후로 나뉘어요. 전에 <공장공장>은 <익스퍼루트>라고 하는 여행사이면서 <공장공장>이라고 하는 기획사였어요. 근데 행정안전부 사업이 워낙 규모가 커서 한 달 만에 팀 빌딩을 2~3배로 해야 하다 보니 저희가 기존의 사업들을 다 멈추게 됐어요.

◇윤: 단계별 계획이 있으셨는데 갑작스레 사업이 커졌군요.

◎박: <괜찮아 마을>을 비즈니스 모델로 준비하다가 행안부 사업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을 비영리로 진행해야 했어요. 이전에 진행하던 프로그램들까지 모두 무료로 진행하게 돼서 사업이 끝나고 나니 빚은 2억 넘게 늘어나 있고, 너무 힘든 사업이다 보니 팀원들이 다 나가서 1월 초에는 3명만 남았어요.

◆김: 다 퇴사하셨군요.

◎박: 네. 그래서 이걸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 됐는데 결론은 “다시 해보자”였어요. 그래서 다시 팀빌딩부터 한다고 생각하고 <괜찮아 마을> 주민이었던 친구들을 채용해서 팀을 구성하고 공채도 다시 진행했어요. 이런 시간들을 거쳐서 이제야 뭔가 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거죠.

◆김: 그러면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오신 거네요.

◎박: 그렇죠. 작년은 우리가 진짜 위험을 감수하면서 다음으로 갈 수 있는지, 이 일을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 갈 자신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 해였어요. 올해에서야 진짜 저희가 작년부터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준비해왔던 것들이 하나씩 여물기 시작하고 있어요.

◇윤: 느낌이 IT 개발 회사 같아요. 원천기술을 만드는 데 3년 걸렸고 다시 처음 설계지점으로 왔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느낌이 들거든요.

◎박: 거의 비슷해요. 그렇게 고민해서 구축한 공간모델이 ‘괜찮은 집, 괜찮은 학교, 괜찮은 공장‘이에요. 이런 집, 학교, 공장만 있으면 마을을 이룰 수 있는 하드웨어가 구성되거든요. 프로그램 모델은 ’쉼, 상상, 작은 성공‘이에요. 이 두 가지를 가지고 <괜찮아 마을>을 만든 다음에 2~3년간 실험을 해봤어요.

올해는 공간들을 오픈하면서 실제로 공간 모델을 점검하는 한 해가 될 거예요. 500~600평에 호스텔과 코워킹스페이스가 생기거든요. “우리가 지역에서 스몰 비즈니스를 지속 할 수 있을까?”, “내가 돈을 벌 수 있나?”라는 고민들을 테스트해보는 첫 번째 단계가 ’최소 한 끼‘라는 식당을 열어보는 것이었는데 지금 잘 되고 있어요. 그래서 이 프로젝트가 모듈화돼서 누구나 한 번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공간을 통해 열 수 있느냐가 확인이 되면 온라인에 이식할 계획이에요.

◇윤: 많은 프로그램들을 하시고 계신데요. 그렇다면 목표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박: 제 또래 친구들이 본인을 위한 시간을 완전하게 보낸 적이 없다는 걸 ’익스퍼루트‘를 운영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만든 쉼, 상상, 작은 성공은 쉬운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쉼은 여행, 상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과 시간이고, 상상은 누군가가 무엇을 상상하든 응원해 주고 물어봐 주는 거예요. 우리가 한 번쯤은 이런 이야기를 물어봐야 하는 시대적 상황에 처해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자기 시간을 써서 마음을 같이 돌봐줄 수 있는 작은 공동체를 여러 개 만들려 해요. 이런 작은 공동체의 연합이 <괜찮아 마을>인 거고요.

◆김: 지역에 제한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박: 그렇죠. 오프라인으로 <괜찮아 마을>이 구축된 다음에 온라인으로도 구축할 생각이에요.

◆김: 오프라인 대면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는 거죠?

◎박: 누구나 수업을 열고, 누구나 경험하고,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전 그것이 쉼, 상상, 작은 성공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김: <괜찮아 마을>은 개별 프로그램의 의미보다 연결성의 의미가 더 큰 것 같아요. 혹시 프로그램의 카테고리도 있나요?

◎박: 네. 유휴 공간을 활성화할 때 쉼, 공간, 작은 성공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어요. 리트릿 프로그램, 청년 창업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고요.

◆김: <공장공장>만의 공통이름을 만드신 거네요. 체계도 있고 프로세스도 있고.

◎박: 그거를 어디다 적용하는지에 대해 구분을 해놓은 거죠.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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