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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칼럼
  • 입력 2020.07.31 10:47
  • 수정 2022.12.26 18:00

[멘토리칼럼(4)] 시골력을 알아보자!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멘토리 제공)

“에이! 거기가 어떻게 우리 동네랑 같아요?”

제 눈에는 모두 비슷해 보이는 동네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엄격하게 ‘시골을 나누는 기준’이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보통 ‘할 일’은 곧, ‘놀이’ 그리고 ‘공간’으로 이어집니다.

이 공간은 청소년들이 어떤 일을 하지 않아도 그냥 모여서 떠들 수 있는 곳들로, 아무리 시골이라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베스킨라빈스>, <이디야>, <파리바게트>, <롯데리아>가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공간에 따라 농산어촌도 ‘급’이 나눠집니다. <롯데리아> 중에서도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청소년들의 거점공간이라면 여기는 최하급의 시골입니다. 그리고 같은 업종이라도 고를 수 있는 환경(롯데리아, 맘스터치, 맥도날드)이 갖춰질수록 시골력은 낮아집니다.

예를 들면, 고흥의 거점은 24시간을 하지 않는 <롯데리아>입니다. 시골중의 시골이죠. 주변에 <요거프레소>라고 하는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는데, 도시에서는 핫 했던 메뉴가 이 매장에서는 포스터조차 없었습니다. 이런 점들은 단순히 “신메뉴가 없다.”, “영업시간이 짧다”라는 문제가 아닙니다. 매장의 환경이 도시와는 확연히 다르게 인테리어나 관리가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기에, 같은 값을 내고도 아쉬움과 부족함이 많이 남게 됩니다. 이 매장들은 ‘카페’ 공간을 넘어 청소년들의 아지트였으니까요. 가까운 도시인 순천과 비교하면 이런 환경들이 고흥의 시골력을 높이는 조건이 됩니다.

반면, 강화의 경우는 <스타벅스>를 보유하고 있는 최상위 시골입니다. 하지만 시골력이 낮을 뿐 <스타벅스>가 있음에도 강화가 ‘시골’이라는 단어를 벗어 날 수 없는 이유는 결국 이렇게 모여서 놀 수 있는 공간 외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이야기는 “할 일이 없어요”로 돌아옵니다. 청소년들과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계속 돌고 돌게 되고 여러 번 하다보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정말 많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어떤 한 마디로 해결하거나 바꾸기가 힘든 것이라는 것을 항상 느낍니다. 욕심 부리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저희의 속도로 나아가 보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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