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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골목탐방(4)] 밀레니얼 세대의 속초 여행 & <고구마쌀롱>과 동명동 소호거리

속초를 대표하는 커뮤니티 호스텔 <소호259> 이승아 대표

비로컬 팟캐스트가 전하는 말랑말랑 골목 이야기. 로컬트렌드로 급부상 하는 속초의 골목길 구석구석을 <소호259> 이승아 대표님과 여행자 컨시어지 <고구마 쌀롱>에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밀레니얼을 위한 속초 여행은 어떤 느낌일까요?

속초항 크루즈터미널 (출처: <그곳...속초> 속초관광안내 홈페이지)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좌충우돌 골목탐방 속초편입니다. 오늘은 <소호259> 이승아 대표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여기는 <고구마쌀롱>인데요, 건물 앞에는 고구마쌀집이라고 돼 있어요. 어떻게 이런 살롱을 만들 생각을 하셨나요?

◎소호259 이승아 대표(이하 ‘이’): 원래 ‘고구마쌀집’으로, 쌀을 파는 상회 가게였어요. 유휴 공간으로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는데 왔다 갔다 하면서 유심히 보다가 이 공간을 선택하게 됐어요.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고구마와 쌀을 파는 공간인 줄 아시긴 하는데, 저희는 여행 콘시어지 센터 기능을 하고 있고, 여행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공간이에요.

<소호259> 호스텔을 하면서 많은 관광객 분들이 속초 와서 뭘 해야 하는지, 어딜 가야 맛있는 게 있는지 많이 질문하셨어요. 그래서 우리 세대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코스를 짜서 안내하면 어떨까 해서 오픈을 하게 됐습니다.

고구마쌀롱 전경 (beLocal)

◇윤: <고구마쌀롱> 인테리어를 직접 하신 건가요? 좀 특이한 게 뭔가 기성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한 것 같은 느낌은 아닌 것 같아서요. 처음 문을 열고 들어오면 컨시어지 센터랑 응접 테이블이 있어 모여서 보드게임 한 판 할 수 있게 돼 있고... 안쪽 문이라고 해야 하나요? 벽 안쪽으로 <고구마 영화관>이라고 딱 아홉 석짜리 미니 영화관이 있어요. 영화관처럼 계단식 구조인데 여기서 조그맣게 세미나나 작은 공연을 해도 될 것 같아요. 또 그 안쪽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방이 있고요.

프로그램이 계속 발전해 나가면 어떤 컨시어지가 될지 모르겠는데 속초의 골목 여행이라는 재미난 걸 기대하게 됩니다. 어떤 속초여행을 제안해 주실지 궁금하네요. <소호259> 커뮤니티 멤버들을 ‘소둥이’, ‘세탁숙소’ 프로그램으로 오시는 분들은 ‘세탁러’라고 독특하게 부르고 계시는데, 어떤 여행을 제안하고 있는지 오늘 속초 골목탐방을 통해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영랑호 (출처: <그곳...속초> 속초관광안내 홈페이지)

◎이: 첫 번째는 제가 속초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기도 한 ‘영랑호수’예요. 영랑호는 정말 사계절 내내 예쁜 것 같아요. 벚꽃이 폈을 때는 진짜 벚꽃길이 엄청 예쁘게 조성 되고요. 자전거 타고 한 바퀴 돌기도 좋고 러닝하기도 좋아요. 호수를 돌면서 여러 관광지 체험도 할 수 있어요.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상을 한 ‘범바위’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고, 범바위를 지나면 화랑도 체험장이 있어서 말을 타고 활을 쏠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합니다. 또 ‘등대해수욕장’이랑 연결돼서 해변가를 자전거 타고 달리실 수도 있고, 좀 더 가면 ‘등대전망대’가 있는데 거기서 속초의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뷰를 감상하실 수 있어요.

제가 영랑호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아직 오염이 많이 안 된 느낌이어서요.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앞으로 다리도 하나 조성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포토존도 생길 것 같고요... 조용해서 밤에 가도 좋고, 풀냄새를 맡으면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거든요.

호랑이에 얽힌 전설이 내려오는 <범바위> (출처: <그곳...속초> 속초관광안내 홈페이지)

두 번째는 저희 소둥이 분이 오픈한 젤라또 가게에요. ‘속초해수욕장’ 뒤편에 재미있는 골목길이 있어요. 유명한 가게로 <우동당>이 있는 곳인데, 젤라또 가게, 쌀국수 가게, 피자집이 있어요. 소둥이가 운영하는 <썬크림젤라또>는 속초를 테마로 아이스크림 메뉴 개발을 해요. ‘속초바다’라는 메뉴가 있어서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관광객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이용하시는 것 같아요. 뒷골목의 작은 가게들을 하나씩 찾는 재미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윤: 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려 뒷골목으로 넘어와서 자전거를 빌려 속초를 여행하면 비용도 저렴하고, 관광도 잘하고 좋을 것 같네요.

◎이: 혹시 속초에 온천도 있는 거 아세요? 정말 좋아요. 제가 추천드리는 세 곳이 있는데 첫 째는 바다가 보이는 곳, 둘째는 리조트 안에 있는 시설이 쾌적한 곳, 마지막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천탕이 있는 곳이 있어요. 속초에 온천이 있다는 걸 잘 모르시는 분들이 되게 많으세요. 힐링이 목적이시라면 온천 꼭 추천 드려요. 노천탕은 약간 일본 느낌도 나고요. 거기 석산족욕공원이라는 곳도 있는데 겨울에 가기 좋아서 한 번 이용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 얼마 전에 관광공사에서 지정한 여행지 중에 ‘상도문 돌담마을’이 뽑혔더라고요. 여기는 생긴지 1년이 채 안된 곳인데요. 저도 한 번 가봤는데 정말 좋아요. 여기서 ‘런닝맨 프로젝트’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상도문 돌담마을 (출처: <그곳...속초> 속초관광안내 홈페이지)

◇윤: 방송 ‘런닝맨’이 아니라 <소호259>에서 소둥이분들과 하는 프로그램 말씀이시죠?

◎이: 네 맞아요. 실제로 돌담이 정말 예쁘게 형성 돼 있고 마을 자체도 단층이어서 아기자기한 느낌이 많이 나는데, 중간중간 돌을 이용한 작품들이 전시 돼 있어요. 돌에 예쁜 그림을 그리거나 입체적으로 표현을 해서 포토존 역할을 하는 곳들도 있고요. 작년에는 영화제를 했어요. ‘속초음식영화제’를 했었는데 볼거리도 많고 너무 좋았어요.

◇윤: 속초에는 어떤 먹거리가 있을까요?

◎이: 진짜 맛있는 게 많은데, 일반적으로 많이 드시는 건 물회,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닭강정이 있네요. 만석닭강정은 중앙시장이 좀 가장 유명하고, 잘 모르시는 것 하나가 호박 식혜가 있거든요? 정말 맛있어요. 살얼음 들어가 있어서 여행 하시다가 한 모금씩 하면 정말 맛있습니다.

그리고 중앙시장에 가면 속초에 하나밖에 없는 문어국밥집이 있어요. 진짜 추천 드려요. 처음에 문어가 생으로 나와서 국밥의 뜨거운 열기를 이용해 샤브샤브처럼 먹을 수 있는 국밥이고요. 문어비빔국수, 문어비빔밥도 있어서 취향껏 골라 드실 수 있습니다.

속초의 모든 시장에 들르면 속초가 자랑하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beLocal)

또 빼놓을 수 없는 소호거리 이야기를 좀 해드리고 싶어요. 소호거리 초입에는 <고구마쌀롱>부터 시작해 소호카페, 소호스테이가 있고요. 조금 더 걸어가면 <백수씨의 심야식당>, <백수상회>가 있어요.

심야식당은 오후 5시에 오픈해서 새벽 5시까지 하는데요. 속초 로컬 분들도 정말 사랑하는 곳이에요. 분위기 자체도 좋고 음식이 진짜 맛있어요. 저도 자주 가는데 주말에 가면 소둥이 분들이 자리를 다 차지하고 계십니다. <백수상회>는 술집이고 가볍게 드실 수 있는 안주 위주로 운영하고 계세요. 서울에 1,2호점이 있고 속초는 3호점입니다.

◇윤: 자연스럽게 <소호259> 호스텔이 지역상권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는 거군요. 일명 ‘동명동 힙촌’이 형성됐다고 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이쪽 시외버스터미널 일대가 동명동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네, 맞아요. 앞으로 더 많은 가게들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이 동네가 과거부터 많이 낙후돼 있던 동네다 보니까 여기가 발전하고 있다는 걸 실제 지역 주민들은 많이 모르시더라고요. 한 번씩 지역 주민들 오시면 “여기가 이렇게 바뀌었어?”라고 많이 하시고 그래요.

소호거리 건너편에 소둥이로 오셨던 분이 술집을 오픈하셨어요. <아프리카>라는 곳인데 거기도 지금 많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또 <강아지정원>이라고 반려견 호텔이 생겼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저희한테도 반려견과 함께 숙박 가능한지 문의가 많이 왔는데 그 때마다 아쉽게 거절했었거든요. 지금은 좋은 협력관계로 이야기가 돼서 많이 소개해드리고 그러려고 합니다.

자생식물원 (출처: <그곳...속초> 속초관광안내 홈페이지)

◇윤: <고구마쌀롱>을 만드신 게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소호거리 골목 콘텐츠가 풍성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외 동명동 쪽에 소개해주실 가게가 있을까요?

◎이: 아까 언급한 <아프리카>라는 술집은 저희 호스텔에 소둥이로 오셨다가 속초가 좋아서 자리를 잡게 된 케이스인데요. 저희가 도와드리기도 했고 지금도 서로 회의도 많이 해서, 소둥이로 시작한 만큼 같이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이 술집은 여러 방이 나뉘어져 있고 방마다 테마가 있어요. 혼술족을 위한 방이 있고 단체를 위한 방도 있고요. 아프리카라는 콘셉트를 살려서 야자수 나무와 아프리카 느낌이 나는 소품들을 이용해서 재미있게 공간을 꾸미셨어요.

◇윤: 낮에는 속초를 즐기고 밤에는 아프리카를 즐기고 이색관광이네요. 보통 속초 하면 설악산과 동해바다를 생각하는데, 사실 그간 속초여행 하면 좀 올드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부모님 모시고 효도관광 다녀왔다는 느낌이 들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밀레니얼은 설악산 여행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지네요.

◎이: 사실 저도 아직 대청봉을 정복하지 못했는데 언젠가 꼭 하고 싶어요. 요즘 밀레니얼 분들이 설악산을 이용하는 방법은 근처에 있는 ‘자생식물원’을 많이 가시는 것 같고요. ‘바우지움 미술관’이라고 미술관도 곁들여서 설악산 여행을 하실 수 있어요. 또 ‘국립산악박물관’에서 클라이밍 체험도 해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깨알 팁이긴 한데 케이블카를 타시면 정말 멋진 풍경을 보면서 ‘권금성’까지 가실 수 있습니다. 이것도 추천 드려요.

속초를 여행하며 컬러링을 즐길 수 있는 <고구마쌀롱>의 굿즈 (beLocal)

◇윤: 지금 말씀해주신 코스를 쉽게 이해하고 가볼 수 있도록 일종의 미션(게임) 형태로 풀 수 있는 게 <고구마쌀롱>인거죠?

◎이: 네 맞아요. 저희가 여행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컬러링 지도 엽서 굿즈를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그림을 그려서 색연필로 색칠하면서 아 여기 갔지 이렇게 미션 수행하는 느낌으로 여행하실 수 있게 만들어 놓았어요. 꼭 한 번에 색칠을 못하더라도 보관하셨다가 다음에 와서 하나하나 채워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윤: 다 끝나면 컬러링 된 걸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남길 수 있겠네요. <소호259> 운영만으로도 바쁘실 텐데 속초여행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활동하시는 게 멋있게 보입니다. 이런 노력들이 청년들이 오고 싶어 하는 속초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면 좋겠는데요. 청년들이 과감하게 귀촌하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사례가 되면 좋겠네요.

◎이: 진짜 <고구마쌀롱>은 이주를 원하거나 지역에 자리 잡고 싶은 분들에게 언제든 도움을 드리고 싶고 많은 걸 준비하고 있어요.

◇윤: 최근에 강원도에서 개최한 창업페스타에서 최문순 도지사와 사진 찍은 것도 봤는데요. <고구마쌀롱>으로 참여하셨던데 어떤 일을 하고 오신 건가요?

◎이: 저번 주에 ‘강원도 스타트업 페스티벌’이라고 해서 100개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참여해서 각자의 회사를 홍보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는 페스티벌이었어요. 그 때 지사님께서 깜짝 방문 해주셨는데 청년들이랑 같이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시간도 주시고 저희가 준비한 고구마퀴즈를 풀기도 하셨어요.

보통 기업들이 신제품 소개를 하거나 판매하는 부스를 운영했는데 저희는 여행 프로그램을 판매하니까 ‘소호퀴즈온더소호’라고 유키즈를 패러디한 골목길 퀴즈 프로그램을 지사님한테 직접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고구마쌀롱은 속초의 어떤 기능을 하는 공간일까요?”라는 문제를 냈는데 “컨시어지 센터”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원주 시장님께도 문제를 내고, 선물도 드리고 깨알 이벤트를 했습니다.

◇윤: 앞으로도 <고구마쌀롱>을 중심으로 속초 관광이 활성화 되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구마쌀롱>에 여행자들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be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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