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골목탐방(5)] 성수동 골목길 ②편 - 김기자의 '먹는 성수' <연무장길>

beLocal 승인 2020.07.31 16:55 | 최종 수정 2020.08.01 18:03 의견 0

성수동 골목길 (beLocal)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좌충우돌 골목탐방 객원 에디터 김기자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먹는 성수>라고 저희가 제목을 정했습니다. 음식과 카페 위주로 성수동을 보자는 생각인데요. 연무장길과 서울숲 두 군데로 나누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본격적인 <먹는 성수> 1부는 연무장길이 되겠군요. 온갖 의성어 사용을 하면서 기계가 돌아가는 골목이라는 말씀 하셨는데요. 연무장길에 어떤 가게를 소개해 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객원 에디터 김기자(이하 ‘김’): 일단 연무장길은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공장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골목입니다. 핫플레이스도 같이 섞여 있어서 을지로랑 비슷하다는 말씀드렸는데요. 구두, 소품, 옷 파는 편집샵도 많이 있어요. 아무래도 성수동이 수제화 거리로 유명하다 보니까 구두 파는 가게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성수동은 가죽제품 아니면 공예 제품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만나볼 수 있는 동네인데요. 먹을 곳 몇 군데 소개를 해드릴게요. 우선 저는 뚝섬에서 성수 쪽으로 가는 방향을 따라 설명을 쭉 드릴게요.

첫 번째 가게는 <도치피자>라는 피자집이에요. 체인점이긴 한데요. 이탈리아식 화덕피자를 맛 볼 수 있는 가게 중 손꼽히는 가게에요. 화덕피자 전문이지만 이탈리안 파스타나 샐러드도 같이 먹을 수 있습니다. 여기는 루꼴라 피자가 정말 맛있어요. 신선한 루꼴라를 듬뿍 얹어주시고 도우 자체가 굉장히 쫀득하고요. 치즈도 되게 신선하고 쫀득쫀득해서 식감이 굉장히 좋습니다.

<도치피자> 성수점의 루꼴라 피자  (출처: 네이버 플레이스)

◇윤: 화덕피자가 일반 팬피자보다 맛있는 이유가 있어요. 화덕 자체가 가열을 하잖아요. 그 온도 자체가 일반 팬 요리보다 온도를 더 높일 수 있고 화덕이 이글루 구조라서 열이 밑에서만 올라오는 게 아니라 반사된 열이 위에서도 내려오고 그래서 골고루 익힐 수 있고요. 고온에서 확 익히는데 왜 고기 구울 때 겉에 코팅하듯이 구워서 육즙을 가두잖아요. 재료의 맛을 살릴 수 있는 게 화덕피자의 장점이죠.

◆김: 이 가게가 외관을 보면 철제 모양으로 오려진 악마인가 이렇게 들고 있는 것 같은 사인이 붙어있는데 그 간판도 너무 귀여워요. 세균맨 같은 느낌이랄까?

두 번째 가게는 <우동 가조쿠>인데요. 우동집 이예요. <우동가조쿠>는 면을 자가제면하는 곳이에요.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다 하더라고요. 지나가다가 맛있어 보여서 들어갔는데 손님도 엄청 많았고요. 저는 일반 우동을 먹었는데 붓가케 우동도 많이 먹더라고요. 일반 우동은 단맛보다 짠맛이 훨씬 강해요. 일본 쯔유가 단맛보다 짠맛이 좀 강한 것 같기는 하더라고요. 육수 맛 자체는 약간 가볍고 짭조름하고요. 면은 엄청 탄력이 있습니다. 우동 면발하면 보통 호로록 넘어가는 느낌을 생각하는데 면을 씹으면 식감이 굉장히 좋아요. 떡처럼 쫀득한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동 가조쿠>  (김기자 제공)

◇윤: 보통 우리가 먹는 우동의 면을 보면 줄넘기줄처럼 휙휙 돌아가는 굵은 면발의 느낌을 생각하지만, 막상 씹으면 툭툭 끊어지잖아요?

◆김: 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굉장히 탄력 있고 쫄깃해서 맛있어요. 그리고 그 가게에서 얼마 전에 <가조쿠>라는 소바 가게를 냈어요.

왠지 여름을 겨냥해서 낸 것 같아요. 저도 일본 여행 갔을 때 소바를 먹어봤는데 한국에서 먹던 것 하고는 굉장히 맛이 달랐거든요. 일본에서 먹은 소바는 맛이 굉장히 잘 살아있다고 느꼈어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메밀 면보다 탄력감이 있으면서도 메밀 향이 죽지 않아요. 자루소바를 먹었는데 그 찍어먹는 육수가 굉장히 짭조름하더라고요. 한국에서는 단 맛이 훨씬 강하고 진득한 육수를 쓰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그냥 구수한 면발에 육수가 계속 호로록 넘어가는 느낌이에요. 단순히 짠맛이 아니라 짠맛 끝에 오는 단맛이 있어요. 그래서 밸런스가 굉장히 좋아요. 저는 이 집에서 자루소바랑 유부초밥을 먹었는데, 유부초밥도 한국에서 먹는 건 좀 더 시큼한 맛이 강하잖아요. 그런데 짭조름하고 달달하고 시큼한 맛의 밸런스가 좋더라고요. 옆 테이블에서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덴푸라도 굉장히 잘 한다고 하더라고요. 가신다면 튀김도 한 번 드셔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일본 하면 또 튀김 음식이 되게 유명하잖아요.

<가조쿠> 소바  (김기자 제공)

다음으로는 많이 먹었으니까 커피 한 잔하러 갈까요. <오르에르>라는 가게가 있어요. 얼마 전에 드라마도 찍고 영화도 찍고 그러더라고요. 커피가 좀 비싸긴 한데 맛있어요. 아메리카노가 5천 원 넘는 가격인데요, 커피 향이 정말 좋더라고요. 사실 저는 카페인에 약해서 커피를 잘 모르는데도 맛있어요. 은은하게 커피 향이 감도는 게 정말 맛있어요. 이 집 케이크도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윤: 거기서 5~10분 쯤 걸어가면 <블루보틀>이 있잖아요. <블루보틀>도 그 정도 가격하거든요. 그런데 어찌 보면 독립된 로컬 브랜드가 그 정도 가격으로 승부를 건다는 건 굉장히 맛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오르에르>의 라떼아트  (출처: 오르에르 인스타그램)

◆김: 맞아요. 또 분위기도 왜 성수동 건물들 보면 그대로 시멘트를 드러낸 내부 인테리어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그 느낌이 있는데도 공간이 차가운 느낌이 아니라 따뜻해요. 그냥 좀 계속 머무르고 싶은 공간. 그래서 공간을 소비하러 가시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옆에 보면 <오드투스윗>이라고 디저트 가게가 있어요. 거기는 마카롱이나 휘낭시에, 파운드 케이크 같은 것들을 파는 디저트 카페에요. 디저트의 생명은 사실 단맛이잖아요. 그 집이 맛있는 집이라는 걸 반증하는 건 오후 3시쯤 가면 종류가 거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살 수 있는 게 굉장히 한정적으로 변해버리죠.

성수동에 디저트 카페가 많은데 살아남은 가게들 보면 대부분 전화 예약으로 물건이 다 빠져서 오후에 3~4시쯤 가면 다 팔리고 없어요. 어쨌든 이 가게는 제가 마카롱을 먹어봤는데, 겉면이 굉장히 쫀득하고 필링이 그렇게 달지 않아서 정말 맛있고요. 이 집은 치즈타르트가 정말 맛있어요.

에그타르트는 보통 시트를 페스추리에 가깝게 한 입 먹으면 와사삭 부서지게 하는데 여기는 시트가 단단해서 과자처럼 부서져요. 그런데 안에 치즈 필링 향이 굉장히 진하게 나요. 약간 치즈 때문에 꿉꿉한 향이 나는데 그게 크림치즈 단 맛이랑 단단한 시트가 어우러져서 되게 맛있어요.

그리고 갈레트 브루통이라고 프랑스 전통 과자가 있는데요. 버터링 같은 향이 나거든요. 버터가 가득 가둬진 향인데 바스락 부서지면서도 되게 촉촉하고 찐득해요. 이건 드셔보셨으면 좋겠어요. 친구랑 나눠 먹으려고 종류별로 5개 샀는데, 너무 맛있어서 제가 다 먹어버렸어요. 디저트는 포장도 되니까 성수동 연무장길에 가신다면 여기도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출처: 오드트스윗 인스타그램)

◇윤: 이야기가 처음에 이태리 음식인 피자로 시작해서 실크로드를 건너와서 우동과 소바로 갔다가 카페와 디저트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스 요리로 본다면 다 끝난 느낌인데 또 뭐가 있나요?

◆김: 한 번만 갈 것 아니잖아요? 이번 가게는 <다포케>라고 하와이안 포케 전문점이에요. 여성분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곳이에요. 포케는 하와이에서 먹는 음식인데 샐러드볼 같은 느낌 생각하시면 돼요. 구운 야채와 고기 아니면 생야채에 연어와 아보카도 이런 식으로 먹는데요. 샐러드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점심시간에 한 번 가봤더니 포장하는데 20분정도 걸렸어요. 주문도 많고 주인 분이 손도 좀 느리신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맛있어요. 드레싱도 일반적인 게 아니고 뭔지 모르겠는데 새우가루 같은 게 드레싱 위에 뿌려져 있는데 진짜 별미에요. 매콤하면서 새우 특유의 고소한 향이 나요. 크리미한 드레싱이랑 어우러지니까 정말 맛있더라고요. 새우는 구운 새우로 나오고 연어는 생연어가 나오는데 안에 현미밥 같은 거랑 같이 먹을 수도 있고 샐러드 야채로 먹을 수도 있어요.

얼마 전에 보니 가게 확장 공사 하고 계시더라고요. 샐러드 가게니까 포장을 많이 하는 음식인데도 가게를 1.5배에서 2배정도로 확장하시는 것 보고 장사가 잘 되나보다 생각했어요. 샐러드는 가벼운 점심이라 다이어트를 신경 쓰는 여성들이 관심이 훨씬 많잖아요. 그래서 여성분들이 진짜 좋아하세요.

<다포케>의 포장샐러드  (김기자 제공)

제가 가 본 가게들은 소개를 다 드렸고 이제 저녁이 되면 술 한 잔 해야죠? <쓰리오브어스>라는 가게가 있는데요. 점심도 하긴 하는데 저녁에 술 한 잔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다이닝바로 더 유명해요. 제가 가 본 곳은 아닌데 SNS나 주변 지인들을 통해 많이 들었던 가게라서 추천해 드립니다. 여기가 아보카도 튀김이 엄청 유명한데요. 퓨전 아시안 음식을 주로 한 대요. 그래서 코코넛 밀크, 카레, 돼지고기 꼬치 이런 것도 팔고 돈코츠 육수에 해물을 많이 넣어서 재해석한 라멘도 맛있다고 하고요. 특이한 삼발소스가 들어간 볶음밥도 유명하고요.

◇윤: 네. 다양한 종류의 술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먹는 성수> 다음 편에서는 서울숲길 옆 골목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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