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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인투더로컬
  • 입력 2021.06.24 17:36
  • 수정 2022.05.16 23:24

[인투더로컬(9)] '개항로 맥주' 오픈토크

in KIBEX 2021

 

 

비로컬 김혁주 대표: 최근 SBS라든지 지상파에도 맥주 소개가 되기도 하셨어요. 방송 노출 이후 판매량이나 매출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궁금합니다.

◇인천맥주 박지훈 대표: 개인적으로는 문자 메시지를 많이 받았고요. 저희가 브루펍 리뉴얼 중이어서 포장 판매만 하고 있는데요. 주말에 포장하러 오시는 손님들이 매장을 찾아주시는 손님들보다도 더 많이 오시더라고요. 잠시 반짝 하는 것도 아니고요. 저희 브루펍을 오시는 길에 개항로 길을 거쳐 오셔야 하기 때문에 그 경험이 또 좋은 평가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많은 분들이 오시는 상황입니다.

비로컬 김혁주 대표: 이창길 대표님은 여러개 매장을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매장 내 판매량은 어떤가요?

개항로프로젝트 이창길 대표: 저희가 <개항로프로젝트>로 1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 중에서 <개항로 통닭>이야기를 드리자면 ‘테라’, ‘카스’를 합친 것보다 ‘개항로 맥주’가 더 많이 팔리고 있어요. 심지어 소주보다 더 잘 팔립니다. 공중파에 나와서 좋다고 느낀 점은 인스타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어른 세대들이 그 방송을 보고 오신다는 거예요. 그러니 저희 입장에서는 더 많은 세대들에게 ‘개항로 맥주’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각 매장별로 판매량을 보면, 카페에서 술을 먹는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선물세트를 매대에 두니까 손님들이 10개, 20개씩 사 가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커피 판매보다도 수익이 더 잘 나오다보니 개항로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개항로 맥주’ 판매에 긍정적이고 부가적인 매출도 잘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청중 질문: 개항로의 성공 요인이 맥주의 맛과 품질도 있겠지만, 개항로라는 지역성과 브랜딩, 과거의 향수를 유발하는 맥주병 디자인 등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비결이 궁금하고요. 또 협업을 강조하셨는데 신생 브랜드로서는 이런 부분에서 어떻게 출발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되어서 질문 드립니다.

◇인천맥주 박지훈 대표: 저도 처음 브루어리 시작할 때는 “내가 품질 좋고 맛있는 맥주를 만들었는데 왜 찾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아직 저희 ‘개항로 맥주’ 프로젝트가 성공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생각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거든요. 이 현상을 보면 품질은 기본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하는 부분이고요. 거기에 지역 이미지, 브랜딩, 명확한 타겟팅 등이 붙어서 더 크게 작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항로프로젝트 이창길 대표: 첨언을 드리자면, 저희가 ‘개항로 맥주’ 만들 때 생각한 맛의 기준은 “테라보다 조금만 더 맛있게 만들자”였어요. <개항로 통닭>에서 지켜보았던 점이 ‘개항로 맥주’를 한 번 시켜 본 손님이 그 다음에 무얼 시키느냐였어요. 만약 저희 맥주가 맛이 없었다면 아마 반짝 하고 끝났겠죠. 이벤트처럼요. 그런데 맛이 있으니까 계속 찾으시는 거예요.

또 디자인 측면에서는 여러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즘 안 예쁜 맥주가 없어요. 디자인이 다 잘 되어있죠. 저희가 그 맥주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희는 맥락이 있다는 거예요. 왜 병이 이렇게 생겼고, 이름은 왜 이걸로 했고, 왜 저 사람이 모델이 되었고, 왜 글씨체를 이렇게 했고, 왜 라거를 택했는가를 정확한 메시지로 대중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그에 공감한 사람들이 저희를 응원해주었고, 그 응원이 입소문이 되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맥락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비로컬 김혁주 대표: 저희가 로컬 비즈니스를 다루는 회사로서 한가지 더 추가해서 말씀 드리자면, 그동안 인천이라는 콘텐츠를 기대했던 분들이 계셨던 거라고 생각해요. 이전에 인천의 이미지는 중식에 특화돼있다든지 그랬는데, 최근 MZ세대는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기 때문에 “인천에 뭔가 새로운 게 없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판단하거든요.

그런데 이 두 분이 각자의 비즈니스를 해오고 그 시간이 쌓였는데, 협업을 하면서 일종의 새로운 화학 반응을 만들지 않았을까 합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원래 그 자리에서 잘 하고 있었는데 협업으로 새로운 반응을 이끌어내신 거죠.

그런 맥락에서 추가 질문을 드려보자면, 이번 라거 이후에 ‘개항로’라는 이름 또는 ‘인천’이라는 이름으로 준비하고 있는 라인업 계획이 있으신가요?

◇인천맥주 박지훈 대표: 머릿속에서는 이미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또 소규모 양조장이다 보니 크래프트비어를 한다고 하면 언제나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크리에이티브한 일들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늘 다음 것을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됐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이 일도 제대로 안 됐는데, 이 일에 더 집중해보자”라고요. 그러면 인천을 더 알릴 수 있고 인천 사람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당분간은 ‘개항로 맥주’를 알리고 그 과정에서 지역 분들과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려고 합니다.

▲청중 질문: 수제 맥주가 아무래도 가격대가 좀 있는데요. 개항로에서는 외지인의 방문으로 소비가 많이 일어나는 것인지, 지역 내의 주민들은 오천 원이라는 가격대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개항로 맥주’는 병으로만 판매하실 생각인지도 궁금합니다.

◆개항로프로젝트 이창길 대표: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저희의 모토가 “우리 아빠 친구들도 먹을 수 있는 수제맥주를 만들자”였거든요. 만약 관광으로 오셨던 분들만이 이 맥주를 소비했다면 아마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역에 있는 어른들이 ‘개항로 맥주’를 많이 드세요. 저희는 숫자로 보이니까 사실 정말로 놀라고 있어요. 15개 매장에서 ‘테라’가 차지하던 비중을 아는데, 그게 ‘개항로 맥주’로 돌아서는 걸 보면서 “이건 기적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술, 담배, 커피는 기호식품이어서 기존에 먹던 것을 잘 바꾸지 않잖아요. 결론적으로는 가격 저항선 없이 지역 분들이 많이 마셔주고 계십니다.

또한 저희는 현재로서는 캔으로 만들 계획은 없습니다. 사실 병으로 만들면 보관도 불편하고 이동하기에도 어렵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불편한 것들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요즘 우리 너무 편리하고 합리적인 세상에 살고 있잖아요? 오히려 불편한 것들이 더 재밌지 않을까 생각해서 일부러 병으로 만들었고 저희가 갖고 있는 브랜딩을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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