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국내 여행보다 해외를 다녀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특히 지난 수년 간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여행지인 제주는 그 차이를 더욱 실감하고 있는듯 하다.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어김없이 제주 로컬에 담긴 보화 같은 가치를 길어 올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어느덧 시작한지 5년차, 제주 종달리에 위치한 해녀의부엌은 그곳을 재차 방문하는 단골손님을 넘어서, 해녀의부엌이 꿈꾸는 꿈을 함께 꾸고, 해녀의부엌이 시도하는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팬들로 채워지
경주, 우리나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수학여행을 통해서라도 한번 쯤은 다녀왔을 것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만큼 발길이 닿는 곳마다 문화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23기의 신라시대 고분이 모여 있는 고분유적지 '대릉원', 밤이 되면 더 아름다운 '동궁과 월지' 등 신라 천 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경주에서 나고 자란 김미나 대표는 경주 청년들의 이야기로 로컬 콘텐츠를 만드는 '마카모디'를 운영한다. '마카모디'는 모두 모여라라는 뜻의 경상도 만의 언어, 삶이라는 긴 여행을 더 잘 즐기기 위해 설립한 로컬벤처다. 지
갓김치, 돌산대교, 장범준 등 여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여수의 진짜 멋과 맛을 알려주고자 하는 여수 토박이 로컬 브랜드가 있다. 로컬 콘텐츠 기업 ‘여수와' 하지수 대표는 17년간 영어교사로 생활했지만, 여수가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넘쳐나는 쓰레기를 보며 여행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여수와'는 실제로 다크투어, 공정여행 등 기존과 다른 여수의 매력을 보여주는 다양한 여행상품을 기획 및 운영했고, 지난 4월 마을호텔 ‘스테이무아'를 오픈했다.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 ‘여수와'를 시작했다는 하지수 대표, 더 자세
발렌타인데이 하면 초콜릿, 초콜릿 하면 발렌타인데이. 발렌타인데이가 국적 불명의 이벤트니, 상술이니 하는 말이 많지만 그래도 초콜릿 없는 발렌타인데이는 상상할 수 없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 초콜릿. 크기와 상관없이 한번 뜯으면 끝을 보고 마는, 나는 한마디로 초콜릿 중독이다. 경상북도 영천에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었는데 바로 의 보롬이다.초콜릿 마니아 ‘보롬’은 이십 년 동안 시중에 파는 초콜릿을 집안 가득 쟁여 두고 입에 달고 살았다. 어느 날부턴가 몸이 좋지 않아 한 달 동안 초콜릿을 끊고 몸에 좋은
공주 여행은 처음이었다. 첫 방문 이후 한 해 동안 다섯 번을 찾아왔다. 서울에서 북클럽을 오랜 시간 함께 했던 ‘퍼즐랩’ 권오상 대표가 공주에 ‘봉황재’라는 스테이를 운영하면서 공주에 첫 여행을 왔던 것이 시작이었다. 권 대표로부터 ‘봉황재’가 있는 제민천에는 책방이 없어서 누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계속 들었다. 3년 정도 일하던 스타트업을 퇴사하고 휴식을 가지러 놀러 온 공주에서 매력을 느꼈던 서동민 대표는 내심 책방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조금은 충동적이었지만, 그렇게 공주에서 ‘가가책방’을 시작했다. 소통하는 서
인천 개항로에는 동남아 로컬을 음식에 담은 가게가 있다. ‘메콩사롱’이다. 독립문에서 시작했지만 재개발 이슈로 거리를 떠나게 된 김기창 대표는 타의로 가게를 떠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 때 ‘개항로프로젝트’를 알게 됐고 그 미션에 공감해 ‘오래가는 가게’를 만들고자 개항로에 자리 잡았다. 동남아 로컬을 재현하다“동네의 매력은 건물과 시간에 따른 고유한 특색에서 오는데, 그걸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프로젝트 의미에 공감했어요. 다른 멤버들의 가게는 100년 된 건물도 있고 해서 특색 있지만 그에 비하면 사실 ‘메콩사
컨테이너 두 개와 해먹 하나만 있던 바닷가. 이제는 연간 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 여가를 즐기고 가는 플랫폼이 됐다. 강원도 양앙의 ‘서피비치’ 이야기다. 박준규 대표는 부산 해운대에서 프로모션과 광고 담당자로 일하면서 “바다를 배웠다”고 했다. 어떤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바다’와 ‘서핑’을 매치해 만든 ‘서피비치’는 이제 강원도의 대표 여가플랫폼이 됐다. 한국에서 서핑을 한다고?‘서피비치’는 서핑만 즐길 수 있는 해변이다. 매년 2만여 명이 이곳에서 서핑 강습을 받고 간다. ‘서피비치’는 스포츠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따뜻한 4월의 봄날, 반팔을 입고 서울에서 놀러 간 태백은 후드 잠바를 입어야 할 정도로 추웠다. 도시생활에 지쳐있던 미술 심리 상담가 김도연 작가는 태백에 도착한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산들의 풍경에 감탄했다. 둥지처럼 자신을 감싸고 있는 산들은 알 수 없는 포근함을 주었다. 그렇게 지역에 이끌려 태백에 자리를 잡고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는 김 작가는 심리상담뿐만 아니라 작가로서의 일도 시작했다. 나를 품어준 둥지, 태백김도연 작가는 제주에서 한달살이를 하다가 ‘놀며 일하는 공간’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코워킹스페이스 ‘무브노드’
공주 제민천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반죽동247’로 가면 된다. 어린아이부터 아흔이 넘은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찾는 공간이다. 물론 기본적인 메뉴는 정해져 있지만 ‘오지라퍼’라고 불리는 ‘반죽동247’ 황순형 대표가 원하는 대로 커피를 내려준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공간’이 아니라 ‘방문하는 사람이 해석하는 공간’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는 황 대표. ‘반죽동247’을 통해 맺어지는 관계들은 공간을 초월해 존재한다. 21세기형 마을회관“‘퍼즐랩’ 권오상 대표님이 마을에 오면서 같이 스터디를 시작했어요. 감사하게도
사람 하나 지나다니지 않는 거리. 저녁 6시면 어둠이 깔리는 거리. 그리고 오랫동안 비워져있던 이비인후과. 어느 날 이비인후과 건물에 불이 들어왔다. 개항로프로젝트의 첫 번째 가게이자, 개항로 앵커스토어 역할을 톡톡히 한 ‘브라운핸즈 개항로’의 시작이다. 어린 시절 인천에서 자라 개항로프로젝트를 주도한 이창길 대표와 형, 동생 사이로 지내던 ‘브라운핸즈’ 개항로점 이철순 대표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거리가 사라지는 게 아쉬워 개항로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브라운핸즈와 개항로의 만남‘브라운핸즈’는 부산에 있는 백제점이 유명해지면서 부산에
맑은 공기, 청량감 가득한 초록 숲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도시 태백. ‘고백캔들’ 김보연 대표는 여름과 가을이 짧은 태백의 향을 그대로 캔들에 담아 전달한다. 골목을 언제나 관찰하고 태백의 자연에서 나는 것들을 그대로 가져다 향초에 담는 것.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초를 통해 공유하는 것. 태백처럼 맑은 김보연 대표는 ‘고백캔들’을 통해 향기를 전한다. 태백을 담고 싶은 마음높을 고(高), 흰 백(白). 높고 하얀 도시에서 만드는 캔들이라는 뜻을 담은 ‘고백캔들’. 그리고 누군가에게 수줍게 고백하는 ‘순수함’과 같은 마음으로
평화롭고 고즈넉한 마을에 이방인이 찾아왔다. 과거의 역사가 남아있는 곳, 제민천이 흐르는 곳, 한옥 처마에 파란 하늘이 걸리는 곳, 과거 많았던 하숙생들이 떠나고 구도심이 되어가던 이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방인은 지역 주민들의 관심사를 엮어 북클럽을 열고 생각을 나눴다. 그리고는 ‘와플학당’이라는 공유 배움터를 만들고 외부인과 지역민들을, 지역민들과 지역민들을 느슨하게 연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람들을 하나하나 엮어나가는 커뮤니티를 디자인하는 이병성 이사. 공주 원도심으로 불리며 사람들이 오지 않던 동
태백에는 자유로운 생각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코워킹스페이스지만 태백이라는 지역을 다양한 방식으로 바라보고 기록하는 노마드들이 오고 간다. 그들과의 여러 작업을 통해 태백을 기록하고 나 자신의 세계를 파괴하는 경험을 한다는 ‘널티’의 김신애 대표. 지역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그 지역은 스스로를 제대로 보고 있는가?’ 늘 질문을 던지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위기청소년들과 함께, 널티김신애 대표는 ‘널티’라는 회사보다 ‘무브노드’라는 코워킹스페이스 운영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태백에서 자유로운
조용한 골목길을 걸어 정갈한 한옥 안으로 들어서면 깔끔한 나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곡물집’은 보기에 카페인 듯하지만 토종 곡물을 소재로 식경험 문화를 디자인하는 곳이다. 원물 자체를 보여주는 것부터 토종 곡물을 사용한 카페 메뉴를 경험하게 하거나 문학 속의 음식을 토종 곡물로 재현하고 이야기 나누는 ‘식食’문화를 공유하는 공간. 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 곡물경험브랜드 ‘곡물집集’을 운영하는 김현정 대표를 만났다. 타이트한 생활, 일상을 돌아보다수도권에서 디자인을 업으로 하던 김현정, 천재박(어 프로젝트 A project 대표)
컴퍼니빌더 ‘세종시 삼십분’ 이름의 탄생 비하인드다. 장부 대표가 회사 이름을 고민하던 중 큰 아이에게 “지금 몇 시야?”라고 물었더니 “세종시 30분이야”라고 답했다고. 장난스럽게 지어진 것처럼 보이는 이름이지만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지역을 너무 사랑하고, 지역을 알리고 싶고, 지역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을 F&B로 풀어보고 싶다는 장부 대표. 그는 다른 지역에도 그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낸다. 그의 로컬 사랑은 ‘찐’이다. 청년들의 혁신적인 생각을 담는 회사‘세종시 삼십분’이라는 회사 이름을 짓게 된 데는 ‘세종’이라는 도시를
‘카페’ 하면 보통은 ‘커피’를 떠올린다. 그런데 ‘카페’ 하면 ‘문화’와 ‘소통’을 떠올린 사람이 있다. 영월 카페의 엄정원 대표다. 영월은 탄광지역으로 오래전부터 다방 문화가 발달했고, 카페에서 젊은이들이 어울리는 게 익숙한 도시였다. 엄 대표는 어릴 적 다방에서 요구르트를 마실 때부터 문화가 있는 카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영월 뚝방길에 그만의 색깔을 채운 문화공간을 열었다. 다방에서 요구르트 마시던 소녀의 꿈 엄정원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문화가 있는 카페를 여는 꿈을 꿨다. 이런 꿈을 꾸는 데
신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오던 곳. 그래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유독 많이 붙던 곳. 인천 중구 개항로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힙’한 것들이 다 모여있는 번화가였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그렇게 개항로에는 과거만이 남게 됐다. 그런데 누군가 한때는 영광스러웠던 개항로의 ‘과거’에 ‘현재’를 입히기 시작했다. 라는 이름으로 뭉친 사람들이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창길 대표는 동네에서 일명 ‘대장’으로 통한다. 오래되면 부숴야만 하는 걸까?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먼저
귀농을 했다. 생각보다 훨씬 행복한 삶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농촌에서 너의 역량을 펼치고 사랑받고 기쁨을 얻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래서 도시에서의 삶이 아니어도 다른 선택지들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또 농촌에서의 삶이 농사를 짓는 것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6명의 농부들이 모여 농촌에서의 삶, 그리고 농업의 가치를 더 많은 청년에게 알리기로 결심했다. 농업회사 법인 주식회사 ‘뭐하농’의 이지현 대표는 농촌에서도 다양한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왜 우리는 귀농했을까국책연구원, 국제회의기획
‘약국’하면 흔히 병원 처방전을 떠올린다. 약국에서 약사와 의약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끊임없이 밀려드는 처방전을 받아드는 약국이 아니라, 약에 대해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도시를 떠나 영월에 “약사세요 약국”을 차린 정초롱 약사. 조금 더 환자 친화적인 약국을 만들고 싶었던 그녀는 영월 주민들과 탄탄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처방전 이쪽으로 주세요.”“ooo님, 식후 30분, 하루 세 번 드세요. oo원입니다.”흔하게 보는 약국의 풍경이다. 하지만, “약사세요 약국”은 조금 달랐다."안녕
성북동에 위치한 탭하우스 ‘F64’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다. 더 많은 크래프트비어를 소개하기 위해 15개의 탭을 운영한다. 탭의 숫자는 탭하우스가 취급할 수 있는 맥주의 가짓수를 의미하는데, 이미 15종에 달하는 다양한 맥주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수시로 새로운 맥주로 교체한다.‘F64’의 또 하나의 특징은 탭하우스 자체가 갤러리라는 점이다. 사진작가였던 변성진 대표의 크리에이티브함을 살려 스튜디오 겸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다. 전시공간을 원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에게 갤러리를 무료로 대관하고, 탭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에게 문화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