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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인터뷰] 재주상회 고선영 대표

▶ 재주상회는 어떤 일을 하나요?

▷ 고선영 : 재주상회는 제주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큐레이션 기업 입니다. 굉장히 많은 작가들과 함께 저마다의 방법으로 제주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이기도 하고요. 현재 2014년 인매거진 창간으로 시작해 매거진과 출판사업 그리고 공간기획과 개발, 운영에 관한 부분, 그리고 제주의 콘텐츠를 활요한 1차 가공 식품과 굿즈를 만들어서 유통하는 것 까지 다양한 콘텐츠의 확장성을 실험하고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잡지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 고선영 : 인매거진은 2014년 창간했고 I'm in Island Now의 약자 입니다. 저희 매거진 창간 콘셉트는 살아보는 여행이라는 내용이었어요.

2013년 제주가 천만 명의 관광객이 넘어서던 시점이었을 때 '제대로 된 로컬 매거진이 있지 않다'는 고민을 하다가 (매거진을) 시작했어요. 종이 매체의 쇠락에 대해서도 걱정도 많이 했지만, 로컬 매거진을 운영한다는 건 단순하게 매거진을 만드는 것 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콘텐츠를 꾸준히 아카이빙을 하고 그리고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그런 매거진으로 처음 창간을 하게 되었고요. (매거진인 만큼) 많은 제주 작가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다른 사업도 조금 더 얘기해주신다면?

▷ 고선영 :  디자인 굿즈를 만들기도 하고 제주의 많은 생산자들, 그리고 마을들과 같이 제주의 좋은 것들로 만드는 1차 가공식품과 델리류를 제작하고 유통하고 있고요. 저희가 제작한 다양한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해 로컬 편집 숍을 표방한 공간을 운영하고요. 그 이외에는 기업들과 코워크해서 공간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지금 계신 이 곳 '사계생활'은 오래된 은행을 재생해 만든 커뮤니티 공간 입니다. 로컬 여행자를 위한 콘텐츠 저장소라는 개념을 갖고 있죠. 마을 여행자들이 마을 여행하기 전 이곳에 들려서 마을에 정보를 얻기도 하고 궁금증을 해소하고, 필요한 것을 직접 연결해주는 마을 컨시어지를 하고 있습니다.

1층은 라운지 형태 공간, 2층은 코워킹 스페이스, 재주상회 오피스도 입주해 있고요. 이곳에서 여러 클래스 라던지 혹은 저희가 한 달에 한 번 '사계미식회'라는 제주 식재료, 제주 이외 로컬과 같이 협업해서 다른 로컬 생산자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 잡지가 오프라인으로 빠져나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 고선영 : 사실 매거진의 오프라인 콘텐츠화는 창간할 때부터 구상을 하던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못하고 있다가 올해 가을부터 시작했어요. 편집 기획부터 전시 기획까지 같이 하고요.

종이로 보았던 것을 공간으로 꺼내어서 직접 독자들과 만나고 그들이 만질 수 있는 콘텐츠를 전시하는 콘셉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저희는 콘텐츠 뮤지엄을 표방하고 있어요.  사실 보고 계신 것은 사계생활에서 테스트 버전인데 계속 잘 만들어서 향후에는 별도의 정식 뮤지엄도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 대표적인 코너를 조금 소개해주세요.

▷ 고선영 : 지금 뒤편에 보고 계신 돌고래바, '돌고래와 바다와 그들' 이라는 전시는 제주 연안에서만 살고 있는 희귀종 돌고래 이야기 입니다. 이름이 남방큰돌고래에요.

제주의 MAIC 마크라는 단체가 있는데, 젊은 여성 과학자 3명이서 제주 연안의 남방큰돌고래를 계속 추적하고 연구를 하고 기록하는 단체고, 이들에 관한 기사를 (매거진에 실었어요.) 그 당시 기록된 것을 영상으로 볼 수 있고 돌고래를 관련한 굿즈를 직접 구매할 수 있고 후원도 할 수 있는 코너 입니다.

특별히 저희가 방문하신 분들에게 다 나눠드리는 포스터를 만들었어요. 돌고래 같은 경우 돌핀 모양이 개체별로 다르기 때문에 돌핀의 모양만으로 돌고래 개체를 구별할 수 있어요. 제주도에 사는 남방큰돌고래가 200마리 정도 되는데, 돌고래 지느러미 표식이 이미 기록되어 있습니다. 모두 이름이 붙어 있죠. 돌핀 모양과 이름 등을 저희가 픽토그램화해서 포스터로 만든 겁니다. 여기 오시면 다 가져갈 수 있고, 조금이라도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습니다.

양복점 전시는 제주시에서 30년 넘게 테일러링 마스터로 일하신 양복 장인 김재민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인터뷰 기사, 양복을 만들면서 평생 모든 자료, 그리고 공부하셨던 기록이 담긴 노트 7권을 전시품으로 빌려왔습니다.

방문한 분들이 그 분의 양복 역사가 기록된 것을 공간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김재민 선생님의 시간을 함께 하는 콘셉트로 준비했습니다. 

▶ 고 대표가 생각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란?

▷ 고선영 : 저는 이 재주상화라는 회사를 만들면서 오랫동안 로컬롸 크리에이터에 관한 생각을 했어요.

사실 '로컬 크리에이터가 무엇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어때야 된다'는 생각보다 제가 로컬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의 생각을 조금씩 정리하게 된 것 같아요. 로컬의 오래된 역사, 자연, 문화와 사회적 환경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로컬 크리에이터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쌓아온 눈으로 보이는 것들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꺼내어 지금 시대 언어로 잘 가공하고, 표현하는 사람이 로컬 크리에이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흔희 '로컬 크리에이터가 어떤 직업의 하나인가?'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저는 로컬 크리에이터 자체가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쉐프, 작가, 음악가가 될 수 있어요. 또는 어떤 물건을 만드는 사람,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 등 다 될 수 있는 것이죠. 로컬다운 것을 끊임없이 찾아내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지방 소멸의 시대에 대해서 크게 걱정했습니다. 물론 위험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로컬에 대한 시대적인 인식의 변화에 굉장히 중요한 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로컬 지향의 시대를 넘어서서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 지방 소멸과 로컬 크리에이터의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 고선영 : 우리 각자의 로컬, 여기서 말하는 로컬은 단순히 지방을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청담동에도 청담의 로컬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로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로컬에서 가장 로컬스러운 것은 어떤 것인지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방이 소멸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했을 때 저 같은 제작자 입장에서는 콘텐츠가 있는 로컬은 소멸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매력적인 지역에 사람이 오고, 그 사람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면 매력적인 콘텐츠를 보고 또 사람이 찾아오겠죠. 이렇게 계속 순환하면 지역은 소멸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올해 봄에 '포클랜드 메이커스'라는 책을 출판했어요. 포클랜드가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크리에이터의 천국이라고도 불리죠. 그 도시가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가를 살펴보면 우리에게도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책을 출판했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매력적인 도시를 만나고 거서 그 도시의 무드 속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것들, 그 무드들에 의해서 또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오는 이런 것들을 보면서 창의적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내는 것들이 '지역의 지속성에 관하여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주상회가 하는 것, 저희 스스로가 창의적인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창의적인 일하는 사람을 찾아 그분들을 연결 시키고 그분들이 만드는 콘텐츠를 더 확산하는 역할일 뿐 입니다. 또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드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재주상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 충북 크리에이터를 만나보니 어떤가요?

▷ 고선영 : 오늘 충북에서 오신 분들도 되게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아직은 작은 움직임일 수 있지만, 크리에이터들이 성장하고, 서로 연결되어 연결된 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새로운 물결을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충북은 제 부모님 고향이 충북이어서 충북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살아본 경험도 있고, 개인적으로 애정이 있어 충북이 가진 자원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도 굉장히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 하다고 여기는데 아직 발견된 가치가 많이 없기 때문이예요. 가치는 어디에나 다 있지만 어떤 사람 눈에 띄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오늘 뵙게 된 충북 크리에이터들이 가치를 하나씩 하나씩 땅에서 보물을 파듯이 찾아내는 과정에 계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재주상회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동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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