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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리칼럼(21)] 최고의 ‘저출산’ 대책은 교육투자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KBS 뉴스 영상 캡처)

강원도 화천군의 저출산 대책이 극찬을 받았습니다. 그 비결은 교육에 대한 투자라고 합니다. 그 교육은 입시를 뜻합니다. 목표는 오로지 대학 진학입니다. 어느 대학이든 들어가기만 하면 학비와 월세까지 지원한다고 합니다. 이 대책은 대통령표창과 국무총리상까지 거머쥐었고 뉴스에서는 최고의 저출산 정책이라고 극찬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아주 열불 터지는 뉴스입니다.

저는 이 정책이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화천군의 세금으로 키워서 수도권에 헌납하는 정책이니까요.

◆‘인재’의 기준은 여전히 대학입니까?

인재 육성이라는 것이 ‘화천을 위한 인재’인지 ‘국가를 위한 인재’인지를 명확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정책은 국가를 위한 인재를 키우고 있는 것 같아요. 미국으로 대학을 가고, 서울과 타 지역으로 이동한 청년들이 화천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내보내는 것이 과연 화천을 위해서 바람직한 상황일까요?

“한 번 떠난 청년’은 절대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화천군의 대학진학률은 80.4%입니다. 화천군처럼 지역 내에 대학이 없는 지역에서는 극단적으로 말하자 ‘)대학진학률=지역이탈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부가 재능인 친구는 당연하고 보통의 친구들이 ‘지역으로 돌아오면 패배자’라는 대우를 감수하면서까지 내려올 수 있는 기회도 충분하지 않으니까요. 특히 2000년 이후 군 단위 도시의 공기업이나 공무원을 보면 대부분이 그 지역 출신의 난다 긴다 하는 엘리트들이었고, 그 외 대다수의 보통의 청년들은 지역으로 돌아가기보다 타 지역에서 소소한 삶을 살길 선택합니다. 지역에 눌러 앉히라는 게 아니라 지역에서 살 수 있는 환경,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극소수’의 엘리트들에 가려진 친구들”

2018년도 화천의 4개 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14명, 2019년도 고교 졸업 후 행방을 알 수 없는 청소년들은 전체의 16.7%,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19.7%입니다. 공부가 재능인 친구들, 인터뷰에 나온 것처럼 뉴욕대에 갈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학비와 지원을 해주는 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 친구 1명을 만들기 위해 희생되어진 저 친구들을 화천으로 품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공부가 재능이 아닌 친구들이 청소년기에 자신의 재능을 발견 할 수 있게 하고 청년기에 이 재능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살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제가 감히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 살아가는 것이 창피한 일이 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대학에 갔다 돌아와도 이 지역에서 삶을 이어가는 ‘보통의 삶’에 대한 가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외부에 살고 있는 저희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내부에 있는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 이웃들이 ‘패배자’라고 생각하는 이 인식부터 바꿔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경험과 자신감을 심어줘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완비되어있는 상황에서 뉴욕으로 대학도 보내고, 서울로 대학도 보내고 해야 합니다.

마지막 군수님의 말씀은 아주 멋지네요. 기성세대가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다음세대들을 위해 투자해야한다는 것. 그렇다면 조금 더 화끈하게 도전해보면 어떨까요?

우리 동네에 살지도 않으면서 네가 뭘 아느냐고 하시려면 굳이 제게 말씀 안하셔도 됩니다. 아마 그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면 자제분은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친구일 것 같아요. 그렇다면 더 많은 자녀의 친구들이 받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주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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