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칼럼] 로컬 기업 생태계를 기록하다

sodosi 김가은 승인 2021.06.30 17:45 의견 0

지난 6월 10일 <2021년 전환기의 지역 기업 생태계>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가 열렸다. 연세대 국제학연구소와 포틀랜드스쿨이 주관해 10개의 키워드와 관점으로 지역 기업 생태계를 다층적이고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자리였다.

로컬크리에이터, 로컬벤처, 소셜벤처, 관광벤처, 사회적기업, 문화기획사, 도시재생 스타트업, 로컬식품 브랜드, 로컬 미디어 스타트업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형의 기업들은 다양해지고 있고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이런 발전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까지 로컬 기업 생태계에 대한 학계의 논의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모종린 교수는 “신규 로컬 기업이 법적 기준으로는 모두 소상공인인데, 이들을 소상공인 정책 틀에서 통합 지원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정책 이슈”라고 강조하며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소상공인에 대한 정의와 개념이 부족하며 파편화된 지원 시스템으로는 소상공인의 잠재력을 제대로 실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옵저버로 세미나에 참석한 조권능 <지방> 대표는 “지원 사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초기 스타트업들이 부처간 다른 지원 사업에 지원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모습을 목격한다”며 통합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비로컬> 김혁주 대표도 세미나에 옵저버로 참석해 "로컬의 의미가 그 어느때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갖고 있는 시기에 스스로 미디어의 역할을 하면서 로컬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로컬크리에이터의 생태계가 중요하다"며 세미나를 통해 로컬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세미나에 참여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현재 기업 생태계 상황, 정부 지원 사업의 역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이슈와 과제, 유망 로컬 기업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현업에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다보니 지역과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세미나에서 나온 주요 내용들을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X
온라인으로 열린 <2021년 전환기의 지역 기업 생태계> 세미나 (사진: BELOCAL)

●모종린 교수: 소상공인 정책은 큰 규모의 사업이기에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다양한 로컬의 기업들을 소상공인으로 통합해 지원하려면 첫째, 중기부의 소상공인 정책을 기존의 전통 시장과 영세 소상공인 중심에서 혁신적 소상공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고 둘째, 소상공인 정책 부서를 중기부 내의 독립 본부 혹은 중기부 산하의 청으로 두어야 하며 셋째, 소상공인을 지역과 상권 단위 생태계로 관리 및 지원해야 한다.

●박민아 연세대 국제대학원 강사: 과거에는 '로컬 크리에이터란 누구인가'가 핵심 질문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로 측정할 수 있는가, 이들에 대한 향후 투자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가 핵심 질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로컬크리에이터에 대한 논의는 로컬 브랜드, 창의적 소상공인, 생활권 경제, 하이퍼로컬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동네와 도시의 라이프스타일 문화를 창조하는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상권 단위의 성장과 로컬 브랜드 육성이 필요한 시기다. 따라서 로컬크리에이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창의적 소상공인 교육, 로컬 브랜드 현황과 통계 등의 정기적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지역 도시는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중화학공업도시, 광역의 소비중심 도시, 관광중심 도시다. 특히 제주와 강릉은 이주민이 늘어나며 다양한 로컬크리에이터의 발신지가 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제주 이주는 기업 생태계 관점에서 실패했다고 보여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지역의 자산이 될 수 있는 인적 자원과 문화 자원을 남겼다. 제주 라이프스타일 산업이 태동할 수 있는 소비자 역할을 했으며 해당 기업 출신 인재들이 제주 공공의 영역으로 진출한 점이 주목 할만하다. 밀레니얼 시대의 산업 발전은 창의적 연결, 네트워크 융합, 시너지, 지역주도 민관협력을 전제 조건으로 하며 각 지역의 매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재들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

●윤찬영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현장연구센터장: 지난 1년 사이 비수도권에서 소셜벤처로 분류되는 기업의 수가 400여 개에서 700여 개로 50%에 가깝게 증가했다.비수도권의 소셜벤처가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는 사회기반시설 구축, 도시재생 영역에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있으며, 파급효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대상에서 수도권에 비해 지역공동체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2021년에는 소셜벤처 정의와 체계적인 육성ㆍ지원 근거를 담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소셜벤처 육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써 ‘소셜 임팩트’ 측정 체계가 수립되면 평가 지표가 객관화 될 수 있고 자금 지원을 위한 육성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 이러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업계의 정보 공유 및 합의 마련, 로컬과 산업 간 끊어진 연결고리 회복, 지역을 넘어서는 협력 등이 필요하다.

●송수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온라인 여행 비즈니스 성장이 이끄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관광산업의 가치사슬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4차산업 기술을 관광산업에 융합하려는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혁신적 서비스 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혁신을 선도하는 관광벤처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관광스타트업 발굴 및 사업화 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광벤처는 체험콘텐츠형, 기술혁신형, 시설기반형, 기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현재는 체험콘텐츠형 기업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관광벤처기업 관련 정책은 스타트업 중심에서 스케일업 중심으로 이동해야하며, 창업에서 성장 중심으로 방향성을 바꾸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또한 관광벤처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역량 강화 정책이 생태계 활성화의 주요 이슈라고 볼 수 있다.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사회적 경제 생태계는 최근 들어 일반 기업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나 수익, 급여수준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으나, 동시에 인프라 구축과 진출 분야 확대의 과제를 안고 있다. 중앙정부에서 컨트롤 타워를 마련했지만 지역까지 그런 구조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성장세가 약한 지역에 집중 투자와 지역의 사회적 경제 현실에 맞는 금융 기반이 구축되어야 사회적 경제 생태계가 활성화 될 것이다. 대부분의 사회적 경제 기업이 기술 혁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기술혁신 기관과의 교류, 연계,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혁신 수요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이한호 쥬스컴퍼니 대표이사: 지역의 문화기획자는 콘텐츠 개발 및 배포에 있어서 수요와 공급 양방향을 연결하는 매개자로서, 일반적으로 1인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복합 매개의 역할을 수행한다. 정부 정책 및 지역 기관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 보존 및 개발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지역 내 문화기획자의 역할과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주요 지역 문화기획 기업들은 주로 대도시에 거점을 두고 주변 지역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는 방식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주요 지역문화기획 전문 기업으로 로모, 인디 053, 공공프리즘, 안녕소사이어티, 쥬스컴퍼니, 자이엔트, 메이크 엔 무브, 대안문화활동 재미난복수, 체게바라기획사 등이 있다.

●윤주선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 자생적으로 활동하던 도시재생스타트업들이 국토부, 문체부, 중기부, 행안부 사업을 통해 공공지원 틀 안으로 들어오고, 코로나19로 민간 사업이 위축되며 공공지원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공공에서도 예전과 달리 지원조건 완화, 행정서류 간소화 등을 추진 중이다. 정부지원사업은 공간사업에서 운영자 지원으로 방식이 변하고 있는데, 프로젝트 실행의 과정 및 결과가 지역에 온전히 남게 하기 위해서는 기획 및 운영에 지역 내 인력과 조직을 최대한 투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백남길 농식품유통교육원 교수: '로컬푸드'란 지역의 원재료와 이를 활용한 제품, 컨셉, 브랜드 등 지역의 식품을 활용한 콘텐츠 전반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최근 로컬푸드 산업의 발전 방향은 윤리와 의미를 중시하는 그린슈머를 위한 식품, 비대면 배송되는 안심식품, 건강을 고려하는 웰빙식품, 육류소비를 배제하는 비건식품 개발 등으로 대표된다. 작은 것에 대한 전문화가 요구되고, 브랜드 확장으로 인한 글로벌 지역화, 전통적인 노천시장과 지역 전통간의 현대적 해석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는 것 등이 로컬 식품 브랜드 생태계에서 유의미하게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이다.

●노화봉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 센터장: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의 84.9%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그 중 1인 기업은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영세한 규모로 운영된다. 소상공인 업종에서는 도소매, 음식, 숙박과 같은 생활형 서비스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로컬크리에이터를 법적 기준으로 놓고 보자면 90%가 소상공인이다. 온라인 경제가 가속화 되면서 디지털 전환에 취약한 소상공인 생태계가 위축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소상공인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정책개발과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는 소상공인을 취약계층이나 지원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 문화적 가치 재평가를 통해 사회 발전의 핵심 축으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로컬 미디어 스타트업은 로컬 미디어 사업 중심의 로컬 미디어 기업, 로컬크리에이터 중심의 로컬 스타트업, 지역에서 창업한 미디어 스타트업 등 3가지 유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 로컬 미디어 스타트업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어떤 생태계에 주목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좋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비로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