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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광희 에디터
  • 인터뷰
  • 입력 2022.07.29 09:32
  • 수정 2022.09.05 15:56

진토닉, 양석원·김민주 일본의 사례로 한국의 로컬을 들여다보다

지역을 테마로 지역의 생활과 지역의 일을 이야기 하는 매거진 「턴즈」함께 읽기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확인하는 것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특히 그 소재가 매니악하면 매니악할 수록 라포는 더 수월하게 형성된다. 로컬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진토닉(Zine tonic)’은 일본의 잡지 <턴즈(TURNS)>를 가지고 한 달에 한번 이야기를 나눈다. ‘진토닉’은 잡지를 뜻하는 Magazine과 주제를 뜻하는 Topic에 합성어로, 쉽게 말해 ‘주제가 있는 잡지 함께 읽기’ 모임이다.

<턴즈>는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의 무대로 ‘지역’을 새롭게 조명하고, 지역의 일과 생활에 대해서 꾸준하게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한 달에 한번 <턴즈>를 함께 읽는 모임인 ‘진토닉’은, 빠름의 시대에서 한 달이라는 시간의 축적과 기.다림을 통해 탐색의 진심과 기대감을 한 층 한 층 축적시킨다. 2021년 3월부터 꾸준히 모임을 운영해 온 진토닉의 양석원(이장), 김민주(하얀늑대)를 만나 로컬에 대한 진심을 들어보았다.

 

로컬스티치에서 만난 ‘진토닉’ 운영자 양석원(이장), 김민주(하얀늑대) ⓒ 비로컬
로컬스티치에서 만난 ‘진토닉’ 운영자 양석원(이장), 김민주(하얀늑대) ⓒ 비로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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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진토닉 운영자 양석원(이장), 김민주(하얀늑대) 

About
지역  온라인
분류  커뮤니티(월간)
WEB  https://zinetonic.softr.app
SNS  ​​https://open.kakao.com/o/guITJT3c

Local History

21.03  <진토닉> 시즌1 오픈
22.03  <진토닉> 시즌2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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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토닉’ 운영자 양석원(왼), 프리젠터 김민주(오) ⓒ 비로컬
‘진토닉’ 운영자 양석원(왼), 프리젠터 김민주(오) ⓒ 비로컬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려요.

양석원(이장) : 안녕하세요. <턴즈>라는 일본 잡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과 일, 지역의 새로운 발견을 함께 살펴보는 ‘진토닉’이라는 모임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양석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쉼과 전환을 위한 안전한 실험실’이라는 모토로 ‘삶을 위한 학교’ 자유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토닉 내에서 ‘이장’이라는 별명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고등학교 때 온라인 팬클럽 활동을 했었는데, 팬클럽 이름이 ‘OO마을’이었어요. 당시 운영자로 활동하면서 사용하게 된 별명을 지금까지 아무런 탈 없이 이용하고 있고요.(웃음)

김민주(하얀늑대) : 안녕하세요. 이장 님의 초대로 ‘진토닉(Zine tonic)’에서 <턴즈>를 소개해 드리고 있는 프레젠터 하얀늑대, 김민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울프하우스(WOLF HOUSE)’라는 1인의 문화예술 콘텐츠 회사를 운영하면서, 자연과 예술 활동을 접목한 생태 감수성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진토닉’이라는 모임에 대한 소개가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양석원(이장) : 우선 ‘진토닉(Zine tonic)’이라는 이름은 ‘매거진(Magazine)’과 ‘토픽(Topic)’의 단어에 변형을 주고 더해 정했어요. 아주 간단히는 잡지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중심에 있는 잡지가 일본의 <턴즈>라는 잡지고요. 

다양한 매거진 중 <턴즈>를 선택한 이유는 새로운 과거·오래된 미래의 무대로 지역을 새롭게 조명하고, 지역성을 떠난 변방을 탐색하고 탐험하며, 지역의 일과 생활에 대해서 꾸준하게 콘텐츠를 만들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처음에는 우리나라 잡지가 아닌 일본 잡지를 선택하는 부분에 있어 언어의 장벽으로 고민도 있었어요. 그러나 좋은 프리젠터인 민주(하얀늑대)님을 만나 고민이 해결됐죠. 민주 님은 해당 내용의 잡지를 먼저 살펴보고, 진토닉 회원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녹화영상을 찍어 사전에 공유해주시는데요. 그 이후 온라인 실시간 토론 세션을 열어 질문도 나누고 의견도 더 하고 있어요. 참고로 온라인 실시간 토론 세션은 선택사항이랍니다.(웃음)

 

‘진토닉’은 한 달에 한번 턴즈의 주제를 가지고 지역의 생활과 지역의 일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사진 = 진토닉)
‘진토닉’은 한 달에 한번 턴즈의 주제를 가지고 지역의 생활과 지역의 일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사진 = 진토닉)

일본에서 로컬에 대한 내용을 다룬 잡지는 <턴즈>가 유일한가요? 일본에서 <턴즈>의 입지는 어느정도인지 궁금하네요. 

김민주(하얀늑대) : <턴즈>는 동일본 대지진 때 지역을 살려야 된다는 생각으로 창간한 잡지예요. 일본에는 <턴즈>와 비슷한 매체가 몇 개 있기는 한데요. <턴즈>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매체가 매거진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삼지는 않아요.

다만 일본에서는 지역으로 이주해 살아온 역사가 길기 때문에, 콘텐츠나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죠. 잡지를 사서 보고 소장하는 매니아층도 여전히 존재하고요. 일본에서는 잡지 뿐 아니라 CD나 LP 등 소장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일본이라는 나라의, <턴즈>라는 잡지를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양석원(이장) : 가깝지만 먼 나라라는 표현을 많이 하기는 하는데, 사회현상이 우리나라보다 시간적으로 조금 더 먼저 발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 보니 그 문제에 대한 해법도 조금 빠르고요. 그게 정답일 순 없겠지만 먼저 경험하고 고민한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지점에서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 <턴즈>는 일본의 새로운 경제 모델이나 산업이 아닌, ‘지역’에서의 일과 삶에 주목해서 다양한 사례와 주제를 다룬다는 게 매력적이었고요.

 

‘진토닉’ 운영자 양석원(이장), 김민주(하얀늑대)는 21년 3월 시즌1을 시작해 2년째 모임을 운영중이다. ⓒ 비로컬
‘진토닉’ 운영자 양석원(이장), 김민주(하얀늑대)는 21년 3월 시즌1을 시작해 2년째 모임을 운영중이다. ⓒ 비로컬

두 분이 어떻게 모임을 진행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김민주(하얀늑대) : 이장님을 처음 알게 된 건 제가 희망제작소에 근무하던 2012년이에요. 그리고 제가 희망제작소를 퇴사하고 농장을 운영하면서도 계속 인연을 이어왔는데요.

제가 턴즈를 처음 접하게 된 건 희망제작소를 퇴사하고 2014년, 한 보름 정도 일본의 원예현장을 찾아 도쿄와 홋카이도 등지로 여행을 떠났을 때였어요. 그 때 도쿄의 한 농업전문 서점에서 <턴즈>를 발견했죠. 앞서 말씀드렸다싶이 당시 저는 충청남도 홍성에서 청년들을 위한 유기농업 농장을 공동창업해서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일본의 제법 오래되고도 새로운 흐름을 담고 있는 <턴즈>의 귀농귀촌 콘텐츠가 흥미롭게 보였어요. 

일본을 다녀온 후, 주변 지인 몇몇에게 일본에서 구입해 온 <턴즈>를 보여주며 소개했어요. 그 중 가장 큰 관심을 보여주고 오랫동안 유지해온 사람이 이장님이셨죠.

양석원(이장) :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는 민주 님을 통해 <턴즈>라는 잡지를 알게됐어요. 우선 <턴즈>가 일본 잡지이기 때문에 번역기를 통해서 잡지를 봤는데 한 70%정도밖에 이해가 안되더라고요.(웃음) 정확하게 이해는 못하지만 콘텐츠 자체가 신선했어요. 또 한국에 비슷한 주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살펴 보면 좋을 사례들이나 정보가 많다고 생각했고요.

저 역시 100% <턴즈>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모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프리젠터가 필요했죠.(웃음) 그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 민주님이었는데요. 일본어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었고, 단순 번역이 아닌 <턴즈> 취지에 공감하면서 문맥을 이해하고 전달할 분이 필요했어요. 그 모든 조건에 부합했던 분이 민주 님이었고요. ‘희망제작소’에서 근무하실 때 연구하셨던 내용이나, 홍성에서 창업한 유기농장 등을 통해 그 누구보다 <턴즈>의 사례를 잘 전달해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김민주(하얀늑대)는 홍성에서 청년들을 위한 유기농업 농장을 공동창업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 비로컬
김민주(하얀늑대)는 홍성에서 청년들을 위한 유기농업 농장을 공동창업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 비로컬

민주 님이 귀농귀촌을 하셨던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김민주(하얀늑대) : 희망제작소에서 일하기 전에는 외국계 은행에서 일 했었어요. 은행에서의 일도 보람있었지만, 일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조금 더 새롭고 대안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니즈(Needs)가 있었죠. 그렇게 서치(Search)를 통해 알게된 게 희망제작소였고요. 희망제작소에서 일 역시 재미있었지만, 여러 지역을 가다 보니 ‘지역에서 나만의 작은 일을 하면서 살고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희망제작소를 그만두고, 영국에 가서 공부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카우치 서핑(Couch surfing)으로 저희 집에 머물던 말레이시아 친구가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공부하기 위해 유럽에 가는 거라면, 한국의 농촌 지역을 많이 돌아본 다음에 가도 좋을 것 같다.”라는 얘기를 해주는 거예요. 그러면서 제게 ‘우프'라는 프로그램을 추천해줬는데요. ‘우프'는 유기농업 농가를 돌아다니면서 일손을 도와주는 비영리 문화교류 프로그램으로, 영국에서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에 퍼져있어요. 그렇게 친구의 추천으로 저는 ‘우프’로 유기농 농가를 돌아다니게 됐고, 그때 우리나라 유기농 1세대 농부이신 김병수 농부님을 만났죠. 그 때 농사를 짓는 삶 혹은 유기적이거나 생태적인 삶의 방식에 대해서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홍성에 농사 워크숍을 받으러 가기도 하고, 직접 농사도 짓고, 같이 음식을 해먹으면서 ‘생태적인 삶,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건강한 삶인가’와 같은 주제로 밤새 얘기하고 하다보니 회사를 그만두고 내려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진토닉’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모임으로, 턴즈의 내용을 요약한 동영상 시청과 온라인 실시간 토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 비로컬
‘진토닉’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모임으로, 턴즈의 내용을 요약한 동영상 시청과 온라인 실시간 토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 비로컬

‘진토닉’ 모임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토론 주제는 무엇인가요?

양석원(이장) : 우선 참여자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주제로는 일본에서 오랜동안 시행한 ‘고향납세'나 ‘지역부흥협력대’ 등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 새로운 개념의 단어들을 접하게 된 것들이 기억에 남는데요. 특정한 거주 지역을 두지 않고, 지역 전역을 거주 지점으로 삼는 ‘다거점 주거’라든가, 기존의 직업 외의 또 다른 직업 환경을 갖는 ‘병렬경력’,  마을에서 타지에 나가 살거나 관광 목적으로 마을을 찾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응원인구' 혹은 '관계인구’에 대한 것들이 인상깊었습니다.

김민주(하얀늑대) : 일본에서는 지역으로 이주를 한다든가, 지역에서 작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일으킨다든가 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보니 개념화가 잘 되어있는데요. 한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다 보니 일본에서 사용한 개념·용어들을 많이 가지고 와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특정 주제보다, 각 지역에 계신 분들의 자기 경험(성공, 실패, 고민 등)을 나누어주신 게 기억에 남는데요. ‘귀농귀촌’이 어쩔 수 없는 선택, 정책 때문에 이루어지는 회피적인 선택이 아니라 자발적인 선택과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결국, 자기다운 건강한 삶을 위한 선택지로 귀농귀촌을 고려하는 것이니까요.

 

‘진토닉’ 시즌 2는 서강대 SSK 지역재생연구팀의 후원을 받아 무료로 운영 중이다. (사진 = 진토닉)
‘진토닉’ 시즌 2는 서강대 SSK 지역재생연구팀의 후원을 받아 무료로 운영 중이다. (사진 = 진토닉)

현재 시즌 2로 진행중이신데, 시즌 1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양석원(이장) : 처음에 진토닉은 기획할 때, 오프라인에서 정보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었죠. 시즌1에는 줌(zoom)을 통해 실시간 진행을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거예요. 그래서 시즌 2부터는 녹화영상을 사전에 공유드리고, 그 이후 실시간 토론 세션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개편했어요. 음 그래도 가장 큰 변화는 무료 모임으로 변했다는 거? 시즌 1은 참가비가 있는 유료 참가 모임이었거든요.(웃음) 

 

실제로 참여하시는 분들은 어느정도인가요?

양석원(이장) : 약 20명정도 들어오세요. 매번 참여하시는 분들도 있고, 주제에 따라 새로 유입되는 분들고 있어요. 오히려 참여자는 유료로 운영했을 때 조금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김민주(하얀늑대) : 사전 영상을 받아보시는 분들은 더 많고요. 실시간 토론 세션은 일단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고 할 얘기가 있는 분들이 참석하시다 보니 많은 수는 아니죠. 하지만 토론하기에는 20명 정도가 적당한 숫자라고 생각해서, 공격적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진 않아요.

 

현재 온라인으로만 진행중인데, 이후에 오프라인 모임 계획도 있는지요? 

양석원(이장) : 우선 코로나 기간이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코로나 환경이 바뀌고 왕래가 수월해지면, 온라인으로 살펴봤던 사례들을 일본 현지에 직접 방문해서 더 깊이 있게 살펴보자는 이야기를 아주 스쳐지나가듯이 한 적은 있어요.(웃음) 일종의 ‘수학여행’ 같은 거죠.

진토닉 모임을 아직 오프라인으로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오프라인에서 한 번 자리를 함께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양석원(이장)은 ‘진토닉’ 외에도 자유학교인  ‘삶을 위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 비로컬
양석원(이장)은 ‘진토닉’ 외에도 자유학교인 ‘삶을 위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 비로컬

<턴즈>는 삶에서의 터닝포인트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삶에서의 ‘턴’은 무엇이 있으셨나요?

양석원(이장) : ‘턴’을 개인적인 삶의 전환의 순간으로 이해했을 때, 세 번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은 우물 밖의 세상을 살펴보는 기회가 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시간이에요. 1년 정도 있었는데, 그 때 한국이라는 상자 밖으로 나가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가깝게 살펴보고, 스타트업 문화를 접할 수 있었어요.

그 후로 한국에서 와서 지금의 공유사무실 모델인 코워킹 스페이스를 창업하게 된 것이 두 번째 전환인데요. 스타트업에서부터 소셜벤처, 시민사회 영역까지 다양한 네트워크가 그 때 만들어졌어요. 제 소중한 사회적 자원이기도 하고요.

세 번째 전환은 삶을 위한 교육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떠난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에서의 시간이에요. 기존에 활동 무대와는 많이 다른 영역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 꿨는데요. 쉽진 않지만 아직까지 그 꿈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김민주(하얀늑대) : 첫 번째는 외국계 은행을 퇴사하고 유기농업을 배우며 희망제작소에서 근무했을 때. 두 번째는 희망제작소를 퇴사하고 홍성으로 귀농귀촌하였을 때. 세 번째는 홍성의 농장을 정리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을 때. 그리고 제가 하는 일이 꼭 비영리 영역에 국한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요즘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또 생태적 영성적 삶의 방식에 관한 해외도서를 한국에 번역하여 출간할 때마다 새로운 삶의 전환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우리 한국사회를 바라보실 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턴’은 어떤 점인가요?

양석원(이장) : ‘빨리 빨리’, ‘다이나믹 코리아’로 대변되는 속도와 역동이 한국을 설명하는 주요한 키워드로 한동안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일정 부분은 지금도 유효한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모두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노래를 듣는 것은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각자의 속도와 방향으로 자신들의 삶을 꾸려나갔으면 합니다. 그런 고민을 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고민을 함께 하고 실행에 같이 옮길 수 있는 동지, 또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이나 품어줄 수 있는 공간, 새로운 삶의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계절이 바뀌는 기간에는 그에 맞춰 몸도 마음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인생의 주요한 전환의 시기에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그 준비의 기회가 로컬에 있었으면 좋겠구요. ‘턴’이라는 개념이 다운그레이드(downgrade)나 도피의 성격이 아닌, 새로운 전환·창조의 키워드로 자신있게 호명되기를 바라요. 

김민주(하얀늑대) : ‘외부 세계를 향했던 시선을 자기 내부로 향하는 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외부가 아닌 내부로 시선을 돌릴 때 진정한 자신을 탐구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삶과 일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사는냐’가 선행되면, ‘어디에 사느냐’에 대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운영방식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진토닉’ 운영자 양석원(이장)과 김민주(하얀늑대). ⓒ 비로컬
앞으로 운영방식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진토닉’ 운영자 양석원(이장)과 김민주(하얀늑대). ⓒ 비로컬

‘진토닉’은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나요?

양석원(이장) : 우선 가장 가깝게는 2022년 8월 6일 진토닉 모임이 있겠네요.(웃음) 턴즈 53호의 주제가 ‘워케이션’인데요. ‘니가타현 묘코시의 워크스테이션’과 ‘워크스테이션에 주력하는 일본의 지자체들’을 토픽으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에요. 이후로는 ‘지방에서만 할 수있는 따뜻한 학습’, ‘리노베이션 지역개발’을 주제로 진토닉 모임을 가질 예정이고요.

장기적으로는 진토닉에서 주로 살피고 있는 <턴즈>와도 직접 연락을 해 보려고 노력 중에 있어요. 기회가 되면 <턴즈> 팀을 초대해서 <턴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은데요. 또 한편으론 한국의 로컬 크리에이터나 새로운 지역의 라이프 스타일을 <턴즈>를 통해 일본 독자에게 전달하는 기회도 상상해보고요. ‘상상'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싶네요. 앞서 말씀드린 일본으로 가는 수학여행도 마찬가지고요.(웃음)

 

개인적으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양석원(이장) : 저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진토닉, 자유학교 같은 활동들을 하나의 점으로 봐요. 하나의 점들을 찍다보면 언젠간 선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누군가 삶의 터전을 옮긴다고 했을 때,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쉽게 옮길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학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교육 등이 갖춰졌으면 해요.

실제로 일본 사례도 보면 항상 다음 스텝으로 교육을 이야기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폐교에서 프로그램을 하다가 창업 팀이 만들어지면, 그 팀이 폐교를 코워킹 스페이스로 활용해요. 또 그 팀이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지역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고요.

김민주(하얀늑대) : 이번 가을에 <Allowed to grow old> 라는 사진집 겸 에세이집이 번역되어 출간될 예정이에요. 공장식 축산농장에서 구조된 동물들의 나이듦에 대한 책이랍니다. 이 책을 통해 한국 사회의 인식이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작년, 올해는 하와이 방문을 계기로 하와이 사람의 알로하 정신이 담긴 *훌라를 배우기 시작하였어요. 이제 막 교육 활동을 시작하였답니다. 하와이의 생태와 영성을 훌라를 통해 아름답게 표현하고 나눌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서울을 거점에 두고 제주, 하와이, 서울을 왔다 갔다 하면서 문화예술 공부와 활동을 통해 교육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싶은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여전히 제 자신에 대한 탐구와 몰입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내부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면서 한국에 소개되면 좋을 해외의 아젠다(agenda)와 인물들을 번역서 및 교류활동 등으로 잘 나누어 나가고 싶습니다.
*훌라 : 하와이 전통 춤

 

8월 6일 예정된 ‘진토닉’ 모임의 토론 주제는 워케이션이다. ⓒ 비로컬
8월 6일 예정된 ‘진토닉’ 모임의 토론 주제는 워케이션이다. ⓒ 비로컬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주제라 흥미롭지만,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모임이기도 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진토닉’에 보다 편하게 접근하기 위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양석원(이장) : 진토닉은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일단 비용 부담도 없고, 언어 문제로 걱정할 일 없도록 친절히 한국어로 설명해드리는 영상을 미리 녹화해서 공유드리고 있어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배속을 조금 빠르게 해서 보시라고 추천해 드리고 있는데요.(웃음) 실시간 토론 세션 역시 의무사항은 아니니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언제든지 편하게 내용을 살필 수 있고, 모임에서 전달하지 못한 정보는 카카오 오픈채팅방에서 나누고 있어요. 모임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먼저 오픈채팅방에 참여하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네요. 해당 내용에 지식이 깊지 않더라도 궁금한 점은 자유롭게 질문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으니 너무 어렵지 않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김민주(하얀늑대) : 자기다운 삶의 방식, 일의 방식을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는 분들을 만날 수 있는 모임이에요. 다른 분들의 경험을 통해 배움과 영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교류의 자리이니 편히 온라인으로 걸음해주세요.(웃음)

 

▶ 진토닉 53호 신청

https://bit.ly/Zine-tonic53

 

글 이광희 | 사진 장군 | 사진제공 진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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