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골목탐방(7)] 성수동 골목길 ③편 - 김기자의 '먹는 성수' <서울숲길>

beLocal 승인 2020.09.01 01:10 | 최종 수정 2020.09.23 01:11 의견 0

<대동여지도> 1첩 8면. 우측 아래편이 뚝섬과 잠실의 옛모습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좌충우돌 골목탐방 ‘먹는성수’ 마지막편입니다. 혹시 성수동(聖水洞) 이름의 유래 알고 계세요? 성수라는 이름 자체가 두 군데 지명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에요. 성덕정(聖德亭)이라는 정자 이름이랑 뚝도수원지(水源地)의 수자를 따서 ‘성수(聖水)’라고 지었습니다. 수원지가 물의 발원지니까, 지금은 성스러운 물이라는 식으로 해석이 되죠. 이 이름은 일제 시대 후반기쯤 나왔고요. 원래 그 동네의 이름은 ‘뚝도’입니다.

◆객원 에디터 김기자(이하 ‘김’): 거기 동네에 뚝도 시장이라는 조그만 시장도 있죠.

◇윤: 네. 그리고 섬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막상 가보면 “여기 무슨 섬이 있다고 섬이라고 불러?”라고 하죠. 우리나라 하천은 대부분이 건천이에요. 평소에는 가물었다가 여름에 장마나 태풍이 올 때 확 불어나서 하천의 구실을 하게 돼요.

지금은 제방공사가 이뤄져서 그렇지만 과거에는 남쪽으로 한강 북류가, 북쪽으로는 중랑천이 흘러 내려왔어요. 중랑천이 범람하면 내려오다가 커브를 틀면서 서쪽으로 가다가 살짝 꺾이면서 한강과 합류를 하거든요. 그런데 물이 많아지면 커브를 못 틀고 직진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뚝섬 지역이 섬이 돼 버리는 거죠. 6~7월에만 한시적으로 섬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또 ‘뚝도’라는 이름에 ‘도’가 섬에서 온 ‘섬 도’의 ‘도’가 아니에요. 거기에 ‘뚝신사(둑신사)’라는 절이 있었대요. 엄밀히 말하면 사당이죠. 절은 부처님을 모셔야하는데 거기는 치우천황님을 모셨어요. 전쟁의 신이죠.

조선시대에 한양 도성을 세우고 뚝도 지역에 치우천황을 모시는 사당을 세웠던 건데요. 그게 1925년에 대홍수가 나면서 떠내려가 버렸다고 해요. 이 지역이 말을 키우기가 좋은 지형이어서 군 사령부가 있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정도전이 썼던 시를 보면 만 마리 말이 여기 뛰어다닌다고 하는데, 한양 도성을 지키는 조선 정예 기병대가 주둔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병조판서가 일 년에 두 번 ‘뚝신사’에서 제사를 지냈대요.

성덕정이라는 정자가 그 때 있던 건데요. 임금님이 사냥을 오거나 쉬었다 가는 정자였는데 실제 여기 옛날 마을 이름이 ‘살곶이’라고 불렸대요. 화살이 꽂힌 곳이라고 해서 ‘살곶이’. 임금님이 와서 활쏘기 훈련을 했고 화살로 과녁을 맞혔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 거죠. 그러니까 지금으로 따지자면 용산 미군기지 처럼 군사 주둔지로 출발한 곳이에요.

이건 제 썰이지만, 신립 장군이 기병대를 이끌고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싸웠던 이유가 ‘뚝도’의 특이한 지형 때문에 물과 말이랑 친해서 그랬던 걸 수도 있겠다...(웃음) 재미있는 게 말 키우던 곳(초원)이라서 조선 최초의 골프장도 여기에 세워져요. 그런데 지금은 공장지대가 돼 버렸죠. 이런 추억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곳이 뚝섬 경마장이 세워졌던 지금의 서울숲이라는 겁니다. 오늘 대화를 할 주제인 서울숲 골목길 이야기를 하려고 서울숲 유래를 이렇게 길게 이야기했습니다.

서울숲공원 2번 출입구의 군마상만이 과거 이곳이 경마장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출처: 서울숲 인스타그램)

◆김: 서울숲은 흔히 말하는 셀럽 언니들이 소풍가는 장소로 핫해요. 피크닉 바구니에 성수동에서 파는 방, 커피를 담아서 피크닉을 가는 거죠. 돗자리 깔고 사진 찍고 인증샷 남기고 그런 거 많이 하러 가시는데요. 성수동 가면 언니들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셀러브리티가 많이 찾는 거리라는 걸 알 수 있는 게 옷 입는 패션이라든가 옷 매무새에요. 트렌디한 옷을 입고 많이들 방문하시더라고요. 강남이나 가로수길과는 다른 패션이에요. 샤랄라 한 나들이 패션으로 많이 입고 오세요.

서울숲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가게가 <빵의 정석>인데요. 거기가 서울숲에서는 나름 오래 된 가게에요. 지금도 오픈 시간 맞춰서 사람들이 빵 사가려고 줄을 서고요. 빵이 2~3시쯤 되면 없어요. 거의 서울숲 생기고 나서 바로 생긴 빵집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가게는 페스츄리나 파이처럼 바삭한 빵 종류들이 강세에요. 엄청 맛있습니다. 크루아상도 진짜 맛있고요. 다만 먹고 가는 건 안돼요.

(출처: <빵의 정석> 인스타그램)

◇윤: 그런 빵들이 만드는데 시간 많이 걸리잖아요. 반죽할 때도 겹을 계속 만들어서 겹치고 겹치고 해야 하는 거라 굉장히 손이 많이 가고 공이 많이 들어가는 건데 그럼 가격도 비싼 거 아니에요?

◆김: 성수동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비싼 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거기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었던 빵이 올리브스틱이에요. 올리브가 박힌 기다란 스틱으로 파이 종류인데요. 한 입 물면 빵 겉에도 시럽이 발라져 있어서 달짝지근하면서 올리브가 딱 짭짤하게 씹히니까 엄청 맛있어요. 단짠단짠 하다가 끝나요. 또 크루아상도 맛있고 빨미까레도 되게 맛있게 먹었어요. 빨미까레는 다른데 보다 초코가 다크 초코를 묻혔다는 느낌이 강해서 쌉사름 하면서 달큰한 조화라고 할까요? 파이 종류 빵하고 되게 잘 어울렸어요.

<빵의 정석>의 명물 올리브스틱  (출처: <빵의 정석> 인스타그램)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빵집은 <하루노유키>라고 하는 가게에요. 성수동이나 서울숲 보면 일식을 하는 가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일본식 풍의 음식들을 다루거나 일본식 빵이라고 해야 하나? 바움쿠헨을 직접 만들어서 파는 집이에요. 화장지 롤처럼 생긴 빵인데, 단면을 보면 동그라미가 여러 개 레이어드된 형태죠. 파운드케이크 정도의 단단한 질감이랄까, 카스텔라처럼 부드럽다고 해야 할까? 그 사이쯤 어딘가 될 것 같아요. 바움쿠헨 맛도 되게 다양하고요. 같이 먹을 수 있는 차 종류도 있어요. 차가 쌉사름하고 퀄리티가 괜찮아요. 거기서 바움쿠헨을 넣은 파르페도 먹어봤거든요. 아이스크림하고 단팥하고 들어가 있는데, 달짝지근하고 계속 먹게 돼요.

바움쿠헨이라는 빵이 요즘에는 파리바게트에서도 팔고 그래서 생소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직접 만들어서 판다는 게 의미 있는 가게인 것 같아요. 빵 만드는 과정이 엄청 까다롭다고 하더라고요. 보통 일본 가면 차하고 디저트를 잘 먹더라고요. 쌉사름 한 음료와 달달한 디저트가 잘 어울리죠. 이 가게에서는 빵을 시식해볼 수 있는데요. 바움쿠헨과 함께 따뜻한 차를 즐겨보시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네요.

<하루노유키> 매장 입구  (출처: <하루노유키> 인스타그램)

 

<하루노유키>의 바움쿠헨  (출처: <하루노유키> 인스타그램)

지난 방송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빅토리아 베이커리> 같은 경우는 도넛 파는 집인데 영국식 디저트라고 해야 할까요? 거기도 줄서서 빵을 삽니다. 달큰한 크림이 들어간 도넛이 시그니처 메뉴고요. 브라우니도 정말 맛있어요. 흔히 꾸덕한 디저트라고 말하는 것들 있잖아요. 크림의 밀도도 생크림처럼 가벼운 게 아니라 커스터드 크림 아시죠? 그런 묵직한 밀도의 크림이 들어간 도넛입니다. 밀도 높은 초콜릿 먹고 나면 입에 쫙쫙 붙잖아요. 그런 느낌인데요. 입에 넣었을 때도 풀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엉겨있다가 이로 짓이겨져서 사라지는 그런 느낌의 디저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패키지도 되게 귀엽게 담아주셔서 예쁘고 맛도 있고요. 안 먹을 이유가 없죠. 왠지 모르겠는데 서울숲은 디저트 가게들이 강세고요. 아까 일본식 음식이 좀 강세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돈가스 집도 많이 생기고 있고, 저도 가보지는 않았는데 요즘 <큐와텐동>이라고 텐동집에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요.

◇윤: 우리가 이야기하는 도넛은 굉장히 고급스럽잖아요. 제가 알기로 도넛이 서민 음식이거든요. 우리식으로 따지면 호떡이나 떡볶이 같은 느낌? 그런데 바다를 건너가면 고급스러워지는 것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소주가 그냥 대중적인 술인데 다른 나라에서는 바에서 고급스럽게 제공되기도 하고, 어처구니없는 사례지만 한식 세계화 한다고 붕어빵에 여러 가지 세팅해서 레스토랑 접시에 놓고 칼로 썰어먹게 한다거나 하는 것 처럼요. 우리나라도 보면 시장에서 튀겨서 나오는 도넛이 진짜가 아닐까 해요.

◆김: 그게 음식의 매력이니까요. 도넛이 매력적인게 시장에서 파는 것도 도넛이고 아까 빵집에서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 필링이 들어가는 것도 도넛이잖아요. 도넛이 품는 바운더리가 굉장히 넓은 것 같아요. 약간 달달한 생지와 함께 위에 뭐가 얹어지는가에 따라서 맛이 확확 바뀌잖아요. 갓 튀긴 거에 설탕만 굴려 나가면 시장 도넛이고 안에 커스터드 크림이나 라즈베리 잼을 넣으면 고급화되기도 하고 그렇죠. 던킨도넛처럼요.

◇윤: 아 사실 우리나라에서 던킨도넛을 고급스럽게 생각하는데 원래는 아니었어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인데요. 미국에서는 공권력에 대한 예우와 존중 때문에 모든 경찰관이 모든 도넛 가게이서 무료 도넛과 커피를 제공받는다고 알고 있잖아요. 사실은 그게 아니에요. 도넛 가게가 워낙 저렴한 음식이라 허름한 동네에서 24시간 영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좀도둑이 총들고 가서 계속 금고를 터는 거예요. 그래서 주인이 당시에는 CCTV도 없고 사설경비는 너무 비싸고 하니까 경찰관은 무조건 도넛 무료라고 한 거예요. 경찰관들이 출출하니까 순찰코스 안에 도넛 가게가 있으면 들렀다 가는 거죠. 그렇게 경찰관을 매장으로 유도해서 강도를 쫓아냈다는데서 나온 이야기에요.

와플 메뉴가 돋보이는 <그레이트커피>  (출처: <그레이트커피> 인스타그램)

◆김: 아무튼 <빅토리아 베이커리> 맛있고요. <아꼬떼 뒤 파르크>라는 디저트 가게도 있어요. 거기는 사브레가 정말 맛있더라고요. 이 사브레가 버터향이 굉장이 좌우를 많이 하는 음식이었나봐요. 이 가게의 사브레는 딱 씹으면 버터과자처럼 와자작 부서져요. 그런데 그 부서진 쿠키 사이로 나오는 버터향이 정말 예술이에요. 단맛보다 버터향으로 먹는 쿠키더라고요. 이야기하니까 또 먹고 싶네요. 그리고 동그란 파운드 케이크도 팔고요. 다른 빵들도 있는데 제가 다 먹어보지는 못했고요. 시그니처는 브리오슈라는 빵인 것 같더라고요.

다음으로는 서울숲 가장 안쪽에 <그레이트커피>라는 가게가 있습니다. 보통 그레이트라고 하면 ‘GREAT’라는 철자를 쓰는데 여기는 ‘GREYT’에요. 여기 커피도 괜찮은데요. 사실 저는 커피를 많이 안 마셔서 커피 맛이 어떤지는 잘 모르는데요. 저는 디저트를 먹으러 종종 갔어요. 와플이랑 같이 나오는 아포가토가 있는데요. 와플 위에 베리시럽이 뿌려지는데 정말 새콤달콤하고요. 위에 진짜 베리도 얹어주세요. 같이 나오는 아이스크림에는 그래놀라가 뿌려져 있고요. 커피를 못 드시는 분은 커피를 안 뿌리고 드셔도 돼요. 와플이 보통 미국식이랑 벨기에식으로 나누잖아요. 여기는 벨기에식 와플이라서 생지가 굉장히 쫀득하고요. 아이스크림 녹는 맛이랑 쫀득한 맛의 식감이 굉장히 잘 어울려요.

제가 서울숲은 생각나는 대로 집어서 말씀 드리고 있는데요. 다시 서울숲 초입으로 돌아가 보면 <버섯집>이라는 가게가 있어요. 버섯탕 전문점인데요.

(출처: <버섯집> 인스타그램)

◇윤: 잠깐, 여기서 찌개와 탕은 어떻게 다른 거죠?

◆김: 찌개는 국물 없이 자박한 음식을 말하고요. 탕은 좀 국에 가까운 음식인 것 같아요. 찌개는 보통 식재료가 잘박하게 잠길 정도만 넣는데 국은 재료보다 물을 훨씬 더 많이 붓고 펄펄 끓이더라고요. 맛의 볼륨이나 맛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완전 다르죠.

◇윤: 탕은 국과 찌개의 중간이다?

◆김: 그쯤인 것 같아요. 제 생각이고요. 제가 여기서 추천 드리는 메뉴는 들깨버섯탕이에요. 돌솥으로 된 뚝배기에 탕이 나오는데 팔팔 끓으면서 들깨가루가 나중에 죽처럼 돼요. 엄청 고소하고 맛있어요. 맑고 담백한 맛이고요. 얼큰한 맛 좋아하시면 얼큰한 맛도 있습니다. 점심에는 탕만 하고요. 저녁에는 버섯불고기도 같이 합니다. 서울숲에서 뭔가 느끼한 음식만 판다고 생각하신다면 <버섯집>을 꼭 가보시면 좋겠어요. 어르신이 드시기에 전혀 부담 없습니다.

◇윤: 어떤 버섯이 주로 나오나요?

◆김: 대여섯 가지의 버섯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은이버섯탕은 은이버섯도 들어가고요. 버섯이 가진 식재료의 매력이 상당해요. 버섯을 잘 씹어보면 쫄깃쫄깃한 사태부위 정도의 식감을 자랑하거든요. 향도 굉장히 풍부하잖아요. 버섯마다 향도 다르고요. 엄청 추운 겨울날 딱 생각나는 메뉴에요. 거기는 항상 사람이 많아요.

다음은 <온량>이라는 집입니다. 이름이 어렵죠? 간판도 특이해요. 간판이 가로로 돼 있는데 그림자로 간판에 글씨가 내려와서 보여요. 흔히 말하는 양식전문점인데요. 메뉴판에 “온전한 온기를 전달해드립니다.”라는 의미로 <온량>이라고 이름지었다고 써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희미하네요. 거기는 토마호크 돈가스를 먹으려고 사람들이 엄청 줄을 서는 가게에요. 저도 저번에 두 시간 웨이팅하고 먹었습니다.

성수편 첫 편에서도 언급했던 가게인데 로제파스타도 많이 드시더라고요. 저는 토마토파스타를 먹었는데, 오일이 많이 들어가서 부담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토마토 산도가 확실히 살아있어서 괜찮았고요. 토마호크 돈가스는 사실 돈가스 전문점에서도 요즘 많이 팔거든요. 근데 특이한 향신료 맛이랄까요? 고기를 재울 때 그런 건지 튀김에서 오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 특이한 맛 때문에 계속 손이 갔어요.

토마호크 돈가스를 비롯한 다양한 메뉴  (출처: <온량> 인스타그램)

또 다음으로 이태리 음식점 <다로베>가 있는데요. 피자 전문점이에요. ‘맛있는 녀석들’이었나? 거기서 차승원 맛집으로 청담에 있는 <다로베>가 나왔을 거예요. 그래서 덩달아 인기가 많아졌다고 들었어요. 피자가 정말 맛있어요. 파스타는 기본적으로 후추 맛이 강하더라고요. 후추 베이스로 맛을 낸 것 같고요.

피자도 그랬는데요. 시그니처 피자를 먹었는데 프로슈터 햄이랑 바질이랑 날달걀 있잖아요. 달걀은 반숙이었나? 죄송해요. 거기까지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덜 익은 계란이 올라가있고 후추가 듬뿍 뿌려져 있는데요. 진짜 마성의 피자입니다. 너무 맛있어요. 화덕피자인데요. 도우의 울퉁불퉁함이 제대로 살아있고요. 햄, 치즈, 바질, 계란이 생소해서 맛의 밸런스가 맞을까 했는데, 와~. 후추도 맛이 강한 향신료잖아요. 바질도 존재감이 약한 식재료가 아니란 말이에요? 그리고 프로슈터 햄도 맛있지만 엄청 짜요. 그 모든 밸런스를 잡아주는 게 가운데 있는 계란이에요. 개성 강한 식재료를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이 식당도 항상 웨이팅이 있는데요. 정말 강추 드립니다.

(출처: <다로베> 인스타그램)

◇윤: 벌써 다 소개한 거예요?

◆김: 더 있는데 더 소개해드려도 되나요? 엄청 많아요. 완전 서울숲 안쪽은 아닌데 서울숲으로 들어가는 골목 맞은편에 <밀도>라는 유명한 식빵 빵집이 있고요. 그 건물 이층에 <윤경양식당>이라는 엄청 유명한 돈가스 식당이 있습니다. 그 <윤경양식당> 사장님이 성수동 일대에 요식업으로 돈을 많이 버신 분으로 서울숲 안에 <쏘마이피자>도 같이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또 <켈리소프트아이스크림>이라는 가게도 있어요. 여기가 색깔이 예뻐요. 아이스크림 맛은 그냥 소프트아이스크림 있죠. 우유맛 진한 아이스크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폴바셋 아이스크림처럼 꾸덕하고 진득한 느낌입니다. 아이스크림 모양이 굉장히 예쁘고요. 가게 인테리어도 정말 예쁩니다. 외관에 짙은 청록색의 아이스크림 간판이 붙어있어서 사진도 많이 찍으세요. 포토존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서울숲 산책하다가 더울 때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산책하면 분위기도 달달하고 맛도 달달하고요. 애기들과 함께라면 애기들도 좋아하고요.

◇윤: 자 이렇게 빵으로 시작해서 서양요리도 나오고 마지막은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됐는데요. ‘먹는성수’ 2편이 되는 건가요? 우리가 성수동 이야기 해보자고 방송 녹음하면서 기획하고뒷수습을 하는 형태라서 ‘먹는성수’ 2편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성수동 전체 이야기로는 세 편째인데... 김기자가 출연하는 모든 방송에 먹는 이야기가 안 나온 게 없습니다. 세 번째 편부터 다섯 번째 편까지 먹는 이야기만 했어요. 이게 골목길 이야기인지 먹는 여행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김: 아니, 생각해보세요? 골목이 왜 활성화가 되겠어요. 골목의 분위기만 즐기기 위해서 골목을 가지는 않는단 말이에요. 식당이나 카페 유명한 가게를 보고 그 거리를 갔다가 거리가 재미있어서 걸어 다니기도 해요. 그만큼 먹는 게 중요한 거죠. 그 거리를 보러 거기까지 가는 건 힘들어도 음식점을 위해서는 가거든요.

◇윤: 미식기행을 하게 만드는 매력은 뭘까요? 어떤 것이 꼭 거기에 가서 먹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할까요?

◆김: 그게 음식의 풍미로만 그렇게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가게와 어울리는 골목의 분위기? 예를 들어 조용한 술집인데 조용한 주택가에 있어요. 그러면 조용한 주택가를 즐기기 위해서도 거기를 가는 거죠.

◇윤: 요즘 도시를 찾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그런 식으로 가나 봐요. 저는 일본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 나오는 ‘고로’씨처럼 어디를 가서 배가 고파서 어슬렁거리다가 맛집을 찾게 되는 경우거든요. 맛집이 있어서 그 동네를 가는 건 아니에요. 저의 라이프스타일과 달라서 저의 반응이 그런 게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김: 얼마 전에 다른데서 들은 이야기인데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서 팝업스토어나 그런 게 생기는 분위기도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팝업스토어라고 하면 흔히 가로수길이나 홍대를 생각하는데, 그런 게 아니라 타깃층에 맞춰서 팝업스토어가 여기저기 생기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성수동 같은 골목길은 연배가 있으신 분들이 즐길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그런 가게도 즐기러 가는 게 천차만별 아닐까요?

◇윤: 글쎄요. 저는 성수동 공장골목 옆에 가서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드시는 투박한 삼겹살집이나 찌개집에 가서 말도 안 되는 조미료 맛이 듬뿍 나는 김치찌개에 소주 먹고 그런 게 즐겁더라고요. 조미료 맛이 물씬 나는 고춧가루 팍팍 던져서 무쳐놓은 콩나물 무한리필로 제공받으면서 콩나물 한 젓가락에 소주 한잔 마시고 그런 것도 즐겁고, 뭐랄까 골목의 어떤 분위기를 느껴본다는 점에서 저 같은 기행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김: 맞아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여행을 즐기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버섯집>도 소개를 해드렸습니다.

◇윤: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버섯탕수육 정말 맛있어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강화도에 버섯농장이 있는데 한 번 다녀오시죠. 어쨌든 김기자와 함께한 즐거운 성수 맛기행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닿으면 새로운 맛기행으로 김기자와 함께 재미있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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