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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 인터뷰
  • 입력 2021.01.21 13:30
  • 수정 2022.05.16 23:38

[탐방] 전국의 작가들을 네트워킹하다 -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제천의 <림, 느린감성가게>는 공예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거나 클래스를 진행할 수 있는 공유공간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국의 공예작가들을 네트워킹하고 크리에이티브한 비즈니스를 꿈꾸는 농부, 로컬크리에이터들이 협업을 기획하는 장소입니다.

박은주 대표는 <림, 느린감성가게>를 통해 제천의 콘텐츠를 제품으로 형상화하며 제천을 전국에 알리는 동시에, 전국 요소요소에서 펼쳐지는 프리마켓을 통해 ‘찾아오는 제천’이 아닌 ‘찾아가는 제천’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제천에서 프랑스 자수 공예품으로 프리마켓을 오래 하셨다고 들었어요.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제가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거나 색감 고르는 일에 소질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 나서 인터넷을 보다가 프랑스 자수를 보게 됐는데 너무 예쁘더라고요.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독학하면서 취미로 했어요. 그러다가 강사도 하고 그러면서 10년 넘게 하게 됐네요. 제가 프랑스 자수 강의를 하러 서울도 가고, 대구도 가고, 전국을 돌아다녔거든요. 저처럼 집에서 혼자 하지만 정말 잘하는 분들이 많아요.

<림, 느린감성가게>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그런데 그 분들에게는 기회가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프리마켓 하면서 장을 펼쳐놓을 테니까 오셔서 판매를 하든지 체험 공방을 하든지 잘 하는 걸 한 번 해보시라고 그랬어요. 집에서 가방이면 가방 하나만 파고드는 사람은 그 쪽으로 전문성이 있는 거잖아요.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그 때 한 분 한 분 프리마켓 같이 해보자고 그랬어요. 그 때는 사실 프리마켓이라는 개념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때에요. 2015년 초에 시작했는데 홍대에서 조금씩 활성화 되던 시기에요. 충주에서 우리끼리 카페에서 해보자고 시작한 거죠.

그런데 우연히 제천 의림지 놀이동산 사장님이 저한테 제천에서 그런 걸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제천 의림지에서 프리마켓을 열고 4년 간 매주 주말에 참여했죠. 연간 100회 정도 될 거에요. 2년 정도는 그 장소에서 꾸준히 했고요. 3년차부터는 단양에서도 했어요.

아이들 키우고 집에서 취미로 바느질 하시다가 53세에 프리마켓으로 나온 선생님이 계세요. 보통 그즈음 갱년기 증상이 오면서 우울증도 겪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수공예품을 만들어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러니까 행복해 하면서 갱년기를 이겨내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한 분 한 분 모여서 4년이라는 기간을 운영할 수 있었어요.

<림, 느린감성가게>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제천에서 서울보다도 먼저 선구자적으로 프리마켓을 형성하신 거네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도 2015년 8월에 첫 시작을 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림, 느린감성가게>를 내게 됐어요? 가게 이름도 특이한 것 같아요.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더 잘됐으면 좋은데 좀 아쉽죠. 프리마켓에 오시는 분들 중 절반은 취미로 하시지만 절반은 생계를 위해서 하시거든요. 의림지는 음식이 안돼요. 그래서 핸드메이드로만 판을 깔아두니까 소비자들이 먹고 즐기는 게 안 되는 거예요. 또 젊은 작가들도 같이 하면 좋은데 그 친구들은 돈을 벌어야 하니까 장사가 잘 되는 다른도시로 빠져나가는 거죠.

의림지에서 프리마켓을 계속 운영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니까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년 전에 제천 <림,느린감성가게>를 열고 생계형 분들을 위해서 행사를 주최하기 시작했어요. 가게 이름의 ‘림’ 자는 ‘수풀 림(林)’이에요.

<림, 느린감성가게>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의림지의 ‘림’이 같은 한자거든요. 의림지 프리마켓 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다는 뜻이고요. 숲을 보면 느리게 만들어지잖아요. 핸드메이드도 손으로 하는 거니까 천천히 만들어 지고요. 그래서 ‘느린 감성’이라는 표현을 넣었어요.

이 공간은 한방재단과 연계해서 한방 관련 제품이나 가공식품 판매를 하는 일로 마련할 수 있었어요. 한 쪽에서는 한방 제품을 만들고 팔고요. 다른 한 쪽에서는 작가들의 제품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하고요. 사실 정작 저는 이 일 시작하고부터는 수공예품 제작을 거의 못하고 있어요.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가게를 보니까 제품도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전국적으로 네트워킹 되는 작가님들이 있다고 하시니까 공간은 제천에 있지만 실제로 전국이 다 여기 링크 돼 있겠구나 싶어요. 제품들이 다 모여 있는 것처럼요.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전국에 있는 작가님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곳이죠. 제천 출신인데 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하고는 1년에 두 번 정도 만나서 제천 관련 제품 개발하고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하는 <테마여행 10선>이라는 사업이 있어요. 충주, 제천, 단양, 영월 4개 지역이 있었거든요. 거기서 <단양에 반하다> 홍정환 대표를 만났어요. 홍 대표가 그 때 사례 발표를 했거든요. 그러면서 제천, 단양은 붙어 있으니까 같이 뭐라도 해보자고 했죠. 그 때는 이야기만 하고 서로 일이 바빠서 못하다가 이번에 본격적으로 <단양에 반하다>를 플랫폼으로 만들어보려고 그래요.

제천하고 단양에서 만들어지는 가공식품이나 관광지나 숙박 등을 다 연계하는 일이에요. 저는 여기서 제품을 담당해서 최근에 일을 하고 있는데요. <단양에 반하다> 플랫폼에 들어갈 제품들은 전국의 작가 분들께 의뢰를 해서 제천과 단양에 유명한 제천 식경이나 단양 팔경 등의 소재를 활용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림, 느린감성가게>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그런 예술품들은 대량 생산 되는 게 아니니까, 공방 작가들이 만든 문화예술이 함께 유통되는 플랫폼이 될 것 같아요.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지역마다 그런 게 있을 거예요. 공예하시는 분들이 지역 기념품 만드는 일이요. 그런데 어떤 장이 열려서 그런 기념품 만들고 나면 상만 주고 제품을 업그레이드해서 출시하거나 판매하는 쪽으로 이어지지는 않거든요.

상금으로는 제품 광고도 못해요. 그래서 이런 제품들을 판매할 매장을 만들거나 각 지역에 관광안내소랑 연계해서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장이 많아져야 할 것 같아요. <단양노트>가 그런 곳이잖아요. 단양에 관련된 굿즈를 모아뒀거든요.

단양군도 관심은 가지지만 그 이상 연결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단양에 반하다>도 우리가 해보려고 하는 거예요. 사실 청주하고 제천, 단양은 실질적으로 좀 멀어요. 서로 소통할 일들을 계속 만들어가지 않으면 지역 간 교류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 지형적으로 보면 충북에는 산이 많아서 길도 돌아가더라고요. 충주, 청주, 제천, 단양을 오고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다른 로컬크리에이터분들도 많이 아쉬워 하셨어요. 코로나 이후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버티고 있는 이유가 충북 지역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일 것 같아요.

◇<림, 느린감성가게> 박은주 대표: 제가 여기 이사 올 때 시내에서 거리가 멀다고 다들 말렸어요. 그런데 이 앞에 공원이 있거든요. 주변 자원들을 활용하면 프리마켓도 열고 충분히 거점이 될 수 있는 공간 활용이 돼요. 제가 처음 왔을 때 공원도 활성화 되지 않았다가 저희가 무료 체험도 열고 앞에 죽어있는 자작나무 숲도 살려달라고 요청도 해서 공원활성화도 이루어 졌어요.

제가 우연히 어떤 친구의 재능을 보고 그림을 그려보라고 해서 그 친구가 그림을 그리고 시작했거든요. 그런 친구들하고 책을 만들거나 굿즈를 만들거나 재미있는 일들을 해보고 싶어요. 주변에 하고 싶은 게 많은 친구들이 정말 많거든요. 이런 일을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도록 제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림, 느린감성가게>가 그런 장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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