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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지난 특집
  • 입력 2020.07.30 22:34
  • 수정 2020.08.01 19:32

[7월특집(3)] 뉴미들클래스: 문화적 커뮤니티 활동으로 새로운 중산층을 키운다

[비로컬 팟캐스트-27회 1부] 로컬 커뮤니티: 뉴미들클래스 박승한 대표

7월 특집은 로컬 커뮤니티입니다. 로컬과 로컬 사이, 로컬과 로컬콘텐츠 사이에 결국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모두에게 익숙하지만 모두에게 당연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7년차 로컬크리에이터 울산과 서울의 로컬 커뮤니티를 이어가는 뉴미들클래스 박승한대표님을 모시고 다양한 의미로 변해가는 지역 산업의 상황 변화에 따른 로컬 커뮤니티의 의미와 지점 확장을 통해 연결해 나가는 로컬 커뮤니티의 미래를 함께 돌아봅니다.

뉴미들클래스가 운영하는 <인더하우스> 프로그램 중에서 (뉴미들클래스 제공)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울산에서 시작한 커뮤니티 <뉴미들클래스> 박승한 대표님 모셨습니다. 소개 부탁드려요.

◎뉴미들클래스 박승한 대표(이하 ‘박’): <뉴미들클래스>는 2014년 9월에 개인사업자를 시작해서 2016년 1월에 법인으로 전환하고, 지역에서 차근차근 커뮤니티 운영을 한다고 공간을 만들고 콘텐츠도 개발하는 다양한 일을 해 왔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서울과 울산 지역 간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2019년 12월에 서울에도 오픈을 했습니다. 

◇윤: <뉴미들클래스>라는 사업체 명이 특이해요. 의미가 있을까요?

◎박: 직역하면 중산층이라는 뜻인데, 새로운 중산층을 만들자는 의미에요. 한국 사회뿐 아니라 여러 사회에서 경제적 중산층을 장려하고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문화적 중산층이 많아야 우리가 좀 더 행복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윤: 각 국가마다 중산층의 기준이 다르다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내용이 있어요. 우리나라 중산층 기준은 서울에 30평대 아파트를 소유하고 중대형차를 가지고 있고 가족 연 소득이 합쳐서 얼마라는 경제적 척도인데, 프랑스는 외국어를 하고 1년에 몇 번 해외여행을 하고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게 중산층의 기준이라고 하더라고요.

◎박: 영국 같은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꽤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는 중산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자마자 경제적인 걸 생각하는데요. 그게 하나의 편견일 수도 있고, 우리가 그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한데 이제는 변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윤: 중산층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를 파고 들어가면 계급적 용어거든요. 말대로 풀면 중간쯤 살고있는 사람들이어야 하는데 중산층이라는 말과 중위소득이 뜻하는 게 달라요. 우리나라 중위소득의 소득이 연간 2500만 원 수준밖에 안돼요. 약간 맹점이 있는 게 1인 기준이에요. 바꿔 말하면 평균으로 계산해서 가운데 있는 사람의 연봉이 최저임금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높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인거죠. 

1인 가구 밀레니얼들의 힙함을 놓고 소비가 바뀔 거라고 많이 하는데, 소비의 방향이 바뀌는 건 맞지만 그들의 소비능력은 높지 않아요. 우리나라 1인 가구 대부분이 국제기준으로 따지면 난민 수준의 엥겔지수에 살아가고 있어요. 최근 쿡방이나 먹방이 대세이고 그게 밀레니얼세대와 MZ세대 중심으로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해봤는데, 엥겔지수가 높아서 먹는 게 중요해진 거예요. 1인 가구화가 점점 가속화 돼 가는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이나 공동체의 부재를 로컬커뮤니티들이 해소해주는 형태로 가고 있는 거죠.

(뉴미들클래스 제공)

◆비로컬 김혁주 발행인(이하 ‘김’): 박 대표님 생각은 어떤가요?

◎박: <뉴미들클래스>를 울산에서 시작한 이유를 많이 궁금해 하세요. 저는 그동안 서울에서 지내다가 고향이 울산이어서 울산으로 간 건데요. 울산에서 19년 정도 학교생활을 하면서 문화 생활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울산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부유한 도시거든요. 지금은 조금 바뀌었지만 GRDP를 따져 보면 서울보다 울산이 훨씬 소득이 높아요. 

제가 태어난 곳이 울산 동구인데 현대중공업이 있거든요. 옛날 아버지 직업조사를 하면 저희 아버지는 중공업에 다니니까 손을 안 들어요. 손을 안 든 사람들은 다 중공업에 종사하는 분으로, 나머지로 치는 거죠. 대기업이 많고 산업 시설도 많아서 소득 수준이 높아요. 도시에서 연봉, 가치관 이런 수치보다 경제적인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죠. 

네가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고, 어떤 차를 타고, 집이 있고 없고, 부모님 능력은 어느 정도고 하는 것들이요. 그게 저하고는 맞지 않았어요. 또 동구가 지리적으로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래서 폐쇄적인 느낌이어서 답답했어요. 울산 내에서도 동구는 섬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서울에는 플레이어가 많으니까 굳이 우리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고, 이런 이유로 울산에 더 필요할거라는 생각을 해서 울산에서 시작한 거죠. 

◇윤: 말씀 들으면서 검색해보니 울산 인구가 115만이 안되네요. 울산 기초자치단체가 5개 있는데, 평균으로 나누면 20만이 넘어야 하는 건데 동구는 15만 정도로 제일 작네요. GRDP 높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사는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서도 소외된 지역인거죠.

◎박: 현대중공업이 분사하고 다른 지역으로 가고 본사도 이전하고 그래서 제가 어릴 때 살던 지역은 다 비어있어요. 지금은 고용촉진 지역이죠. 제가 항상 울산 동구가 디트로이트같은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디트로이트로 결국 GM이라는 자동차 회사가 엄청 번성했지만 결국 이전하다 보니 도시가 죽었잖아요. 지금은 다시 활성화됐지만요. 울산은 산업단지 규모가 엄청나거든요. 언젠가는 거기를 무언가가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장은 아니겠지만, 2~30년 안에는 이뤄지지 않을까 해서 좀 걱정이예요. 

◆김: 이쯤 되면 들으시는 분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하실 거예요. 어떤 서비스를 운영하시나요?

◎박: 저희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만드는 걸 처음부터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고요. 그 공간을 공유공간처럼 쓰는데 공유공간도 형태가 많잖아요. 일단 집처럼 되어 있는데, 잠만 자지 않는 곳. ‘집’이라는 단어로 공간을 이해하잖아요. 집이라는 영역 때문에 쉽게 생각하면 밥도 해먹고 TV도 보고 대화도 나누는 다양한 영역으로 해석이 되는 거죠. 그래서 <3층집>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고, 편안함을 추구했어요. 지금 하는 <인더하우스>에 하우스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에요. <뉴미들클래스>라는 어떤 사람들이 하우스에 있다 해서 <뉴미들클래스 인더하우스>에요.

(뉴미들클래스 제공)

◆김: 저는 꼭 모시고 싶었던 이유가, 서울에서 고민하다가 울산으로 갔는데 <3층집> 시작되고 다시 서울 공덕으로 오셨단 말이죠. 그 과정이 되게 궁금했어요.

◎박: 일단 어쩔 수 없이 서울이라는 곳이 문화 형태가 가장 많고 자원이 많은 도시에요. 저희가 아무리 콘텐츠를 진행해도 결국 1차적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 많아야 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다 서울에 있잖아요. 저희도 재미난 콘텐츠를 하고 싶은데 울산에서 저희 톤대로 소화해줄 수 있는 분도 적고 저희가 다 할 수도 없고, 부산에 연도 없고 해서 서울에서 섭외를 많이 했어요. 영화를 틀어도 영화 회사들은 대체로 서울에 있고 그러니까, 서울과 연결점이 없을 수 없는 거예요. 

지역 자원을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서울로 가자고 한 게 1차적 이유고요. 우리가 그 연결점이 돼서 서울의 문화를 지역에 끌어내릴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또 B2C, B2B, B2G 이렇게 나눠져 있잖아요. 울산은 B2C 하기에 이런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은 많은데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심리적 장벽이 있어요. 울산에 젊은 문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저희에 대해서 거의 다 아시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하는 거에 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B2B는 제조회사에서 제안이 들어오거나 하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고요. 

B2G는 다른 구청에서 일을 많이 하긴 해요. 축제를 계획하거나 위탁해서 플랫폼 운영을 하는데 저희는 B2G가 메인 비즈니스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B2G는 보너스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5년 정도 지났으면 윤곽이 나오는데, 울산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죽었어요. 서울은 B2B, B2C도 있고 보너스인 B2G도 있으니까. 

◇윤: 사실 많은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정부지원사업 의존도가 높긴 하거든요. 강릉에서 지난 1월에 LIT2020에서도 관계자 분이 재무재표상에 정부지원금은 보조금 항목이라 매출로 잡히지 않아서 기업 평가에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자체 매출이 없으면 무능하다고 보인다고요. 제가 그걸 듣고 굉장히 불편한 마음이 있었거든요.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 있는데 대표님 입장에서는 로컬크리에이터가 다양한 형태로 변신하면 정부지원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게 많잖아요. 대표적으로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마을공동체사업 이런데 들어가면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 외에 다른 로컬크리에이터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이 있을까요?

◎박: 저는 솔직히 지원사업 많이 받으라고 하지는 않거든요. 소화할 수 있는 정도만 받고 필요할 때만 받으면 약인데 그 이상을 바라면 독인 것 같아요. 저희 콘텐츠 만들고 커뮤니티 하면 문화재단이랑 연결이 되긴 하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원하는 건 새로운 프로젝트에요. 하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한다고 비즈니스 모델이 성장하거나 회사가 좋아지는 건 아니거든요. 포트폴리오 쌓기는 좋아요. 

그러니까 전략을 짜고 왜 그걸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 호흡기처럼 한다면 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하지 말라고는 이야기 못하죠. 그 사람의 선택이니까. 다만 현금 사냥꾼 같은 헌터는 되지 않았으면 해요. 그래서 저희는 가능한 지원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힘에 부칠 때는 필요에 의해서 받을 때가 있죠.

◆김: 크리에이티브라는 창의성을 빼고 연명하기 위한 일을 하지 말자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저는 대표님이 이런 말씀 하실 수 있다고 보는 게 약간 다른 결이지만 웹사이트 보면 미친 섭외력을 보여주고 계시거든요. 되게 공연시즌에 바쁠 분이 어떻게 여기 소셜살롱에 계시지? 이런 생각도 들고 전혀 관계없는 분야의 분도 초청하셔서 행사를 같이 하시잖아요.

◎박: 저희가 문화적인 걸 추구한다고 하는데, 문화가 크게 해석하면 결국 개인의 환경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누군가에게는 과학도 문화인 거고 일상생활도 문화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카테고리 나누는 걸 되게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편의를 위해 레시피에 카테고리를 나눠 놨어요. 

(출처: 뉴미들클래스 페이스북)

◇윤: 처음에 어떤 프로그램으로 <3층집>을 시작하신 거예요?

◎박: <3층집> 전에도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그 때 찾아왔던 분들이 중심이 돼서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아트클래스. 우리가 마크로스코나 앤디워홀 같은 유명한 작가들을 알지만 작가만 알고 작품만 대충 알지 일생이나 작품 해석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 걸 소화하는 프로그램을 아트클래스에서 하는데요. 

미술 작가인 친구가 원래 작업실에서 하던 건데 <뉴미들클래스>를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어요. 저는 음악을 좋아했고 아버지 영향으로 LP를 모으는데요. 스팅의 LP 앨범을 보면 그 곡에 대한 해석들이 뒤편에 써 있거든요. 그래서 <오프더멜론>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비틀즈, 스티비원더와 같은 팝 가수들의 LP를 들으면서 LP와 음악에 담긴 이야기들을 제가 전해드리고 공연도 하고 그랬어요. 최근에는 <사클디깅클럽>이라고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보물을 디깅해서 우리가 공연을 올리는 프로그램도 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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