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특집(1)] 서촌을 콘텐츠로 만들다 - 스몰데이즈 설재우 대표

[비로컬 팟캐스트-28회 1부] 로컬 콘텐츠: 스몰데이즈 설재우 대표

beLocal 승인 2020.08.23 21:00 | 최종 수정 2020.09.01 00:45 의견 0

8월 특집은 로컬 콘텐츠입니다. 서울의 서촌 콘텐츠로 도보여행으로 즐기는 서촌 도슨트 투어를 만들고, 복합문화공간 별안간, 콤콤오락실로 잘 알려진 스몰데이즈 설재우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설재우 대표가 로컬 콘텐츠에 집중하고 만들어오게 된 과정과 에피소드들을 비로컬 청취자 여러분께 최초 공개합니다.

서촌답사를 인솔중인 설재우 대표  (출처: 설재우 페이스북)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저희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실 애청자이자 8월 특집 게스트 문화기획그룹 <스몰데이즈> 설재우 대표님 모셨습니다. 저희 8월 특집은 로컬 콘텐츠입니다. 설 대표님 이후에 <비디오트럭>과 부산 <무명일기> 편이 나갑니다. 페이스북을 보면 다양한 로컬크리에이터들이 대표님 강의를 듣고 팬이 됐다는 후기를 많이 남겨주시는데요. 설재우 대표님 하면 대부분 <콤콤오락실>과 문화공간인 <별안간>으로 많이 알고 계시는데, 업체명도 재미있거든요. <스몰데이즈>, 작은 나날들 이런 느낌인데 하시는 일은 작은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스몰데이즈 설재우 대표(이하 ‘설’):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좀 담아 봤습니다. 매출이나 하는 일이나 그렇게 크지 않은 일은 맞습니다.

◆비로컬 김혁주 발행인(이하 ‘김’): 저희가 방송할 때 항상 이 말씀 드리는데, 로컬크리에이터 분들은 보통 본인이 평범한 일상을 산다고 주장하시거든요... 그런데 대화를 나눠보면 굉장히 비범하세요. 오늘도 수많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 <스몰데이즈>는 언제 시작하셨나요?

◎설: 사업자등록증 상으로는 2015년 3월이고요. 스몰데이즈가 오기까지 여러 과정이 있었는데 그런 활동들을 묶은 사업자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 어떤 활동을 주로 하고 계시나요?

◎설: 저는 서촌이라는 곳에서 태어나 자라서 그 곳에서 있었던 추억을 기반으로 로컬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에요. 그 활동을 콘텐츠를 통해 여러 시도와 실험을 해보다가 사업적으로 확장된 부분 중 하나가 오락실이고요. 로컬 가이드 프로그램 운영도 하고 있습니다. <별안간>이라는 지역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하고요. 또 국외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번에 코로나로 인해 잠정적으로 쉬고 있습니다.

복합문화공간 <별안간>  (출처: <별안간> 홈페이지)

◇윤: 서촌은 어떤 곳인가요?

◎설: 일단 ‘서촌’이라는 곳은 서울의 효자동이라는 곳을 중심으로 형성된 동네입니다. 법적 지명은 아니에요. ‘북촌’도 마찬가지인데 조선 시대 때 불렸던 이름을 현재 관광이나 필요에 의해 일반인들이 쓰는 이름이에요. 그래서 사실 동네 분들 중에는 ‘서촌’이라는 이름을 안 쓰는 분도 많고 모르는 분들이 태반이에요. 그런데 2016년부터 동네가 조금씩 변화하면서 이 이름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난 거죠. 이 동네가 이름이 너무 복잡해요. 그래서 동네를 통칭할 이름에 대한 니즈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외지인들도, 언론에서도 ‘서촌’이라고 부르게 된 건데요. 재미있는 게 많은 동네입니다.

◆김: 보통 설재우 대표님 예전 활동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작가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계세요.

◎설: 검색해보면 타이틀이 여러 개 있죠. 사실 작가라는 게 우리한테는 일상적으로 글 쓰는 사람이라고 어필이 되잖아요. 그런데 뭘 만드는 사람, 크리에이티브한 사람 자체를 작가라는 개념으로 생각했거든요. 책은 2011년에 한 번 밖에 안 썼는데, 작가라는 타이틀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김: 2010년, 2011년... 서촌 이야기가 완전 대중화 된 게 아니고 약간 힙플레이스 찾거나 서울에서 독특한거 찾는 분들이 서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거든요. 그 때 혜성같이 등장한 책이 설 대표님의 <서촌방향>이죠.

◎설: 혜성처럼 사라졌죠. 2011년도에 나왔을 때 잠깐 주목 받았고요. 책 이름도 많이 바꿔서 <서촌방향>이라고 정확하게 기억하는 분들이 많지 않은데 깜짝 놀랐네요. 

서촌을 콘텐츠화 한 도슨트 투어의 기초 콘텐츼자 최근의 서촌 도보여행 붐을 이끌어낸 시금석이 되어준 저서 <서촌방향>  (출처: 예스24)

◇윤: 보통 ‘서촌’을 소재로 질문 드리면 역사 이야기부터 하시거든요? 한양 조선이 성립되고 나서 정궁인 경복궁이 태조 때 건설됐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북촌’은 무슨 동네였고 경복궁 서쪽에 있는 ‘서촌’이 뭐였고 그러거든요? 잘 모르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야기 하면 일단 경복궁 중심으로 담벼락 서쪽에 있는 사직단까지 사이를 보통 ‘서촌’이라고 부릅니다. 조금 더 쉽게 말씀드리면 경북궁역 일대 거기서 북쪽 지역인데, 대림미술관부터 배화여자대학교까지의 블록들을 일컫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특이한 건... 조금 전 설 대표님이 최근 2010년 이후 동향을 말씀 하시면서 그 지역에 있는 법정동, 행정동이 복잡하니 묶어서 서촌으로 부르고 있다고 이야기 해주셨거든요?

◆김: 약간 홍대앞 같은 개념 아닐까요?

◎설: 맞아요. 저는 역사적인 것도 중요하긴 한데 현재 개념의 지역과 지리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고 역사를 간과하거나 알아보지 않는 건 아닌데요. 예전의 서촌 범위와는 차이가 있고, 특성과 차이가 있는데 그런 쪽으로 시작해서 접근하면 제가 하는 일들의 관심사나 방향과는 맞지 않기도 해요. 또 약간 반감이랄까요? 여기가 조선시대 때부터 있던 동네이고 효자동이라는 이름을 보면 역사성도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자꾸 이 역사를 조선시대 개념으로 바라보는 게 지역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더라고요. 

예를 들면 사직동이라는 동네가 있는데, 사직동은 부산도 있고 광주도 있어요. 이게 대부분 조선시대 때 사직단이라고 모셔놓은 제단이 있는 곳이잖아요? 예전에는 성역이었던 거죠. 그런데 거기가 일제강점기 거치면서 공원화되어 있죠. 부산에도 사직구장이 있고요. 이게 현대적으로 주민들에게 쓰인 가치나 시간들이 있는데 자꾸 관광의 시선으로, 이걸 다시 성역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많아요. 사직동에 사직공원은 주민들이 잘 이용하는 곳인데 다시 사직단으로 토목공사를 해서 고치고 있죠. 저는 서촌의 현재 관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서촌의 범위 (출처: 네이버 지도 캡쳐)

◇윤: 이야기가 확 뛰어넘은 것 같습니다. 보통 도보관광 이야기를 하면, ‘서촌’이 북쪽으로는 효자동 지나 부암동 쪽으로 올라가면서 길 이야기 나오고, 청와대 인근 이야기 나오고 영화 <효자동 이발사> 이야기 나오면서 근대사 이야기 나오고 그러는데... 다 생략하고 오늘의 서촌을 말씀해 주셨네요. 좋은 접근인 것 같아요. 

제가 방금 열거한 내용들은 기존 서촌 콘텐츠로 많이 나와 있어요. 그런데 정작 서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서촌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가장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면서도 못하고 있죠. 그런 환상을 먼저 깨주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김: 저한테 서촌은 서울인데 교통수단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느낌도 있어요.

◎설: 맞죠. 여기가 대중교통이 아주 발달한 곳이라고 보기는 힘들죠. 서촌부터 시작해서 부암동, 평창동, 구기동까지 도로 폭도 되게 좁고 주차장도 별로 없고 대중교통이나 지하철도 없고 그래요. 외부에서 들어오기 편한 위치는 아니죠. 오르막길도 많은데, 이런 골목이 어떻게 보면 단점이지만 이제는 장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윤: <서촌방향>이라는 책을 쓰시면서 서촌에 대해 한 번에 정리를 하신 셈인데, 서촌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설: 저는 어릴 때부터 동네를 재미있게 생각했어요. 또 어릴 때부터 반골 기질이 강했어요. 전형적인 왼손잡이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시킨 건 절대 안하고, 수능도 안 보고, 제도에 들어간 것들이나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는 거에 대해 “왜 저게 좋지?”라는 의문을 항상 갖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어느 날 보니 어릴 때부터 동네에서 놀던 친구들이 크면서 동네 밖으로 나가 노는 거예요. 강남역, 압구정, 문정동 이런 곳이요. ‘로데오 거리’가 있는 곳들을 다니고 그랬어요. 그런데 저는 동네 안에서 오밀조밀하게 노는 게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골목길에서 데이트 한다는 감성은 그때는 없었지만, 좀 커서 데이트 할 때도 “우리 동네 가서 놀자”고 그랬어요. 코엑스나 메가몰 같은 게 생기면서, 저는 그런 곳보다 동네가 더 좋다는 생각을 했고 추억을 차근차근 쌓았던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추억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데이트 한 추억이 제일 많고 그걸 콘텐츠화한 게 많아서 그 때 만난 친구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투어코스를 개발하신 거네요.

◎설: 네. 그걸 연구한 때가 있었어요. “어디 가서 어떻게 놀자” 로컬 플레이스들을 찾는 거죠. 그리고 그 플레이스들이 핫플레이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스토리 발굴이 필요했거든요. 주민들의 생활 이야기나 하다못해 인테리어의 특이함 같은 것을 알아야 뭐가 좋다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서 동네에서 데이트를 많이 한 게 큰 자산이 됐죠. 어찌 보면 친구들이 동네를 다 떠나는 바람에 동네에서 놀 친구들이 없어서 사랑을 동네에서 했던 것 같아요.

◇윤: <서촌방향>이라는 책은 내가 살아왔던 지역에 대한 리포트이면서 연구보고서이면서 나의 삶을 적어놓은 기록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설: 그렇죠. 약간의 장점이자 단점이고 특징이자 한계였던 것 같아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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