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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지난 특집
  • 입력 2020.10.28 18:15
  • 수정 2021.03.19 12:28

[10월특집(3)] 로컬 부동산 소유문제의 해법을 찾는 로컬벤처 - 시흥 월곶 <빌드> 우영승 대표, 임효묵 이사

10월의 비로컬은 ‘로컬벤처’ 특집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빌드>는 창업 초기부터 스스로를 ‘로컬벤처’라 표방했던 로컬크리에이터입니다. 경기 시흥 월곶에서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공간과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우영승 대표와 임효묵 이사를 만나 빌드가 생각하는 ‘로컬벤처’는 무엇인지, <빌드>의 다양한 비즈니스에 대해 나눠보았습니다.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저희 비로컬이 <빌드>를 팟캐스트로 찾아뵙게 된 이유는 로컬벤처라는 키워드 때문입니다. 최근에 조희정 박사님,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가 공저한 <로컬의 진화>라는 책에서 일본의 사례를 들며 ‘로컬벤처’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요.

지역 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청년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로컬 크리에이터와 로컬벤처를 육성하겠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컬벤처의 원조 격인 업체가 어디 있나 찾아보니까 경기도 대표 로컬 크리에이터 <빌드>가 로컬벤처라는 이름으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한 케이스더라고요. <빌드>가 말한 로컬벤처는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서 찾아뵙게 됐습니다.

◆빌드 우영승 대표(이하 ‘우’): 사실 큰 의미는 안 뒀었는데, 2016년에 창업 했을 때는 저희를 도시재생 스타트업이라고 했어요. 도시재생 뉴딜 사업들이 있고 해서요. 우리는 지역 활동가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 하는 형태를 말하고 싶어 지역 기반 창업을 했기 때문에 로컬벤처라고 이야기는 했는데 최근에 잘 쓰지는 않는 것 같아요.

로컬이라는 단어도 좀 무겁고 크게 느껴지기는 하더라고요. 우리가 하는 일은 결국 동네 단위에서 커뮤니티와 같이 연계하고 생활 밀착형 상업 공간들을 만들고 플랫폼이나 인프라를 만들어나가는 일인데 로컬이라는 표현이 거창한 것 같아 잘 안 쓰는데 이렇게도 썼다가 저렇게도 썼다가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시흥시 월곶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빌드> (빌드 제공)

◎빌드 임효묵 이사(이하 ‘임’): 로컬 크리에이터와 로컬벤처의 차이가 뭐냐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저희도 사업을 하고 다른 지역 사업하시는 분들이나 활동하시는 분들 보니까 기업처럼 조직의 형태를 갖추면서 하시는 분도 계시고 개인이 큰 꿈을 가지고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한 공간을 운영하거나 예술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조금 더 조직의 형태를 갖추면서 형태를 만들어가는 게 크리에이터보다는 벤처라는 표현이 더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최근에 더 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역에서 기업의 형태로 뭔가를 한다는 게 어쨌든 중앙에서 어떤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가며 하는 것 보다는 작은 시장 안에서 만들어가야 하다 보니 사업적으로 하는 것들이 한계가 기본적으로 있지 않나 하는 고민은 있거든요. 그렇지만 도전하는 거고 해서 로컬벤처라는 게 그런 뜻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 로컬은 이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개념이 되고 있어요. 그래서 수줍어하지 않으시고 과감하게 로컬벤처라는 말을 쓰셔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자, 로컬 신에서 <빌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깊숙이 모르는 분들도 있거든요. 어떤 생각으로 창업을 하게 됐고 두 분은 어떻게 파트너가 돼서 지금까지 4년 동안 비즈니스를 이어오시게 됐는지 말씀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임: 처음에 영승님이 사람을 모으고 <빌드> 시작을 하셨는데 저도 그 중 한 사람이었어요. 마지막으로 합류해서 7명이 같이 시작을 했는데요. 하고 싶었던 것들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방향성에 대한 것은 일치했던 것 같아요.

내가 만들어낸 것들을 내가 가지고 갈 수 있는 행복한 세상, 뭐라고 해야 하지.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분배에 대한 문제를 몸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부각되는 부분이 부동산이었던 거고요. 내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서 부동산 문제, 특히 소유 구조에 대한 문제를 고민했던 것들이 있어요.

또 한 가지는 가정을 이루면서 나의 일과 여가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가 깨지게 되거나, 특히 여성의 경우 아이를 낳고 본인을 잃어가게 되는 사회 모습이나 분위기 이런 것들이 결국 나한테도 다 해당이 될 것이기 때문에 같이 해결해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 두 가지에 의견이 모아졌던 것 같아요. 우리가 월곶에 가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것 보다 여기 와서 하면서 바뀐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지금도 앞으로 뭘 할지 모르고요.

◆우: 그 때 구체적인 건 있었죠. 3층짜리 건물 짓는 거요. 사업계획서를 써야 했는데, 3층짜리 건물을 지어서 육아하는 여성들을 위한 부동산인데 다른 방식의 소유구조를 만드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윤: 3층 집 만들려고 업체명을 <빌드>라고 하신 거군요? (웃음)

◆우: 그건 아니고요. 슬로건이 먼저 나왔어요. <빌드>라는 이름이 나온 게 스몰 비즈니스 이즈 빌드 스트롱 커뮤니티라고 해서 커뮤니티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먼저 만들고 그 관점에서 <빌드>라는 단어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제일 처음에 효묵님께 사업 같이 하자고 보여드렸을 때 회사 이름은 <빌드99>였습니다. 99%를 위한 부동산 커뮤니티를 만들자는 뜻으로요. 그런데 친분이 있는 VC 분이 ‘너무 커미스트 같으니 99는 빼자’고 하셔서 <빌드>가 됐습니다.

<빌드> 우영승 대표 (빌드 제공)

◇윤: 두 분은 남자 분들인데 육아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하셨는지?

◎임: 처음은 영승 대표가 했던 부분이 있는데요. 저희는 공동체나 지역 안에서 뭔가를 만드는 것을 당연히 고민 하지만, 오히려 그 부분을 뒤로 놓고 사업적으로 잘 해보고 싶은 생각이 좀 더 강하기는 해요.

다양한 실험과 다양한 모델이 나올 수 있는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게 뭐냐, 우리가 하고 싶은 게 뭐냐고 했을 때 기존에 하던 방식 말고 새로운 방식을 해보고 싶었던 거고요. 우리가 월급도 줘야 하고 내가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한 것도 있으니 어떻게든 돈은 벌어야 한다. 공공이랑 같이 일하면서도 최대한 파트너로서 같이 하면서 의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윤: 두 분은 여기 시흥 분들이신가요? 월곶에 자리 잡게 된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요.

◆우: 둘 다 시흥에 연고는 아예 없고요. 효묵님이 이야기 해주신 부분에 조금 붙여서 얘기를 해보자면, 커뮤니티나 육아하는 여성과 같은 고민들을 일을 하면서 키워 나갔는데 사실 조금 가볍게 생각을 하려고 했어요.

육아하는 여성들만을 위한다기보다 결국 우리도 결혼을 할 거고 아이를 낳고 어딘가 정창해서 살아가야하는데 그 때 내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생각인 거죠. 그러니까 나한테 좀 집중 돼 있었던 것 같아요. 이기심으로부터 이타심이 나올 수 있게 한 거지 지역 사회를 위해서라든지 정말 육아하는 여성들을 위해 이걸 꼭 해야겠다는 그런 건 아니었고요.

제가 이전에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시흥시에 관련 정책 제안하는 역할도 했었고 제가 일했던 곳이 시흥시와 같이 지역 혁신가 양성 프로그램을 했었어요. 그런 프로그램들을 하면서 시흥시에 대해 알게 된 거죠. 시흥이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매력 요소가 굉장히 많아요. 보시다시피 바다도 있고 70% 가까이가 그린벨트라서 농지도 많습니다. 또 시화공단에서 2차 산업들 그러니까 제조업도 있고요. 또 월곶을 보면 바운더리가 명확해요.

이 동네는 도심을 바탕으로 퍼지듯이 발달한 동네가 아니라 동네 단위로 발달 돼 있어요. 월곶이라는 동네 반경 5킬로미터 안에 15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서 인구 밀도도 굉장히 높으면서 서울과도 어느 정도 가깝고요. 이런 저런 요소들을 고려해서 시흥을 선택하게 된 거죠. 조금 더 가감 없이 얘기 드리면 지역 안에서 뭔가를 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지역 안에서 저를 조금 인정해주는 곳이 시흥시밖에 없다보니 선택지가 없었어요. 서울에서 하거나 고향인 대구에서 한다고 해도 공무원도 아무도 모르고요. 자연스럽게 내가 사업을 하기에 자원이 제일 많은 곳이자 지역적으로도 매력적이고 시장으로 봐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 시흥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월곶동 책한송이> (빌드 제공)

◇윤: 제가 처음에 임효묵 이사님께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월곶동 책한송이>로 오라고 하셨거든요? 도착해서 팟캐스트 녹음하려면 조용한 장소로 가야한다고 했더니 여기 실내놀이터로 왔어요. 짧은 시간동안 두 군데 공간을 본 것인데요... 공간을 더 운영하고 계시는 건가요? 공간 설명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임: 총 4곳을 운영하고 있어요. 로컬푸드 레스토랑 <바오스앤밥스>가 1호점이에요. 2016년 11~12월에 7명이 다 주방과 홀에서 일하면서 시작했어요. 회사 자체로는 연구용역도 하고 다른 일도 했고 사무실은 다른 곳에 있었지만 공간 운영은 레스토랑이 처음이었고요. 이후에 거의 1년에 하나씩 공간을 오픈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두 번째가 <월곶동 책한송이>에요. 책과 꽃을 판매하는 공간입니다.

로컬푸드 레스토랑 <바오스앤밥스> (빌드 제공)

◇윤: 세 번째가 지금 있는 <바이바이>. 어린이들을 위한 실내놀이터인 거죠?

◆우: 네. 그런데 지금 보시다시피 코로나로 일반 키즈카페처럼해서 자유 입장은 받지 않고 있고요. 대관을 하시면 공간을 빌려드리는 식으로 하고 있어요. <바이바이> 특징은 장난감 없는 키즈카페라는 점이에요. 다른 키즈카페들을 보니까 아이들이 시설물하고 놀더라고요. 저희는 골목 놀이 문화라고 해서 일상에 있는 다양한 소재들로 놀이를 만들고 창의성과 사회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키즈카페 <바이바이>에 함께하는 구성원들 (빌드 제공)

◇윤: 마지막 네 번째 공간은 또 어디인가요?

◆우: <바이바이> 바로 옆에 <월곶식탁>이라고 해서 제철 식재료를 판매하는 공간이에요. 일차적으로 저희가 시흥에서 나는 식재료를 직매입 해 와서 판매하고요. 시흥에서 안 나는 재료나 구하기 어렵고 수급이 불안정한 재료들 같은 경우 인천 도매시장에서 구매해옵니다.

혹은 꼭 소개하고 싶은 농부님의 농가나 소개하고 싶은 재료가 있으면 강원도 홍성에서 우유를 가져오거나 김포에서 유정란을 가져오기도 하고요. 온라인 판매도 하는 데 그 건 <팜닷>이라는 사업이고요. LH 지원을 받아서 처음에 시작할 수 있었던 사업이에요.

◇윤: 그게 LH소셜벤처의 스케일업 프로그램이잖아요? 저희가 어반플레이, 로컬스티치, 블랭크 순서로 찾아갔었는데요. LH소셜벤처 스케일업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케이스였어요. 저희가 그 때 프로그램을 잘 몰랐던 때라서 질문을 자세히 못했거든요. 다른 로컬에 계시는 크리에이터 분들이나 로컬벤처들을 위해서 프로그램도 자세히 말씀해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우: 지역 기반으로 창업하는 팀에게 돈을 주는 사업이에요. 일반 소셜벤처 사업이랑 스케일 업 사업이 있는데요. 일반 소셜벤처 사업은 업종이나 일하는 방식이 꼭 지역과 연계성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고요. 제가 알기로 스케일업도 꼭 지역과 연계성이 있어야만 가능한 건 아니라고 알고 있어요. 그래도 지역과 연계성이 있으면 향후에 LH랑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갈 수 있으니까 이 사업에 좀 유리한 게 있는 것 같아요.

◇윤: <월곶식탁>이 LH소셜벤처 지원을 받아 구축하신 사업이죠?

◆우: 네, 맞습니다. 그것보다 먼저 한 게 <팜닷>이에요. <마켓컬리> 같은 거라고 생각 하시면 돼요.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먼저 만들었어요. 중요한 것은 저희는 전국구가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지역 사람들에게 배송을 해서 물류비용을 아끼고 중앙 중심의 유통 구조를 지역 단위 구조로 바꿔보고자 했습니다.

식자재유통사업 <팜닷>을 이끌어가는 구성원들 (빌드 제공)

◇윤: 일종의 로컬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플랫폼인 거네요. 1차 산업인 농업과 일반 소비자들을 연결하는데 어찌 보면 지금 <빌드>가 구축해 온 1, 2, 3, 4호점의 맥락을 놓고 보면 지역 공동체가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경제가 선순환 돼서 소위 지역사회, 로컬 비즈니스가 생태계로 구축되는 어떤 그림을 보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 맞습니다. 물론 특산품을 잘 파는 것도 중요하고 지역에 브랜딩 될 만한 캐릭터를 만드는 요소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저희가 가진 고민 중 가장 큰 지점은 결국 이런 거예요. 생태계 구축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데 모든 것이 중앙 중심이잖아요. 주식이나 은행이나 부동산 등도 지역 안에 노동을 통해 번 수입들이 다시 지역으로 뿌려지기보다 중앙 중심으로 돈이 흘러가는 거죠.

◇윤: 처음에 온라인 플랫폼으로 먼저 시작 하시고, 오프라인 매장으로 풀어놓은 게 <월곶 식탁>이다?

◆우: 그렇죠. 지역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오프라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신선식품이 가지는 한 가지 큰 맹점이 그래도 신뢰를 하려면 어떤 상품인지 내 눈으로 보는 게 필요하다는 점이죠.

◇윤: 저도 취재하다가 알게 됐는데, 사람들이 자연과 친하지 않다보니 신선식품에 대해 여러 오해가 있어요. 예를 들면, 쌈 야채 같은 경우 벌레 알이 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벌레가 익충이거든요. 도시인들이 이 걸 발견하고 고객지원센터에 항의하고 배상하라고 하는데 소비자보호법이 애매해서 일대일 현물 보상을 하게 돼 있어요. 그러면 쌈 야채를 다시 보내드리는 건데, 병원비도 받아야 하고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소비자가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은 내 마음을 안심시켜 달라는 건데 센터는 시스템 안에서 매뉴얼을 읽어주는 거죠. 제가 농부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 나방의 알이 선 게 기분은 불쾌할 수 있지만 그만큼 농약을 안 뿌렸다는 야채라는 뜻이고 알은 단백질 덩어리여서 먹는다고 몸에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또 이게 쌈채류 세척하는 기계로는 떨어지지가 않아서 수작업으로 떼야하는데 대량 생산하고 대량 소비하는 시스템에서는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지역사회에서 오프라인 서비스가 되면 찾아가서 얼굴을 맞대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 그렇죠. 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죠. 저희가 코로나 이전에는 농장에도 아이들과 같이 가서 체험 농장 같은 것도 운영 했어요. 보통 소비자가 농가가 어떻게 생산하는지까지 보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지역에서 가지는 이점인 것 같고요.

또 농부님이 오셔서 ‘농부의 레시피’라고 해서 한 달에 한 번씩 요리 클래스도 같이 열어요. 먹거리를 단순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그 가치들을 억지로 인정받으려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서 이해할 수 있게끔 하고 있습니다.

◇윤: 스케일업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갑자기 <월곶식탁>에 전율을 느끼는 바람에 이야기가 샜는데요. LH의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지원을 받아서 어떤 걸 하셨던 건가요?

◆우: 지원을 받아서 <팜닷>을 만들었죠. <팜닷>은 정말 아이디어였어요. 그 때만 해도 이런 것 하고 싶다 정도였거든요. 나중에 끝나고 알았는데, 제일 고민을 많이 했던 팀이라고 하더라고요. 실체가 없는 걸 지역 기반 유통으로 만들겠다고 하니 일이 크기도 하고요. 사업은 일단 앞에 레퍼런스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 팀은 돈 주면 이대로는 안 해도 뭐라도 할 팀인가 아닌가가 1번이 될 것 같고요. 2번이 좀 중요한 게 이 지원사업으로 잔머리 써서 돈 벌려고 하면 눈에 다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대부분 이제 사업이 조금 힘든데 이익은 내야할 때 지원사업을 찾는데 지원 사업은 수익 모델을 만드는 구조가 아닌 거잖아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도 진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중간지원조직 입장에서 한 번 쯤 배팅 걸어볼만 하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저희는 운 좋게 돼서 홈페이지도 만들고 그 때부터 샤인머스켓 같은 단일 상품 중심으로 판매를 했어요. 소비자들하고 접점이 생기면서 상품 가지 수를 늘렸고요. 이걸 경험할 공간을 만들자고 해서 오프라인샵으로 <월곶식탁>도 만들게 됐습니다.

<팜닷>에서 거래처 농가를 방문해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빌드 제공)

◇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쭤보고 가야 할 것 같아요. 블랭크와 콜라보를 해서 새로운 일을 하신다는 소문을 들었는데요. 앞으로의 계획도 말씀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임: 지역에서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성장할 거냐에 대한 부분은 누구나 다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지역을 벗어나서 해볼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죠. 다른 지역에 가서 어떤 사업을 펼쳤을 때 성공 가능성이나, 사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들이 있는데요.

여수에 있는 민간 시행사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저희도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블랭크와 함께 상업 공간을 해보려고 합니다. 여수에 웅천지구라는 신도시가 있는데요. 180평정도 되는 공간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공간은 아마 내년 초에 오픈할 것 같습니다. 지역을 벗어나서 직영으로 공간 운영을 해보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우: 조금 살을 붙이자면, 저희가 가지고 있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 축이에요. 지역 안의 생태계를 어떻게 잘 만들어 갈 것인가. 지역 안에서의 일들이 있어요. 시민 주주 모집이라든지 하는 금융 문제 해결 프로젝트들도 있고요. 농산품이나 지역 생산품을 어떻게 소비자에게 연결할지, 지역 안에 커뮤니티에서 사람들 간 연결은 어떻게 할지 등이 1번 고민이고요.

이게 결국 사업적으로 보면 한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복제 확산이 가능한가에 대한 확장 버전을 고민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게 이제 여수인 거죠. 그래서 이렇게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앞으로도 <빌드>가 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팟캐스트를 듣고 혹시라도 유휴자산을 좋은 조건으로 넘기고 싶은 분은 연락주십시오.

◇윤: 두 업체가 콜라보를 한다니 더 기대가 되고 믿음도 갑니다. 내년에는 여수에서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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