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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지난 특집
  • 입력 2020.01.31 17:00
  • 수정 2020.01.31 21:31

[1월 특집(5)] 임팩트 투자와 로컬크리에이터

(특별칼럼) 로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점검해야 할 4가지

연초부터 로컬크리에이터의 지속가능성과 임팩트 투자의 가능성이라는 화두를 던진 <lit2020>의 여운은 행사 뒤에도 계속 남겨지고 있다. 아래의 내용은 로컬 비즈니스, 로컬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로컬크리에이터 분야의 연구자이면서 <lit2020>의 모더레이터로도 참여했던 연세대 박민아 외래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후기를 옮겨온 칼럼이다. 게재와 배포를 허락해주신 박민아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beLocal)

<lit2020>에서 모더레이터로 나선 연세대 박민아 외래교수  (beLocal)

로컬의 공간, 강원도 강릉시에서 열린 <lit2020>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두 번째 세션 "로컬크리에이터, 소셜 임팩트를 마주하다"의 모더레이터를 맡게 되어 로컬크리에이터와 투자생태계, 양 지점의 고민을 마주하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다.

2018년 가을, 강원의 로컬크리에이터 연구를 수행할 당시만 해도 ①로컬크리에이터란 누구인가, ②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③어떤 지원이 필요한가와 같은 ‘WHO’에 집중한 화두가 주를 이뤘다.

불과 2년여 만에 본격적인 성장과 지속성을 논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을 보니 ‘로컬크리에이터 패러다임 시프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는 조짐이 아닌가 한다. 이에 그동안 강원과 충북의 로컬크리에이터 연구를 하며 해왔던 생각을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정리해보고자 한다.

로컬크리에이터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다음과 같은 4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골목길 자본론>의 모종린 교수가 강조하는 장인대학모델과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와도 같은 개념이다.

(1) 전문성

그간의 연구에 따르면 로컬크리에이터 중에 로컬 창업과 관련해 전문적·장기적·체계적인 도제훈련이나 전문적인 창업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개인의 역량만으로 여기까지 온 분들이 대단하게 여겨지지만, 계속 시장에서 살아남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로컬크리에이터 인재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현재 활동하는 로컬크리에이터와 예비 로컬크리에이터를 위한 도제교육, 전문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강원 평창의 <감자꽃스튜디오>가 폐교를 재생해 전국의 청년들이 창업을 통해 강원에 정착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창업플랫폼을 만들었다. 이와 같은 모델이 지방학교, 지역대학, 장인대학 등으로 파생되기를 바란다.

(2) 규모화

로컬크리에이터의 놀라운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양과 질의 측면에서 로컬크리에이터의 규모화가 필요한 단계에 이르렀다. 2016년 이후 강원창조경제센터는 160명의 로컬크리에이터를 발굴했고,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로컬크리에이터 100여명 정도로 추정한다. 충북은 6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절대 다수의 로컬크리에이터가 창업경제혁신센터의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전국 로컬크리에이터 규모를 숫자로 얘기하기 어렵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규모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3) 상업성

수치의 형태로 측정하기 어려운 비재무적 가치와 잠재력, 매력적인 솔루션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만 볼 때 로컬크리에이터의 성장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그러나 매출 규모만 놓고 따질 때 연매출 5억 원 이상의 규모화를 이룬 로컬크리에이터의 비중도 낮다.

<lit2020> 행사의 클로징에서 발언한 <감자꽃스튜디오> 이선철 대표도 ‘시장 경쟁력’에 대해 지적했다. 지역 콘텐츠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의 차별성을 갖게 만들어 주지만 상품과 서비스의 본질도 중요하다. 어느 곳에 내 놓아도 매력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4) 로컬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많은 로컬크리에이터 분들을 보면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삶의 방식과 질이 뚜렷하다. 개성있는 라이프스타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데, 이를 왜 이 지역에서 추구하게 되었는가 찾아볼 필요가 있다. 분명 해당 지역의 매력적인 무언가가 로컬크리에이터를 이끌었을 것이다. 이들이 향유하는 매력적인 로컬라이프스타일이 업(業)에 담길 때, 소비자들은 어떤 상품과 서비스인지 궁금증을 갖게 된다. 나아가 간접적으로 로컬을 체험하고 싶어 하며, 로컬을 방문하게 되고 머물게 된다.

어떻게 보면 라이프스타일은 간단하다. 무엇을 입고 먹고 어떻게 사는가? 의류, 패션, 커피, 수제맥주, 빵, 술, 가구, 건축 등의 로컬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표현된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디자인, 공간 등은 단기간에 복제가 가능하지만, 삶의 가치에 기반한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는 복제가 어려운 오리지날리티를 유지하기 마련이다.

로컬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펼치는 로컬크리에이터로 <브레드메밀>, <작은알자스>, <무등산브루어리>, <천연염색 바른>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로컬 브랜드들이다.

◆로컬임팩트 창출에 주목한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하면 로컬크리에이터의 성장모델은 ①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익창출’, ②시장에서 확장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③의도성의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출되는 ‘가치의 지속성’에 달려있다.

임팩트 투자자들은 로컬크리에이터가 생산, 유통, 소비 등으로 시장에 접근한 다음, 해당 지역의 문제를 개방적·창의적·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공공 영역의 솔루션으로 제공해 로컬임팩트가 창출되는 점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칼럼니스트 박민아 /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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