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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혁주
  • 지난 특집
  • 입력 2020.12.29 23:20
  • 수정 2020.12.31 23:05

[12월특집(2)] 2부: "할미넴, 순창 두릅을 브랜딩한다!" <방랑싸롱> 장재영 대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재정의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비로컬의 마지막 이야기는 <로컬 리브랜딩>입니다. 우리가 이미 '로컬'이라고 인식한 자원에 크리에이티브를 담아 로컬을 새롭게 브랜딩 한 로컬크리에이터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전북 순창은 고추장으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그러나 “순창은 도화지다!”라고 주장하는 자가 있으니, 순창을 대표하는 로컬크리에이터 <방랑싸롱> 장재영 대표입니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후 순창에 정착하며 로컬크리에이터만의 시각으로 순창을 리브랜딩하고 있습니다.

사실 순창을 대표하는 로컬푸드는 고추장이 아닌 두릅입니다. 전국에서 유통되는 두릅의 70%가 순창에서 재배되기 때문입니다. 2019년 ‘쇼미더순창-할미넴’ 활동은 순창 두릅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1부: 순창의 재해석-순창은 도화지다!
2부: 할미넴, 순창 두릅을 브랜딩한다!

방랑싸롱을 상징하는 벽화 (사진출처= 방랑싸롱 인스타그램)

◇비로컬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방랑싸롱을 공간을 업사이클링 방식으로 꾸몄잖아요. 테이블 하나 꾸미고 있는 대형 공조 시스템의 끝에 달려있는 실외기 펜이 들어가는 커다란 박스를 그대로 옮겨와서 테이블로 쓰고 계시고 한쪽 켠에는 서까래도 있고요. 공간을 특이하게 해놓으셨는데 보통 이런 형태로 꾸며놓은 공간은 무질서해보이지만 나름의.

■스몰데이즈 설재우 대표(이하 ‘설’): 맥락이 있어 보이죠.

◇윤: 네. 나름의 질서가 있는 거죠. 익숙한 것들인데 낯설게 보면 낯설게 보여지면서도 또 친숙하게 보여지는 그런 공간. 그래서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토끼 따라서 굴로 들어갔더니 이상한 세계로 온 것처럼 방랑싸롱에 출입구 문을 열고 들어오면 익숙하지만 낯선 세계로 들어오게 되는.

●방랑싸롱 장재영 대표(이하 ‘장’): 굉장히 특이하죠.

◇윤: 네. 그리고 또 재미있는 점이 방랑싸롱 무대 끝에 그려져 있는 벽화가 굉장히 인상적이거든요. 여성이 눈을 가린, 천으로 눈을 가려진 채 옆에 꽃이 피어나고 있어요. 장미꽃이랑 생각을 하게 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 여러 가지 상상들이 있어서 정말 멋지고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장: 일단 벽화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여기가 원래 고추장을 보관하던 저온창고 였어요. 저는 이 공간을 최대한 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저 위에 공조 실외기도 붙어져 있었고 테이블로 쓰는 건 저쪽 반대편에 있던 것을 때서 이제 테이블로 쓰는 거고요.

여기 처음에 꾸미고 할 때 앞에서 말한 문제들로 인해 제가 생각한 대로 인테리어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하던 것을 일단 물리고 내가 그냥 직접 해야 되겠다. 보이기에 특이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붙인 것 같지만 제가 추구하는 컨셉은 "빠이"라는 곳이었어요.

◇윤: "빠이"요?

●장: 태국의 "빠이"라는 곳을 좋아하는데 그곳에 가면 무질서해 보이지만 나름에 굉장히 편안함과 동남아만이 가진 특유의 히피스러움이 있어는데, 방랑싸롱이 ‘빠이’와 같은 공간이 됐으면 한 거죠.

여행자들이 와서 쉬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것 같고, 여행 온 것 같은 감정을 느끼기를 원해서 그렇게 만들어 간거죠.

이 벽화는 카페의 메인이라고 생각을 해서 계속 비워뒀었어요.이게 다 완성이 된 이후에도 여기가 비어져 있었어요. 핵심 텐츠가 들어와야 되지 않나 하면서 계속 비워뒀었어요.

그러던 중 인터넷 서칭을 하다가 이 벽화를 그린 그래피티 아티스트를 보게 됐는데, 벽화와 비슷한 그림을 이태원에 그려놨더라고요. 비누라고 하는 작가님인데 제가 컨택을 해서 이런 공간에 그림을 그려줬으면 좋겠다, 어떤 걸 원하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여기가 공연장인데 저 옆에 있는 꽃은 귀에서 나오는 거예요. 저 꽃이 무엇을 들었는지 귀에서 저런 꽃들이 폭발하듯이 나오는 거예요. 눈은 가려져 있는 건 제가 그런 스타일을 원해서 그려달라고 했는데 12시간이 걸리더라고요. 밤에 오셔서 밤새 그리고 아침에 가셨죠.

저 벽화를 보면 저희 방랑싸롱 상징하는 그림처럼 된게 외부 노출이 많이 되다 보니 벽화를 그린 작가 분도 저를 계속 태그 하더라고요. 본인도 좋겠죠. 본인이 그린 그림이 노출되면.

■설: 그럼요.

◇윤: 한 6개월 만에 방랑싸롱에 왔는데 오자마자 느낀게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아무 생각도 하기 싫고, 꼼짝 안 하고 어딘가에 가만히 앉아있거나 바닥에 누워있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의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방랑싸롱 (사진출처= 방랑싸롱 인스타그램)

■설: 여기가 세계여행의 컨셉이 들어있어요. 세계를 다니면서 축적된 모든 것들이 다 녹아져 있는 것 같아요.

●장: 맞아요. 의도해서 꾸미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그냥 싶어서 한 것들인데 다른 분들이 봤을 때는 그런 점을 이국적으로 봐주고,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들이 있더라고요.

■설: 원래 미적 감각이 있으신 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세계에 좋은 곳들을 많이 보신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방랑싸롱 (사진출처= 방랑싸롱 인스타그램)

●장: 제가 산업 디자인 전공하긴 했습니다.

◇윤: 저는 연기를 전공하셨거나 음악을 전공한 분이실 줄 알았는데.

■설: 그래요? 트레이드 마크 헤어스타일이 있거든요.

●장: 그 헤어스타일은 제가 순창 오면서 정말 해보고 싶어서 스스로를 브랜딩 하자해서 했던 헤어 스타일이었어요.

◇윤: 그런데 그 수많은 뮤지션들의 섭외는 어떻게 하시게 된 거에요?

●장: 제가 서울에 자주 가잖아요. 원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엔터 쪽에 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 당시엔 관심이 없어 몰랐는데 제가 기획하고 있는 걸 얘기를 하니 그 분들이 소스를 굉장히 많이 주는데 제가 그걸 캐치를 잘 한 것 같아요.

“이거 이렇게 하면 되겠네” 라는 생각이 바로 들면 섭외를 해서 그 자리에서 결과를 내는거죠. 신촌블루스 같은 경우 제가 그 팀 섭외를 하고 싶어서 그 팀을 잘 아는 분이 오마카세를 하시는 분이 계신데 거기에서 블루스 하시던 노병기씨가 오셔서 술을 드시고 있던 거예요.

그랬더니 “야, 여기가 신촌블루스 블루스 하는 사람이니까 여기를 섭외해라” 하시는거예요. 그래서 “저야 좋죠.” 하면서 노병기씨 팀으로 섭외를 하려고 그 오마카에 갔더니 또 계시더라고요. 거기서 술 한잔 하면서 얘기를 하는데 “코로나 시국에 공연을 해야 되는데 공연을 못 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지금 엄인호씨도 놀고 있다”라고 하시길래 엄인호씨를 같이 모실 수 있으면 저희는 영광이겠다. 노병기씨가 그 자리에서 바로 전화를 하시더니 “스케줄 된다, 가자!” 이렇게 신촌블루스가 섭외가 된 거죠.

[2020 순창 VIBE] 방랑싸롱 X 신촌블루스 (사진출처= 방랑싸롱 인스타그램)

◇윤: 저는 신촌블루스 나온다고 그랬을 때 인디 밴드를 하시는 분들 중에 유사품들이 있잖아요. 신촌블루스를 오마주를 하나보다, 블루스가 브루스거나 언어유희로 생긴 팀일 거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블루스 음악이 듣고 싶어서 그날 라이브를 보는데 아니!

■설: 진짜가 나타났다.

●장: 신촌블루스 섭외 에피소드도 있는데 여기 지역에 청년 뮤지션들이 있는데 저는 뮤지션들한테 지속적인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다. 이 친구들이 커버곡을 연주할테니 무대를 같이 한번 해주실 수 있겠느냐.

◇윤: 그때 라이브 한 것 봤습니다.

●장: 네. 그래서 이 분들이 오케이 하신거예요. 그래서 여러 의견을 나누다가 그러면 같이 하는 건 조금 버거우니 커버곡을 연주 하면 은근히 와서 같이 무대를 해주겠다.

그래서 연습할 때도 신촌블루스가 직접 보기도 했어요. 이 친구들한테도 서울에서도 만나기 힘든 기회인데 시골에서 대스타를 만나 그 앞에서 노래를 하고 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일이잖아요.

■설: 그럼요.

●장: 저는 신촌블루스를 섭외한 것보다 청년들이 무대를 만들어준 게 훨씬 더 가치가 있고, 저 스스로도 기분이 좋죠.

◇윤: 청취하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제가 설명을 드리자면 순창군 인구가 27,500명 정도로 굉장히 협소합니다. 순창이 서울에 비해 인구 밀도 낮다보니 서울에도 동 하나 안에서 인디 밴드를 하는 청년들을 찾아보면 많지가 않거든요.

그 이후에도 저는 신촌블루스가 출연한 것을 보고 방랑싸롱에서 공연이 있다 하면 시간이 나는 데로 페이스북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봤어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영상의 수준이 올라가더라고요. 보니까 최근에 장비를 확충하셔 가지고.

●장: 아,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지원을 받아 업그레이드를 했어요. 영상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온라인으로 스트리밍 할 수 있는 사이즈가 돼야 되겠다 그래서 장비 업그레이드에 심혈을 기울였고요. 그러다 보니 아, 이 정도는 나와야 되겠더라고요.

◇윤: 방랑싸롱보다도 장재영 대표님이 유명해지게 된 건 한 1년 전인데 할미넴 때문에 유명해졌잖아요. 이 부분이 장점 또는 단점일 수 있는데 할미넴 이미지로 고정이 되어서 언론에 할미넴 때문에 노출이 되는 점이 아쉬웠어요.

쇼미더 순창 포스터 (beLocal)

●장: 그런데 모르겠어요. 할미넴 때문에 계속 연락을 주시는데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본인들만의 킬러 콘텐츠 하나씩은 있어야 하지 않나 라고 생각해요. 저는 킬러 콘텐츠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청자들이 킬러 콘텐츠라고 생각하고 찾아주시니 저한테는 나쁘지 않은 옵션인 것 같아요.

◇윤: 그런데 산업 디자인하시던 분이 어쩌다가 이렇게 할미넴으로.

●장: 아, 할미넴 기획하게 된 사연이 있는데요. 저는 청년들과 어른들과의 연결고리가 없을까, 끌어들일 수 있을만한 후크를 할 만한 아이템으로 랩을 해보자.

어르신들과 만나서 이야기 하다 보니 어르신들도 랩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겟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해보자라고 컨셉을 잡은 거고요. 저는 궁극적으로 또는 기술적으로 할머니들에게 랩을 가르쳐서 래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청년들과의 연결고리, 관계형성이 핵심 가치였기 때문에 한 달간의 프로젝트 기간 동안 청년들에게도 그랬어요. 가서 관계를 쌓아야 되니 밥을 먹어도 좋고, 일을 도와드려도 좋고 가서 놀다 와도 된다. 대신 랩을 억지로 가르치려고 하지 말아라. 대신 우리가 마지막 날에 이 두 마을이 경연대회를 하는 것만 정해놓고 가자.

순창 할미넴 프로젝트 X 쇼미 더 순창 포스터 (사진출처= 방랑싸롱 인스타그램)

◇윤: 구림면 대 풍산면, 구슬팀 대 백구팀 2019년 11월 15일 저녁 때 했던 행사가 그거였던 거죠.

●장: 네. 할머니들도 처음에 노시다가 나중에 저 마을하고 저렇게 해야 된다고 하니 “저 마을에 질 수 없다!”하는 대결 구조가 된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열심히 하셨어요. 저희 영상을 보면 옷까지 맞춰 입고 오셔서 열띤 경연의 장을 펼쳤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르신들이 훨씬 더 좋은 퍼포먼스들을 보여주셨고 그 이후 방송국에서 연락이 엄청 많이 와서 어르신들 섭외를 해달라고 했었어요.

몇 번 연결을 해드렸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제가 이 아이템을 끌고 갔으면 이 팀으로 더 해봤을텐데 잘 안돼서 아쉬움이 있었어요. 애초에 한번 하고 말려고 했던 아이템는데 1년이 지났는데도 바이럴이 되고 노출이 되는 상황이어서.

■설: 그렇죠.

●장: 지금은 아이템화 해볼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두릅송 들었던 것을 올 겨울에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서 보려해요. 전국에서 두릅 생산량 70-80%이 순창에서 나와요. 순창 두릅이 유명합니다.

◇윤: 고추장에 가려진.

●장: 가려져 있죠. 두릅 하면 순창산이예요.

■설: 그렇구나.

●장: 두릅송을 불렀던 분이 순창 두릅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시는 농장을 가지신 할머니에요.

◇윤: 저 분이 농장을 정리하면 두릅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거네요.

●장: 저 분이 생산하는 두릅이 롯데마트에 전량 다 나가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할머니께 촬영하면서 노래 가사에 “순창 두릅이여, 영원하라!”로 바꿔서 순창 두릅 홍보로 써봅시다.

■설: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윤: 내년 3월에 또 팟캐스트 녹음하러 또 와야 될 것 같아요.

●장: 이번에 저희 유튜브를 보면 아시겠지만 할머니를 1년 만에 만났는데도 노래 가사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못할 줄 알았는데 잘 하시더라고요.

■설: 레드썬 할머니이신가요?

장: 아니오. 청산 블루마운틴 할머니.

■설: 노래 퀄리티가 굉장히 좋더라고요.

●장: 그 래퍼가 잘 잡아줬어요. 그 래퍼가 그 음을 따 가지고 싱글로 녹음을 했는데 래퍼가 잘 만들어줬어요.

■설: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에서 두릅송, 방랑싸롱을 검색하면 나와있으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윤: 의도가 재미있네요. 청년과 노년층들 연결해주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랩을 해보자, 힙합을 해보자는 좋은 의도가 살아나면서 새로운 문화 형성과 동시에 시대적으로 잘 맞은 것 같아요.

요즘 판소리를 재해석한 게 히트를 치고 외국 사람들은 코리안 힙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잖아요. 대표적인 곡이 이날치 “범 내려온다”죠.

전통의 재해석인데, 할머니들이 랩 하는 걸 보니 뭐랄까요, 전통적인 소리, 라디오에서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이런 형태로 내려오던 게 현대적으로 다시 한번 재해석되는 것 같고요.

할머니들의 장단을 통해서 표현이 되니 다른 나라 음악 같지 않고 우리의 음악 같은 거예요. “아, 우리에게도 이런 힙합 정신이 있었구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들이었거든요. 결국 청년과 노년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만든 프로그램이었잖아요.

제안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목표,목적 달성을 위해 결과물 표출을 위해 많은 힘을 들여야 되는데 그것보다 본질에 충실하다 보니 결과가 잘 나오게 된 거고 그 결과를 가지고 그 다음 단계로 순창의 새로운 리브랜딩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장: 그 사업이 농촌 활력 프로젝트였어요. 농촌 활력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는 점이 저와 잘 맞았던 거죠. 저는 그와 관련해서 다큐멘터리 영화와 그 이외에 다양한 걸 만들었는데 그건 공모 사업할 때 결과 보고에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저는 결과 보고 이외에 더 많은 걸 사실 만들어낸 거죠.

◇윤: 바꿔 말하면 정부의 예산을 갖고 한 게 아니라는 말씀이네요.

●장: 정부 예산이겠죠. 공모 사업이었으니까. 공모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을 썼고 거기서 더 많은 것들을 만들어낸 거죠.

◇윤: 예를 들어서 자부담 20%인데 자부담 80%, 공모 예산 20% 정도라는 거네요. 이런 열정과 순창에 대한 애정은 어디서 나오게 된 거에요?

●장: 글쎄요. 그 지역에 살면서 재미있는 걸 만들어 볼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은 이야기만 하다가 끝나잖아요. 술 자리에서 이런 것 한번 해볼까, 저런 것 한번 해볼까 하다가 끝나거든요. 그에 비해 저는 그걸 그냥 한다는 게 다른 거죠.

■설: 기획에서 끝나지 않고 실행까지 간다라는 것.

◇윤: 어떤 결과가 나오던 일단 실행을 한다는 것.

■설: 지역에서 활동을 해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셨을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가고 싶으신지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 제가 순창에 연고가 없이 4년째 고군분투하고 있는데요. 4년의 시간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사방이 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버틸만해요. 처음 해보니까 여기 아니라도 얼마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 마음 편하죠. 이게 여기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니까요.

요즘 로컬이 각광 받고 있다 하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는 그렇게 로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저는 2가지로 나눕니다. 여기가 고향이고 아빠가 있는 사람과 아무 것도 없는 사람.

■설: 연고자와 무연고자.

●장: 그렇죠. 그렇게 둘로 나뉘는데 그 분들은 빌딩하는 과정에 차이가 많이 나요. 출발이 다르기 때문이예요. 적응하는 것도 다르겠죠.

저는 스스로 그 과정을 쌓아가는 중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다 보니 당연히 부딪치는 문제들은 있죠. 문제들은 있는데 모르겠어요. 다 다 처음 겪어보는 거니까 “아,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도 버텨야지. 다른 나라에서 살다 보면서 쌓아온 경험이 이렇게 발휘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요. 말 한 마디 안 통하는 외국 같은 데서도 더한 일도 겪으면서 살았는데 이 정도쯤이야 하는 생각이 더 커요.

방랑싸롱 (beLocal)

◇윤: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순창의 색깔이 고추장의 빨간색이었다면 두릅의 녹색, 그 녹색을 다시 재발견 해냈다. 빨간등이 켜짐으로써 다른 존재들이 길을 갈 수 있게 해주는 거고 파란등이라 이번에 내가 갈 수 있게 하는 것,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리브랜딩 작업이 순창의 재해석이자 순창 원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업이 아닐까. 재미있는 것은 그 벽화도요. 귀에서 꽃이 이렇게 피어나잖아요. 한쪽 꽃은 빨간색, 한쪽은 녹색이에요. 의도를 하신 게 아닌 것 같은데 자연스럽게 이렇게 베어나는 것 같아요. 저 벽화를 날마다 보면서 이런 고민들을 더 성숙시켜 가시는 게 아닌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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