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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광희 에디터
  • 인터뷰
  • 입력 2023.11.08 17:49

지역을 찾아오게 만드는 기획, 주식회사 힙컬 장재영 대표

여행과 문화를 더해 지역을 리브랜딩하다

지역을 찾아오게 만드는 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힙컬의 장재영 대표는 남다른 브랜딩으로 지역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참신한 기획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할미넴 프로젝트', ‘재즈페스티벌’ 등은 다양한 지역 축제에 영향을 끼쳤다.

그의 영감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장재영 대표는 서울에서 가장 힙한 홍대입구 토박이로, 평생을 여행하며 색다른 경험을 쌓아왔다고 말한다. 최근 장재영 대표는 본인만의 공간 뿐 아니 컨설팅 위원으로 활동하며 로컬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각 지역의 매력을 살린 컨설팅으로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그를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Interview 주식회사 힙컬·방랑싸롱 장재영 대표

About
분 류  F&B, 지역관리
지 역  조치원
SNS  @jochiwonjungsujang_official

History
21.08~현재. 방랑싸롱 조치원정수장 오픈 및 운영
19.05~09. 재즈페스티벌 기획 및 운영(총 4회)
19.11. 할미넴 프로젝트 기획
16.09. 순창 방랑싸롱 오픈


ⓒ 비로컬
방랑싸롱 조치원정수장에서 만난 힙컬 장재영 대표 ⓒ 비로컬

안녕하세요 대표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방랑싸롱’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는주식회사 힙컬 대표 장재영입니다. ‘방랑싸롱’은 무엇이든 해도 되고 누구보다도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오픈한 공간이에요. 2016년 순창에서 시작해 지금은 조치원에서 운영하고 있고요. 여행자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고,  교류를 통해 상상하며,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것들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방랑싸롱’을 시작하기 전 여행사에서 근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또 호주에서 유학, 체코에서 거주 경험도 있으시다고요. 그 경험들이 지금의 업에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돌이켜보니 평생을 직·간접적으로 여행과 관련된 일들을 해오며 살아왔네요. 지금의 브랜드와 사업의 컨셉은 태국에서의 거주 경험에서부터 온 거라고 할 수 있는데요. 태국 ‘빠이(PAI)’라는 도시의 자유로움과 여행자들을 끌어모으는는 힘 등을 모티브 삼아, 전라북도 순창에서 실험해 보고 싶었어요. 순창이 한국의 ‘빠이’ 같은 곳이 되길 갈망했죠. 

또 다양한 외국에서의 경험들은 기획과 마케팅을 할 때, 그 범위를 설정하는 척도가 되었어요. 가령 외국에서는 고객들이 허용할 수 있는 기획력의 정도가 여기까지였는데, 여러 차례 실험하며 한국의 적합한 범위를 맞춰온 거죠.(웃음)
 

작은 공연장과 벽화가 인상적인 순창 방랑싸롱 ⓒ 비로컬
작은 공연장과 벽화가 인상적인 순창 방랑싸롱 ⓒ 비로컬

순창에서 방랑싸롱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아주 오래전부터 저의 정체성은 여행자였고, 가지고 있는 지식은 대부분 여행업과 관련된 것들이었죠. 외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에 돌아와 가이드를 하며 로컬에 흥미를 느끼던 때에, 전북 순창 게스트 하우스에 놀러 갔었는데요.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제안으로 방 한 칸을 임대받았습니다. 그렇게  창업을 결심하고 여행자의 감성과 바이브를 잘 표현하는 브랜드를 만들길 원했고, 그 브랜드가 바로 방랑싸롱이었습니다.
 

방랑싸롱을 운영하면서 대표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1인 기업으로 창업했기에 저의 모토가 곧 방랑싸롱의 슬로건이었어요. 그 당시 날것 그대로 야생 느낌이 물씬나는 “쪽팔리게 살지 말자”가 저의 모토였고요.(웃음)

물론 그 이면에는 후회 없이 즐기는 삶을 살길 원했고, 지금이 지나면 이 순간은 다시 안 돌아온다는 철학도 담겨 있었어요. 여전히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즐기며 사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장재영 대표는 여행의 이유를 만들어 주며 사람들을 지역으로 불러 모은다 ⓒ 비로컬
장재영 대표는 여행의 이유를 만들어 주며 사람들을 지역으로 불러 모은다 ⓒ 비로컬

여행업계에서 로컬업계로 넘어오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실 때 여행업계와 로컬업계는 무엇이 다른지도 궁금합니다.

글쎄요. 저는 근본적으로 로컬과 여행업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역에서 여행업을 창업한 것이라고 믿고 있으니까요. 지금도 표면적으로는 F&B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궁긍적으로는 여행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엔 조치원에 여행을 오고 지역 내에서 소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외부에서는 저 같은 사람을 로컬크리에이터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저는 여행을 “이유와 상관없이 지역을 방문하고 체류하며 건전한 소비를 하는 행위”라고 정의합니다. 남들이 정의하는 여행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죠. 그렇기에 로컬과 여행업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고요. 즉, 여행에 이유를 만들어 주는 역할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죠. 
 

주식회사 힙컬은 재즈페스티벌, 할미넴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제공 = 힙컬)
주식회사 힙컬은 재즈페스티벌, 할미넴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제공 = 힙컬)

이후 힙컬이라는 법인을 세우셨는데, 회사를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사실 개인사업자와 법인의 갈림길에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법인화가 꼭 필요한가?’라는 고민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고 있을 때, 마침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었고 과업의 결과물로 법인화를 해야만 했었습니다.(웃음)

본의 아니게 법인화를 이루었지만 덕분에 비즈니스의 확장을 이룰 수 있었고, 더 많은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꼭 필요한 시기에 잘 결정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할미넴 프로젝트’, ‘재즈페스티벌’과 같이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기획을 해오셨는데, 대표님만의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지역살이를 하다보면 꼭 해야만 하고, 필요하지만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지역으로의 방문객을 늘리고 지역민이 행복한 축제를 고민하다가 공정여행 프로젝트처럼 진행했던 것이 <BOn VOyage 순창(보보순창)>이라는 재즈페스티벌 축제였는데요. 이후 축제를 마을로 확장하기 위해 <재즈페스티벌-순창 VIBE>의 형태로 발전시켰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이슈가 되어 지역의 다양한 자발적 참여자를 만들어 냈고, 방문객들을 지역으로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민들에게는 재미난 볼거리를 넘어 매출을 올려주며 상권 활성화에 일조하였고, 지역의 청년 뮤지션들을 키워내는 등 부수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할미넴 프로젝트>는 ‘왜 지역엔 청년들이 남아 있지 않는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전국 소도시에 사는 청년들은 문화가 없다고 불평하지만, 스스로 만들려고 생각하지는 않죠. 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없으면 만들면 되잖아’라는 마인드로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이왕이면 재미있고 지역 어르신들도 함께할 수 있는 것을 포인트로 잡고요. 재즈페스티벌을 통하여 사이런트 디스코를 진행해 보니 지역 어르신들도 힙한 것을 좋아하고 즐길 줄 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청년과 노년의 문화가 겹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할머니들의 랩 배틀을 떠올렸고 할미넴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습니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었지만 과거의 경험들이 남들과는 다르다 보니, 제가 떠올린 아이디어를 색다르게 받아 들여주시고 참신하다고 평가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방랑싸롱이 위치한 조치원 문화정원은 폐쇄된 정수장 시설을 리모델링해 건축한 공간이다 ⓒ 비로컬
방랑싸롱이 위치한 조치원 문화정원은 폐쇄된 정수장 시설을 리모델링해 건축한 공간이다 ⓒ 비로컬

2021년, 순창에서 조치원으로 활동지를 옮기셨죠.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순창에서의 활동들로 인하여 전국적으로 불러주시는 곳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강연이나 컨설팅 등 다양한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3년 전 세종시 도시재생과에서 순창에 방문하셔서 사례를 들어보시고, 당시 조치원 도시재생의 큰 화두였던 ‘청자장’과 관련해서 자문을 요청하셨습니다.

덕분에 처음으로 조치원을 방문하였고 컨설팅 차 여러 번 방문하던 중 조치원에서 큰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브랜딩만 잘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겠다고요. 그리고 2021년 좋은 기회로 조치원정수장 내 카페를 오픈할 수 있었고요. 그 당시에는 순창이 본점이고 조치원이 2호점이라는 개념으로 시작했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이 맞물려서 본점을 조치원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방랑싸롱 조치원정수장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복숭아를 활용해 그릭모모를 선보인다 ⓒ 비로컬
방랑싸롱 조치원정수장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복숭아를 활용해 그릭모모를 선보인다 ⓒ 비로컬

조치원에서의 방랑싸롱과 순창에서의 방랑싸롱은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일단 순창과 조치원에서의 방랑싸롱은 매출 규모에서부터 차이가 많습니다.(웃음) 지금의 방랑싸롱이 법인의 형태로 처음 비즈니스를 전개한 곳이라면, 순창에서는 다양한 시도들과 로컬살이의 경험 등으로 따뜻한 추억이 가득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방랑싸롱’이라는 브랜드로 방문객들을 지역으로 유도하고, 건전한 소비를 진작시킨다는 것입니다. 


조치원에서 지역 활성화를 위해 함께 힘쓰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가 있나요?

홍익대 조치원캠퍼스가 로컬중점대학으로 선정되어 저는 멘토로 수업을 진행 중에 있는데요. 여러 팀 중 곧 오픈할 SUP-WAY 팀을 소개해 드립니다. 대학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하여 건강하고 따듯한 아침 한 끼를 제공하려는 컨셉으로수프라는 아이템에 도전합니다. 지역성과 사업성을 둘 다 가져가길 바라며 응원하고 싶습니다. 
 

대표님께서 최근 인상 깊게 봤던 기획이나, 참신하다고 생각한 활동이 있으신가요?

2023년 행안부 청년마을 선정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었는데요. 그때 큰 호응을 얻었던 보은군의 청년마을 ‘라이더타운 회인 ㅎㅇ 마을’을 소개해 드리고 싶네요. 전국의 라이더들의 성지인 ‘피반령’이라고 하는 지역적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라이더들의 마을을 표방한 다양한 기획과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팀입니다. 저도 얼마 전 아이들과 자전거 대회 참석차 방문했었는데 취향을 마을에 투영하여 사람과 비즈니스를 모여들게 하는 기획력이 돋보였습니다.
 

장재영 대표는 그동안의 활동을 인정받아 다양한 강연·컨설팅에 초빙되는 등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 비로컬
장재영 대표는 그동안의 활동을 인정받아 다양한 강연·컨설팅에 초빙되는 등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 비로컬

현재는 단순 로컬크리에이터가 아닌, 컨설팅 전문가로서의 면모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동안 해왔던 기획들이 감사하게도 많은 관심을 받아 컨설턴트·멘토·연사 등으로 초청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최근 로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더 많은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현재는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컨설팅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여러 현장을 다니다 보면 다양한 고민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제가 겪어왔던 고민과 비슷하더라고요. 그 고민들이 마치 제 일처럼 느껴져서 진심 어린 조언을 해드리기도 하고, 비즈니스 관점에서 방향성을 제안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대표님께서 꿈꾸시는 최종 목표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마 내년 초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방랑싸롱’이라는 카페 이외의 공간에 또 다른 아이템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이에 공간 및 시설투자의 목적으로 펀딩을 진행  중에 있고, 이후 성공하면 중기부의 매칭융자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금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최종적으로는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유니크한 장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유일한 공간을 만들어 힙컬의 차별화된 기획력과 비즈니스를 보여주고 싶네요.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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