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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추화경 비로컬 대학생 기자
  • 인터뷰
  • 입력 2023.06.14 14:40
  • 수정 2023.07.03 19:52

마을 전체가 로컬 테마파크, ‘충남 공주 제민천’

충남 공주에서 즐기는 숙박, 카페, 전시회 등 다양한 체험 공간과 힐링 코스

이 기사는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협력 프로젝트로 진행되었습니다. 미디어 스타트업 (캡스톤 디자인 기업연계형) 수업을 통해 학생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비 내리는 4월 5일, 충남 공주로 떠나는 여정은 제민천 앞 카페 반죽동 247에서 시작됐다.

골목마다 한옥 주택과 상가가 마치 전통 한옥 테마파크에 온 듯하다. 이곳에서는 숙박, 카페, 전시회 등 다양한 체험 공간에서 힐링 코스를 즐길 수 있다.

다양한 곡물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전통 곡물 실험소, 옛 한옥 그대로 살린 게스트하우스 등 저마다의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 공주에서 힐링하면 어떨까?

촬영 스튜디오 같은 숙소, 한옥 스테이 봉황재

권오상 퍼즐랩 대표는 공주 제민천의 변신을 이끌어온 전도사다. 2015년 권 대표는 장모님 댁 근처에서 우연히 전통 한옥 한 채를 발견했다. 매력에 흠뻑 빠진 권 대표는 15년째 다니던 경기관광공사도 그만두고 집 개조에 매달렸다. 그렇게 탄생한 게스트하우스가 지금의 봉황재다.

봉황재 안 테이블 위에 로컬 크리에이터와 라이프스타일 관련 책이 가득 놓여있다. (사진=선문대학교 산학협력단)
봉황재 안 테이블 위에 로컬 크리에이터와 라이프스타일 관련 책이 가득 놓여있다. (사진=선문대학교 산학협력단)

마을 스테이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지역민과의 마찰을 줄이는 것이다. 특히 마을에 부족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봉황재를 운영하는 박진서 퍼즐랩 이사는 “주민분들이 이미 운영 중인 지역 식당, 카페, 공방, 갤러리는 피했죠”라며, “그 외 필요한 공간들을 고민해서 처음엔 게스트 하우스, 다음엔 공유 오피스를 만들었고, 와인 바틀샵, 교육장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원도심 창업엔 대중적인 것보다 세밀한 취향을 저격하는 뭔가가 필요해요”라고 강조했다. 봉황재는 컨셉 촬영 스튜디오 같은 느낌이다. 다양한 옛 소품이 있는 거실은 안정감을 준다. 작지만 갖출 건 다 있는 부엌과 거실도 있다. 다락이 포함된 복층 안방 4인실, 건넌방 2인실, 웃방 2인실, 끝방 2인실로 구성되어 있다. 봉황재의 하룻밤으로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한옥의 매력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박 이사는 “이번 4월엔 드라마 촬영도 예정되어 있다”고 귀띔했다.

전통 곡물 실험실 곡물집

공주의 한 작은 한옥에는 토종 곡물 실험실이 있다. 곡물집이다. 김현정 대표를 중심으로 2020년 문을 열었다.

쇼룸 한쪽에는 페트리접시 안에 곡물들이 종류별로 놓여있다. 카페에선 비커에 곡물 라떼를 제조한다. 우리나라 전통 곡물을 주제로 차와 그레인 라떼, 앉은 키밀 와플 등 다양한 F&B 메뉴를 체험할 수 있다.

토종 곡물을 테마로 한 굿즈도 판다. 곡물집 내열유리컵은 토종 곡물 '선비잡이콩, 등틔기콩, 재래율무'의 모양과 색감을 형상화한 그래픽 패턴으로 디자인하여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조상희 곡물집 매니저가 쇼룸에서 곡물을 테마로 한 유리잔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선문대학교 산학협력단)
조상희 곡물집 매니저가 쇼룸에서 곡물을 테마로 한 유리잔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선문대학교 산학협력단)

작년 9월엔 에어룸 그레인 커피백(Heirloom Grain Coffee Bag) 4종을 시험 출시했다. 에어룸이란 인간의 개량 없이 해당 지역에서 수십년 이상 자라온 토착종을 뜻한다. 곡물집은 우리나라 에어룸과 공정무역 커피를 조합해 커피 백(Coffee bag) 형태로 만들었다. 오는 7월부터 곡물집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조 매니저는 “콩의 구수한 맛이랑 커피 원두랑 섞여 독특하면서 곡물과 커피의 향이 어우러지는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곡물집의 전시 공간에는 토종 곡물을 직접 만지고 향도 맡아볼 수 있다. 버들벼, 베틀콩, 재래율무, 선비잡이콩 등 다소 생소한 이름의 곡물들을 선택한 이유는 먹는다는 문화를 조금 더 확장하기 위함이다. 곡물집은 우리의 식(食)경험을 확장하려는 목표를 가진 하나의 실험실이다.

조 매니저는 “우린 매일 먹는 행위를 한다”며 “일상적인 행위지만 왜 먹고, 어떤 방식으로 먹고, 식습관을 돌아보고, 먹는 것에 대한 태도를 생각하며, 새로운 경험으로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밥에 진심인 한국인’ 곡물집 사람들은 전통식과 멀어진 바쁜 현대인들에게 전통 곡물에 대한 새로운 시점을 제공한다. 전통 한옥 속 반전적인 현대적인 디자인과 메뉴 선정이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 실제로 곡물집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주로 2030이다. 주말엔 외지인으로 가득 찬다.

2층은 문학 서점 ‘데시그램북스’와 공간을 함께 쓰고 있다. 1층은 몸의 양식, 2층은 마음의 양식을 주제로 운영하는 셈. 책꽂이에는 곡물집 브랜드 역사를 담은 책자들이 가득하다. 소파와 조명이 바로 떨어지는 개인 테이블이 있어 여유롭게 공간을 즐기다 갈 수 있다.

지역 예술가를 모으는 이미정 갤러리

이미정 갤러리는 공주 예술의 시작점이다. 공주 최초의 사립 갤러리로 8년째 운영 중이다. 공주뿐만 아니라 천안, 대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로컬 작가들을 연결해 주는 고리의 역할을 한다.

갤러리를 운영하는 이미정 대표는 공주 토박이다. 50대 중반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서양화가로도 활동 중인 이미정 대표는 ‘창(窓)’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창으로 보고 싶어 이를 캔버스에 담고 있다.

갤러리 입구가 작아 자칫하면 지나칠지 모른다. 허나 실상은 굉장히 활발한 활동을 한다. 올해 작품 전시 예약도 4월에 벌써 전부 마감됐다. 작년엔 공유 그림 상점, 공유 전시 등을 비롯, 공주 갤러리 연합 프로그램에 10번 이상 참여했다. 로컬 작가는 이미정 갤러리를 통해 연결되는 셈이다.

이 대표는 “문화 재단과 함께하는 전시회로 인해서 공주에 관광객들이 많이 오길 바란다”며 “공주가 문화 관광 도시인만큼 예술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정 갤러리’를 운영하는 이미정 대표가 작업복을 입은 채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사진=선문대학교 산학협력단)
‘이미정 갤러리’를 운영하는 이미정 대표가 작업복을 입은 채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사진=선문대학교 산학협력단)

공주는 교육의 도시이기도 하다. 이미정 갤러리 역시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도 예술 교육 매개체 역할도 하고 있다. 이미정 갤러리를 방문한 어린 예술가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며 값진 문화적 경험을 얻어간다.

이 대표는 “가장 어린 작품 소장자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자기가 이다음에 화가가 되어서 이미정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하고 싶다는 중학교 1학년도 있었다”며 “어린 시절에 갤러리를 와보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예술적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대민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와 비로컬(대표 김혁주)는 2021년부터 3년째 학부생을 대상으로 '미디어 스타트업(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수강생들이 비로컬 대학생 기자가 되어 로컬 크리에이터를 취재하고 기사와 숏폼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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